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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브랜드'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10.07.15 고추장 고유명사 영문표기 요청, 아시아나의 답변은? (23)
  2. 2010.06.10 1,000명의 뉴요커에게 "한글"을 입혔습니다. (80)
  3. 2010.05.29 "월드컵 한글 티셔츠"를 입은 외국학생들의 반응 (51)
  4. 2009.10.01 日캡콤 게임속 한국인 캐릭터 왜곡이 불쾌한 이유 (32)
  5. 2009.09.23 '한아여' 배용준, 한류스타 넘어선 '위대한 애국자'! (16)
  6. 2009.09.06 막걸리 마시러 '이자까야' 가는 기분, 씁쓸해 (23)
  7. 2009.08.30 (13) 한글 홍보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해운대 티셔츠" (58)
  8. 2009.08.28 (12) 독도 홍보, 구글처럼 '티 안나게' 해보자 (6)
  9. 2009.08.27 새만금, "Golden Area"로 창씨개명 당할판 (20)
  10. 2009.08.25 (11) 헬로키티가 '기무치' 홍보 할때 우리는 뭐했나? (31)
  11. 2009.08.23 (10) 핫도그에 김치 얹어 먹는 미국인들? (10)
  12. 2009.08.21 (9) "김치"를 "Kimchi"로 적는것이 세계화인가? (36)
  13. 2009.08.20 (7) 한국을 떠올리면 기모노와 스시, 가라데가 생각난다? (7)
  14. 2009.08.18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49)
  15. 2009.08.17 (4) "독도,톡도,독 아일랜드"가 "다케시마"에 힘 못쓰는 이유 (14)
  16. 2009.08.16 (3) 영어로 도자기는 China, 칠기는 Japan, 그럼 Korea는? (27)
  17. 2009.08.15 (2)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은 아직도 "문화 식민지" (43)
  18. 2009.08.14 (1) 외국인들에게 Korea는 왜 "싸구려 브랜드"가 되었나? (9)

한식을 비롯한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문화 상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세계로 수출되는 한국 문화 상품에 있어서 한국 문화의 고유 명사를 브랜드화하여 수출 하는것이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고, 이를 통해 다른 국가에서 유사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행위또한 견제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에서, 막걸리를 "Makgeolli"가 아닌 "Drunken Rice"로, 김치를 "Kimchi"가 아닌 "Pickled Cabbage"로, 냉면을 "Naengmyun"이 아닌 "Cold Noodle" 등으로 수출하는데 대해 문제 제기를 해왔고, 실제로 이 와중에 거대한 자금력과 어마어마한 인지도로 무장한 일본 식당들이 막걸리를 "맛코리"로, 김치를 "기무치"로, 냉면을 "레이맨"으로 마케팅 하며 판매, 외국인들에게 한식이 일식으로 인식되어, 한식을 먹기 위해 일식집을 찾게 되는 기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지난 글 일본의 "기무치, 맛코리"는 사실 한국 작품 을 통해서, 한국 문화의 고유명사를 표기하지 않고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과 해당 상품에 대해 수정 요청을 하자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첫째로, 고추장을 "Gochujang"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Korean Hot Pepper Paste"라고 표기하여 세계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인 휴대용 고추장의 영문 표기에 대한 수정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접수한지 며칠 안되어 답변이 왔습니다. 여기서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 (답변해 주신 담당자분의 성함은 익명 처리 했음을 양해 바랍니다)

강우성 고객님, 안녕하십니까?

아시아나항공 케이터링 개발팀 OOO차장입니다.

우선, 바쁘신 시간 할애하여 좋은 말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말씀해 주신 내용에 대해 고객님께서 운영하시는 사이트에 방문하여 보다 많은 좋은 정보를 얻었으며, 한국 브랜드를 외국인에게 알리고 아울러 한국인에게도 한국 브랜드의 가치를 인식시켜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의 필요성에 대해, 같은 한국인으로서 크게 공감하며 글을 읽었습니다.

당사에서는 한식의 세계화에 발맞추어, 비빔밥 (Bibimbab)과 쌈밥(Ssambab)등을 고유 브랜드화하여 메뉴카드에 의미적 설명 문구와 함께 고유명사 영문표기를 하고 있으며, 기내에서 제공되고 있는 막걸리(Makgeolli)에 대해서도 국립 국어 연구소의 외래어 표기법에 준하여 명시해 서비스하는 등, 한국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데 작게 나마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식재료에 민감한 사안을 고려하여, 말가루가 아닌 우리쌀로 만든 전통 스타일로 만들어진 고추장을 고객님들께 제공해 드리기 위해 내용물 변경을 하였으며, 지적하신 부분에 대해  현재 공급 업체와 이야기하여 개선 검토중임을 안내드립니다.

다만,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을 다량 구매해 사용하고 있는 항공사 실정에는 기성품을 생산하는 기업자체의 국가 브랜드 의식이 높아져, 언급하신 것처럼 모든 제품에 고유명사 영문 표기가 되어 보다 다양하고 적절한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음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의미있는 고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시아나항공()

케이터링 개발팀

OOO 차장 올림



내용을 살펴보면, 몇가지의 사항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첫째로, 한국 문화의 고유명사의 브랜드화에 관해서 공감하고 있고,
둘째로, 아시아나 항공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른 한식에 대해서는 고유명사의 표기화가 이루어 지고 있다는 점
셋째로, 고추장 제품과 관련해서는 아시아나 항공이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로부터 제공을 받고 있기에 직접적인 수정은 힘들다는 것
마지막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업체에 문제 제기를 하고 수정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것

일단,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임을 알 수 있고, 무엇보다도 본 문제에 대해 일선에서 뛰시는 분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희망을 볼 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다음단계는, 아시아나에 고추장 제품을 제공하는 협력업체에도 수정 요청을 하여 직접적인 행동으로 옮기도록 하는 것일텐데요, 이를 위해 같은 내용의 편지를 7월 12일에 청정원 순창 고추장에 보내었습니다.

이 외에도,

빠리바게트 -빙수를 "Bingsu"가 아니라 "Ice Flakes"로 판매하고 있음  - 7/11 접수
해태음료 - 식혜를 "Shikhye"가 아니라 "Rice Nectar"로 판매하고 있음 7/12 접수
해찬들 고추장 - 고추장을 "Gochujang"이 아니라 "Korean Hot Pepper Paste"로 판매하고 있음 7/12 접수
농림수산식품부 - 개선안 공식 접수. 현재 심사중임


현재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니, 조만간 답변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것 - 적극적인 계몽 운동에 참여합시다

위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고유명사-영문 설명문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우리가 책임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적극성을 가져야만 합니다.

꾸준히 기업들에게 문제 제기를 하고, 이에대한 해결 올바른 표기법에 대한 계몽 운동을 펼쳤을때 비로서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이루어 낼 수가 있는 것이지요.

농식품부와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준비한 한식 메뉴 외국어 표기법이 있습니다. 고유명사를 그대로 살린 로마자 표기법과, 영어로 준비된 설명 문구를 통해,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음식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데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요.

한식메뉴영문표기법(091126).hwp


하지만 정부 기관에서 수출품목을 모두 감당하며 일일이 모니터링 하기에는 벅차보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유학생, 해외동포, 한국인, 그리고 우리 네티즌 모두가 나서서 발로 뛰어야만 합니다.

앞으로, 고유 명사를 브랜드화하여 쓰지 않는 수출 상품을 볼때면, 해당 기업의 담당 부서를 직접 연락하여,
1. 한국 문화의 고유 명사를 쓰지 않음으로서 생기는 한국 문화 인지도 확립에 대한 문제점을 설명하고
2. 농식품부와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준비한 한식 메뉴 외국어 표기법을 참고하여, 고유명사 - 영문 설명 표기법을 따르도록 요구한뒤 (예: 고추장 - Gochujang - Korean Hot Pepper Paste)
3. 수정 사항에 대한 답을 서면으로 요청하고
4. 해당 사항이 제대로 수정이 되었는지 확인합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편지를 보내면 됩니다.


OOO 부서의 OOO 담당자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귀사 제품의 소비자임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국민이기도 한 OOO입니다.

평소 귀사의 제품인 OOO을 즐겨 구입하여 즐겨왔는데, 이 제품이 한국뿐만이 아니라 해외에까지 수출이 되고 있는것을 알고,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출용 제품을 살펴보니, 귀사에서 제작하고 있는 OOO에는 고유명사인 OOO에 대한 영문 표기는 없고, 의미적인 표현인 OOOOOOOO만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모든 제품에는 고유한 제품명이 있고, 그 후에는 제품을 설명하는 설명 문구가 있어야 함이 지극히 상식적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국의 고유한 음식이자 문화인 OOO를 판매하는 귀사에서는, OOO의 고유명사를 브랜드화하는것을 포기한채, 설명 문구만을 포함시킨채로 판매하고 계신점을 보았습니다.

이로인해, 세계 시장에서 OOO에 대한 외국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는데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역행을 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때에는 OOO에 대한 수많은 유사품들에 의해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게 되는 문제가 야기 되게 될것입니다.

우리가 김치를 "Kimchi"가 아닌 "Pickled cabbage"라 하거나, 식혜를 "Shikhye"가 아닌 "Rice Nectar"로 표기하여 판매할 동안, 일본에서 "Kimuchi"와 "Shike" 라는 이름으로 수출을 시착하며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게 된다면, 자연스레 우리의 음식들또한 일본의 것으로 인식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한국 문화를 수출하는 중책을 맡고 계신 OOO님, 가장 기초적이지만 핵심적인 요소인 고유 명사의 브랜드화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귀사의 제품인 OOO에, 의미적 설명문구만이 아닌, 고유명사인 OOO를 필히 포함시켜 주시기를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으로 요청합니다. (여기서 표기법은 농식품부와 농수산물 유통공사가 준비한 한식 메뉴 외국어 표기법을 따른다)  

부디 조속한 시일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해결 방안 및 실행 계획에 대해 알려 주시면,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수많은 네티즌 여러분들께 소개하여, 문제를 바로 잡으려는 귀사의 노력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널리 홍보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XX년 X월 X일
OOO 드림


이메일이나 서면을 통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던 부실한 표기법을 발견하는 모든 네티즌 여러분들은 제 블로그의 답글란에 제보를 해주시고, 직접 해당 기업에 연락을 하시는 분들또한 이 곳에 답글을 통해서 계속해서 업데이트를 해 주세요.

1. 문제가 있는 제품에 대한 정보
2.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
3. 연락을 취한 부서
4. 담당자로부터 얻은 답변
5. 추후 진행 사항 보고

이렇게 남겨 주시면, 더욱 많은 분들이 보고 참여하는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도록 널리 홍보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강우성 (retro!)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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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외국인들에게 일본과 중국 문화의 아류로밖에 인식이 안되는 한국의 문화에 대한 이미지 제고와 인지도를 높이고자 준비했던, 너무나도 많은 분들이 고대하시던 '월드컵 한글 티셔츠" 이벤트가 햇볕이 뜨겁게 비치던 현지 시간으로 6월 8일 화요일인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영화 "August Rush"의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Washington Square Park에서 성황리에 치루어졌습니다.

본 이벤트의 취지 및 개요 -  "월드컵 응원 티셔츠" 한글 홍보 기회 또 날리나? 를,
감격스러웠던 첫 샘플 피팅 (옷 입히기) 소식은 "월드컵 한글 티셔츠"를 입은 외국학생들의 반응 을 읽어 주세요.

뉴욕 시로부터 어렵사리 허가를 받아내었고, 모든것이 야외에서 행해지는 행사였기때문에, 하늘의 도움이 없이는 절대로 성공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일기 예보를 확인하며 마음을 졸였습니다. 일기 예보 두곳중 한곳은 날씨 맑음을, 다른 한곳은 비가 올 것을 예상했기에 혼자서 심한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하늘의 도움으로 화창한 날씨에 이벤트를 치룰 수 있었지요.

너무나 다행히도 뜨거운 햇볓이 가득했던 그날, 유난히도 한글이 적힌 빨간 티셔츠가 선명하게 눈에 띄더군요. 행사 30분전인 12:30경에 하나 둘 씩 모여든 자원봉사자 여러분들과, 아직 셋업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줄을 선 외국인들을 바라보며 오늘의 성공을 점 칠수 있었습니다.

줄을 서시오 줄을! 행사 전부터 몰려든 인파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습니다.


부랴부랴 테이블을 준비하고, 나와주신 많은 자원봉사자 분들께 제대로 설명도 못 드리고, 그 전날 나누어준 설명 대본에 따라 티셔츠 배포를 시작하기로 했지요. Small, Medium, Large, Xtra Large의 사이즈별로 각각 도맡아, 하나 둘씩 줄을 서있는 뉴요커들에게 티셔츠를 나누어 주었답니다.

좌로부터 남유림, 이한주, 박현주, 전여원, 그리고 이형진씨


호기심에 몰려들었던 뉴요커들이, 하나 둘 씩 한글이 적혀있는 티셔츠를 받아 들고 신기한듯 "대한민국"을 중얼거리는 모습, 그리고 가슴과 등에 적혀있는 한글이 너무도 멋있다며 제자리에서 옷을 갈아입는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왜 지금까지 우리는 이렇게 우리의 문화 상품의 개발에 대해 소극적이었나 하는 진한 아쉬움이 몰려오더군요.

일본의 히라가나와 중국의 한자가 적혀있는 티셔츠를 모은다는 한 미국인은, 한국인들또한 일본어를 사용하는 줄 알았다고 부끄러워하며 고백을 하기도 했답니다. 이제 한글이 적혀있는 티셔츠도 모으고 싶다며 환히 웃던 그친구, 하지만 그 친구는 어디서 한글 티셔츠를 구할수 있을까요? 한국에서조차 한글이 적혀있는 티셔츠는 구하기가 힘들텐데 말입니다.


예상보다도 훨씬 뜨거웠던 성원에 힘입어, 예상했던 것보다 2시간이나 이른 시각인 오후 5시에, 준비해간 모든 티셔츠가 동이나버렸습니다. 뒤늦게 자리에 오신 분들이 아쉬워 하는 모습을 보니, 저또한 마음이 안타까웠지만, 반대로 이만큼 우리가 우리의 문화를 통해 사로잡을 수 있는 잠재 고객층이 크다는 생각을 하니 흐뭇하기도 하더군요.

티셔츠를 배포함에 있어서, 이번 이벤트가 단순히 무료로 티셔츠를 나누어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외국인들을 한국의 문화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 코리아타운으로 유입을 시켜 연쇄적인 소비가 일어나도록 하려는 시험을 해 보았습니다.

이를 위해서, 이른바 "The Ultimate Koreatown World Cup Passcard"로 명명된 일종의 프로모션 카드를 배포하였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금 모금에 도움을 주신 업주분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기도 한 동시에, 기존의 코리아타운이 한인들만을 상대로 하는 제한된 비즈니스 모델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어, 티셔츠를 나누어 줌과 동시에 코리아타운을 소개하여 실질적인 소비를 유발하려는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한글 티셔츠를 입고, 본 카드를 소지한 고객에 한해 업소들이 제공하는 특별 디스카운트를 제공한다고 당근을 던져, 한글 티셔츠를 입는 횟수도 증가시키고 더욱 많은 외국인들이 코리아타운을 찾도록 하였습니다.

티셔츠를 나누어주면서 인터뷰를 해 보았지만, 코리아타운이 어디있는지, 한국 음식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현지인들이 태반이었답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기 위해서는 아직 공략하지 못한 현지인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의 실험의 결과 또한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이번 코리아타운 안내 팜플렛을 구성함에 있어서, 일반적인 업소 소개 형태가 아니라, 코리아타운의 업소들을 테마별로 구분, 외국인들이 방문하였을때 식사만 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연쇄적인 소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디자인 해 보았습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Feel it! 이라는 테마로 시작하여, 코리아타운의 한복 박물관을 먼저 방문한뒤,
Taste it! 의 테마로 진행하여 한식을 맛본 후,
Get pretty!의 테마로 진행하여 스킨케어 및 마사지를 받고,
Have fun!의 테마로 진행하여 바/라운지에서 술을 마시며 즐기고,
Sing it!의 테마에로 진행하여 노래방에 들리는, 테마가 있는 투어 가이드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당연히, 한국 문화의 전파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계신 한국 문화원도 소개하고, 궁극적으로는 한국으로의 방문까지 유도하고자 한국 관광공사의 소개까지 넣었습니다.

그리고, 코리아타운을 어떻게 찾아 올 수 있는지 설명하는 문구도 넣어, 더욱 많은 방문을 유도하려고 했지요.

1,500여장의 카드가 배포되었으니, 코리아타운을 전혀 모르던 외국인들이 얼마나 찾아 오게 될까 기대가 됩니다.

지난 기간동안 너무나 힘이 들고 고통스러웠던 준비 과정이었지만, 정말로 많은 분들께서 격려를 해주시고 도움을 주셨기에 오늘의 뜻깊은 행사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치고 힘이들어 그만두고 싶은때도 있었지만, 벌써 누군가가 했어야 하는 일을 아직까지 아무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과, 지금에라도 하지 않는다면 미래또한 기약할 수 없기에 부딪혀 보았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느낀점 몇가지를 정리하자면,
  1. 한글 티셔츠에대한 외국인들의 반응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화 유산에 대한 적극적인 상품 개발이 절실하고
  2. 이를 위해서는 우리 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 특히나 미래를 책임지게 될 젊은 세대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난 50년간 우리의 아버지들은 경제의 기적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이만큼 세계의 선진국들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온 것이 믿기 힘들뿐입니다. 하지만, 21세기 총칼없는 전쟁이라는 문화 전쟁에서, 우리는 아직 우리의 라이벌인 중국과 일본에 절대적인 수세에 몰려있고, 이에 대항하여 맞서 싸울만한 변변한 무기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이번 행사가 뉴욕에서 치뤄진게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구의 문화, 특히나 뉴욕의 문화라면 절대적이고 맹목적인 충성도를 보이는 우리의 젊은 세대들을 생각하면, 뉴요커가 한글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가 사뭇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사실 이번에 저희는 티셔츠를 나누어 준 것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바람은 뉴욕에서 분다고 어떤분이 그러시더군요. 이번일을 계기로, 많은 한국인들이 동경하는 뉴요커들또한 인정하고 감탄을 한 한국의 문화 유산중 하나인 한글을 통해, 우리의 문화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더 적극적인 상품 개발을 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으로 저보다 더욱 훌륭하고 재능있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 뜻을 이어받아 더 큰 꿈을 이루어 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도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존의 한국 홍보 방법에서 벗어나, 외국인들을 참여시켜 직접 체험하게 하는 형식의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서 한국 문화를 보다 즐겁고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만들어 낼 계획입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리아타운의 업주분들과 기사를 통해 도움을 주신 미국 동포 여러분과 유학생 여러분들 덕분에 필요했던 $4,500 에 조금 못미치는 $4,050을 모았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기쁜 마음으로 갚겠습니다. ^^

가장 고통스러웠던 후원금 모금 과정은 "월드컵 한글 티셔츠"가 드디어 1차 제작에 돌입했습니다. 를 읽어주세요.



facebook에 외국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팬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미공개 사진도 구경하고, 이야기도 나누며, 앞으로 있을 이벤트에 관한 정보또한 나눌 수 있으니 많이 방문해 주시길 바랍니다.

http://www.facebook.com/IFNOK2010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저 개인이 한 일이 아니라 여러분 모두가 해낸 일입니다. 특히 어제 같이 힘을 모아주신 자원 봉사자 여러분들 최고!!!

정말 감사합니다!

강우성 (wk399@nyu,edu)
NYU  KGSA 대학원 한인 학생회 부회장
미국 유학생 모임 (www.miyoomo.com) 운영진 (회장 김승환)

P.S: 꿈은 이루어 진다구요!


*본 내용은 '칼럼형 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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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2, 댓글 80개가 달렸습니다 Follow vivaretro on Twitter
1,000명의 뉴요커에게 한글과 한국 문화를 홍보하기 위한 취지로 준비한 "월드컵 한글 티셔츠"가 1차 제작에 돌입 한지 며칠만인 지난 월요일에, 50여장의 시제품을 받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글 보기 "월드컵 응원 티셔츠" 한글 홍보 기회 또 날리나?)

그동안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렵게 마련한 성금으로, 목표한 1,000장의 절반에 해당하는 500장의 티셔츠를 제작 할 수 있는 만큼의 금액을 모았습니다. (성금 모금의 과정을 담은 지난 글 보기 "월드컵 한글 티셔츠"가 드디어 1차 제작에 돌입했습니다.)

6월 초 Washington Square Park에서 본격적인 현지인을 상대로 한 배포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반응을 살펴보고자, 전세계 각국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뉴욕 맨하탄의 Kaplan Aspect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을 목표로 결정하고, 학원측 event coordinator인 Jeffrey Weil씨에과 공동으로 기획을 하여 약 20여명의 학원 학생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스위스에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맨하탄의 Kaplan을 다니고 있는 Valerio (C) 중앙일보



수많은 관광객들과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뉴욕이지만, 이렇게 막상 너무나도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한데 모여서 공부를 하는 장면을 보니, 뉴욕이 왜 세계적인 도시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지요. 스페인, 브라질, 러시아, 프랑스, 독일, 스위스 학생들을 한군데에 모아놓고 한글을 입히고 사진 촬영을 하니 참으로 기분이 좋더군요.

역시 스위스 출신의 eren (C) 중앙일보






한국의 독창적인 문화 유산인 한글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전세계인의 잔치인 월드컵을 통해 한글과 한국을 홍보 하려는 취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 주니,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를 해 주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사진 촬영이 이루어 졌습니다.

다같이 찰칵 (C) 중앙일보


또 한장 다같이 찰칵 (C) 중앙일보


사진 촬영을 끝낸 후, 학생들과 개별적으로 티셔츠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밝힌 내용은,

  •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한국에 대해 많이 아는것이 없었고
  • 한글이 이렇게 멋진 것인줄 몰랐으며
  • 이를 통해 한국어는 물론이고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라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외국인들의 시각에서는 한글이 디자인적인 요소로 인식이 되기에 상품으로의 개발 가능한 잠재력이 무한하고, 한글을 시발점으로 해서 궁극적으로 전반적인 한국 문화상품에 대한 소비로 이어지는 '점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으리라는 유추를 할 수가 있지요.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의 Ramon




한글 홍보는 관련된 한국 문화 사업 전체적에 연쇄 폭발을 불러 일으킬수 있는 "점화 장치중의 하나"

많은 분들께서 애초에 "한글 티셔츠"를 제작하여 한글을 홍보한다 하였을때 흥미로운 반응을 보이면서 이야기 하는 것 중의 하나가, 과연 한글을 홍보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돌아오게 되는 이득이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었습니다.

다소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티셔츠를 통한 한글의 홍보는, 그 효과가 한글의 홍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한국 문화 상품의 연쇄적인 소비로 이어지게 만드는 수많은 "점화 장치"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쉽게 말해, 한글이란 "한국 문화"라는 큰 개념 안에 속해있는 하나의 요소입니다. "한국 문화"라는 큰 개념 안에는, "한글" "한복" 한지" 한식" 국악" 태권도" 등등의 수많은 개념들이 거미줄처럼 얽히고 섥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이번 한글의 홍보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글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게 되면, 한글을 공부하고싶은 사람들의 수가 증가함에따라, 이와 연관되어있는 수많은 관련 사업들또한 활성화가 된다는 말이지요.

