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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에서 심각하게 저평가된 한국의 브랜드 가치,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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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중앙일보 - [살며 생각하며] 청사초롱과 홍등

retro! 2022. 4. 13. 14:12

미주 중앙일보 - [살며 생각하며] 청사초롱과 홍등

2012.01.26

10여년 전 처음으로 LA 코리아타운을 방문하며 가슴 설렜던 기억이 있다. 이역만리 미국에 뿌 리를 내리고 있는 100만의 동포와 미국 한복판에서 한국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알릴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코리아타운이 있는 윌셔 길로 접어들면서 그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어 버렸다. 우리 문 화를 상징할 수 있는 한국 전통 양식의 구조물이 하나 정도라도 있겠지 하며 주위를 둘러 보았 다. 코리아타운임을 알 수 있는 것은 단지 'Koreatown'이라고 쓰여 있는 도로 표지판 하나와 사방을 뒤덮고 있는 한글 간판들뿐 이었다.

한국의 문화를 상징할만한 그 무엇도 없는 이 곳은 코리아 타운이 아닌 단지 '코리안들이 모여 사는 상업구역'이라고 불리는 게 더 나을 듯 했다. 이와 반대로, 중국인들이 밀집 거주하는 차이나타운은 중국의 성 같이 지어진 메인게이트를 통 해 주 광장인 센트럴플라자로 들어가면 마치 중국의 한 마을을 옮겨놓은 듯한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붉은색으로 칠해진 기와 건물들과 황금색 용들 사이에 둘러싸여 중국 문화를 느낄 수가 있었다. 이 곳에는 엄청나게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곳에서는 매년 중국의 춘절을 기념하기 위해 폭죽쇼와 함께 용·사자 춤으로 성대한 퍼레이 드를 펼치기도 한다고 하니, 차이나타운을 관광명소로 꼽는 이유를 알만했다. 50만 동포가 산다는 이 곳 뉴욕의 코리아타운 역시 예외는 아니다.

다운타운의 차이나타운에는 중국 전통 건축물을 본 딴 대형 건물도 있고, 춘절과 같은 명절이라면 가게마다 걸린 홍등을 필 두로 온통 붉은 물결이다.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어대느라 정신이 없다.

이에 비해, 우리는 한글간판 외에는 아무 것도 보 여 줄 것이 없다. 보여 줄 것이 없다는 것은 바꿔 말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요소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전 세계 인터넷의 사진들을 검색할 수 있는 구글의 이미지 검색창에 'Koreatown''Little Tokyo' 그리고 'Chinatown'을 차례대로 검색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Little Tokyo'와 'Chinatown'을 각각 검색해보면 그 상징이 되는 전통 건물들을 배경으로 하거나 주된 대상으로 삼아 찍은 기념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Koreatown'의 경우에는 그 상 징을 하는 구심점이 없는 이유로 갈비나 김치 같은 음식의 사진이나 노래방이나 찜질방에서 놀 고 있는 기념 사진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을 느끼기 위해 코리아타운을 찾은 외국인들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 이 어떻게 다른지 특징을 알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태어나 자신의 뿌리에 대 해 배우고 유대감을 형성하고 싶은 2세, 3세들에게 또한 부끄러운 현실이다.

이처럼 코리아타운은 음식을 파는 데에 그칠게 아니라 우리 문화를 홍보할 수 있는 첨병 역할까 지 해야 하는 것이다. 요즘 들어 알음알음 한식당을 찾는 외국인의 수가 늘었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얼마 전에도 뉴욕타임스에서 코리아타운을 'hidden world'라고 소개했던 것과 코리아타 운을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를 타개하고 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끌기 위해서는 관광자원으로서의 개발의지가 필요 하다.

단지 내 옆의 경쟁 업소 손님을 빼앗기 위한 우리끼리의 출혈 경쟁이 아닌 타운 자체로서 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인들은 스스로 홍등을 걸며 자신들만의 색깔과 볼거리를 제공해왔다. 언젠가 코리아타운 에도 아름다운 청사초롱의 물결이 넘치고 이를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