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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하드라마 대조영이 134회를 끝으로 1년이 넘는 방송기간을 채우고 대 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작년 여름부터 1회부터 한편도 빠지지 않고 가족과 함께 매번 시청해왔던 드라마인지라 그 감동과 섭섭함은 컸답니다.

제국의 건설이라는 웅대한 꿈을 결국에는 이루어내고야 만 대조영의 좌절과 시련, 그리고 그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들은 대리만족과 무한한 희열을 느끼지 않았나 합니다. 더군다나 시기상으로도 중국의 역사 날조와 일본의 계속되는 도발로 우리 민족의 자주성이 위협받는 시기에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높여준 드라마가 아니었던가 합니다.

물론 드라마 내용상에는 허구도 다소 개입된것도 있지만, (대조영과 같은 나이대로 나오는 걸사비우, 실존하지 않았던 대조영과 초린의 아들 이검, 그리고 흑수돌) 당당히 당나라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동북아시아의 강호로 군림했던 발해의 태왕 대조영이 바로 우리의 같은 핏줄인 선조라는것이 얼마나 뿌듯하고 자랑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강감찬장군님이 시조이신 진주강씨의 은열공파 후손이랍니다 후후)

대조영의 업적과 그의 발자취를 돌이켜보며 당연히 "영웅" 이라는 호칭을 붙여도 마땅, 아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지금 우리 한국에는 "영웅" 이라고 부를만한 인물이 없는지 생각을 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려서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많은 수의 어린이들이 해외의 위인들을 본보기로 삼고 그들과 닮고 싶다는 꿈을 가진 아이들이 참 많았던것 같습니다. "나는 커서 에디슨처럼 위대한 발명가가 될래요" "나는 링컨 대통령처럼 훌륭한 대통령이 될래요" "나는 맥아더장군처럼 훌륭한 군인이 될래요" "나는 퀴리부인처럼 위대한 여성 과학자가 될거에요" "나는 슈바이처처럼 아픈사람들을 돕는 의사가 될래요" 등등 참 많았던것 같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마음이 드는것은, 우리 선조님들 중에서도 외국의 위인들만큼 훌륭한 업적을 남긴분들도 많은데 정작 어린이들은 우리의 위인들을 역할모델로 삼는아이들이 많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나는 커서 장영실처럼 훌륭한 발명가가 될래요" "나는 커서 박정희 대통령처럼 나라를 발전시킬 대통령이 될래요" 라던지 "나는 김구선생님처럼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인물이 될래요", 혹은 "나는 신사임당처럼 훌륭한 여성상이 되고 싶습니다" 가 없는가 하는겁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정작 우리 한국인들만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축소하거나 패배적인 역사관을 갖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문화나 업적은 대단치 않은거라 여기고, 외국의 문화나 업적만 대단한것인양 착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바로 "영웅을 만들기에 부적합한" 우리의 사회와 국민성이 아닐까 합니다.

"사촌이 땅을사면 배가 아프다" 라는 한국 속담이 있지요. 저는 이말이 우리 국민성을 너무나 부끄럽게 잘 반영하는 한마디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에 누군가의 성공담이 올라오면 그에 따라 엄청나게 달리는 악플들...

"너는 그렇게 성공했지만 얼굴은 왜 그렇게 못났니?"
"돈 많이 벌어서 좋겠다, 기부나좀 하지 그러냐?"
"그게 뭐 대단한거라고 그렇게 기사까지 나는지..."

한번쯤은 보셨을거 같습니다.

그리고 더 가관인것은, 어떤 사람, 특히 유명인이 기부를 하거나 선행을 했다고 하면 항상 색안경을 끼고

"이미지 관리하려고 별짓 다하는군"
"선행을 하려면 아무도 모르게 할것이지 왜 대놓고 한담?"

모두다 한번쯤 보셨지요? 도대체 왜 이분들은 삐딱한 생각만 하는걸까요? 정말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의 "영웅" 이 태어날수 있을까요?

만약 에디슨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이랬을겁니다.

"저놈 저렇게 돈 많이 벌어놓고 왜 기부는 쥐꼬리만큼 하냐?

슈바이처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그잘난 의술 한국에도 아픈사람 많은데 좀 국내에서도 베푸시지 왜 비싼돈주고 해외까지 나가서 생색인지"

퀴리부인이 태어났었다면,

"여자가 집안에서 살림이나 할것이지 튀고싶어서 안달이 났구만"

그리고, 만약 스티븐 호킹 박사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아마 기회조차 없었을것 같습니다...

미국에는 영웅들이 많습니다. 위기에서 우리를 구해주는 슈퍼맨, 배트맨같은 인물들과, 레슬링의 헐크 호건처럼 전형적인 Real American 영웅상,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도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어 Local Hero (지역 영웅) 으로 칭송하는 티비 뉴스프로그램도 있답니다. 우리집 강아지를 구해준 소방대원, 몸이 아픈 할머니를 도와준 공무원등을 추천받아 "영웅" 으로 포상하는 모습이 너무 부럽습니다.

미국의 어린이들은 슈퍼맨, 배트맨, 헐크 호건, 그리고 이런 Local Hero들을 보면서 꿈을 키워갑니다. 우리 한국에도 우리가 보고 꿈을 키울만한 영웅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때론 "야... 미국사람들이 정말 순진한건지 순수한건지 모르겠다..." 라는 생각도 들 정도로 미국은 "영웅" 을 엄청 좋아합니다.

아니, 있습니다. 우리 주위에서도 알게 모르게 선행을 베푸시는 많은 분들이 있는데, 우리가 조명하지 않고 외면하기 때문에 영웅이 탄생하지 않는것 같습니다.

미국 이민사회에서 우스개 소리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잡아온 게와 일본에서 잡아온 게를 다른 통에 각각 넣고 몇시간이 지난후 보면, 한국에서 잡아온 게들이 들어있는 통에서는, 서로 못나가게 잡아 끌어 당겨서 결국 한마리도 못나가지만, 일본에서 잡아온 게를 보면 서로서로 도와주어 결국 다 탈출한다" 라고.

일본에서 자신의 목숨을 바쳐 일본인의 목숨을 구한 고 이수현씨.

일본에서는 해마다 그를 기리는 행사가 있다고 합니다. 그는 제국을 세우지도 않았고 위대한 발명을 하지도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영웅이 되었습니다.

이제 한국 국민들도 성숙해서, 남들을 짓밟고 올라서서 최고가 되는것이 영웅이 아닌, 비록 큰 일을 하지 않는다 해도 남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일을 하는 사람이 영웅이 될수있는 그런 밝은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득 "칭찬합시다" 라는 프로그램이 그리워 지네요... 서로가 서로에게 박수쳐주고 격려해줄수 있는 여유는 없는건가요?

그리고, 이제는 식상한 레파토리가 되어버린 헐리우드 영화의 엔딩 장면... 바로 미국의 성조기가 휘날리며 "U.S.A" 를 자랑스럽게 외치는 배우들의 모습... 겉으로는 "미국 우상화" 라며 코웃음치지만, 속으로는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을 깎아내리고 비난만 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우리나라의 태극기가 참으로 작게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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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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