이해가 안되신다고요?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과정을 한번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게 되실겁니다.

우리가 초,중학교를 다니면서 영어를 공부할때는 단지 그 언어와 알파벳만을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헐리우드 영화도 보게 되고, 영화속에 나타나있는 미국의 문화또한 간접 체험을 하며, 영화속에 나오는 배경 음악을 들으며 팝송에 대한 관심도도 자연히 증가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 문화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범아시아권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는 많은 외국인들의 유입 경로를 추적해보면 이에대한 해답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한국을 어떻게 찾게 되셨습니까 라는 질문에, 십중 팔구는 "한국 드라마" 혹은 "한국 음악"등의 이야기를 하며 한국을 찾고,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식을 즐기게 되었다는 답을 많이 들을수가 있지요.

이를통해 보듯이, "한국 드라마" 라는 수많은 점화 장치중의 하나를 통해 연관되어 있는 산업, 즉 다시말해 "대장금"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한복'과 "궁중음식"에 반해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글을 배우며 한국을 방문하게까지 만드는 것이지요.

따라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았을때, 한글을 통한 점화 효과로 인해 전체적인 한국 문화에 대한 소비로 연결이 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랍니다.

티셔츠에 디자인에 숨은 의미

티셔츠 제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것은 바로, 어떻게 하면 이러한 "폭발력"을 최대한으로 끌어 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 -
당연히 100% 한글을 집어 넣어 한글에 대한 디자인적 요소를 부각시켰으며
[dae han min guk] - "대한민국"에 대한 발음 기호를 넣음으로서 한국어를 말하게 하려는 의도를 담았고 (이 요소가 상당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잠시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The Great Republic of Korea - Korea보다 더욱 강렬한 "대한민국"의 의미를 담음으로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연결시키려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후면을 살펴보면,

치우천왕 - 일본의 사무라이, 닌자, 스모선수, 중국의 팬더곰 등등, 그 나라를 연상시키는 비쥬얼적인 요소가 태극기 외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쟁의 신이자 군신인 "치우천왕"의 모습을 넣음으로서 한국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만들려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왜 치우천왕이냐면, 붉은악마의 공식 마스코트또한 치우천왕으로 축구 경기또한 국가간의 전쟁이라고 생각하며 열렬히 응원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사실, 붉은악마가 사용하고 있는 더 익숙한 모습의 치우천왕을 넣으려 했으나 저작권 침해가 우려되어 다른 모양의 치우천왕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설명문 - 굳이 영어로 설명문을 넣지 않고 순수 100% 한글을 집어 넣은 이유또한, 이 옷을 입고 다니는 외국인들은 물론이고 이를 접하는 다른 외국인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게 만들어 한글및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보려는 의도를 담았습니다.

대한민국 [dae han min guk]발음을 가르치는 것의 중요성 (점화이론)

예전의 제 글들중 하나인 (7) 한국을 떠올리면 기모노와 스시, 가라데가 생각난다? 를 접해 보신분은 이미 아시겠지만, 제가 그 내용중 일부를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점화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구성요소인 개념들간의 연관성과 그들간의 전체적인 연결 망 (network)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 된 것인데, 특정한 정보를 접하게 될 경우에 그와 연관되어 있는 기억들이 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게 될 경우, 이 개념과 의미적으로 관련이 있는 “초콜릿”,”바닐라”,”충치”,”얼음”,”눈사람” 등이 동시에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일컬어 “개념의 활성화 확산 (spreading activation)이라고 하는데, 이를 판매자의 입장에 접목을 시킨다면, A상품을 접한 소비자가, 자사의 또 다른 상품인 B가 자연스레 연상되어 구매로 이어지길 바랄 것이고, 더 나아가 자사의 C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구상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워튼(Wharton) 대학의 마케팅 교수인 Jonah Berger에 의하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것들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그가 고안한 실험에서 개의 사진을 반복적으로 접한 실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빨리 Puma 브랜드를 인식 해내고 해당 브랜드의 신발에 더욱 호감을 나타 내었는데, 이는 개의 사진을 접함으로써 “개”의 개념과 연관성이 있는 “고양이”의 연관성이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고양이”와 연관성이 있는 “표범 (Puma)”의 개념을 활성화 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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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개의 사진을 보는것만으로도 Puma 브랜드에 관련된 기억이 활성화 된다



물론, 개들 몇 마리를 본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Puma 신발을 사지는 않겠지만, 이 실험은 우리 주위에 있는 환경에서의 미묘한 암시(cue)가 어떻게 구매 심리에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 하는 예가 되겠습니다. Berger에 따르면,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제품을 쉽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 기억에 잘 남는 슬로건이나 문구들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하는 것보다, 제품과 환경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는 편이 판매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고리가 형성되면, 우리의 주변 환경이 알아서 자동으로 제품을 판매해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Berger는 미국 세제용품인 Tide(영어 단어로는 썰물 혹은 조수의 간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의 예를 들었는데, 해변의 파도를 보는 것만 으로도 Tide 제품에 대한 관심을 자극시킬 수 있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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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파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Tide'라는 단어가 활성화 된다



그리고, Berger와 Waterloo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Gerainne Fitzsimons의 조사에 따르면, 1997년 7월 4일 미국 우주 항공국 NASA가 화성(Mars) 탐사선인 패스파인더 호(Pathfinder)를 발사하고 난 후에 Mars Bars라는 캔디 제품의 판매가 급증 한 것을 알아냈는데.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 Mars Bars라는 제품명은 “화성”을 의미하는 Mars가 아닌, 회사의 창립자의 이름에서 따온 Mars였다는 것이었으니, 뜻하지 않게 점화 작용의 도움을 받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환경적인 암시가 기억의 활성화를 통해 특정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테스트 하기 위해 Berger와 Fitzsimons는 일련의 실험들을 진행 했습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미국의 할로윈 시즌 동안에 특히 많이 접하게 되는 “오렌지색”이 소비자의 특정 상품의 구매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서 144명의 구매자들에게 어떠한 캔디/초콜릿 제품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지를 물어 보았습니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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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기간에 많이 볼수 있는 "Jack-O-Lantern"


 

응답자중 절반에게는 할로윈 하루 전날 조사를 했고 나머지 반에게는 할로윈 1주일 후에 조사를 하였는데, 하루 전날 조사를 한 응답자들은 1주일 후의 조사 그룹에 비해 두 배나 많이 오렌지색에 관련된 제품들 (Reese’s 캔디와 Orange Crush와 Sunkist 음료수)을 먼저 기억해 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특정 색깔의 풍부함”과 같이 단순한 환경적 암시가 제품의 기억에 대한 가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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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이 지난 1주일 후에 오렌지색 제품을 두 배 이상 잘 기억해 내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29명의 대학생 실험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오렌지색 펜을 주고 다른 집단에는 초록색 펜을 주고, 그 펜을 이용하여 설문 조사지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접 종이에 문장을 적도록 함으로서 펜에서 나오는 특정한 색에 대해 노출을 시키기 했습니다.

그 후에, 여러 종류의 제품 사진을 보여주고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는데, 질문 중 하나는 오렌지색 Sunkist soda와 초록색의 Lemon Lime Gatorade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오렌지색 펜을 사용한 집단과 초록색 펜을 사용한 집단은 서로 20%씩 더 오렌지색 제품과 초록색 제품을 선호했는데, 이를 통해서“특정 색깔에 대한 노출”이 그 색과 연관된 상품의 구매 호감도를 증가 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엇 보다 중요한 발견은 바로 이 개념의 “점화 효과”는 특별한 학습이 없이도 무의식 중에 작용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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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펜을 쓴 집단과 초록색 펜을 쓴 집단의 선호도가 달리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연결고리와 환경적인 암시를 잘 엮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제품의 판매에 있어서 경쟁 기업보다 우위를 점할 수가 있습니다. 잘나가는 기업인 일본의 경우, “일본”을 생각하면 “스시”가 자연스레 연상되고, 이와 연관되어 “가라데”,”사쿠라”,”사무라이”등등이 자연스레 떠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소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인 Korea의 경우, 자사의 제품명 없이 냉면을 의미적 설명인 “Cold Noodle”로 표기 할 경우, “한국”,”비빔밥”,”태권도”로 연결되어야 할 연결고리가 “Noodle”과 강력하게 연관되어있는 “중국”,”만두”,”쿵푸”등의 엉뚱한 이미지 조각을 활성화 시킬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예로, 외국인들이 우리의 굿을 “Shamanistic ritual”로 접하게 된다면, “토속적” 이라는 이미지와 더욱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세렝게티 초원-사파리” 혹은 “뉴질랜드 원주민-키위-코알라”등의 엉뚱한 이미지 조각들로 연결시키게 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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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Korean Kimono"로, 김밥을 "Korean Sushi Roll"로 소개함으로 해서 한국 상품들간의 연결 망이 깨지고 일본의 연결망을 활성화 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마찬가지로, 타사 제품에 빗대어 홍보를 하게 될 경우에도, 파생품과 아류작이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는 위험함은 물론이고, 한국 제품을 구매할 잠재적인 소비자들을 일본과 중국의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겁니다. “한복-태권도-김치-붉은악마-태권도” 등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연결 고리가, “한복 (Korean Kimono)-기모노-스시-스모-사쿠라-사무라이-닌자”로 이어지게 되어 결국 구매자의 이탈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일단 한번 한국의 연결 망을 이탈하여 빈틈없이 잘 짜여진 일본의 연결 망으로 들어가게 될 경우에는 다시 한국의 연결 망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관한 기억의 연결고리의 활성화를 통하여 한국산 제품의 소비를 최대화 하고 싶다면, 첫째로 제품을 상징할 수 있는 고유한 제품명이 필요하고, 둘째로 한국의 이미지 조각들에만 독립적으로 연결이 되는 제품명을 만들어서 불필요하게 다른 제품과의 이미지 고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한식당 들은 거의 대부분이 한국을 연상시키기 쉬운 한국적인 업소 명을 붙이는 것이지요. 서라벌, 신라, 세종관, 우레옥, 금강산 등등, 해외 어디를 나가더라도 한식당 들은 한국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다듬어 져야만 기존의 소비자들을 한국의 연결 망에 묶어 두어 반복적인 구매가 발생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단단하고 물샐 틈 없이 견고하게 연결되어있는 연결 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 조각들과 그것들을 연결해주는 연결 고리들의 수가 많아야 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들을 쉽게 연상시킬 수 있도록 로고와 심볼과 같은 상징물들을 만들고 가능하면 많은 회수로 소비자들에게 노출을 시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전광판이나 TV나 라디오 광고를 통해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좀더 좋은 광고 배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그 결과, 우리가 막대기 로고를 보거나 마이클 조던을 보면 쉽게 나이키를 연상할 수 있고, 길거리에 있는 황금 아치나 로날드를 보게 될 때 자연스럽게 맥도날드를 연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외국인들 또한 타지마할과 요가, 그리고 간디를 생각하면 인도가, 투우와 플라멩코, 그리고 돈키호테를 생각하면 스페인이, 버킹엄궁과 빅벤, 그리고 왕실근위병을 생각하면 영국이, 오페라 하우스와 코알라, 그리고 캥거루를 생각하면 호주가, 만리장성이나 이소룡, 혹은 팬더 곰을 보면 중국이, 후지산이나 복 고양이 (마네키네코 招き猫), 혹은 사무라이를 보면 일본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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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4 일본의 대표적 "마네키네코" (위), 영국의 왕실 근위병 (가운데),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 (아래)



하지만 앞서 소개해드린 선진 5개국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외국인들의 기억 속에는 한국을 대표할만한 이미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고, 그나마 있는 이미지들 또한 건물이나 캐릭터같이 구체적인 형상을 갖고 있는 이미지보다도 “경제 성장, 부지런한 사람들, 다이나믹함, 혹은 기술력[iii]”과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또한 한국에만 연결되어 있는 독립적인 이미지가 아니므로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약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는 쉽게 말해, 한국을 떠올리면 "느낌은 있지만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 현상과도 같은 것이지요. 느낌은 있되 실체는 없는,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떠올렸을때 느낌만 있고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 존재감또한 그다지 강하지 않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를 통해서 알 수 있겠지만, "비빔밥" "불고기"등과 같이 한국 문화 상품은 그대로 고유명사를 브랜드화하여 가능한한 많은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야한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한국말을 힘이 들어도 외국인들에게
억지로 입에 붙여 놓아야 한다는 말이지요.

티셔츠 배포에 관한 향후 전망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데로 현재는 당초 계획한 1,000장 제작에 필요한 $4,000중 75% 정도에 해당하는 $2,950이 모인 상태이고, 앞으로 나머지 500장 제작에 필요한 금액은 다음의 모금 청원 http://agora.media.daum.net/petition/donation/view?id=92599 을 통해서 충당해 나갈 계획입니다.

시작 당시에는 후원금이 전혀 없어 이번 이벤트의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에 계신 정말 많은 분들께서 (특히 코리아타운의 업주분들) 도움을 주셨고, 덕분에 이렇게 많은 금액이 모이게 되었네요.

이제 약 100만원에 해당하는 금액만 모금하면 되는 일이지만, 사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미는 바로, 이번 이벤트를 기업이나 한 개인이 해냈다는것이 아니라, 작은 힘이라도 많은 사람들의 힘을 모아서 함께 이루어 내었다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점점 미국에서 후원금이 모여 한국에서는 단돈 1만원을 모금 하더라도, 반드시 한국에서도 성금을 모으도록 하여 큰 뜻을 같이 이루어 내는 기쁨을 누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먼저 제작되는 500장을, 현지 시각으로 6월 8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뉴욕의 관광 명소인 Washington Square Park (영화 August Rush의 촬영지이기도 하지요) 에서 한국 학생 및 외국인 학생으로 구성된 자원 봉사단을 만들어 외국인들을 상대로 본격 배포할 예정입니다.

이후에, 나머지 500장에 대한 자금이 모이게 될 경우에는 다음주에 자리를 옮겨 센트럴 파크에서 2차 배포를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티셔츠 배포와 동시에 코리아타운을 홍보하는 팜플렛을 배포하여, 코리아타운의 업소들과의 동시 프로모션을 통해, 외국인들의 직접적인 한국 문화 소비를 유도하는 계획또한 세우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이만큼 왔습니다.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조만간 다시 좋은 소식 전해 드릴테니 계속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강우성 (retro!)
NYU KGSA 부회장
미유모 운영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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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전 격투 게임의 대명사라고 칭할수 있는 일본 캡콤사의 "스트리트 파이터"가 탄생한지 벌써 20년이 지났다고 하네요. 그동안 수많은 변신을 거듭해오며 전 세계 팬들을 상대로 무려 2,700만장이 넘게 판매된 베스트 셀러중의 베스트 셀러라고 할 수 있는 일본 게임 산업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아직도 동네 오락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것을 보면 과연 그 인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습니다.

게임기의 성능이 진일보하며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가, 내년 봄에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로 변신을 하며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 소식에 무엇보다 고무된 게이머들은 분명 한국의 게이머들 이었을텐데요,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번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일본의 류와 혼다, 미국의 가일, 인도의 달심, 러시아의 장기에프, 중국의 춘리, 브라질의 블랑카등, 각국의 나라를 대표하는 독특한 색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에, 한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인 캐릭터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모두 해왔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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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을 대표하는 색이 짙은 캐릭터들, 좌로부터 일본의 류, 혼다, 미국의 가일, 중국의 춘리, 러시아의 장기에프

하지만, 한국 게이머들의 흥분은 이내 실망이 되어버리고 마는데, 캡콤에서 공개한 캐릭터의 스크린샷을 보면 이해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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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중국인처럼 보이는 한주리라는 캐릭터, South Korea와 태극기를 보면 한국 국적이라는 것은 알수 있다.


태권도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 무술가 (악당 역할이라고 합니다)인 한주리라는 이 한국인 캐릭터를 보면, 태권도복으로 보이는 하의를 제외하고 나면, 특별히 한국적인 느낌이 없다는게 많은 불만의 이유였습니다. 게다가, 머리에 뿔같이 올려진 머리를 보면, 예전 중국의 대표 캐릭터인 "춘리"를 연상시켜 오히려 중국인 캐릭터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혹자는 "중국인 캐릭터에 태극기만 붙인 모양" 이라고 푸념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 캐릭터산업의 대표작인 "짜장소녀 뿌까" 역시, 누가 보아도 중국과 일본인 캐릭터들인데, 단지 제작회사가 한국 회사란 이유로 거기에 "Made in Korea"를 붙인다고 해서 "한국적 캐릭터"가 될 수는 없는 이유이지요.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에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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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캐릭터 회사가 만들어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짜장소녀 뿌까". 누가 봐도 중국과 일본적인 캐릭터들에 Made in Korea 라벨을 붙인다고 한국적 캐릭터가 될수는 없다.


캐릭터는 디자이너 취향이라고 칩시다. 그런데 왜 한국인 캐릭터가 "차이나 타운"에?


그렇습니다. 한국인 캐릭터라 해서 무조건 한복을 입고 전신 태권도복을 입고 KOREA를 온몸에 둘러야만 한국적인 캐릭터가 되는건 아니지요. 오히려, 그러한 틀에만 집착한다면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과도 같은 것이니까요. 이러한 이유에서, 캡콤의 디자이너가 나름대로 궁리를 해서 만들었을 캐릭터일테니, 어느정도 이해는 해 줘야 하겠지요.

실제로, 캡콤의 PD인 요시노리 오노는, 태권도의 부드러운 동작을 표현하기 위해 여성 캐릭터인 한주리를 탄생시켰다고 하고, 원래는 탤런트 손예진씨를 모델로 삼으려 했었다는 말까지 했답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캡콤사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비록 중국인으로 오인할만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국국적의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은 반갑고 또 기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한주리가 등장하는 주무대가 다름아닌 "차이나 타운" 이라는 것이지요. 한주리의 실제 격투 장면의 스크린샷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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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한주리, 하지만 왜 그녀는 한국의 거리가 아닌 차이나 타운에서 활약하는 걸까?

붉은색 간판에 황금색의 한자로 선명히 적혀진 간판과 붉은색 장식등, 중국의 어느 길거리에서나 쉽게 볼수 있는 풍경, 그리고 중국풍의 건물은, 누가 봐도 "차이나 타운" 이라고 생각하기 안성마춤이지요.

한국인 캐릭터라면, 경복궁이나 숭례문을 배경으로 하던가, 그게 과하다 싶으면 최소한 한글 간판이 적혀있는 노점을 배경으로 삼았어야 할텐데, 너무도 어이없이 차이나 타운을 배경으로 활약하는 한주리의 모습을 보면 과연 이 게임을 즐기게 되는 외국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너나 할것없이 "아, 한국의 모습도 중국이랑 똑같은가 보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지 않겠습니까?

중국인 캐릭터인 "춘리"의 배경 화면을 한번 살펴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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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캐릭터인 춘리가 활약하는 배경역시 차이나 타운이다.

한주리가 활약하는 배경과 별반 다를바가 없는 차이나 타운의 모습이 아닙니까?

이건, 절대로 간과하여 넘어갈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Korea는 China나 Japan 사이에 끼인 무색 무취의 나라가 아니라고!


이렇게 왜곡된 모습을 보고 자란 외국인들이 성장해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고 있으니, 헐리우드 영화나 미국 드라마에 그려지는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고 왜곡되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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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은 한국의 신비한 무술가이지만 중국인인지 베트남인인지 (영화에선 베트남식 갓을 쓰고 나온다) 알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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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명 드라마 "로스트"의 한장면, 한국인 부분인 "Jin"과 "Sun"이 결혼하는 장면은 다름아닌 일본 사찰인 "평등원 (뵤도인)"이다.

다시 말하지만, 헐리우드 영화나 드라마 제작자들이 한국에 대해서 왜곡된 정보를 접하며 성장해 왔기 때문에, 그들 또한 그러한 이미지를 토대로 작품을 만들다 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2)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은 아직도 "문화 식민지" 를 읽어 보시면 이 주제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캡콤의 선택은 한국인들에게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고, 좀더 넓은 관점에서 보았을때에는 한국 문화산업에 있어서 치명타라고 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캡콤측에서 한국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려고 한 것이라면 우리는 분노해야만 합니다. (캡콤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지금도 가뜩이나 외국인들의 눈에는 한국의 이미지가 제멋대로 왜곡되어 있는 판국에, 캡콥의 이러한 행태는 한마디로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격일수 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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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제멋대로 왜곡되어 버린 한국의 이미지를 접하는 외국인들의 눈에 보인 한국은 중국, 북한, 미국, 그리고 일본의 문화가 덧칠되어 버린 기괴한 모습일 수 밖에 없다.

정말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어린 한국의 아이들이 외국인 친구들과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신나게 즐기려고 해도, 오히려 한국인 캐릭터를 외면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말입니다.

한주리를 선택한 외국 친구의 그 한마디가 우리 한국인 어린이의 마음을 또 한번 찢어 놓을것 같습니다.

"Wow! South Korea is so cool! It's just like Chinatown!" (와! 한국 진짜 멋지다! 완전 차이나타운 같잖아!)

억울한 마음에 해명을 하려고 하기에는, 한주리의 배경에 있는 황금색 한자 간판이 너무나도 눈에 선명히 들어와 스스로 포기할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아직 발매 되지 않은 게임에서 부득이하게 한주리의 배경으로 차이나 타운을 사용 한 것이라고 믿고 싶고, 정식으로 발매가 될 때에는 한국의 모습을 담은 배경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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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의 명소를 소개해달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 잘 못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이 말은, 한류 스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 이제는 일본에서 한국보다 더 유명한 한국인인 '욘사마' 배용준씨가, 한국의 사람들과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명소를 직접 찾아 다니며 만들어낸 책인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한아여)"의 출간 기념회에서 밝혔던 집필 동기랍니다.

게다가, 한국의 관광 명소만을 찾아 다닌것이 아닌, 도예가 천한봉, 천연염색가 안화자,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의상 디자이너 이상봉, 건축가 이상해, 옻칠예가 전용복, 전통술 연구가 박록담, 길상사 정림스님, 국립중앙박물관 최광식 관장, 청매실농원 홍쌍리 선생, 동아시아 차연구소장 박동춘, 명창 윤진철 등의 장인들을 만나 한국인들에게도 소외받고 있는 "한식, 한복, 칠기, 도자기"와 같은 한국의 문화 13가지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다룬 책이기에 그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일본팬들 앞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인 배용준씨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난 곳인 한국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때,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 했던 것을 부끄러워 했던 장면, 이것은 배용준씨 뿐만이 아니라 우리들중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겪었을 법한 장면 일것입니다.

티비에서나 서점에서나, 일본 동네 구석구석의 식당 조차 현미경으로 파헤치듯이 자세히 소개해주는 프로그램들과 서적들, 그리고 '프라하의 연인', '발리에서 생긴일'등을 통해 어느덧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유럽과 동남아시아의 관광명소. 거기에 전통적인 인기 관광지인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우리 머리속의 "관광지 목록"에 "한국의 아름다운 곳"이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요?

물론, 이는 우리의 잘못이라기 보단, 한국내의 아름다운 관광 명소를 제대로 상품화 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머리속에 떠오르는 곳 하면 대부분 제주도, 경주, 지리산, 설악산 등 몇몇 유명 관광지가 떠오르고, 이렇게 대표적인 몇몇곳을 다 방문해 보고 나면 "에이, 한국 여행은 그게 그거지 뭐, 이젠 시시해" 라며 해외로 발걸음을 옮길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인기 프로그램인 1박2일을 보면서도,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 라고 많은 시청자들이 새삼 느끼듯이, 우리 주위에도 우리가 모르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 많더군요.

하지만 친데 덮친 겪이라, 그나마 남아있는 한국적 모습들 조차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서양식 콘크리트 건축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이 상황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곳" 을 알려 달라는 질문은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인기 생기자마자 해외로 화보찰영 떠나는 "한류 스타"들과 비교되는 행보


조금만 인기가 생기면 유럽이다, 동남아시아다 하며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화보집을 찍으며 수입을 올리는 너무나 많은 연예인들과 이른바 "한류 스타"들 사이에서, 배용준씨는 자신만의 배를 채우기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한국에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정체성을 잊지 않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며 한국과 한국인 모두를 배부르게 하는 노력을 하기에 '위대한 애국자' 라고 할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소위 말하는 한류스타  당사자들도 한국 문화의 가장 큰 수혜자이지요. 그들이 한국 문화가 없었다면 한류 스타가 될수 있었을까요?)

배용준씨가 한 일, 솔직히 말해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세계 일주를 하며 "배용준의 세계 여행기"를 만들어 냈을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배용준씨를 신적인 존재로 추앙하는 많은 일본 팬들은 그 책을 구입했겠죠.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때 대답하지 못했던 부끄러움이 왜 부끄러운 것인지를 자각하고 한국을 소개하는 책을 준비한 것은 찬사를 받아야만 할 일인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쇼핑의 메리트를 쫓아 한국 명동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수많은 일본인들은, 우리조차 가보지 못했던 수많은 한국의 아름다운 곳들을 방문하고, "싼맛" 뿐이 아닌 진정한 한국의 매력에 흠뻑 빠질수 있게 되겠지요. 론, 이로 인해 우리나라가 얻게되는 금전적인 이득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정부가 나서도 하기 힘든 일을, 올바른 생각을 가진 배용준이라는 대 스타가 해내고 있는 모습은 귀감이 되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말 하나. 배용준씨에게 "다녀본 곳 중 가장 추천할만한 명소는?"이라는 질문을 하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너무 좋은 곳이 많아 한 곳을 집어 말하긴 어렵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곳은, 경주의 황룡사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곳이지만 왠지 마음이 무거워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집에 돌아와서는 내가 못 보고 온 게 있는 것 같아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장소였던 것 같다."


여러분은 이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비록 불에 타버린 황룡사지의 터는 남아있어 선조들의 혼과 정신을 느낄수가 있지만, 이제는 눈으로 볼 수 없어 너무 안타깝지 않습니까?

우리는 어떻습니까? 영어로 사방이 뒤덮인 우리의 땅에, 어느덧 한국의 것은 부끄럽고 촌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이 때에, 짜투리 시간이 날때마다 홍대나 강남역, 혹은 압구정동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 '이자까야'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코엑스'나 새로 생긴 영등포의 '타임스퀘어'에서 시간을 보낼 법한 우리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곳은 어디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았을때 우리가 자신있게 자랑할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세계속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한국의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백년후, 아니 짧게는 몇십년 후에 이곳에 살게될 후손들이 한국의 모습을 보며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바로 이곳이 한국이 있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디에도 한국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 왠지 마음이 무거워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배용준씨의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말로만 한류스타인 많은 스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그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사랑하는 모든 팬들또한 한국에 대한 사랑을 키울수 있는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언젠간 우리 모두가 우리의 나라와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때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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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거리를 장악한 '일본의 멋'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을때 느낀점 중 하나는, 몇년전 까지만 해도 쉽게 찾아 볼수 있었던 미국의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있던 자리가 하나 둘씩 줄어 들고, 그 자리를 어느새인가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까야'가 자리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강남역이나 홍대쪽을 나가보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더욱 일본적인 이름과 일본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더군요. 블록 하나를 건너면 있는 이자까야와, 힘찬 필체로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적힌 간판들을 보면서, 여기가 일본인가 한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Japanese-IZAKAYA@Gotanda
Japanese-IZAKAYA@Gotanda by iwalk.jp 저작자 표시

게다가,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인 '니폰 스타일'을 즐겨 입는것을 보니 저의 혼란함은 더 할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리고, 이 젊은 학생들이 일본의 독도 망언과 역사 왜곡에 대한 인터넷 기사에는 벌때같이 몰려들어 일본을 성토하고 경멸했던 동일한 인물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니,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반일 감정과, 그를 무색케 하는 일본 문화에 대한 동경은 일종의 애증 관계 같기도 했지요.

강남역에 나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여볼까 하고 자리를 물색해보니, 한국식 전통 주점인 민속 주점과, 그 주위를 포위하듯 둘러 싸고 있는 일본식 선술집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글쎄요, 일종의 애국심이 발동한걸까요? 오랜만에 한국에 오기도 했고, 특히 세계속에서 한국의 이미지와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저인지라 민속 주점에 가보자고 제안 했지요.

하지만 이런 저의 제안을 무색하게 만든 대답 한마디는 바로, "냄새나고 지저분해서 안가" 였습니다.


깔끔함과 아기자기함의 이자까야, 경쟁에서 밀린 민속 주점은 사라질 수 밖에...


그래서 결국 이자까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일본식으로 깔끔하게 꾸며놓은 이자까야의 내부와, 일본식 복장을 입혀놓고 힘차게 "이랏샤이마세 (어서오세요)'를 외치는 한국인 종업원들을 보며 재미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 캐릭터인 마네키네코를 비롯, 일본의 풍속화와 음악에 둘러 싸이고 보니, 일본의 맛이 나도록 참 잘 해놓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프라이버시를 위한 여닫이 문도 설치 되어 있고, 좌식으로 바닥에 앉을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서, 분위기도 썩 괜찮았었답니다.

이토록 매력적으로 젊은이들을 이끄는 힘이 있는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까야를 보면서,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고 한국의 민속 주점이 하나 둘씩 밀려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솔직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이자까야를 운영하는 업주들을 탓할수도 없고, 민속 주점을 외면하고 이자까야로 들어가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나무랄수도 없는 것이지요.

아까 제 친구가 했던 바로 그 한마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곳" 이라는 인식이 젊은이들의 머리속에 자리하게 된 그 순간부터, 민속 주점은 이자까야에 더 이상 맞서 싸울수 있는 힘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민속 주점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것은 냉정하게 보았을때 시장 경쟁의 원리에 따른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깔끔함과 세련됨으로 무장한 이자까야가 몰려 들어올때, 아직도 구식이고 촌스러운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민속 주점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재밌게도, 일본에서는 반대로 한국 음식 열풍이 불어 한국풍의 거리가 상당히 많다고 하더군요)

이로 인해 업주들은 당연히 돈이 되는 이자까야를 선택할 것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이자까야를 선택할 것이지요.

쉬운 예로, 삼성이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애국심 마케팅을 해서 세계 최고의 핸드폰 메이커가 된것은 아닙니다. 이는 바로 삼성 스스로 세계의 흐름을 읽고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개혁과 변화를 해 왔기에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뚝 설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말할 필요 없이, 한국인들 또한 삼성 핸드폰이 "좋으니까" 사는 것이지요.

여기서 눈치 채셨듯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삼성은 '이자까야'이고, 흐름에 뒤쳐져 점점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는 '민속주점'은 소니-에릭슨 정도가 되겠지요.

시대의 요구와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업종은 언제라도 사라질수 있습니다. 애국심에만 의존해 물건을 팔아달라는 시대는 이제 지나기도 했고요.

이렇듯, 이자까야가 한국의 거리를 점령한것은 일본이 한국의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흐름에 맞추어 발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얻은 정당한 승리라고 할수 있습니다.

얼마전 일본에서 부는 막걸리 열풍을 주제로 한 KBS 다큐멘터리에서 일본의 한 유학생이 한국에 와서 한국의 거리를 거닐다가 한 한마디가 생각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거리에 한국 전통 주점 하나정도는 있어도 문제 될것은 없지 않나요?" 시장 경쟁에서 밀려버린 우리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신경쓰지 못한 곳에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답니다.


어, 이자까야 메뉴에 '막걸리'가 있네?


무엇을 마실까 하고 메뉴를 펼쳐보니, マッコリ(마코리) 섹션이 있더군요. 우리의 막걸리를 여러가지 다양한 맛의 칵테일로 만들어서 준비해 놓았던 겁니다. 자,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1. 일본이 한국의 막걸리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많이 많이 마셔서 한국에 돈 많이 벌어다오.
2. 일본 술집에서 막걸리를 마신다니 기분이 이상한데? 하긴, 한국 술집에서도 사케를 팔긴 하니까.
3. 일본이 기특하게 한국 막거리를 홍보해 주는구나!
4. 왜 일본 술집에서 한국의 막걸리를 파는거야? 외국인들이 막거리를 일본거라고 오인하면 어떡하나?

정도의 생각이 들지 않으셨나요? 물론, 다른 생각이 드셨어도 문제가 될것은 없답니다. ^^

1,2,3,4번 모두 타당한 이유가 있는 생각이지만, 여기서 가장 예민하고 미묘한 문제는 바로 3번과 4번입니다.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제가 이전 글 (2009/08/18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을 통해 소개해 드렸던 뉴욕 맨하탄의 "규카쿠 (Gyukaku)"라는 일식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일화를 말씀 드려야 겠습니다.

뉴욕 맨해튼의 인기 있는 일본 레스토랑 체인인 “규카쿠 (Gyu-Kaku)에서는 한국의 요리들이 버젓이 일본의 음식인양 (갈비는 '가루비', 잡채는 '자푸채', 그리고 비빔밥은 '비빔바'로) 표기되어 외국인 손님들에게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만일 한국 음식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이 일식당인 규카쿠에 가서 '가루비', '우나기 비빔바' (Unagi Bibimba, 장어 비빔밥), '구빠' (Kuppa, 국밥), 자푸채 (Chapu Che, 잡채) 그리고 '기무치' (Kimuchee, 김치)를 처음 접했다면 이들 음식을 일본 것이라고 오인하기에 안성 맞춤이겠죠.

그리고 갈비와 기무치 맛에 반한 외국인들은 앞으로도 갈비와 기무치 생각이 날 때면 일본 식당을 찾는 기현상이 만들어 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와 같이, 미국 내에서도 일본식 주점이나 식당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인들 사이에서 일본 하면 '쿨하고 세련된 것'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놓았고, 문화 상품에 대한 치밀한 홍보를 해왔기에 그 결과는 당연한 것일겁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일부 유명한 한국 식당이나 주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국 식당이나 주점에는 한국인들만 바글바글한 것을 보면 알수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일본 식당이나 주점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자리하고 마치 훌륭한 선진 문화를 접하는양 공들여 젓가락질을 해가며 초밥을 먹고 사케를 음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세계적으로도 비슷하겠지만) 일본 식당과 주점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80%라고 하고, 한국 식당과 주점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을 20%라고 가정 한다면, 자연스럽게 한국 식당보다 일본 식당에서 한국 음식과 술을 처음 접할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지겠지요.

가루비와 자푸채가 그렇듯이, 막걸리가 일본 식당의 메뉴에 자리잡아 "마코리 (Makori)"라고 자연스럽게 팔리며 인기를 얻는 순간, 외국인들은 막걸리도 일본의 술인 것으로 오인 할수도 있는 것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요즘엔 일본에서도 막걸리의 기원은 일본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글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더군요.

기무치도 그렇고 다케시마도 그렇고, 차근차근히 명분을 쌓아가다가 어느 한순간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개발되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마코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술이 될 가능성이 농후 하지요.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일본 식당들이 그 인기를 등에 업고 한순간에 '마코리'를 판매하는 순간, 외국인들은 또 하나 일본의 좋은 술을 마신다고 생각하는겁니다.

아, 한국 식당에서도 초밥과 회를 판다고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국 식당에서 초밥을 "Cho Bap"으로, 혹은 회를 "Hwe (Hoe)"로 표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항상 "Sushi"나 "Sashimi"로 표기하기 때문입니다.

자, 그렇다면 어느정도 문제는 파악이 된것 같으니, 이제는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어떻게 일본의 이자까야가 젊은이들의 입맛과 취향을 사로 잡았는지를 분석하여 벤치 마킹을 할 수 도 있고, 무조건 한국의 전통적인 형식에만 매달리지 말고 좀더 다양하고 많은 소비자들을 포용할수 있는 경영 전략또한 필요하겠지요. 이자까야에서 십수가지의 막걸리 칵테일이 판매되는  것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마지막 남은 민속 주점이 이자까야로 바뀌는 순간을 우리 세대에 맞이하게 될수도 있을겁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에서, 그리고 세계속에서 한국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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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8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2) 독도 홍보, 구글처럼 '티 안나게' 해보자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외국인들에 폭발적 인기인 "해운대 티셔츠", 그런데 한글은 보이지 않네?


영화 "해운대"의 흥행과 함께, 부산의 해운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히트 상품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다름아닌 일명 '해운대 티셔츠" 라고 합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백사장 복원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부산의 해운대구가 특별히 제작하여 지난 6월 부터 판매하고 있다는 이 기념 티셔츠는, 1장에 8,000원의 가격에 팔리고 있다는데요, 판매에 들어간 7월부터 보름동안 무려 1,000장이나 팔렸다고 합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해운대를 찾은 많은 외국인들이 해운대의 매력에 흠뻑 빠져서인지 이 기념 티셔츠를 앞다투어 구입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몇몇 외국인들은 티셔츠를 사고 싶다며 근무자들이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달라고 까지 했답니다.

출처: busan.com


깔끔한 흰 바탕에 해운대의 시원한 파도를 형상화한 이미지가 들어간 이 그림에, "I Love Haeundae Beach" "Haeundae"라는 영어 문구가 스타일리쉬 하게 씌워진 티셔츠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드는것은 왜일까요?

한국의 해운대를 기념하는 티셔츠에 정작 한글은 들어가 있지 않은 모습이 다소 허전하지 않나요?

앞서 소개한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을 통해, 한국을 대표할만한 상징적인 문화 상품이 없는 이유로 인해서 한국 배우들이 일본과 중국에 관련된 역할을 맡아야만 했던 안타까운 현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2009/08/1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2)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은 아직도 "문화 식민지" 를 통해서
아직도 세계의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중국어 혹은 일본어를 사용하는 빈민 국가로 오인할수 밖에 없는 문제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외국인들이 해운대 기념 티셔츠를 좋아라 하며 구입하여 자국으로 돌아가서 친구들에게 자랑할때, 크지는 않더라도 "해운대"라고 적혀있는 기념 티셔츠를 보면 한국과 한글또한 자연스레 홍보가 되었을텐데, 너무 좋은기회를 허무하게 날리고 있는것 같습니다.


개구리, 이제는 우물 밖으로 나갈 때


어린 시절 필자가 미국에서 학교 생활을 할 때 제가 한국에서 온 것을 아는 외국 친구들이 항상 흥미로워 하던 것이 바로 자기의 이름을 한글로 어떻게 쓰느냐 였습니다. 그래서 뿌듯한 마음으로 한글로 또박또박 친구들의 이름을 써주면, “Awesome!” “So cool!”과 같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자기의 공책에 정성스레 옮겨 적더군요.

사실 생각해보면 서양의 많은 언어들은 공통적으로 알파벳을 사용하지요. 영어, 독어, 불어, 스페인어 등등 모두 동일한 알파벳을 사용하는 그들에게, 우리만의 독창적인 글인 한글을 보면 신기하고 멋있어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일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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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의미를 알 수 없는 한국어 이지만, 외국인들이 보기에 디자인적 요소로 인식되는 한글


다. 우리나라에도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엉터리 영어 (때로는 낯이 화끈거릴만한 저속한 문구들)을 가슴에 떡 하니 매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종종 보는데, 이것은 단순한 무식의 소치를 넘어서, 우리가 시각적으로 알파벳을 인식하는 방법에서의 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슨 말인가 하니, 우리가 영어 단어를 접할 때에는 그것을 “의미”로서 인식하기 보다는 “그림 (이미지)”로 인식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한글 단어를 접하면 바로 “의미”로서 인식을 하지만, 반대로 외국인들이 우리 한글을 접할 때면 바로 그림으로 인식이 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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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이미지로 인식하는 한글은 우리에게 이러한 모양이 아닐까?

따라서, 외국인들이 우리 한글을 보게 되면 마치 예술작품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에서, 일본어와 중국어(한자)가 들어간 옷을 입고 다니는 외국인들을 종종 발견 할 수가 있습니다. 꽤나 많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티셔츠에 새겨진 영어 문구가 무슨 뜻인지 모르면서 디자인적인 이유로 입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국인들도 어느 새부터인가 일본어와 중국어를 친근한 “디자인 요소”로 받아 들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에 비해, 한글이 적혀진 티셔츠는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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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와 중국어가 디자인적 요소로 적용된 티셔츠

 과연 우리 한글이 일본의 히라가나/가타카나나 중국의 한자보다 못하기 때문인가요? 아마 아직도 자신의 옷에 영어가 적혀 있어야만 쿨한것이고 한글 글귀가 적혀 있으면 촌스럽다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문제일겁니다. 헐리우드의 유명 스타인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신호남향우회”라는 한글이 적혀진 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돌아다니고 린지 로한이 한글로 뒤덮인 옷을 입고 화보 촬영을 한 것을 생각하면 그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엉터리 한글이 적혀있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포착되는 것을 보았을 때, 이는 단지 하하 웃고 넘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글이 적혀있는 옷을 입는 사람이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의 수요가 존재 한다는 것이고, 이것은 바로 그만큼의 시장 또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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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남향우회"라는 한글이 적혀진 드레스를 입고 있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는 이러한 점에서 디자이너 이상봉씨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 누구도 우리 것에 대해서 자부심을 갖고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한글 패션”으로 프랑스 패션계를 신선한 충격으로 강타했던 주인공 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한국인들끼리 의사 소통의 수단으로서의 가치가 아니라, 한글 그 자체로서 디자인적인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을 느끼고 오랜기간동안 한글 패션을 연구해서 뒤늦은 2005년에서야 프랑스에서 성공적인 한글 패션을 데뷔 시킵니다. 2005년이 되어서야 그 빛을 발하게 된 한글 패션을 바라보며, 도대체 그 동안에 이렇게 깨어있는 문화인이 적었나 하는 의아함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문화에 대해 얼마나 소극적으로 알려 왔는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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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디자이너 이상봉씨


이러한 이유에서, 몇 년 전에 완성된 청계천 복원 사업이나, 현재 오세훈 시장의 주도 하에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서울의 이미지 만들기 프로젝트는 그 도전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습니다. 빽빽이 들어선 회색 빛 성냥갑 건물들로 인해 그 아름다움을 숨겨야만 했던 한강을, 단지 도심을 가로지르는 “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이 보고 감상할 수 있는 관광의 요지로 만들겠다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또한, 우리가 무심코 방치 할 수 있는 우리의 좋은 자원을 적극적으로 캐내어 개발하는 예로 들 수가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서울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해치”를 선정, 외국인들이 서울에 대해 오랫동안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념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 또한 적극적인 개발 정신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지요. 얼마 전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의 기념품 판매소에 들렀다가, 단풍이나 내장산의 경치를 소재로 한 기념품은 찾을 수 없고 오히려 동네 문방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뿅망치와 안마기로 가득했던 한국 기념품 산업의 현실을 상기해보면, 이러한 적극적인 개발은 반갑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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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상징 동물인 "해치"를 소재로 해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만들어 내었다


우리것에 대한 자긍심과 도전 정신만 있다면 얼마든지 개발 가능해


이처럼, 한국과 한국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상품도 개발할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소홀히 하고 관심 갖지 않았던 것 조차, 외국인들의 눈에는 흥미롭게 보이고 매력 있게 보일수 있는거지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우리 옷에 묻은 김치 국물은 부끄러워하고 케첩 자국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하다면, 우리가 갈 길은 더욱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국 문화의 경쟁력은 너무나도 약합니다. 세계시장에서 중국과 일본의 틈사이에서 제멋대로 왜곡되어 있는 한국의 이미지를 생각해 본다면, 하루 빨리 제대로 된 홍보에 박차를 가해야만 합니다.

실패를 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도전 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누가 나서서 우리 것을 알려 줄까요?

일본이 김치를 기무치로, 갈비를 카루비로, 비빔밥을 비빔바로 마치 자기들 음식인양 판매하듯이, 상품성이 있는 한국 문화들을 모두 자기네것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지금 바로 이순간에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 일입니다.

이제,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한국의 언어는 Chinse 인지 Japanese 인지 묻지 않고서도 외국인들 스스로 한국의 언어는 Korean 인 것을 알게 만들어야만 합니다.

그리고, 단지 한국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외국 친구들 앞에서 주눅들어 어깨를 움츠리는 것은 이제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만 하겠습니다.

관련글 (2009/08/16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3) 영어로 도자기는 China, 칠기는 Japan, 그럼 Korea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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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1) 헬로키티가 '기무치' 홍보 할때 우리는 뭐했나?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구글의 “녹아 드는” 광고와 한국 문화 종합 선물세트 


광고가 광고로 인식되는 순간, 그 광고는 광고로서의 가치가 현저하게 줄어 든다고 합니다. 반대로, 간접적으로 스며드는 광고는 그것을 접하는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는 상황에서 좀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요.

방송 심의 위원회가 드라마 내에서의 간접 제품 홍보를 강력하게 규제 하는 이유 또한 이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고 사용해 보았을 구글 이라는 회사를 아실 텐데요, 간단하고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여, 기존의 인터넷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야후, 알타비스타, 라이코스등의 기업들을 제치고 눈깜짝할 사이에 검색 서비스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한 구글은, 인터넷 검색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핸드폰과 네트워크 인프라 스트럭쳐 관련 사업에도 그 영향력을 뻗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나가는 구글의 거대한 수입원은 바로 “애드센스”라고 불리는 광고 서비스 인데요,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구글의 광고 서비스를 특별하게 하여 경쟁 기업들은 따라갈 수조차 없을 만큼 격차를 벌여 놓였을까요?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존의 인터넷 광고들이 이미지 위주의 배너형 혹은 박스형의 광고 기법 이었던 것과 달리, 텍스트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구글만의 시스템을 이용해 뉴스 기사나 블로그의 내용을 분석한 후에, 그에 맞는 광고를 자동적으로 배치 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 나온 핸드폰에 대한 기사에는, 핸드폰과 관련된 광고들이 자동적으로 배치가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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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배너 형식의 기존의 광고 기법 (위)와는 다르게, 본문의 내용과 일치되는 텍스트가 배치되는 구글의 "애드센스" (가운데), 그리고 사용자의 시선 동선을 분석한 "Heat Map" (아래)



이는 두 가지의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바로 이미지가 아닌, 본문의 내용과 같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였기에 인터넷 사용자가 광고로 인식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 졌다는 것입니다. 텍스트로 구성된 본문과 동떨어져 눈에 띄는 이미지 형태의 광고는, 이를 접하는 사용자의 거부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둘째 이유는, 본문의 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의 광고를 배치함으로 해서, 사용자의 클릭을 무의식 중에 발생하도록 유도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와 관련된 뉴스에 광고가 삽입 된다면, 자동적으로 자동차의 부품, 자동차 서비스, 딜러 안내, 동호회 광고 등과 같이, 본문과 직접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광고들이 배치 되는 것이지요.

텍스트로 구성된 본문과 같은 형식의 텍스트로 구성된 광고로서 일체감을 더하여, 사용자들은 광고로 인식하지 않고 더욱 쉽게 광고 클릭을 유도해 낼 수 있는 거지요. 이에, 사용자의 시선이 머무르는 최적의 위치를 통계적으로 분석해낸 “heat map”을 응용 하여 전략적으로 광고를 배치 함으로서, 구글의 광고는 분문 속에 광고 아닌 광고로 녹아 드는 것입니다.


한국 식당에서는 음식만이 아닌, 종합 문화를 팔아야 한다


이러한 원리를 한국의 문화 상품에 접목시킨다면 어떨까요? 한국 전통 도자기의 맥을 잇는 기업인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이 한식을 통한 한국의 고급 문화 수출에 앞장서며 만들어냈던 한식당 “가온”의 사례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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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도자기의 맥을 잇는 기업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


한 평생을 한국의 전통 문화의 보존과 홍보에 앞장서 왔던 조 회장의 지론에 따르면, 음식이란 단지 먹는 행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당의 분위기, 식기, 식사 예절 등이 한대 어우러져 담겨 있는 종합 문화의 결정체 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함께 팔게 될 때에 “한식”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상승 하는 것이고, 그에 대한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해외에서의 한식당을 예로 들며, 불고기와 갈비 집은 많지만 귀빈을 제대로 접대할 만한 한식당은 거의 없음을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내에서 조차 한식은 “싸구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현실을 개척하기 위해 그가 만들었던 가온에서는, 한국의 전통 도자기에 음식을 담아 내었고, 프랑스의 와인이 있는 자리에 41도의 맑은 곡주인 “화요”를 놓았으며, 벽에 걸려진 한국의 전통 민화를 통해 사군자의 품에서 선비들의 풍류를 함께 즐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i]

한국적인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어 구색을 맞춘 모양이 아닌, 모든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어우러진 모습일 때, 음식을 먹기 위해 가온을 방문한 손님들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 전통을 종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한국 음식으로 시작해 한국 전통 도자기를 거쳐 한국의 전통주와 한국의 민화에 대한 관심과 소비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게끔 만들어낸 “연상 네트워크”의 모범 답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독도 홍보, 일방적인 목소리 보다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수 있도록


같은 맥락에서, 계속하여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는 독도 영토권 문제 또한, 외국인들을 상대로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직접적 메시지를 통하기 보다, “독도가 왜 한국땅인지”를 간접적으로, 하지만 명백하게 증명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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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직접적인 홍보의 예로는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씨와 가수 김장훈씨가 의기투합하여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즈에 독도와 동해에 대한 전면 광고를 낸 것을 들수 있습니다. "Do you know? (알고 계십니까?)" 와 "Error in WP (워싱턴 포스트의 실수)" 라는 헤드라인을 통해, 독도는 한국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고, 동해 또한 Sea of Japan으로 표기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 라는 것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미안하다 독도야"라는 영화까지 제작해서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역효과를 우려 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 파이낸스의 이양우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한인 인맥으로 꼽히는 美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은 "한국과 일본 간의 문제를 미국에서 따지는 일이 그렇게 유쾌한 일이 아니고, 쉬운 일은 더욱더 아니다"면서 "미국이 언제 진실을 따지고, 어떤 주장이 더 정당한지를 판단했는가. 또 어느 측의 주장이 미국에 유리한가가 미국의 입장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하였고, 2008년 연방의회 도서관과 미국 지리위원회가 독도 명칭을 `리앙쿠르 록스'로 바꾸려고 했다가 한인들의 반발로 무산된 일을 상기시켰다.

그는 "(원래 있던) 독도란 이름을 갑자기 바꾸겠다고 한 것은 해당 직원(도서관 사서직원)이 뉴욕타임스에 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전면 광고를 보고 그곳이 분쟁지역이라고 이해했기 때문이었다"며 "워싱턴 정치권 내 일본의 힘을 경험했던 나는 지금까지도 독도는 스트레스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독도 문제를 손 안 대고 분쟁지역 만들기 전략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며 "(독도가) 그렇게 분쟁이 될 때까지 그들은 주변부 작업에 전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무런 준비 없이 미국 내 주류 미디어 광고로 시끌시끌한 우리하곤 방식이 다르다"고 덧붙였다.[ii]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씨와 가수 김장훈씨 (출처: joins.com)


이를 통해 알수 있듯이, 첫째로, 독도와 동해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들의 시각에는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독도는 한국 영토"라는 메세지가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나온 것인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정보일 수가 있고, 둘째로는 이로인해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여 그들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대응을 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예를들어, 어느날 한국의 중앙일보에 전면 광고를 통해 이란과 다른 아랍국가들 사이에서 논쟁중인 표기인 "걸프만"은 "페르시아만"이다! 라고 나온다면, 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김장훈씨와 서경덕씨보다 훨씬 막강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맞대응을 한다면, 단숨에 역전 될수도 있겠지요.

따라서, 독도를 홍보 하기 위해 “독도”를 주제로 한 영화가 독도에 관해서 2시간의 상영시간을 채우는 것 보다, 인기 높은 배우가 등장하는 2시간의 영화에서 단 10분간의 노출을 통해서 관람객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거부감 없이 메시지를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작정 "Dokdo Island Belongs to Korea" (독도는 한국의 영토이다) 라는 직접적인 문구는 마치 현재 독도가 일본과의 영토분쟁에 휩싸인 상태로 우리나라 측에서 자국의 정당성을 합리화하는 정도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Dokdo Island, the beauty of Korea" (한국의 아름다움, 독도) 라는 식으로 전달 한다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관광 명소로서 소개를 함으로서 인지도를 높일수 있는 것이지요. (naver tj00019님의 의견)

우리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는 해외로 수출되는 한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이러한 메세지를 은근슬쩍 끼워 넣어서 홍보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수 있는거지요. 이러한 이유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한류 드라마나 영화 제작자들은, 보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연출을 하는 세련미가 필요합니다.

2시간 내내 “독도는 우리땅”을 외치는 영화와, 준상이와 유진이가 그들의 사랑을 확인 하기 위해 함께 떠났던 외로운 섬 독도에서 보여지는 10분 중 어떤 것이 관객들의 마음에 와 닿을까요? 한국인이기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인 독도의 모습을 접하는 외국 관객들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이미지가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서경덕씨와 김장훈씨가 도맡아 하듯 하고 있는 독도와 동해 홍보를, 여러 측면에서 한국 문화 산업의 장기를 이용해서 지원사격 해줄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2009/08/1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3) 한글 홍보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해운대 티셔츠"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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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행복이 가득한집 2005년 1월호

[ii] 서울파이낸스, 2010년 02월 25일, 이양우. 美 독도광고, '찬 가슴'으로 만나야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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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전 글들(
2009/08/17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을 통해 우려했던 일이 드디어 현실이 되어버릴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를 가진 새만금이 외자 유치를 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 과정에서 외국인 전문가들에게 '새만금 (Saemangeun)'이라는 용어가 발음상의 불편함을 이유로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어려울것이라 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북도는 "세계화 시대에 어울리는 새만금의 영어 닉네임을 공모한다" 라고 밝혔습니다.

뉴시스의 기사를 살펴보면,

박준배 전북도 새만금환경녹지국장은 9일 "새만금(Saemangeum)의 영어식 발음이 어렵다는 외국인들의 지적에 따라 영어식 발음의 닉네임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달 중 예산 반영을 위한 추진안을 마련하고 9월 안에 닉네임 제정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새만금 닉네임과 관련, 도내 대학 교수들과 전문가들을 통해 현재 '뉴골든랜드'(New Golden Land), '비즈니스 파라다이스'(Business Paradise) 등의 예시가 나온 상태"라며 '일단은 예산 문제와 시기 등을 고려, 국내공모에 한정할 지, 국제공모로 해야할 지 등을 이달 안에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권기자 kmk@newsis.com

연합뉴스의 기사를 살펴보면,
한편,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새만금 국제 공모에 참석한 외국 전문가가 새만금을 '세만기움' 또는 '세이만지움' 등으로 발음해 다소 혼선을 빚었다.

라고 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볼수 있듯이, 전북도의 영문 닉네임 공모의 논리는 "새만금의 영문 표기인 'Saemangeum'이 외국인들의 발음에 불편하기 때문에 세계화에 뒤쳐진다" 라는 것을 알수 있지요.


힘드시게 '새만금'은 무슨... 글로벌 시대에 그냥 'Golden Area'로 불러주세요


새만금은 어디까지나 새만금 입니다. 단지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불편하다는 이유에서 스스로 고유명사인 새만금을 포기하고 Goden Area나 Business Paradise로 대체 하려는 시도가 한국인으로서의 주체성에 상처를 주는 일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영문 표기인 Admiral Lee(Yi) Soon-Shin 이 발음이 어렵다고 해서 이를 포기하고 "Turtle General" (거북 장군) 이라고 닉네임을 붙이거나 "Korean McArthur" (코리안 맥아더) 라고 빗대어 설명한다면 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하지만 전북도는 외국인 전문가가 발음이 어렵다는 이유 만으로, 새만금을 대체할 영문 이름을 찾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듭니다. Saemangeum 이라는 표기는 앞으로 완전히 배제한 체, "Golden Area" 혹은 "Business Paradise"라는 무색무취의 이름으로 불리우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만 약 Nike 나 Seoul 이 발음하기 힘들다고 Nike를 "World Best Sports Brand"나, Seoul을 "Asia's Best City"라고 어색한 닉네임을 붙여 브랜드명을 대체한다면 말이 안되겠죠? 닉네임은 어디까지나 고유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애칭에 불과한 것이지 절대로 고유 브랜드를 대체 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전북도에서 해야 할일은, "Saemangeum"의 표기를, 외국인들이 보다 우리발음에 가깝게 발음할 수 있는 "Semangum"정도로 간략화 하거나, 기존의 "Saemangeum"을 유지 할 경우에도 '세만기움' 또는
세이만지움'으로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새만금'으로 발음 하는 것을 가르치고 홍보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Nike 라는 브랜드를 보면 "니케" "나이크"가 아니라 "나이키"라고 읽는 것이나, "Seoul"을 발음 하는 외국인들이 "쎄오울" 혹은 "쑈울"이 아닌 "서울" (비록 '쏘울'과 가깝게 발음되지만)로 발음하는 것을 보아 알수 있듯이, 표기법이 복잡해도 외국인들에게 읽는 법을 가르치고 홍보하면 얼마든지 "새만금"과 비슷하게 발음하도록 할수 있는 것이지요.


뉴욕의 Big Apple과 새만금의 닉네임은 경우가 다르다



전북도는 미국 뉴욕이 "Big Apple"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닉네임 사용에 대한 주장을 합리화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수 있듯이, 미국 뉴욕이 "Big Apple"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된것은 절대로 발음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뉴욕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그 독특함을 보고 붙여준 것입니다.


뉴욕 또한 홀로 "Big Apple"이라고 불리지 않고, New York - the Big Apple 이라고 불리는 것을 보면, 고유 지명인 New York 이 당당히 브랜드로 존재하고, Big Apple은 이 브랜드의 특징을 타나내는 수식어, 말 그대로 이름이 아닌 "애칭"임을 알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Saemangeum 의 발음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스스로 새만금을 버리고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쉬운 영문 이름을 찾는다니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입니까?

이런 식이라면 훨씬 발음이 복잡하고 긴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로의 경우에는 "쌈바 씨티", 그리고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스부르크는 "보드카 씨티"로 바꿔 부르는것과 뭐가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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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를 고유명사인 "Bingsu"로 브랜드화 하지 못하고 의미적 풀이인 "Ice Flakes"로 표기하고 있는 한 제과점



닉네임 붙이기만큼 어색한 "의미 풀어쓰기"


실제로, 닉네임을 붙이는 것만큼이나 큰 문제는 한국 음식과 같은 한국의 문화 상품을 고유명을 그대로 표기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단지 발음이 어려워 외국인이 발음하기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다음과 같이 우스꽝 스럽게 의미를 풀어 표기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

한국식 소고기 샐러드 덮밥

비빔밥

Korean Style Barbecue

한국식 바비큐

갈비

Cold Noodle

차가운 면

냉면

Boiled Ginseng Chiken

푹 고운 인삼 닭

삼계탕

Marinated Beef

양념된 소고기

불고기

Korean Hot Pancake

한국식 핫 펜케이크

호떡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햄버거가 햄버거로 불리고 스파게티가 스파게티로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비빔밥은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로 불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면 문제가 큽니다. 이런 식이라면, “대전에 사는 김미화씨”를 의미로 풀어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유명사

의미

영어

대전 (大田)

한밭, 넓은 밭

Large Farm

김미화 (金美花)

경주 김씨, 아름다운 꽃

Gyungjoo, Beautiflul Flower

 
이를 합하면, “Beautiful flower from Gyungjoo growing on a large farm (넓은 밭에서 자라는 경주 출신의 아름다운 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삼성, 현대, 쌍용은 각각 “Three Stars”, “Modernity”, 그리고 “Twin Dragons”로 표기하여야 하겠지요.


Korea의 제품을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강력히 각인 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만의 고유한 제품명을 우선적으로 각인 시킨 후에 그 제품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야만 하는 겁니다. 단지 의미 전달만을 위해 풀어 쓰는 건 어리석은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대전에 있는 한밭 대학교의 영문 표기는 “Large Farm National University”가 아닌 “Hanbat National University”가 맞는 표기인데, 실제로도 그렇게 쓰이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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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명사인 영광 굴비의 경우에도 "Gulbi"를 브랜드화하지 못하고 "A dried yellow corvina"라는 의미적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


단지 외국인들이 생소한 한국 단어를 불편해 하거나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 하는 때문에 “외국인들을 쉽게 이해시키려는 목적”으로 한국의 고유 명사를 버리고 설명만으로 의미 전달을 하거나, 다른 것에 빗대어만 설명을 한다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우리에 대해서 무엇을 알게 될까요?

가부키와 사무라이에 대해서는 잘 아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굿판을 “Shamanistic ritual (토속신앙적 행위)”라고 하거나 마당놀이를 “Farmer’s dance (농부의 춤)”으로 풀어서 알려준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우리는 미국의 조지 워싱턴과 같은 건국인인 단군 할아버지 아래에서 일본의 기모노와 비슷한 의복인 한복을 입으며 일제 강점기를 통해 고통을 겪은 아시아의 유대인이고, 미국의 남북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나 중국의 초고속 성장과 비슷한 케이스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아시아에 있는 일본과 중국과 유사한 나라이다. Chinese New Year와 유사한 새해의 명절에는 한국판 스모인 씨름을 즐기고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한국식 스파게티라고 할 수 있는 칼국수가 있다.”


라고 다른 나라의 것들에 빗대어서만 표현을 한다면 과연 한국에 대해서 무엇을 기억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초고속 열차에도 일본은 신칸센, 프랑스는 떼제베로 이름을 붙이며 자국의 색을 뽐내는데 우리는 영어명인 KTX라니,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보더라도,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떡볶이를 "Korean Hot Rice Cake"이 아니라 "Topokki"로 표기하기로 한 것은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동네 슈퍼마켓이 "Luxury Supermarket"이라고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세계적인 슈퍼마켓이 되는게 아닙니다.

(관련글 2009/08/21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9) "김치"를 "Kimchi"로 적는것이 세계화인가?)

진정한 세계화란 내적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것이 우선이고, 그렇게 되면 세계인들이 스스로 발걸음을 하게 되는것입니다.


만약 전북도에서 말하는 세계화가 이런 것이라면, 우리도 하루 빨리 그럴듯한 영문 닉네임 하나씩 지어야 하지 않을까요?

문화와 민족에 대한 주체성과 자긍심이 없이는 세계화도 없습니다.

단지, 세계속에서 길을 잃은 국적 불명의 국가와 민족만이 있을 뿐입니다.

"Korean Tokyo" 혹은 "Asia's Best City"인 서울에서 retro! 올림


(한글의 영문 표기에 관한 글을 읽어보시려면 2009/08/17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4) "독도,톡도,독 아일랜드"가 "다케시마"에 힘 못쓰는 이유 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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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0) 핫도그에 김치 얹어 먹는 미국인들?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강자는 브라질리언 주짓수로, 약자는 무에타이로 상대하자!



브라질 하면 삼바와 축구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종 격투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단연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생각해 낼 것입니다. 태권도, 가라테, 킥복싱 등의 타격 위주의 무술과는 달리, 인체의 관절을 꺾거나 상대의 경동맥을 압박하여 기절시키는 방법으로 적을 제압하는 유술인 주짓수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작은 체구를 가진 사람이 자신보다 훨씬 크고 힘이 센 상대를 만나도 지렛대 원리를 응용한 주짓수의 기술을 이용하면 상대를 쉽게 제압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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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힘을 역이용 하여 적을 제압하는 브라질리언 주짓수


실제로, 브라질 주짓수의 창시 가문인 그레이시 가문의 아들인 호이스 그레이시는 참가자들 중 가장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1993년 미국의 이종 격투기 대회인 UFC에서 수많은 강자들을 거꾸러뜨리며 우승을 합니다.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해 자신의 무기로 만들어 공격하는 주짓수의 강력함이 널리 알려져, 미국 FBI에서는 여성이 배워서 남성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무술이라는 평을 받기까지 합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강국인 일본과 중국이 헤비급의 덩치 큰 최홍만 선수라면, 힘과 덩치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한국은 페더급의 왜소한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소한 체격의 한국이 덩치 큰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힘으로 도전 한다면 그 결과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 될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짓수 기술을 이용하여 우리를 압박하는 그들의 힘을 역이용 해서 그들을 공격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뿌까”의 얘기를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인 중국 쿵푸 소녀 뿌까와 일본 닌자 소년 가루를 앞세워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중국의 “힘”이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힘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바로, 일본과 중국의 문화와 캐릭터가 갖고 있는 파괴력을 이용하여 세계 시장에 진출을 한 뒤, 그 힘의 중심을 한국으로 옮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국 쿵푸 소녀와 일본 닌자 소년의 사이에, 한국의 대표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입니다.

쿵푸 소녀와 닌자 소년의 사이에 혜성처럼 나타난 한국 출신의 태권도 소년이 강력한 적들을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이 만화를 즐겨보는 세계의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태권도를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이 태권도 소년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를 먹으면 미스테리한 힘이 솓아난다는 설정을 하면, 세계 어린이들은 엄마에게 “김치”를 먹으러 한국 식당에 가자고 조를 수도 있지요. 뽀빠이가 열풍이었을 때 시금치 소비량이 급증했던 것을 비추어 보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몇 년 전 일본은 “기무치 먹는 헬로키티”를 상품화 하여 판매를 했는데,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헬로키티를 디딤돌 삼아, 일본의 기무치를 홍보 함으로 해서 한국의 김치가 아닌 일본의 기무치의 인지도가 높아졌을 것이 우려됩니다. (일본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김치'가 아닌 '기무치'를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에 등록하려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왔습니다. 2009/08/12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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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와 기무치를 합한 캐릭터 상품



뿌까의 경우, 태권도 소년이 등장을 해도 주연급 캐릭터인 뿌까나 가루에 비해서는 출연 량이 적을 수 있지만,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다면 주연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조연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태권도 소년에 대한 에피소드를 만들 때에도 한국을 배경으로 해서 한국적인 건축물과 문화를 홍보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뿌까의 제작사가 한국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출신의 캐릭터인 태권도 소년을 하나 넣는 것 또한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뿌까가 한국 대표 캐릭터가 되기 힘든 이유를 알고 싶으시면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을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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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캐릭터 회사가 제작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짜장소녀 뿌까". 하지만 일본과 중국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만 가득할뿐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는 전무하다.


비록 작품성 면에서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 영화에 한국의 전설인 용, 이무기, 여의주 등을 접목시켜 세계인들에게 선보였던 심형래 감독의 D-War는,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이보다 간단하고 실용적인 예로는, 미국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선수인 지네딘 지단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동영상의 배경 음악으로 한국 가수의 음악을 삽입 함으로 해서, 지네딘 지단을 보기 위해 동영상을 접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대중 음악을 접하게 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수 있었습니다.

지네딘 지단의 유명세로 인해 이 동영상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음악에 관심을 보였고, 한국 음악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었답니다.

우리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는 상대를 대할 때는 주짓수를 사용하여 그 힘을 역이용 했다면, 우리보다 약한 상대를 대할 때는 파괴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무에타이를 선택해야 합니다. 킥복싱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무에타이는, 주먹은 물론, 팔꿈치와 무릎, 정강이등 신체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하여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붓는 타격 형 무예입니다.

현재 우리가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 드라마나 가요를 수출할 때, 하나의 컨텐츠를 통해 연쇄적인 폭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류 스타가 출연하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 한국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한국 드라마가 외국에 수출되었다고 합시다.

남자 주인공인 A군이 연인과 데이트 할 때 즐겨 찾는 장소가 부산의 해운대이고, 항상 같이 먹는 음식이 전주 돌솥 비빔밥이라는 설정인데, 드라마를 통해 비춰지는 해운대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전주 돌솥 비빔밥은 저절로 군침이 넘어 갈 정도로 맛깔 나게 담아져 외국인들에게 보여진다면, 그들 또한 언젠가 한번 해운대에 가보고 싶고 전주에 들러 돌솥 비빔밥을 꼭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는 겁니다.

 “로마의 휴일”을 보며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페인 광장 피아차 스파냐와, “You’ve got mail”의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있었던 “Café Lalo”,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가 종을 치던 노틀담 성당, “섹스 앤더 시티”에서 4명의 여주인공이 누비고 다니는 뉴욕 맨하탄을 방문하고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대리 만족을 느끼듯이, 하나의 드라마를 통해서 여러 가지 관련 상품을 홍보 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 해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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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에서 나온 피아차 스파냐, 노틀담의 꼽추가 종을치던 노틀담 성당, 그리고 섹스 앤더 시티의 배경인 맨하탄



일본 내에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던 주인공인 “겨울 연가”에서 배용준이 살았던 “준상이네 집”에 드라마가 종영된 몇 년 후에 까지 계속해서 일본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첫 입맞춤을 했던 남이섬이 관광지로 인기를 얻었고 배경음악 CD가 불티나게 팔렸던 것, 그리고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대장금”을 보고 한국 요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사례들을 보면, 잘 제작된 컨텐츠 하나가 얼마나 많은 연관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느냐를 알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지금까지 이 연재글의 중요한 주제였던 "연상 네트워크"가 실제로 현실에서 구현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파괴력이 강력한 문화 컨텐츠가, 한국과 관련된 이미지 고리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다른 나라의 이미지와 연결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겨울연가의 준상이와 유진이 눈사람을 만들었던 그곳이 중국의 관광지였고, 준상이가 태어난 곳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택이었으며, 준상이와 유진이가 데이트 할 때 항상 즐겨 먹었던 음식이 유산슬과 짜장면 이었다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팬들의 발길은 어디로 옮겨질까요?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에서 제작되어 해외로 수출되는 드라마나 영화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시련과 고통을 겪으며 자수성가한 주인공이,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는 언제나 최고급 일본 식당으로 가서 수백만 원이나 하는 요리를 시켜 먹고, 성공 하자마자 일본의 렉서스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면, 드라마를 통해 성공한 캐릭터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곧, 일본 요리와 일본 자동차가 “성공”과 “고급”의 상징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하고 나온 헤어 스타일이나 옷, 심지어는 액세서리까지 따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생각해 보면, 창작자의 생각 하나가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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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과 겨울연가

 
물론, 한국 드라마라고 해서 한국 음식만 먹고, 한국 제품을 사용하고, 한국 자동차만 타고 다니라고 강요 한다면 이것은 21세기의 新 국수주의 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뿌까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경쟁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것을 챙기지 않고 다른 나라의 제작자들이 우리 것을 챙겨주기를 바란다면 그보다 우스운 일이 있을까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문화 상품은, 상영이 끝났다고 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같이 지워지는 게 아닙니다.

그때의 그 감동은 사람들의 머릿속과 가슴속에 남아, 추억을 느끼고 싶을 때가 생기면 언제든지 되살아 날수 있는 것이지요. “그때 그 주인공이 사랑을 나누었던” 그 자리에 가고 싶다는 마음은 평생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에서 신흥 부자가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일중의 하나가 바로 스시를 먹기 위해 젓가락질을 배운다는 이야기와, 5천 원짜리 식사를 하고 그보다 훨씬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자랑스레 들고 다닌다는 미국식 문화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을 비꼬는 신조어 “된장녀”를 통해, 문화가 우리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카라멜 색상의 시럽과 탄산수의 혼합에 불과한 음료를 마시는 것 조차 사실은 세계 1위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코카 콜라”와, 이로 대변되는 미국 문화를 소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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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를 마실때, 콜라 그 이상의 것 까지 함께 마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서 좀더 효과적으로 복합적인 문화 상품을 판매 할 수 있을까요? 앞서 세계화의 폐해에서 보았듯이, 일방적인 문화의 흐름은 반 한류와 같은 부정적인 현상을 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에타이 선수가 공격을 하는 동작이 모두 눈에 띄게 노출이 된다면, 방어자는 자연적으로 몸을 움츠려 방어 해낼 것입니다. 좀더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공격해 낼 수 있다면, 가랑비에 옷 젖든 하나 둘씩 펀치를 허용하던 선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넉다운을 당해 있을 겁니다.

(다음글에서는 여러가지의 한국 문화 상품을 거부감 없이 끼워넣어 팔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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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1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9) "김치"를 "Kimchi"로 적는것이 세계화인가?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문화의 하이브리드 – 글로컬리제이션 (Glocalization)
 

전기와 휘발유로 움직이는 혼성 자동차를 하이브리드(hybrid) 라고 하듯, 우리의 문화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목시켜 만들어낸 제품들 또한 문화적 하이브리드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i] 더 나아가, 세계화를 시키는 과정에서 지역적 특정을 존중하여 그 문화에 잘 접목 시켜 세계화와 지방화를 동시에 진행시키는 것을 “글로컬리제이션 (glocalization)”이라고 하는데, 맥도날드가 인도 지역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뺀 햄버거를 판매하는 것과 사우디 아라비아 지역의 매장에서는 남녀 좌석을 구분한 구조를 선보이는 것이 좋은 예 입니다.[ii]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추진중인 대표 프로젝트인 “떡볶이 (Topokki)”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과정이 잘 이루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매콤 달콤한 고추장을 기반으로 만든 소스에 쫄깃한 떡과 어묵을 버무려 만든 떡볶이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고추장의 매콤함이 다소 자극적 일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빨에 들러 붙는 떡의 질감이 거부감을 줄 수가 있고. 영양적인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맛의 소스 개발과, 쌀 떡에만 국한되지 않고 파스타를 응용한 다양한 질감의 떡볶이를 비롯, 영양적인 면을 보충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야채와 고기류를 포함한 떡볶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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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떡볶이는 독창성이 뛰어나지만, 세계인을 상대로 판매하기에는 대중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지만. 일련의 포장, 개량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인이 즐기는 대중적인 재료인 파스타와, 이국적인 매콤함의 타바스코 소스를 만나, 독창성과 대중성 사이에서의 타협점을 찾아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복 패션의 거장인 디자이너 이영희씨가 입기 힘든 한복을 개량과정을 통해 기성 한복을 제작하여 세계인들에게 판매하는 것도, 독창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최적의 타협점을 찾아 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들을 관광 상품화 하여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불교 문화와 사찰의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템플 스테이”또한 아주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이보다 더욱 공격적인 하이브리드의 예로는, 뉴욕에서 현지인들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New York Hot Dog & Coffee”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이 핫도그 가게를 유명하게 만들었는지는 메뉴를 살펴 보면 알 수 있지요.

기존의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소시지 핫도그에, 한국의 김치를 넣어 만든 “Kimchi Dog”는 물론, 불고기를 넣어 접목시킨 “Bulgogi Dog”또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는데, 이는 현지인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핫도그에 한국 음식인 불고기와 김치를 접목시킴으로 해서 외국인들 또한 한국의 음식을 시도해 보는 데에 드는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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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Hot Dog & Coffee"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인 "Kimchi Dog"와 "Bulgogi Dog"



실제로, 필자와 수업을 들었던 미국인 친구 여럿은, New York Hot Dog & Coffee에서 김치와 불고기를 처음으로 접한 뒤, 정통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다며 저에게 한국 레스토랑을 추천해 달라고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3월에 펼쳐진 뉴욕대학교의 “Korean Culture Festival”에서는, 숙명여대의 가야금 공연단과 한국 B-Boy(브레이크 댄서와 비트박스, 디제이로 구성된 공연 팀)의 공연 영상을 상영하여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 냈는데, 관객들은 한국의 전통 문화와 현대 서구 문화의 어우러짐에 관객들은 높은 점수를 주었던 걸로 미루어 보아, 한국의 것을 처음 시도하는 데에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외국인들의 거부감을 줄이는 데에 하이브리드가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독창적인 한국 고유의 문화와 현지의 문화를 접목시킨 데에는 상당한 용기와 도전 정신이 필요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만일 우리가 고유성에만 집착하여 “원형”의 틀에서 벗어 나지 못한다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는 거지요. 소금에 절인 백 김치가 주를 이루었던 원래의 김치가, 임진왜란 전후에 일본을 통해 도입된 고추를 양념으로 사용하며 현대의 빨간 김치가 탄생한 것은 외국의 것을 수용하여 우리 것으로 만들어낸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iii]

만일 원형의 유지에만 집착을 했다면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매콤한 김치는 맛볼 수 없었겠죠. 같은 맥락에서, 한국 식당이 전통적인 것에만 집착한 나머지 외국인들이 식사하기 불편한 대청마루만을 고집한다면 잠재적인 고객들을 잃어 버릴 수도 있겠지요. 한국적 전통미를 살리되,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 탄생 시키는 과정을 거치면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외국 문화나 외국산 재료라고 하여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것을 우리 것에 입혀서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느냐를 생각하는 창조적인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2009/08/2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1) 헬로키티가 '기무치' 홍보 할때 우리는 뭐했나?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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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핵 융합 반응을 통해 원소 한개 이상이 녹아 더 큰 원소를 만들어 내는 “퓨전 (fusion)”이 무국적인 음식을 만들어 내는것과는 달리, 하이브리드 음식은 각국 음식의 특징이 공존 하는것을 의미한다

[ii] http://terms.nate.com/dicsearch/view.html?i=1020742

[iii] http://cafe.naver.com/sobupri.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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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으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그 사이에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던가,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 와 같이 쉽게 해답을 낼 수 없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 관련 뉴스를 접할 때면 항상 겪어야 하는 논쟁인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와 “세계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주장의 대립 또한 그런 것입니다. 전자를 옹호하는 쪽은, 한국의 문화가 세계인들에 의해 인정 받은 여러 사례와 함께, 세계의 유수 기업들이 유독 한국 시장에서만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철수했던 사례들을 내세웁니다.

이와 반대로, 후자를 옹호하는 쪽은, 한국적인 것을 내세워 세계 시장에 도전했다가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하고 철수한 사례들과 함께, 국내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계 기업들의 성공 사례들을 열거 하며 대립 각을 세우지요. 물론,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가장 한국적인 것은 “김치”이고 가장 세계적인 것은 “Kimchi”라고 말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단지 한글인 김치를 영문 표기인 “Kimchi”라고 바꾼다고 해서 김치가 세계적이 되는건 아니지요. 실제로 국내의 많은 회사들이 세계화를 외치며 하는 것이 바로 “그럴듯한 영어 브랜드명”을 만드는 것인데,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 이름만 영문으로 표기한다고 갑자기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건 아닙니다.

Coloful Daegu, Dynamic Busan, Fly Inchon, It's Daejeon, Your Partner Gwangju, Ulsan for You, Happy Suwon, A+ Anyang 과 같이, 내실을 키우지 못하고 단지 슬로건만 국제 언어인 영어 단어를 붙인다 해서 단숨에 국제적인 도시가 된다는 생각 또한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것과 세계적인 것이 세계적인것 이라는 의견 중 어느 쪽의 의견이 타당한 것이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전략일까요? 정답은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입니다. 일단, 너무나도 추상적이라 쉽게 이해하기 힘든 “한국적” 이라는 것과 “세계적” 이라는 단어가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소화하기 쉽도록 풀어서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한국적”이라 함은 유형의 모습을 가질 수도 있고, 무형의 모습을 가질 수 있는데, 한국의 미술 작품이나 건축 양식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함이 유형적인 예라면, 어른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 몸을 돌려 술을 마시는 것과 같이, 한국인들 사이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함이 무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한국의 문화를 통해서만 찾을 수 있고,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세계의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민족적” 요소가 바로 “한국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곳 한국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유함” 혹은 “독창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를 통틀어 오리지널리티 (originality)라 칭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계적”이라 함 또한 유형 혹은 무형의 모습을 가질 수가 있는데, 세계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장 차림이나 청바지에 티셔츠 등이 유형의 예라면,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악수를 하는, 세계인들이 널리 공유하는 에티켓은 무형의 예가 될 수가 있겠지요. 따라서, 특정한 민족의 문화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닌, 세계 어느 곳에서도 쉽게 통용되고 사랑 받는 “보편성”과 “대중성”이 “세계적”인 것의 중요 요소라 할 수 있기에, 우리는 이를 통틀어 파퓰러리티(popularity)라 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발전하여, 민족적인 요소가 대중성을 통해 국경을 허물고 세계 여러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을 “세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어른들 앞에서 몸을 돌려서 술을 마시는 한국식 주도나, 한국 전통의 건축 양식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이 될 때, 우리는 한국의 문화가 “세계화 (globalization)”가 되었다고 할 수 있고, 세계의 주도와 건축 양식이 “한국화” 되었다고 바꾸어 말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에서, 현재 우리가 “세계화”라고 인식하는 대중문화의 뿌리를 찾아보면 미국이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청바지와 티셔츠로 대변되는 미국의 의상에, 제2의 공용어로 쓰이는 미국식 영어,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미국의 팝송, 그리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즐기며 스타벅스에 들러 카라멜 마키아토를 마시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사실상 우리의 문화는 “미국화”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닌, 세계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현상입니다.(i) 

“세계화”의 가장 큰 위험성으로 지적되는 “문화의 종속화”는, 문화적 주체성이 약한 국가에 상륙을 하게 되면 현지 문화를 파괴하고 멸종 시켜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한국 문화 컨텐츠인 “한류”역시, 수입국과 건강한 교류를 할 수 있는 쌍방향의 것이 되어야만 하겠습니다.

“중국을 정복한 한류열풍” 이나 “한국 드라마 일본 열도 정벌”과 같은 자극적인 문구는, “반(反)한류”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파리 8대학 유럽 연구소의 베르나르 카생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세계화와 국제화는 다를 뿐 아니라 상호 모순된 개념이다. 국제화에서는 시민들이 국내에서 집단을 형성하여 연대하고 나아가서 외국의 집단과도 다자적 시스템 아래서 협조하고 손잡는다. 또한 정부가, 적어도 민주국가에서는, 사회와 시민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그러나 세계화에서는 시민은 없어지고 소비자만 존재한다. 또한 세계화에서는 의사결정 중심으로부터 시민을 완전히 분리하여 시민은 단순히 결정을 적용하는 대상일 뿐이다. 이러한 세계화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저항해야 한다. 국제화는 보편화의 한 단계로서 모든 인간사회 간의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다.” (ii)

그렇다면,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대립은 곧 고유성과 대중성의 대립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두 요소 모두에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게 될 경우에는 다른 한가지를 놓치게 될 수가 있는 거지요. 다시 말해, 오로지 “한국적”인 것만이 세계적이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경우, 대중성이 부족한 상태로 세계 시장에 선을 보이게 되면, 공급은 있지만 이를 원하는 수요가 없는 모습을 보이게 되어 십중팔구로 실패를 맛보게 될 수밖에 없지요.

한국의 문화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들이 개그 콘서트를 본다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물론, “대장금”과 같이 지극히 전통적인 한국적 소재로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무조건 “한국적”인 것만을 고집한다면 세계인의 공감대를 얻기는 힘들 것입니다. 한국 내에서도 대중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판소리를 지금 그대로 세계인들에게 선보이거나, 한국적 코미디를 소재로 해 국내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공감하기 힘든 영화를 그대로 수출 한다면 쉽게 성공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세계적”인 것만을 고집하며 독창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로 세계에서 유행하는 코드만을 쫓는다면, 모방 품이나 아류 작으로 전락해버릴 위험성이 크다는 겁니다. 만일 현대 자동차에서 요즘 유행하는 슬림한 디자인을 따라하기 위해 독일 아우디사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하여 만들어 낸다면, 대중성은 얻겠지만 독창성이 없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들이 해외의 명품 제품들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모방해 내지만, 이는 모방에 그친 복제품일 뿐 일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두 축의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 내어, 우리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도 포함하는 “국제화 (internationalization)”를 이루는 것입니다. 세계화가 국경을 파괴하며 국적불명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과는 달리, 국제화의 경우에는 각국의 국경과 고유의 문화를 유지한 채로 벌어지는 국가간의 교류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을 종주국으로 하는 스포츠인 축구가 영국을 뿌리로 하여 “세계화”가 되었다면, 국가들 개개의 개성이 없이 모든 국가가 영국식 축구 스타일을 따르는 “영국화”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가 “국제화”가 된다면, 모든 국가가 자신들만의 개성을 살린 스타일의 축구를 하며 세계의 팀들과 겨루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날의 축구는 세계인들이 즐기기는 하지만, “세계화”가 된 스포츠가 아니라, “국제화”가 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브라질의 삼바축구, 프랑스의 아트 사커, 이태리의 카데나치오를 생각하면 각국의 팀들이 특색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또 하나의 예로, 우리 한복의 전통적인 디자인에 세계에서 유행을 타고 있는 기성복 스타일을 접목시켜 창조해 낸다면 이것은 “국제화”이지만, “미키마우스”와 같은 국적 불명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어 전세계인들에게 거부감이 없이 어디서나 통할 수 있게 만든다면 이것은 “세계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갖고 있는 소중한 “원석”인 한국적 문화 자원을 캐내어 발굴한 뒤, 가공과정을 거쳐 세계의 구매자들의 대중적인 기호에 맞는 “포장”을 하여 판매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런 포장 없이 우리 것을 자랑스러워 하기만 한다고 해서 세계 시장에서 저절로 대중성이 생긴다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실례로, 일본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른 가수의 곡을 작곡하여 화제가 되었던 한국인 작곡가 송영하씨의 성공 비결은 바로 “일본인들의 취향과 정서를 이해하면서 한국의 정서를 조화시킨 신선함” 이었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 원더걸스의 현지 프로모션을 맡고 있는 유명 기획사인 조나스 그룹 역시, 원더걸스가 추구하고 있는 복고풍 스타일과 음악은 미국의 아티스트에 의해 시도되고 있지 않는, “새로운 이미지”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원더걸스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씨 역시, 미국에서 활동하는 원더걸스가 미국풍을 쫓기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활동하던 이미지를 살려 그대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미술계에서 또한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는데, 홍콩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 한국의 작가들의 작품이 추정 가를 훨씬 뛰어넘는 고가에 팔리는 등 홍콩 미술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이들의 성공 비결은 바로 한국적 색채가 강한 작품들이었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젊은 팝 아티스트들인 권기수, 이동기, 신선미는 서구의 콜렉터들이 쉽게 이해하는 팝 아트 장르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시켜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장동조 더칼럼스갤러리 대표에 따르면, 해외 콜렉터들은 서양 현대미술과 유사한 작품들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한국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독특한 한국의 미를 현대 화법으로 표현해낸 권기수의 작품

권기수 화백의 작품

더불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금메달과 2009년 WBC에서의 준우승의 쾌거를 올린 한국 야구 대표팀의 스타일은, 야구 종주국 미국이 추구하는 장타 위주의 “빅볼”이나, 근대 한국 야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일본 야구가 추구하는 단타 위주의 “스몰볼”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오히려 두 요소를 혼합한 스타일에 “발야구”라는 기동력을 접목시킨 새로운 한국식 스타일 이었습니다.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업적을 이루어냈던 한국 축구의 스타일 역시, 세계 축구계에서 주를 이루는 유럽식 전술에, 한국팀 특유의 근성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독특하고 강력한“압박 축구”를 탄생시켜 내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세계적 강호인 이탈리아를 격파하고 8강에 올랐던 북한 축구대표팀이 선보였던 “사다리 전법”역시, 유럽식 전술에 자신들만의 특징을 접목시켜 대 성공한 사례라고 볼 때 있습니다.

북한의 8강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사다리 전법"



이를 통해 보듯이, 대중적인 문화에 대한 모방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대중성인 소재에 한국적인 특징을 입혀 “국제화”시킨 것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 야구 대표팀이 미국이나 일본 스타일의 야구를 무조건적으로 모방을 해 미국과 일본과 겨루었다던가, 한국과 북한 축구 대표팀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유럽의 축구 스타일을 모방하여 원조 유럽 팀들과 대결을 했다면 과연 이러한 업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요?

공을 가진 선수를 순식간에 3명이 에워싸는 한국 대표팀의 지칠 줄 모르는 압박과, 평균 165cm에 불과한 북한 축구 대표팀의 선수들이 서로의 어깨를 짚고 올라가 인간 사다리가 있었기 때문에 위대한 업적이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독창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체성”입니다.

우리가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맞는 백신은 사실 독감 균을 몸 속에 집어 넣어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만약 우리 몸 속의 항체가 나약하다면 소량의 병균에도 압도 당하여 몰살 할 수밖에 없겠죠. 문화 또한 마찬가지로, 외국의 문화를 받아 들여 토착화 시킨 후 우리 것으로 재탄생 시키는 과정에서, 항체 역할을 하는 현지의 문화가 주체성이 없다면,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문화에 의해 괴멸 당하게 되어버리고 마는 거지요.

인도 카레보다 더 유명한 일본 카레나, 이제는 정말 맛있는 파스타를 먹으려면 일본으로 가야 한다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탄탄한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자국의 문화를 통해 외국의 문화까지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본의 “모방을 통한 새로운 것의 창조”를 교훈 삼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보듯이, 드라마나 영화, 음악을 비롯한 한국의 모든 문화 콘텐츠가 독창성을 배제한체로 대중성만을 쫓아 모방품의 제작에만 그친다면, 그것은 모방을 통한 복제품의 제작에만 그칠수 밖에 없고, 원조를 뛰어넘는데 더욱 힘이 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 음악계에 진출한 한국 가수가 “완전한 현지화”를 표방하며 미국인처럼 행동하고 미국식으로 노래를 부르고 미국식으로 춤을 춘다면, 자신과 똑같은 스타일을 추구하는 수많은 미국의 아티스트들과의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여기에 남들이 못하는 어떠한 (한국적인) 요소를 통해 음악을 표현해 낸다면, 그는 그 위치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 입지를 탄탄히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출신 가수 K는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적으로 미국 음악을 소화해내는 가수”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독특한 잠수함 식 투구 폼으로 성공을 이루어냈던 김병현 선수가, 대중성을 쫓기 위해 그만의 투구 폼을 버리고 대중적인 투구 폼을 선택하여 정통파 투수가 되었다고 하면, 자연스레 그가 경쟁해야 하는 선수들의 수는 많아지고, 그만의 경쟁력도 줄어들게 되는 겁니다.

서구의 미인을 따라서 얼굴을 성형한 한국 여성보다, 한국적인 독특한 얼굴로 국제적 인기를 얻는 스타들을 봐도 이해 하기가 쉽지요. 따라서, 한국의 문화계에서도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돈이 되는” 대중적 컨텐츠만을 선택하여 비슷한 내용의 소재를 계속해서 생산해내는 “자기 복제”나, 일부 유명 한류 스타의 이름값에만 기대어 컨텐츠의 내실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면, 이른바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 상품 인기는 쇠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만약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표방하며 만들어낸 "한류월드" 또한, 독창성을 배제한 체 미국의 문화를 모방하는 데에 그치면, 이는 명품을 모방한 복제품을 만드는 “헐리우드” 짝퉁 공장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iii)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검증된 트렌드에만 집중하지 말고, 경쟁국가들과의 싸움에서 돋보일 수 있는 독창적성이 포함된 컨텐츠를 개발해야만 합니다.


2009/08/2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0) 핫도그에 김치 얹어 먹는 미국인들?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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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한국적인것과 세계적인것에 대한 주제를 다룬 한국의 정체성 탁석산
(ii)
http://www.hani.co.kr/section-002009000/2000/002009000200002031744001.html
(iii)
2000년 전후로 대한민국의 드라마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가 대한민국 국외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생겨난 한류를 기반으로 한류의 세계화와 체계적인 육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될 복합단지이다. 경기도가 고양시 일산에 만들고 있는 문화관광 복합단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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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서 소개한 글 에서는 한복을 'Korean Kimono"로, 청와대를 'Blue House'로 빗대어 설명하게 될 경우에 한국의 고유한 문화 상품들이 일본이나 중국, 혹은 미국 문화의 아류작으로 인식 되어 버릴수 있는 위험에 대해 논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심리학 연구를 토대로 해서 이러한 오류가 한국의 문화산업 전반에 어떻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상 네트워크에 불을 붙여라

이것이 왜 중요한지는 (2009/08/14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 외국인들에게 Korea는 왜 "싸구려 브랜드"가 되었나?)에서 소개해 드렸던 “연상 기억 네트워크 모델”을 떠올려 보시면 힌트를 얻을 수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심리학의 “점화 이론 (priming effect)”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점화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구성요소인 개념들간의 연관성과 그들간의 전체적인 연결 망 (network)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 된 것인데, 특정한 정보를 접하게 될 경우에 그와 연관되어 있는 기억들이 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게 될 경우, 이 개념과 의미적으로 관련이 있는 “초콜릿”,”바닐라”,”충치”,”얼음”,”눈사람” 등이 동시에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일컬어 “개념의 활성화 확산 (spreading activation)이라고 하는데, 이를 판매자의 입장에 접목을 시킨다면, A상품을 접한 소비자가, 자사의 또 다른 상품인 B가 자연스레 연상되어 구매로 이어지길 바랄 것이고, 더 나아가 자사의 C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구상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워튼(Wharton) 대학의 마케팅 교수인 Jonah Berger에 의하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것들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그가 고안한 실험에서 개의 사진을 반복적으로 접한 실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빨리 Puma 브랜드를 인식 해내고 해당 브랜드의 신발에 더욱 호감을 나타 내었는데, 이는 개의 사진을 접함으로써 “개”의 개념과 연관성이 있는 “고양이”의 연관성이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고양이”와 연관성이 있는 “표범 (Puma)”의 개념을 활성화 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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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개의 사진을 보는것만으로도 Puma 브랜드에 관련된 기억이 활성화 된다



물론, 개들 몇 마리를 본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Puma 신발을 사지는 않겠지만, 이 실험은 우리 주위에 있는 환경에서의 미묘한 암시(cue)가 어떻게 구매 심리에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 하는 예가 되겠습니다. Berger에 따르면,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제품을 쉽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 기억에 잘 남는 슬로건이나 문구들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하는 것보다, 제품과 환경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는 편이 판매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고리가 형성되면, 우리의 주변 환경이 알아서 자동으로 제품을 판매해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Berger는 미국 세제용품인 Tide(영어 단어로는 썰물 혹은 조수의 간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의 예를 들었는데, 해변의 파도를 보는 것만 으로도 Tide 제품에 대한 관심을 자극시킬 수 있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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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파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Tide'라는 단어가 활성화 된다



그리고, Berger와 Waterloo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Gerainne Fitzsimons의 조사에 따르면, 1997년 7월 4일 미국 우주 항공국 NASA가 화성(Mars) 탐사선인 패스파인더 호(Pathfinder)를 발사하고 난 후에 Mars Bars라는 캔디 제품의 판매가 급증 한 것을 알아냈는데.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 Mars Bars라는 제품명은 “화성”을 의미하는 Mars가 아닌, 회사의 창립자의 이름에서 따온 Mars였다는 것이었으니, 뜻하지 않게 점화 작용의 도움을 받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환경적인 암시가 기억의 활성화를 통해 특정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테스트 하기 위해 Berger와 Fitzsimons는 일련의 실험들을 진행 했습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미국의 할로윈 시즌 동안에 특히 많이 접하게 되는 “오렌지색”이 소비자의 특정 상품의 구매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서 144명의 구매자들에게 어떠한 캔디/초콜릿 제품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지를 물어 보았습니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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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기간에 많이 볼수 있는 "Jack-O-Lantern"


응답자중 절반에게는 할로윈 하루 전날 조사를 했고 나머지 반에게는 할로윈 1주일 후에 조사를 하였는데, 하루 전날 조사를 한 응답자들은 1주일 후의 조사 그룹에 비해 두 배나 많이 오렌지색에 관련된 제품들 (Reese’s 캔디와 Orange Crush와 Sunkist 음료수)을 먼저 기억해 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특정 색깔의 풍부함”과 같이 단순한 환경적 암시가 제품의 기억에 대한 가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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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이 지난 1주일 후에 오렌지색 제품을 두 배 이상 잘 기억해 내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29명의 대학생 실험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오렌지색 펜을 주고 다른 집단에는 초록색 펜을 주고, 그 펜을 이용하여 설문 조사지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접 종이에 문장을 적도록 함으로서 펜에서 나오는 특정한 색에 대해 노출을 시키기 했습니다.

그 후에, 여러 종류의 제품 사진을 보여주고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는데, 질문 중 하나는 오렌지색 Sunkist soda와 초록색의 Lemon Lime Gatorade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오렌지색 펜을 사용한 집단과 초록색 펜을 사용한 집단은 서로 20%씩 더 오렌지색 제품과 초록색 제품을 선호했는데, 이를 통해서“특정 색깔에 대한 노출”이 그 색과 연관된 상품의 구매 호감도를 증가 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엇 보다 중요한 발견은 바로 이 개념의 “점화 효과”는 특별한 학습이 없이도 무의식 중에 작용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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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펜을 쓴 집단과 초록색 펜을 쓴 집단의 선호도가 달리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연결고리와 환경적인 암시를 잘 엮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제품의 판매에 있어서 경쟁 기업보다 우위를 점할 수가 있습니다. 잘나가는 기업인 일본의 경우, “일본”을 생각하면 “스시”가 자연스레 연상되고, 이와 연관되어 “가라데”,”사쿠라”,”사무라이”등등이 자연스레 떠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소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인 Korea의 경우, 자사의 제품명 없이 냉면을 의미적 설명인 “Cold Noodle”로 표기 할 경우, “한국”,”비빔밥”,”태권도”로 연결되어야 할 연결고리가 “Noodle”과 강력하게 연관되어있는 “중국”,”만두”,”쿵푸”등의 엉뚱한 이미지 조각을 활성화 시킬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예로, 외국인들이 우리의 굿을 “Shamanistic ritual”로 접하게 된다면, “토속적” 이라는 이미지와 더욱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세렝게티 초원-사파리” 혹은 “뉴질랜드 원주민-키위-코알라”등의 엉뚱한 이미지 조각들로 연결시키게 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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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Korean Kimono"로, 김밥을 "Korean Sushi Roll"로 소개함으로 해서 한국 상품들간의 연결 망이 깨지고 일본의 연결망을 활성화 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마찬가지로, 타사 제품에 빗대어 홍보를 하게 될 경우에도, 파생품과 아류작이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는 위험함은 물론이고, 한국 제품을 구매할 잠재적인 소비자들을 일본과 중국의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겁니다. “한복-태권도-김치-붉은악마-태권도” 등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연결 고리가, “한복 (Korean Kimono)-기모노-스시-스모-사쿠라-사무라이-닌자”로 이어지게 되어 결국 구매자의 이탈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일단 한번 한국의 연결 망을 이탈하여 빈틈없이 잘 짜여진 일본의 연결 망으로 들어가게 될 경우에는 다시 한국의 연결 망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관한 기억의 연결고리의 활성화를 통하여 한국산 제품의 소비를 최대화 하고 싶다면, 첫째로 제품을 상징할 수 있는 고유한 제품명이 필요하고, 둘째로 한국의 이미지 조각들에만 독립적으로 연결이 되는 제품명을 만들어서 불필요하게 다른 제품과의 이미지 고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한식당 들은 거의 대부분이 한국을 연상시키기 쉬운 한국적인 업소 명을 붙이는 것이지요. 서라벌, 신라, 세종관, 우레옥, 금강산 등등, 해외 어디를 나가더라도 한식당 들은 한국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다듬어 져야만 기존의 소비자들을 한국의 연결 망에 묶어 두어 반복적인 구매가 발생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단단하고 물샐 틈 없이 견고하게 연결되어있는 연결 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 조각들과 그것들을 연결해주는 연결 고리들의 수가 많아야 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들을 쉽게 연상시킬 수 있도록 로고와 심볼과 같은 상징물들을 만들고 가능하면 많은 회수로 소비자들에게 노출을 시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전광판이나 TV나 라디오 광고를 통해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좀더 좋은 광고 배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그 결과, 우리가 막대기 로고를 보거나 마이클 조던을 보면 쉽게 나이키를 연상할 수 있고, 길거리에 있는 황금 아치나 로날드를 보게 될 때 자연스럽게 맥도날드를 연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외국인들 또한 타지마할과 요가, 그리고 간디를 생각하면 인도가, 투우와 플라멩코, 그리고 돈키호테를 생각하면 스페인이, 버킹엄궁과 빅벤, 그리고 왕실근위병을 생각하면 영국이, 오페라 하우스와 코알라, 그리고 캥거루를 생각하면 호주가, 만리장성이나 이소룡, 혹은 팬더 곰을 보면 중국이, 후지산이나 복 고양이 (마네키네코 招き猫), 혹은 사무라이를 보면 일본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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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4 일본의 대표적 "마네키네코" (위), 영국의 왕실 근위병 (가운데),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 (아래)



하지만 앞서 소개해드린 선진 5개국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외국인들의 기억 속에는 한국을 대표할만한 이미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고, 그나마 있는 이미지들 또한 건물이나 캐릭터같이 구체적인 형상을 갖고 있는 이미지보다도 “경제 성장, 부지런한 사람들, 다이나믹함, 혹은 기술력[iii]”과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또한 한국에만 연결되어 있는 독립적인 이미지가 아니므로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약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는 쉽게 말해, 한국을 떠올리면 "느낌은 있지만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 현상과도 같은 것이지요. 느낌은 있되 실체는 없는,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떠올렸을때 느낌만 있고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 존재감또한 그다지 강하지 않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특징을 나타낼만한 상징물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있다면 이러한 상징물들이 한국을 알리는 데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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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할로윈에는 오렌지색 호박 (pumpkin)을 사용하여 만든 장식품인 “Jack-O-Lantern”을 많이 접할수 있다.

[ii] http://knowledge.wharton.upenn.edu/article.cfm?articleid=1927

[iii]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2009년 7월 13일 코트라가 산업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독일, 베트남 등 25개국의 4천214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가브랜드 이미지 조사에서 `한국 하면 기술력이 연상된다'는 응답이 전체의 12.0%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다.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1&cid=302839&iid=139940&oid=001&aid=0002761175&ptype=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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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한국식 소고기 샐러드 덮밥 주세요!



요즘은 미국내의 한국 식당에서도 한식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어설픈 젓가락 솜씨로 김치를 집어 먹는 모습과, 상추에 고기와 야채를 얹어 쌈을 싸 먹는 모습을 보면 이제 한식도 우리만 즐기는 음식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예전에 한번 외국인들도 꽤나 많이 찾는 한식당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과연 외국인들은 어떠한 요리를 좋아할까 궁금해하며 메뉴 판을 펼쳐본 순간 또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요리 명이 영문으로 표기된 것은 찾을 수가 없고 오히려 한국 요리를 영어로 풀어서 한국인들도 쉽게 이해 하기 힘들도록 설명을 해놓았던 것입니다. 표를 참고하여 과연 어떤 것이 어떤 한국 요리를 뜻하는 것일까 맞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

한국식 소고기 샐러드 덮밥

(거꾸로)밥빔비

Korean Style Barbecue

한국식 바비큐

비갈

Cold Noodle

차가운 면

면냉

Boiled Ginseng Chiken

푹 고운 인삼 닭

탕계삼

Marinated Beef

양념된 소고기

기고불

Korean Hot Pancake

한국식 핫 펜케이크

떡호

Korean Sushi Roll

한국식 초밥 말이

밥김

 


현대 자동차가 280 마력을 뿜어내는 6기통 V6엔진을 장착한, 1갤런당 25마일을 달리는 고성능/고연비 스포츠카를 개발해내어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이 혁신적인 신제품에 현대 자동차는 어떠한 모델명을 붙여줄까 고민하다 모든 외국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델명은 붙이지 않고 대신 “Hyundai’s 280 Horsepower V6 Sports Car that runs 25 Miles Per Gallon (280마력 6기통의 갤런당 25마일 연비의 현대 스포츠카)” 이라는 장황한 설명문구로 제품을 마케팅을 합니다.


과연 이 스포츠카는 잘 팔릴까요? 그리고, 구매자들의 기억 속에 얼마나 오랫동안 남을 수 있을까요? 이렇듯, 모든 제품에는 그 제품을 상징하는 고유의 제품명이 있어야 하고, 그 후에 그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따라오는 것이 정석입니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Who are you? 라고 물었을 때 “My name is OOO”라고 이름을 먼저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 인데, 나를 상징하는 고유 명사인 이름을 먼저 알려준 후에, 나에 대한 설명을 하는게 상식적이지요.


예를 들면, “I am a 25 year old graduate student studying Economics (나는 25살의 경제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입니다)” 하지만 대뜸 나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나에 대한 설명만 해준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무엇으로 기억할 수 있을까요? 헤어스타일? 그날 입었던 옷? 구두? 아니면 넥타이 색깔? 이렇듯, 나만의 고유한 이름이야말로 남들로부터 나를 구분하고 기억 속에 강렬히 각인 시킬 수 있는 브랜드인 것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가 영어를 공부할 때도 단어 자체로 먼저 외운 뒤에 그것이 해당하는 의미를 기억하는 이치와 같은 겁니다.


우리가 “배가 고프고 허기진 상태”를 나타낼 때 “hungry”라는 대표 단어 하나로 표현을 하면, 상대방도 그 대표 단어를 통해서 의미를 이해하는 거지요. 따라서, 우리만의 독창적인 음식인 비빔밥의 특성을 거세시켜 버리고 무색 무취의 특성 없는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로 만들어 버린 게 얼마나 잘못 된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수정과"를 "Sujeonggwa"가 아닌"Cinnamon Punch (계피 음료)" 그리고 "식혜"를 "Shikhye"가 아닌 "Rice Nectar (쌀 음료)"라고 표기하여 판매함으로 해서, 독점권을 포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지요.

간단한 예로 생각을 해 볼까요? 만약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새 핸드폰인 "옴니아"를, "옴니아"라는 제품명을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이라고 홍보해서 판다면 어떻게 될까요?

휴대폰 매장에 들어간 한 손님이 "옴니아" 주세요 라고 하지 못하고 "휴대폰" 주세요, 라고 말을 함으로 해서, "옴니아"로만 연결되야 할 구매행위가, 수많은 "핸드폰" 경쟁자에게로 빠져 나가게 된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우리의 "막걸리"를 "Makoli" 가 아닌 "Rice Wine (쌀로만든 과실주)"라는 표기를 함으로 해서 한국만의 제품인 "막걸리"로만 이어져야 할 구매행위가 일본, 중국, 혹은 다른 나라의 "Rice Wine"으로 빠져 나가게 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지요.

삼성 휴대폰의 예처럼, 주류 상점을 방문한 미국인이, "막걸리"주세요 라고 말하지 못해, "Rice Wine"주세요 라고 하게 됨으로 해서, 한국의 "막걸리"가 아닌, 중국의 "Rice Wine" 혹은 일본의 "Rice Wine"을 구매하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수 있는 것이지요. 도대체 우리는 어떠한 이유에서 너무도 소중한 독점권과 원조 효과를 스스로 날려버리고 있는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햄버거가 햄버거로 불리고 스파게티가 스파게티로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비빔밥은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로 불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면 문제가 큽니다. 이런 식이라면, “대전에 사는 김미화씨”를 의미로 풀어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유명사

의미

영어

대전 (大田)

한밭, 넓은 밭

Large Farm

김미화 (金美花)

경주 김씨, 아름다운 꽃

Gyungjoo, Beautiflul Flower

 

이를 합하면, “Beautiful flower from Gyungjoo growing on a large farm (넓은 밭에서 자라는 경주 출신의 아름다운 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삼성, 현대, 쌍용은 각각 “Three Stars”, “Modernity”, 그리고 “Twin Dragons”로 표기하여야 하겠지요. Korea의 제품을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강력히 각인 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만의 고유한 제품명을 우선적으로 각인 시킨 후에 그 제품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야만 하는 겁니다. 단지 의미 전달만을 위해 풀어 쓰는 건 어리석은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대전에 있는 한밭 대학교의 영문 표기는 “Large Farm National University”가 아닌 “Hanbat National University”가 맞는 표기인데, 실제로도 그렇게 쓰이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반대로, 얼마전 한국을 방문 했을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한국의 유명 한식 레스토랑의 간판에 한글과 일본어로는 그대로 업소 명을 표기한 후 영어로는 업소 명을 탈락시킨 후 커다랗게 “Korean Restaurant”이라고만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과연 이 식당은 영어권 손님들이 어떻게 다시 찾아 오기를 기대하는가 하고 의아해 했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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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특산품인 굴비를 "Gulbi"로 표기하지 않고 의미 설명인 "A dried yellow corvina"로 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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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를 "Bingsu"가 아닌 "Ice Flakes"로 표기하고 있는 한 제과점



하지만 이 규칙은 모든 한글 단어를 발음대로 표기하라는 것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한국 고유의 독창적인 것에만 한국어 발음대로 브랜드화 하라는 것입니다. 의미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명사에는 일반적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삼국사기”와 “청동기 시대”의 경우를 본다면, 삼국 사기의경우에는 세계사를 통틀어 한국에만 존재하는 고유한 역사 사료이기 때문에 브랜드화 하여 “브랜드 명 – 설명”의 형식을 따르는 “Samguk Sagi - Historical record of the Three Kingdoms of Korea: Goguryeo, Baekje and Silla” 로 표기 해야 합니다.


반대로, 역사 박물관에서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유물들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삼국사기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청동기 시대는 고유 명사가 아닌 일반적인 역사 용어입니다.


따라서,이에 대한 표현을 “Cheong Dong Gi Shi Dae”로 한국어를 그대로 표기를 한다면, 이것은 마치 외국인들의 출입이 많은 국제 공항의 화장실을 “Rest Room”이 아닌 “Hwa Jang Shil”로 표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청동기 시대와 같이 의미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명사는 국제 표기법을 따라 “Bronze Age”로 표기 되는 것이 옳겠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한국 불교 번역 영어 연구원의 장은화씨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 (無垢淨光大陀羅尼經)”의 표기가 문화재청의 “Mugujeonggwangdaedaranigyeong”이 아닌 “Great Dharani Sutra of Immacualte and Pure Ilumination”으로 표기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것은 쉽게 얘기해서, 한국이 상표권을 갖고 있는 제품에는 우리 고유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여 모든 권리와 특혜를 누려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국제 기준의 일반 명사 표기법을 따라야 한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일본 식당에 가보면 언제나 감탄을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점입니다. 메뉴상의 정말 소소한 것조차 일본식으로 그대로 표기가 되어있는 것을 자주 접했는데, 우리가 잘 먹는 우나기(Unagi,장어),이카(Ika,오징어),마구로(Maguro,참치) 등은 물론이거니와 양념류인 와사비(Wasabi,고추냉이), 쇼유(Shoyu,간장)까지도 일본식 그대로 표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여러 일식당을 다녀 보아도 서로 표기법이 다른 것은 거의 본적이 없을 정도로 표기법의 규격 관리가 잘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수많은 외국인들 또한 거리낌 없이 척척 일본어 단어로 메뉴를 주문하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하지만 한국 요리라고 해서 못할 이유는 절대로 없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갈비를 설명할 때, 로마자 표기법 기준을 따라 갈비를 Galbi로 표기한 뒤에 marinated beef/short ribs in a Ganjang-based sauce (Korean soy sauce) – (간장 (한국식 soy sauce)을 토대로 한 양념에 재워진 소고기/갈비살)이라는 제품 설명을 포함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Galbi는 물론이고 또 다른 고유명사인 Ganjang을 포함시킴으로 해서 외국인들에게 또 다른 한국 브랜드를 동시에 홍보하는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가루비, 비빔바, 자푸채 주세요!


우리가 이렇게 가장 기초적이고도 핵심적인 문제에 소홀해 하고 있는 동안, 뉴욕 맨해튼의 인기 있는 일본 레스토랑 체인인 “규카쿠 (Gyu-Kaku)에서는 한국의 요리들이 버젓이 일본의 음식인양 표기되어 외국인 손님들에게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i

만일 한국 음식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이 일식당인 규카쿠에 가서 Kalbi (글을 쓰기 얼마 전만 해도 일본식 발음인 Karubi로 표기 되어있었으나 현재는 바뀐 상태), Unagi Bibimba, Kuppa(국밥),Chapu Che (잡채) 그리고 Kimuchee(김치)를 처음 접했다면 이들 음식을 일본 것이라고 오인하기에 안성 맞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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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갈비와 기무치 맛에 반한 외국인들은 앞으로도 갈비와 기무치 생각이 날 때면 일본 식당을 찾는 기현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 식당에서도 일본 요리를 메뉴에 끼워 파는 곳이 있지 않느냐 라고 반문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일본측에서 항의를 받았다는 얘기도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일본의 요리들은 한국의 요리들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국의 식당에서 Sushi와 Udon을 판들, 이미 이들 제품명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쉽게 일본 음
식임을 간파할 수 있는 거지요. 따라서 일본은 그저 느긋하게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수가 있는 겁니다. 오히려, 일본 브랜드가 붙은 제품 그 자체를 홍보를 해 주는 쪽은 한국 식당측일테니 말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급한쪽은 한국입니다. 일본 요리의 막강한 인지도와 대중성을 타고 한국 음식을 일본 음식 메뉴에 같이 놓고 팔게 될 경우, 당연히 한국 식당이 차지 해 야할 시장 점유율을 눈뜨고 일본 식당에 빼앗기게 되고 마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우리가 일본 식당에게 반드시 Karubi, Bibimba, Kimuchee를 메뉴에 넣을 때는 “한국 요리”임을 밝히라 요구하고 “Karubi, Bibimba, Kimuchee를 한국 표기법인 Galbi, Bibimbap, Kimchi로 수정하라” 라고 강력하게 구속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이고, 일본 식당에서 자발적으로 그리 하여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본 음식인 스시와 사시미를 우리식대로 “초밥 (Cho Bap)”과 “홰 (Hoe)”라고 한국 브랜드를 표기해 판매한다면 일본측에서 반대를 하겠지만 법적으로 구속할만한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우리는 우리 것을 지켜내야 할 최소한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 대가로 인지도 싸움에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냉면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하지 않고 “Cold Noodle”이라는 중립 상표로 판매를 할 때 일본이 한발 앞서 “Reimen (레이맨, 냉면)”이라고 일본식 표기를 하고 일본 전세계 일본 식당에서 판매를 개시한다면 Cold Noodle은 Reimen이 대표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이 된장을 “miso”로 파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Korean bean paste (한국식 콩 소스)”라고 판매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더 커져만 갈 것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갖고 세계 시장에 등록을 했다 하더라도 제품 홍보의 방법이 잘못되어있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의 아름다운 한복이 일본의 기모노를 홍보해주고 있다면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한복이 “Korean Kimono”라고?


예전에 미국 TV의 한 채널에서 한국을 소재로 한 특집 방송을 하는 것을 설래는 마음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 관련 부정적인 뉴스의 홍수 속에서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관광 명소와 문화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겠구나 해서 시청을 하는 도중에 너무도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한국의 문화에 대해 취재를 하던 미국인 리포터가, 분홍빛 아리따운 한복을 보며 설명을 부탁하자, 그곳에 있던 한국인 한 명이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This is Hanbok, it’s Korean Kimono!” 라고 활짝 웃으며 대답을 했습니다.

그 미국인 리포터는 “Oh, Kimono!”라고 하며 연방 “beautiful”을 외치며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웠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자존심 상할 이 장면은 사실 우리가 빠지기 쉬운 유혹의 하나입니다. 인지도가 낮은 제품이 이미 시장에서 뛰어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제품을 따라가기 위해서 하는 전략중의 하나가 바로 그 제품과의 유사성에 대해서 홍보 하는 것인데,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릴 수가 있으나, 차별화에 실패하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참담한 결과를 낼 위험이 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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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Korean Kimono"로 소개하고 있는 외국 패션 잡지



예를 들어, 우리가 “한복”을 “한국식 기모노”라고 했을 때, 이 문장을 받아 들이는 청취자의 입장에서는 “한복”이 “기모노”라는 제품에 속하는 변형된 파생품중의 하나 혹은 아류작 이라고 인식하게 될 여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한국인 모두라면 당연히 알듯이, 한복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색감과 디자인, 편의성은 분명 기모노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지요.

따라서, 한복을 설명할 때에는 “Hanbok – Traditional Dress of Korea/Korean Traditional Clothing” 으로 해야 옳은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기생은 “Korean Geisha”가 아닌 “Gisaeng - female entertainers/artists of Korea who work to entertain Yangbans and kings (기생- 한국의 양반과 왕족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여성 엔터네이너겸 예술가” ) 가 되어야 하는 거지요. (중국에서도 한국식 기모노 (式和服) 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있습니다.)

만약, 삼성 전자가 “Korean Sony”라고 소개되거나, 박지성 선수를 “Korean Nakata Hidetoshi”라고 소개 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김밥이 “Korean Sushi Roll”이라면? 삼성 전자는 일본 기업 Sony와 유사하다는 이미지만을 부각시킬 뿐 삼성 전자만의 특징이나 장점을 설명할 기회를 스스로 져버리는 것이 되겠죠? 그리고, 2개의 심장을 가졌다는 우리의 박지성 선수를 일본의 축구선수 나카타 히데토시에 비유를 하는 것으로 설명을 한다면, 박지성 선수만이 갖고 있는 스타일과  장점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김밥은 일본의 “말이”와는 다른 독창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한국의 음식인데, 외국인이 보기에는 “일본 음식 종류의 하나”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큽니다. 비슷한 예로, 외신에 청와대를 소개할 때 종종 쓰이는 “Blue House”라는 단어 또한 왠지 미국의 “White House”에 빗대어 표현 하는 것 같아 왠지 쑥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 (다행이도 요즘에는 "Cheong Wa Dae"라고 고유명을 브랜드화 하여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에 소홀한 결과로, 한국의 문화가 일본이나 중국의 것 혹은 그의 파생품 정도로 소개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KBS 드라마 “황진이”를 소개한 한 외국 블로그는 “Gisaeng: Korea’s version of the geisha (기생: 한국판 게이샤)”로 표기를 했고, 또 다른 블로그에서는, 단풍 나무 아래에서 한복을 입고 있는 한국의 여성의 모습을 “Oriental Woman in traditional Korean Kimono with Japanese Maple Tree (한국 전통의 기모노를 입고 일본 단풍나무와 포즈를 한 동양 여성)” 이라고 소개할 정도니, 외국인들의 생각 속에 “동양 전통의상=기모노”라고 인식이 되어있다는 것을 옅볼수 있습니다.

위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우리만의 고유 명사에 대한 소극적인 홍보로 인해 생긴 제품명의 부족 문제와, 이로 인해 야기된 낮은 한국의 인지도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어의 영문 표기가 일본어의 단순한 언어 구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어렵고, 한국의 문화가 일본이나 중국의 문화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는 문제 때문에 설명하는데 어렵다는 것 또한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지 외국인들이 생소한 한국 단어를 불편해 하거나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 하는 때문에 “외국인들을 쉽게 이해시키려는 목적”으로 한국의 고유 명사를 버리고 설명만으로 의미 전달을 하거나, 다른 것에 빗대어만 설명을 한다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우리에 대해서 무엇을 알게 될까요? 가부키와 사무라이에 대해서는 잘 아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굿판을 “Shamanistic ritual (토속신앙적 행위)”라고 하거나 마당놀이를 “Farmer’s dance (농부의 춤)”으로 풀어서 알려준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우리는 미국의 조지 워싱턴과 같은 건국인인 단군 할아버지 아래에서 일본의 기모노와 비슷한 의복인 한복을 입으며 일제 강점기를 통해 고통을 겪은 아시아의 유대인이고, 미국의 남북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나 중국의 초고속 성장과 비슷한 케이스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아시아에 있는 일본과 중국과 유사한 나라이다. Chinese New Year와 유사한 새해의 명절에는 한국판 스모인 씨름을 즐기고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한국식 스파게티라고 할 수 있는 칼국수가 있다.”라고 다른 나라의 것들에 빗대어서만 표현을 한다면 과연 한국에 대해서 무엇을 기억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애초에 한국의 태권도가 생소하고 발음하기 힘들다는 이름 하나만으로 “Korean martial arts (한국 무예)” 혹은 “Korean Karate (한국식 가라테)” 라고 알렸으면 지금쯤 태권도가 이 정도의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미국 사람들 누구나 “Taekwondo”는 “태권도”로 알고 발음하는 것을 보면 안도감이 들고, 애초에 한국의 문화에 자긍심을 갖고 태권도를 전파한 한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 일본 관광 홍보 문구인 “Yokoso Japan (요코소, ようこそ,어서오세요)”와 일식 그 자체의 이름을 브랜드화 시킨 “Washoku - Try Japan’s Good Food (와쇼쿠, 和食(일본음식), 일본의 좋은 음식을 맛보세요)를 보면, 그들이 어떻게 세세한 곳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데, 한국도 충분히 “Ososeyo (어서오세요)”와 같이 한국적인 특징을 살린 문구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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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음식명인 "와쇼쿠"를 브랜드화 시킨 것과 일본어를 브랜드화 시킨 "요코소 재팬"


일본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세계 어린이들 사이에서 엄청난 유행을 일으켰던 장난감인 “다마고치”를 비롯해, 성인들이 즐기는 숫자 퍼즐 게임인 “수도쿠 (數獨) ” 역시 일본식 단어가 그대로 브랜드화되어 전 세계인들에 의해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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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퍼즐인 "수도쿠" (위) 와 "다마고치" (아래)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게임을 수출했다면 다마고치는 “버추얼 펫(virtual pet, 가상 애완동물)” 이나 “넘버 퍼즐 (number puzzle)”정도의 이름으로 판매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극명한 예로, 미국의 한 잡지에 실린 일본의 축제 홍보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매년 리틀 도쿄에서 열리는 “Nikkei Games”라는 일본인들의 일종의 운동회 성격의 행사를 소개하는 이 한 문단의 기사가 일본 문화 홍보의 정석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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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행사중의 하나인 Gyoza Eating Championship (교자 먹기 대회)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행사 명 부분에 Japanese dumpling (일본식 만두)이 아닌 고유 일본어 표기법인 Gyoza를 적어 넣고, 그 후에 설명을 통해서 Gyoza가 Japanese dumpling임을 알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로, 음악 행사를 소개하는 문장에서 또한 taiko drums (타이코, 일본의 전통 북)를 소개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일본어인 domo arigato (도모 아리가토, どうも ありがとう 대단히 감사합니다)를 소개 함으로서 외국인들에게 일본의 음식과, 전통 문화, 그리고 일본어에 대한 호감도와 친근감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레 높이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내에서 한국의 추석을 기념하는 축제 행사가 상당수의 미국 사이트에서 “Chus(e)ok Festival”이 아닌 “Korean Harvest Day Festival (한국 추수 축제) 혹은 “Korean Thanksgiving Day (한국 추수 감사절)”로 소개되고 있는 것에 비교했을 때 더욱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도 일본인들의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초고속 철도가 한국적인 브랜드 명을 뒤로하고 KTX (Korea Trail eXpress)라는 영어 브랜드 명을 선택한 것은 자국의 언어로 브랜드 명을 만든 프랑스의 떼제베와 일본의 신칸센의 경우에 견주어 봤을 때 진한 아쉬움이 남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구절판을 영문 고유명사-의미로 표기해놓은 모범 답안의 좋은 예시



(2009/08/20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7) 한국을 떠올리면 기모노와 스시, 가라데가 생각난다?
에서는 이러한 비유적 설명으로 인해 한국을 생각하면 일본의 기모노와 스시가 떠오르게 되는 기현상에 대해 논해보겠습니다.)


이 글과 관련된 글인 2009/08/26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새만금, "Golden Area"로 창씨개명 당할판 도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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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뉴욕 일본식당에 '가루비' '차푸채'… " 미주 조선일보 http://www.chosunilbousa.com/life/linfo.cfm?upccode=ch20021DA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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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6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3) 영어로 도자기는 China, 칠기는 Japan, 그럼 Korea는?

로부터 이어집니다.

Busan에서 열리는 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몇 년 전 미국에서 운전 면허증을 갱신하려다가 곤란한 경험을 했습니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 했다 들어오는 길에 한국 여권도 갱신을 해서 들어 왔는데, 예전과는 다르게 저의 한국 이름의 영문 표기법이 바뀌었더군요. 예전에는 한국인의 영문 이름 표기법이외무부 직원 혹은 여권 신청자의 임의대로 여러 방법으로 표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석현” 이라는 이름의 한국인의 영문 표기는 아래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기가 가능했었습니다. (표 참조)

First Name

Middle Name

Last Name

Seok

Hyun

Oh

Suk

Heon

Oh

Seokhyun

 

Oh

Suk-Heon

 

Oh



위에서 보듯이, 한가지의 이름이 영문 표기 시에는 여러 가지의 경우에 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별것 아닌 것같아 보인다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구 여권에 표기가 되어있길, First Name에 Woo,Middle Name에 Sung, 그리고 Last Name에 Kang으로 표기되는 바람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MiddleName은 이니셜로 처리하는 미국 표기 관례상 Woo Kang 혹은 Woo S. Kang으로 바뀌어 불리곤 했습니다. 덕분에 제면허증엔 Woo S. Kang 이라고 표기가 되어있었는데, 새 여권에는 Woosung Kang 이라고 표기가 되어있는걸 보여주며면허증을 갱신 하려하니 저의 신원 조회가 안 된다고 하더군요.

한국 같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이런 일을 몇 주일을 기다려서 간신히 해결을 했답니다. 동일인이지만 영문 표기가 다른 것 때문에다른 사람인걸로 인식이 되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었지요. 저 같은 많은 분들도 아시겠지만 한국인의 이름에는 MiddleName 이란 건 없습니다 다행히 정부에서 여권의 영문 이름 표기법을 통일하여 이제는 Woosung 혹은 Woo-Sung과 같이First Name으로만 표기를 한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발음하기 쉬운 이름을 가진 저의 경우에는 Woosung Kang으로 사용을 하면 되겠지만, 위에서 소개한 오석현씨의경우에는 “씨옥-휸-오”, “쑥히언 오”등과 같이, 여권에 어떻게 표기 되느냐에 따라서 같은 이름의 오석현이라도 서로 달리불리는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경우의 수가 많은 이름의 경우는 그렇다 쳐도, 그 수가 몇 안된 성의 경우에서도 표기법이 제멋대로였습니다.

이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Rhee, Lee, Yi 등으로 표기를 하고,
박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Park, Pak, Bark, Bak 등으로 표기를 하며,
조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Joh, Cho, Jo 등으로 표기가 되기도 합니다.
곽씨 성을 가진 사람들은 Kwak, Gwak, Kuark 등으로도 표기하는 창의력을 발휘하기도 하더군요.

면허증 갱신과정에서 한참 고생을 한 저의 경험을 통해서 통일되지 않은 표기법으로 인한 불편함을 설명을 해드렸지만, 이 문제로인한 국가적인 손해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막대하다는 점을 상기하여야만 하는데, 한국의 거리를 나가보면 그 문제의 심각성을 알수 있습니다.

관광지를 안내하는 영문 가이드북 내의 지명을 나타내는 영문 표기는 주먹구구식으로 제멋대로 표기가 되어 있기 일쑤고, 똑같은지역인데도 여러 가지 표기법이 혼재하고 있으니,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어디 한군데를 찾아 가려면 그 고충은 이만 저만이 아닐겁니다.

실제로,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6월 BBC 방송은 한국의 지명의 로마자 표기법이 자주 바뀌는 데에 대해 우려를표시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에 축구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수많은 외국인 축구팬들이 새로 인쇄된 지도를 구하지 않는한 경기가 개최들 경기장을 찾아 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얼마 전 전국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2009 WBC 대회를 기억하실 겁니다. 세계의 강팀들을 하나하나 제압하며 결승까지 올라 아쉽게 일본에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한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경기를 미국 ESPN 방송을 통해서중계를 보았는데, 또한 번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미국 방송에 소개된 한국 야구 대표팀의 선발 명단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한국 명

영문표기

이용규

Lee, Yong-Kyu

정근우

Jeong, Keun-Woo

김현수

Kim, Hyun-Soo

김태균

Kim, Tae Kyun

추신수

Choo, Shin-Soo

이대호

Lee, Dae Ho

이진영

Lee, Jin Young

박기혁

Park, Ki Hyuk

박경완

Park, Kyung Oan

정대현

Chong, Taehyun



위의 표를 보면, 정근우와 정태현의 성씨 표기가 각각 Jeong과 Chong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고, 정대현의 “대”와이대호의 “대”가 각각 “Tae”와 “Dae”로 다르게 표기된 것 을 알수 있습니다. 또한, 이름의 표기방법 또한 음절 사이에하이픈 “-“을 넣어 연결한 표기법과 공백을 넣어 처리한 경우가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 문제의 원인은 바로 두 가지의 한국어로마자 표기법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1984년 1월 13일에 고시되어 2000년 7월 7일까지 사용되었던 기존의매큔-라이샤워((McCune-Reischauer) 표기법과, 말머리에 오는 ㄱ,ㄷ,ㅂ,ㅈ 등 4개의 자음을 K,T,P,CH 에서G,D,B,J 등으로 바꾼 현행 개정 로마자 표기법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예는 더 있습니다. 2009년으로 14회를 맞은 부산 국제 영화제의 공식 명칭은 Pusan InternationalFilm Festival (PIFF) 입니다. 하지만 현행 로마자 표기법은 부산을 Busan 으로 표기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따라서, 1996년 부산 국제 영화제가 탄생했을 당시의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근거한 Pusan 으로 시작이 되었으나, 2000년 개정된 로마자 표기법에 의해서는 사실 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BIFF)가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더욱 혼동스러운 것은, 이 두 가지의 기준이 통일되지 못하고 혼존하다 보니, 중간에 끼인 입장인부산시의 경우, Busan 에서 개최되는 제 14회 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라는 웃지못할 설명을 해야만 하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까운 곳에도 이러한 문제를 접할 수 있습니다. 한국 식당의 영문 메뉴를 살펴보면, 같은 업소의 메뉴에서조차 표기법이 균일하지못한 것을 볼 수 있고, 이로 인해 요식업계 전체적인 차원에서도 한가지 음식을 놓고도 여러 개의 표기법이 혼재하고 있어,비빔밥이 Bibimbob, Beebimbop, Bibimbap 등으로 일관성 없이 표기 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해외로 눈을 돌리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집니다.

해외에 있는 한국 역사 관련 자료들을 살펴보면, 동일한 지명과 동일한 인물들이다수의 표기법으로 인해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의 경우에는 Admiral LeeSoon-Sin 혹은 Admiral Yi Sun-Shin 등으로 표기가 되어있고, 지명인 고구려의 경우 또한Goguryo/Goguryeo/Kokuryo/Kokuryeo와 같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기가 되어있습니다.

역사 날조문제로 논란이 되었던 중국의 동북 공정을 기억하실 텐데요, 그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것의 하나가 바로 한국의역사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있는 외국 사학자들이 부족 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보면 우리가 그러한 현상을 만드는데에 일조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한국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한국의 편에 서서 도움을 주려 하는 외국의 사학자들이고구려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려 해도 최소한 몇 배의 수고가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니까요. 무슨 의미인지 다음의 표를 살펴보겠습니다.

 

표기

자료 수

퍼센티지

 

Goguryo

550

55%

 

Goguryeo

150

15%

 

Kokuryo

180

18%

 

Kokuryeo

12

12%

합계

 

1000

100%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고구려에 관련된 1000건의 자료가 4개의 표기법으로 분산되어 있다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에,고구려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미국인 사학자가 “Kokuryo”라는 키워드로 자료를 검색할 경우에, 다른 표기법에 대해 모르고있었던 이 학자는 단지 180건, 즉 전체 고구려의 자료 중에서 18%에 불과한 자료들만을 수집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되는것이지요. 18%의 자료들 모두가 유용한 자료였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생각한다면 정작 고구려의 역사에 대해서는10%에도 못 미치는 제한된 양의 자료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독도에 관한 로마자 표기가 Tokto, Dogdo Island, Tokdo, Dok Island등 무려 9가지의표기법이 중구난방으로 혼재하여 “Takeshima”라는 단일 표기법을 사용하는 일본에 전략적인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이유에서 2008년에는 “Dokdo”로 표기법을 단일화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이, 문제의 본질은 어느 표기법이 우수하냐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매큔-라이샤워 방식의 표기법은 그 방식이 다소복잡하기는 하나 실제 발음과 비슷하게 읽힐 수 있을 가능성이 많고, 반대로 현행의 로마자 표기법은 보다 더 일반인이 이해하기쉬운 방식을 차용했기 때문에, 이와 같이 일장일단이 있는 표기법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우수하냐를 따지는 것은 소모성의 논쟁에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쉽게 말해,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은 어느 것이 딱 부러진 정답이라고 말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왜냐하면, 발음의 기준을 어느언어로 삼았느냐로 했을 때 상당한 차이가 생기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SAMSUNG의 경우 미국에서는 “쌤썽” 으로 발음이되는데 비해서, “ㅓ” 발음이 없는 스페인어 권으로 넘어가게 되면 “쌈쑹” 으로 발음이 되지요. 그리고, 받침과 “ㅓ” 발음이없는 일본어로 넘어가게 된다면 다시 한번 “사무송” 으로 발음이 변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삼성이 각 나라마다 다른 언어의 기준에맞춰서 브랜드 명을 여러 가지로 변형하여 수출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브랜드 자체란 고유명사로서 한 기업을대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Nike”를 읽을 때 “니케”나 “나이크”라고 읽지 않고” 나이키”라고 자연스레 읽는 것은 나이키 사가 일관성 있게“나이키”로 홍보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대표 수출품인 태권도와 김치의 경우에도, “Taekwondo”와“Kimchi”로 꾸준히 브랜드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외국인들도 혼동 없이 인식할 수 있는 것이지요. 만약 SAHMSUNG,SAMSEONG, SAHMSEONG, SAM-SUNG, SAHM-SEONG등으로 불규칙적으로 브랜드를 수출한다면 고구려의예에서처럼, 우리에게 주어진 많은 기회와 에너지를 스스로 낭비하는 셈이 되는 겁니다. 따라서, 고구려와 이순신장군, 그리고 부산모두 우리만의 고유한 브랜드로 관리가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의 표기법으로 통일 되어 앞으로 절대로 변형되지 않아야하는 것입니다.

2009년 6월 강만수 장관은 현재 로마자 표기법은 “한국어 표준발음과 언어정서에 맞게 만들어져” 외국인이 읽었을 때한국어의 발음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대대적인 개편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서울을 표기하는 법인“Seoul”의 “ㅓ” 표기법인 “eo”를 “ㅓ”로 발음하는 외국의 언어는 없기 때문에, “eo”는 어디까지나 “에오/이오”로만발음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Seoul”도 “세울, 시오울,”로 발음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이것이 비슷하게나마“소울”로 발음되는 것은 “나이키”의 경우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소울”로 널리 알려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ㅓ”의표기법으로 “eo”를 넣은 것은, 우리 입장에서 “ㅓ”와 “ㅗ”를 구분하기 쉽게 하기 위한 의도가 크고, 정작 외국인에게는올바른 발음을 유도하기에는 힘이 든 것이지요.

실제로, “너구리”를 “Neoguri”로 표기하면 “니오구리”,”네오구리”로 발음이 되고 “거북선”의 “Geobukseon”또한“기(쥐)오북션”, “게오북시온”과 같이, 우리가 의도한 것과는 전혀 딴판인 발음을 유도하게 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ㅡ”를표기하는 “eu”또한 전혀 “ㅡ”발음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은호”라는 이름을 표기하는 “Eunho”의경우에도 “은호”가 아닌 “윤호”로 발음 되는 것을 알 수 있고, 오히려, “운호”의 표기법인 “Unho”의 경우가 더욱“은호”에 가깝게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의 “Europe”이 “으럽”으로 발음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 하기쉬울 것입니다.

이 경우에도, “ㅡ”의 발음에 굳이 E를 추가하여 “eu”를 만든것은 외국인이 한국어에 가까운 발음을 하도록 유도 하려는목적 보다는 우리가 보았을 때 “ㅜ”와 “ㅡ”를 구분하기 위한 목적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절대로 한국의 국어 학자들의 잘못이아니라, 우리 언어의 “ㅓ”와 “ㅡ”에 대응하는 로마자가 없는 이유 때문에 고심끝에 만들어낸 고육지책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내용은 본문 끝을 참조해 주세요)

하지만 성씨 표기법중의 하나인 “최”의 “ㅚ”가 “oe”가 아닌 “oi”로 표기되어 “최”가 “초이”로 읽히는 오류를 범하고있는 것이나, “쌍용”의 표기법인 “Ssangyong”의 경우를 보았을 때 알수 있듯이, “ㅆ”발음을 유도하기 위해 “S”를중복 표기 하여 “쓰쌩용”과 같이 “S”가 두 번 읽히는 경우가 생기는 것과 같은 문제는 시정되어야만 합니다.

이와 비슷한 예로, “떡볶이”를 표기 하고자 “D”를 두 번 넣어 “Ddeokbokki (혹은 Tteokbokki)”로 표기한경우에도, “ㄸ”발음을 유도하기 힘들고 오히려 “드됵보키”와 같이 의도하지 않은 발음을 유도하게 됩니다 . “찌게”라는 표현을“jjige”라고 표기 하는 것과 “꿀”의 “ㄲ” 발음을 위해 “k”을 연속 사용해 “kkul”이라고 표기하는 것 역시 외국인의정확한 발음을 유도하기 보다는 우리의 편의를 위한 구분법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로마자 표기법을 “우리가 쉽게 구분하기 위한”의도 보다 “외국인이 더욱 자연스럽게” 발음 하는 목적에서 어느 정도의개선도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정작 영문 표기를 읽는 외국인이 “최”씨를 “초이”라고 하거나  “떡볶이”를 “드됵복기”라고발음하여 우리가 알아 듣지 못한다면 영문 표기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떡볶이 세계화 프로젝트에서표기법을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가장 비슷하게 할 수 있는 “Topokki (토포키)”로 브랜드화하여 일관성있게 유지 하려는것은좋은 해결법의 예로 들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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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립국어연구원을 비롯한 일부 국어 학자들간 사이에서 반대의 목소리도 큽니다. 왜냐하면 만일 새로운 표기법이 제정될경우에는 기존의 매큔-라이샤워 표기법과 현행법, 그리고 새로이 발표될 표기법에 의해 3개의 각기 다른 기준이 혼전하게 되고,이로 인해 혼란만 가중될 뿐이며, 기존의 표기법들을 교체하는 대에 천문학적인 액수의 예산이 소요될 것 이라는 이유에서 입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현실적인 절충안을 찾아 기존의 두 표기법의 충돌로 인해 생긴 문제들을 보수하고 부족한 점은 개선을 하는것이 바람직 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시급한 사안은 기준이 되는 로마자 표기법이 “일관성 있게 쓰이는 것” 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따르는 법률이 오래되고 낡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때 법을 개정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만, 막상 개정된 법을아무도 따르지 않고, 오히려 예전의 법을 혼용하여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문제는 표기법이 완벽하냐의여부가 아니라, 사람들이 일관되게 법을 지키느냐의 일관성의 문제인데,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새로운 법을 더한다고 해서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강 장관은 이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소설가 이문열씨의 이름의 영문 표기법이 10가지가 넘는것을 꼽았는데, 10개가 넘는 표기법이 혼재한다는 것은 어느 한가지의 표기법이 “완벽한 발음”을 표현할 수 없음의 방증이기도 한것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제 아무리 완벽한 법이 있다 한들 아무도 지키지 않고 그에 대해 아무런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다면 누구든 제 마음대로원하는 법을 따르겠지요. 그렇다면 아무리 획기적인 새로운 법이 나온다 하더라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이문열씨의 영문 표기가 10개가 넘도록 혼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발음 표기의 부정확성” 때문이라기 보다도, 표기법이 한가지의기준을 따라 “일관성 있게 사용되지 못함”에 있는 것입니다.

품질 관리 부서가 없는 Korea 공장

하지만 이것은 너무나도 쉽게 예방이 될 수 있는 일입니다. 공산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에는 어디에나 QualityManagement (품질 관리) 부서가 있게 마련인데, 이곳은 제작 공정 과정에서 불량품이 나오는지 살펴보고, 시장에 내놓기이전에 제품의 품질을 확인하는,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핵심적인 과정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일관성이 없는 표기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 표기법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고, 법에 대한 자문을 구할 수 있도록법률 상담소가 존재하듯이 한글의 로마자 표기법의 “품질 규격”인 표기법을 정하여,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 시 참고할 수 있는매뉴얼을 만들어서 국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간단한 예로는, 한글 표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그에1:1로 대응하는 로마자 표기법을 생성해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규격에 맞지 않는 불량품이 나올 시에 재빨리 적발하여 수정 권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관이 만들어 져야 합니다.

여기서 불량품이라 함은, 기존의 규격인 매큔-라이샤워의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고 동시에 현행 로마자 표기법의 규격에도 해당하지않는, 규격 미달의 제품을 말하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WBC 야구 대표팀의 박경완선수의 로마자 표기를 자세히살펴보시길 바랍니다. 박경완 선수의 이름이 Park Kyung Oan 이라고 표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완”에 해당하는 “Oan”이 불량품이라는 것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중모음을 표기하는 방법 중 “ㅘ”에 관한 표기법은매큔-라이샤워와 현행 로마자표기법 모두 동일하게 “wa”로 지정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Oan”으로 표기를 한 사람이 바로 규격을 따르지 않고 불량품을 생산해낸 것이 되는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대한민국의 차세대 스타 기성용 선수의 로마자 표기법 또한 불량품의 예가 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서의원정경기에 기성용 선수의 로마자 표기가 Ki Sung Yueng으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ㅛ”의 표기법은매큔-라이샤워와 현행 로마자표기법이 동일하게 “yo”를 권고하고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정체 불명의 “Yueng”으로 표기가 된것을 보면 이 또한 규격을 따르지 않음으로 해서 발생한 불량품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성용을 "Sungyong"이라 표기하지 않고 "Sungyueng"으로 표기 한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골프계에서 센세이션을일으키고 있는 신지애 선수의 “지애”의 “애”가 규격 기준인“Ae”가 아닌 “Yai”로 표기되어 “Jiyai Shin”으로 등록되어 있는 것 또한 불량품의 예로 들 수가 있습니다.

고구려나 이순신 장군, 그리고 박경완 선수와 기성용 선수의 예를 비롯해 대다수 한국 식당 메뉴의 불량품 문제를 보면,초기의 공정 과정에서 불량품이 발생하였고, 이를 시장에 내놓기 바로 전 과정에서도 이를 적발해내지 못했다는 의미이니,공정과정에서 참고하여 따를 수 있는 규격 매뉴얼의 구비가 필수이고, 책임을 지고 제품의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의 설립이시급함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인명이나 지역명은 고유한 표기법을 예외로 인정 한다는 표기법의 조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해서 여러개의표기법이 혼재 한다면 개인이나 지역 모두 여러가지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애초에 불량제품 발생률을 0%에 가깝게줄일 수만 있다면 불량 제품으로 인한 사후 관리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권에 영문을 표기하려는 사람이나, 해외의 한국 식당에서 메뉴를 표기 하려는 사람, 그리고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의문화를 홍보하는 행사를 벌이는 한인 유학생 단체나 민간 기관들 모두 일관성 있게 규칙을 따를 수 있도록 유도를 해야 하는것입니다.

“전세계 어디서나 같은 맛을 제공한다”라는 경영 방침 아래, 독점적으로 제작된 햄버거 제작 장비 뿐만이 아닌, 본사에서 미리지정한 양의 소고기와 특정 규격의 빵을 사용함으로써 현재 전세계의 30,000여 개가 넘는 점포에서 동일한 메뉴를 통한 동일한맛을 제공하는 미국 패스트푸드 문화의 대명사인 맥도날드의 가장 큰 성공 요인 또한 품질의 규격화였던 것을 상기해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품질의 규격을 통일하지 못함으로써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세계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얻는데 힘이 드는 것을 알아 보았는데, 이제 그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의 문제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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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표기법 개정에서 가장 고심한 부분이 모음 ,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였다. 종전에는 “ŏ”, “ŭ”로 하였기 때문에컴퓨터에서 사용하기가 불가능해 표기법을 따르고 싶어도 따를 수 없었고 그 결과 사람마다 제각기 표기가 달라 혼란이 나타났다. ,의 표기 방법을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시 되었으나 쉽게 의견이 합치되는 안은 없었고 최종적인 결론은 , eo,eu로 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는 것이었다. o로 하는 것이 국어 발음에 가장 가깝다는 것이 외국인들의 견해였지만 가 구별되어야하기 때문에 곤란하였다. u로 적는 방식이널리 퍼져 있지만 u는 라는 음가가보편화되어 있다는 점, 영어권 외국인들도 다른 언어권의 고유 명사를 읽을 때는 u로 읽는 다는점, u로 적으면 oo따위로 적어야 하는데 oo역시 지나치게 영어 중심적이어서 로마자 표기의 국제적 관례에 전혀 맏지 않는다는 점 등 때문에 u로 표기 할수는 없었다. e로 적자는 주장도강하게 제기 되었지만 e가 워낙 발음으로 굳어져있어서 e로 적으면 와 중복이 된다는점 때문에 채택하기 어려웠다. 그 밖에 ur로 적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영어에서 ur은 와 같이 자음r음가가 남아있어 와는 느낌이다를 뿐 아니라, 서일, 처인성등과 같이 다음에 바로모음이 이너나는 경우에는 자음 r의 발음이 살아날 수 밖에 없어서 오히려 국어 발음과 멀어져 버린다. eo로 하는 것은 1959년부터 1983년까지의 표기법에서 썼던 방법으로서 과거에 큰 불만거리였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다른 대안들은 eo보다더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잇었기 때문에 eo를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 마찬가지로와의 구별을위해서는 eu로 하지 않을수 없었다. 로마자의 모음 글자는 a,e,i,o,u뿐이고 한국어의, 는 대응하는로마자가 없는 이상 부득이 두글자로 표기하지 않을 수 없고 외국인들에게 한국어의 eo,eu,는 .임을 알리는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었다. (한글 새 로마자표기법 확정 조선일보 2000. 07.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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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2)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은 아직도 "문화 식민지"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도자기는 China, 칠기는 Japan!

비즈니스 용어 중에 시장 선점 우위 (FIRST-MOVER ADVANTAGE)”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장 선점 우위란 우리가 게임을 할 때에 선수를 두는 사람이 갖게 되는 우위에 비유할 수 있는데, 상대방보다 한 수 앞서서 수를 둘 수 있으므로써 상대방의 수를 전략적으로 막아낼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또한 한 업종에 먼저 진입한 기업이 다른 기업들의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전략을 취함으로써 이익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설명해줄 수 있는 실제 사례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떼어놓고서는 살 수 없는 컴퓨터의 키보드 이야기를 들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쿼티 자판(위)와 드보락 자판(아래)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대다수의 키보드 자판은 일명 “쿼티 (QWERTY)” 자판인데, 이는 1868년 미국 밀워키주의 크리스토퍼 숄스(Christopher Sholes)라는 발명가에 의해 만들어져 컴퓨터 등장 이전의 자판기부터 사랑을 받으며 사용되었지만, 한 손가락에 사용이 집중되는 배열상의 구조로 인해 효율과 능률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여 1936년에 오거스트 드보락(August Dvorak)은 새로운 배열의 키보드를 내놓는데, “드보락(Dvorak)”키보드로 알려진 이 키보드는 영어 설정에 맞도록 글쇠를 배열함으로써 타자 능률을 매우 우수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웬일인지 장점이 많은 드보락 키보드는 쿼티 키보드를 대체하는 데에 실패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쿼티 키보드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에 따라 굳이 새로운 노력을 투자하여 드보락 키보드를 배우려고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일단 한번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갖게 된다면 그 위치를 탈환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기업들은 신기술을 발명하기가 무섭게 특허 출원을 내고 업계 표준이 되려고 다투는 것이지요.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후발 주자로서는,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기업이 누리고 있는 높은 인지도를 넘어서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우리가 상처 났을 때 입버릇처럼 “대일밴드”를 찾는 것 또한 이러한 이유에서지요.

안타깝게도, 일본과 중국은 벌써 예전부터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을 해왔으며, 그 목적을 달성한지 오래입니다. 가장 단적인 예로, “도자기” 와 “칠기”가 영어로 무엇인지 사전을 찾아보면 쉽게 알 수가 있습니다. 우리보다 앞서 서구와의 교류를 통해 중국의 도자기를 널리 알려온 덕분에 도자기는 영어로 “china”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칠기는? 바로 “japan”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대표 음식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 또한 “Chinese cabbage" 랍니다.

우리우리 설날은 영어로 "Chinese New Year" 랍니다


우리의 문화는 제대로 알려져 있을까요? 외국에도 동양 문화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고, 또한 실제로 범 아시아권에서 지내는 음력 설에 대대적으로 행해지는 행사들을 중계하기도 하고 취재 열기 또한 대단합니다. 미국에서도 라스베가스, 로스엔젤레스, 뉴욕등과 같이 아시아인의 인구가 많은곳에서는 그 행사의 규모나 화려함이 대단하여 현지인들도 빼놓지 않고 관람하는 행사이지요. 그렇다고 외국인들을 앉혀놓고 "오늘은 “Chinese New Year”가 아닌 “설날”이라고 설명해보려 해도 평생을 "Chinese New Year"로 알고 살아온 그들에게는 소 귀에 경읽기가 되겠지요.

물론, 우리가 중국식 의복을 입고 중국식으로 명절을 샌다면 “Chinese New Year”라 불리는 게 마땅 하겠으나, 우리는 우리만의 방식으로 한복을 입고 떡국을 먹고 윷놀이를 하며 널을 뛰기 때문에 설날은 우리 만의 고유한 명절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만의 고유한 설날을 지내도 외국인들이 생각하기에는 "아, 한국사람들도 Chinese New Year 기념 행사를 하는구나" 라고 생각할 테니 억울할 뿐이지요.



하지만 1800년대의 서부개척시대부터 미국으로 이주해와서 그 세력을 넓힌 중국인들의 영향력과 인지도에는 비교가 안 되는 미국내의 한국 문화를 생각해보면, 그 동안의 중국인들의 노력이 "동양 = China"라는 공식을 만들어 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Chinese New Year" 라는 것은 결국 "동양의 새해" 라고 미국인들은 이해를 하겠지만,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가 있는데 “Chinese New Year”에 묻혀 가야만 한다니 우리의 정체성을 무시당한 것 같아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도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음을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Chinese New Year”로 알려진 것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설날 (Seol 혹은 Seollal)을 독립적으로 홍보하여 알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중요한 것은 제품을 누가 먼저 “개발” 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먼저 “상품화 하고 세계 시장에 내놓았는가” 입니다. 아무리 획기적인 기술이라도 다른 회사에서 먼저 특허 출원을 해버리면 영원한 아류작으로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햄버거와 피자가 이제는 미국의 패스트 푸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자리한 것을 보면 알 수가 있지요. 세계에서 최고로 치는 고려 인삼이 중국식 발음인 “진셍 (ginseng)” 으로 표기 되어야 하고 (많은 분들이 진셍이 일본식 발음으로 알고 있으나 일본식 발음은 “닌징 (にんじん)”으로 중국식 발음에 의거한 “진셍”과 다릅니다)으로 표기되며, 두부 또한 일본식 발음인 “토후 (Tofu)”로 표기 되고 있는 것처럼, 동양의 문화에 관련된 특허는 이미 일본과 중국이 독차지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많은 세계인들이 동양 하면 중국 혹은 일본을 연상하도록 세뇌되어있는 현실에서 우리를 나타낼만한 브랜드는 한참 부족한 실정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오히려 피해 야 할 부정적인 이미지는 당당히 우리가 대표주자로 등록 되어 있는것 또한 문제입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우즈베키스탄은 물론, 유럽국가인 스위스에서도 개고기를 먹는 데에도 불구하고 마치 개고기 먹는 나라 하면 오로지 Korea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입니다. 자원이 없어서 개발을 못하는 경우와 달리, 우리나라는 좋은 자원을 가지고서도 상품화하는 데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습니다.


워싱턴DC의 사쿠라 축제, 사실 왕벚꽃의 원산지는 한국인데…


일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일본의 국화(國花)인 벚꽃 (사쿠라) 일겁니다. 벚꽃 문양이 화려하게 들어간 일본 전통 복장인 기모노를 비롯하여 각종 인테리어 및 디자인 재료로도 많이 쓰이고 있기에 벚꽃 하면 누구나 쉽게 일본을 연상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임무를 수행할 때 벚꽃 가지를 꽂았다고 할 정도니  일본의 상징이 된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여러 가지 벚꽃의 종류에서도 특히 탐스러운 꽃잎을 자랑하는 왕벚꽃이 인기가 많아, 일본 내에는 물론 미국 워싱턴 DC에서도 왕벚꽃 철이 되면 Japanese Cherry Blossom Festival 혹은 Sakura Festival (Sakura Matsuri 라고도 홍보됨) 이 열립니다.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워싱턴 DC의 벚꽃축제가 열리는 포토맥 강변을 찾는 것을 생각하면 그 인기가 엄청 나다는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 이 축제의 기원은 100년 전 일본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미국 24대 대통령인 윌리엄 태프트의 부인이 1907년 일본을 방문하였을 때 벚꽃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자 1912년 오자키 도쿄 시장이 3000여 그루의 벚나무를 워싱턴에 기증하며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놀랄만한 사실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이 왕벚꽃의 원산지가 바로 제주도라는 것입니다. 몇 년 전 산림청 임업 연구원은 일본이 원산지로 알려져 있던 왕벚꽃나무에 대한 DNA분석을 벌인 결과, 제주 한라산에서 유래하였다는 사실을 밝혀 낸바 있습니다. 그리고, 국립산림과학원의 김찬수 박사는 워싱턴을 2번이나 방문해 포토맥 강변의 왕벚꽃 샘플을 채취한 후 DNA 검사를 하여 수 차례 분석을 했는데, 역시 제주 왕벚꽃이 원산지임을 확인했습니다.

이 사례를 보고서 어떠한 생각이 드십니까? 원조가 어디임에는 전혀 상관없이, 좋은 것, 상품성이 있는 것이라면 닥치는데로 자기것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일본의 장사속에 또 한번 감탄할 수 밖에 없지요.

제주의 왕벚꽃이 일본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자리잡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포토맥 강변의 화려한 한국 왕벚꽃을 보고 돌아 오는 길에 시원한 냉면과 갈비를 먹으려는 마음이 들게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일본을 탓하고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세계에서도 통할 한국만의 특징 있는 제품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널리 알리지 못한 우리의 안일한 자세가 문제인 것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습니다.

일본에는 사쿠라가 있다면, 한국을 상징하는 국화인 무궁화를 상품화하려는 노력은 얼마나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한국이 갖고 있는 보석의 원석들을 땅속에 묻혀있는 그대로 두고 사람들이 와서 그 가치를 알아주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일본처럼 적극적으로 상품 가치가 있는 원석을 캐내어서 가공하고 예쁘게 포장하여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에 소개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역사를 통해 일본이 우리를 침략 할 때마다 귀중한 문화재를 약탈해가고 기술 장인들을 일본으로 데려간 것이 우리 문화의 우수성에 대한 방증입니다. 그리고, 일본에 벚꽃이 있다면 한국에는 무궁화가 있는데, 이를 상품화 하려는 노력은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관련글 2009/08/1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한글 홍보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해운대 티셔츠")
(관련글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우물 안 개구리적인 시각으로 인해 세계로 뻗어 나갈 기회를 놓치는 것이고, 갖고 있는 것마저 다른 나라에게 빼앗겨 버리고 뒤늦게 후회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후발 주자로서 뒤늦게 추격에 나서고 있는 Korea는 시장을 선점한 일본과 중국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 성과는 너무도 지지부진 합니다.

도대체 이렇게 더딘 걸음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과연 Korea의 제품이 만들어지고 유통되기 까지의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요소는 없을까요? Korea가 세계 시장에서 인지도를 얻는 데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요소들을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09/08/17 - [분류 전체보기] - "독도,톡도,독 아일랜드"가 "다케시마"에 힘 못쓰는 이유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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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4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 외국인들에게 Korea는 왜 "싸구려 브랜드"가 되었나?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우리가 아는 한국, 그들이 아는 Korea


15살 한창 순수한 나이에 미국에 와서 겪은 것은 문화적 충격뿐만이 아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중대한 고뇌였습니다. 한국에서 자랑스럽게 교육 받아왔던 단일민족으로서의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선조들이 남겨주신 찬란한 문화유산들, 지구상의 언어 중 유일하게 창제된 날이 기록되어 있는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언어표기법인 한글! 그리고 수많은 외침을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언제나 굳건히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온 우리 민족의 승리의 역사, 왜(倭)국에까지 선진 문물을 전하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우리 선조들, 웃어른을 공경하고 동방의 예의지국이라 불리는 백의민족, 이에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우리를 동방의 등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때 일제 강점기로 인해 치욕을 겪으며 우리의 말과 이름 그리고 문화를 말살 당할뻔 했으나 우리 민족의 강인함으로 지켜내었던 것,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해 동족 상잔의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는 초고속 성장을 이룬 저력의 나라 대한민국! 냉전의 시대에 세계의 화합을 내세워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회라는 평을 들었던 1988년 서울 올림픽! 아시아의 4마리 용 중에서 단연 돋보이던 대한민국.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서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대한민국!

세계 역사 수업에 쓰이는 두꺼운 교과서를 받아 들고 설래는 마음으로 맨 뒷장 색인을 펼쳐 보았습니다. Korea를 찾기 위해서였죠. China가 있는 C 섹션을 먼저 훑어보니 그 양이 꽤나 많아 보였습니다. Japan이 있는 J 섹션도 물론 그만큼 많은 양을 차지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이 그만큼 못하겠느냐 하는 마음에 K 섹션을 펼친 순간 실망감이 밀려왔습니다. China와 Japan과 비교했을 때 너무나도 초라한 양은 둘째치고, 그나마 한국 관련 내용이라는 것은 중국의 속국으로 묘사되어있는 우리 나라와, 한반도 북쪽의 상당 부분이 중국의 영토와 같은 색으로 칠해진, Sea of Japan의 왼쪽에 위치한 너무나도 이상한 한반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던 얘기가 비중 있게 소개된 데 비해, 가장 최근의 이야기는 Korean War를 겪은 나라로 설명 되어 있었던 것뿐이었습니다. 국내에서 배웠던 측우기, 금속활자, 팔만대장경 같은 문화 유산에 대해서는 왜 일언 반구도 없으며 우리 부모님들께서 피땀을 흘리며 이루어내신 한강의 기적이 대해서는 왜 단 한 줄의 설명도 나와있지 않았던 것인지…… 어린 마음에 쉽사리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이 교과서를 통해 한국에 대해 배우는 미국 친구들이 한국인인 저에 대해 그렇게 생각 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지요.

이것은 비단 미국의 일부 지역 일부 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닙니다. 이 교과서의 내용은 단순 실수가 아닌, 미국 교실 대부분에서 접할 수 있는, 아니 접해야만 하는 팩트(fact), 즉 사실이 되어버린 내용들입니다. 게다가 미국뿐만이 아닌 세계 전역에서 이러한 오류와 왜곡들이 발견되고 있으니 그 문제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미국의 한 교과서는 “1600년대 초부터 중국이 한국을 300년 동안 지배했다”라고 기술하고 있으며, 호주의 한 교과서는 “35년간 일본의 강점기 동안 한국이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한국은 여전히 독재국가에 머물러 있는가 하면, 중국어를 사용하며 말라리아가 창궐한다”라고 소개한 교과서도 있었습니다.  반만년에 이르는 역사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주변국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기만 한 민족으로만 묘사되어 있답니다. 이미 예상 하셨듯이, 동해는 “Sea of Japan”으로 표기가 되어있는 것이 거의 대다수이고, 논란의 대상인 독도는 아예 표기가 되어 있지도 않고, 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본령 으로 표기 되어 있는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렇듯이, 한국에 관한 내용은 지금의 한국의 모습과는 너무도 차이가 나는 5-60년대의 모습을 담고 있기도 하고, 다른 많은 내용들 또한 한국의 모습을 왜곡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 이는 해당 국가에서 벌써 10 ~ 30년 전의 한국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관련글 2009/08/1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한글 홍보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해운대 티셔츠")


현대 자동차의 눈부신 발전속도에 비해서 아직도 일반 소비자들은 현대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는 80년대 엑셀에 머물러 있다고 말씀 드렸고, “업데이트” 과정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오래된 이미지를, 너무나도 확연히 변한 2000년대의 이미지로 갱신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입니다. 겨우 20여 년의 역사와 8개 안팎의 자동차 모델을 갖고 있는 한 회사의 이미지 갱신 과정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데, 비교 할 수도 없을 만큼 오래된 역사와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문화유산과 역사적 사건들을 갖고 있는 한 국가의 이미지를 갱신하는 데에는 얼마가 걸릴지 쉽게 가늠하기가 힘이 듭니다.

이에 비해 일본은 1957년부터 정부와 민간단체가 철저한 계획 아래 침략국가의 이미지를 바꾸는 노력을 했고, 그 결과 동아시아 역사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외국교과서에 대해 정부가 직접 개입을 할 경우 내정간섭이나 외교문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벌써 25년 전부터 민간단체를 만들어 꾸준히 노력을 해온 결과의 산물이라는 겁니다. 


요코의 이야기를 믿는 미국 어린이들


하지만 이것은 교과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 큰 이슈가 되었던 “요코 이야기 (영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를 기억하실 겁니다. 문학이라는 미명하에 일제 강점기의 피해자인 한국인들을 가해자로 둔갑시키고, 이도 모자라 포악한 호색한으로 그려내었던 것에 대해서 국민 모두가 분노 했었습니다. 다행히도 미국 내 의식 있는 한인 동포 여러분들의 노력하에 요코 이야기를 퇴출 시키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만약 이 책이 계속하여 교재로 사용되었으면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되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실제로,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진 책 속의 내용들에 대해 작가는 당당히 실화라고 주장하였는데 , 역사관이나 국제관이 명확히 잡히지도 않은 외국의 어린 아이들이 이 야기를 접한 후에 우리 한국인들에 대해서 얼마나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을 것이며, 과연 이 아이들이 다음 세대의 주역이 되었을 때 피해자인 우리 한국인들에 대해서 얼마나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되었을까요? 가해자인 일본에 대해서 동정심을 갖고 오히려 우리 한국에 대해서 반감을 갖게 되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면 정말로 너무나 우습고도 분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상상이 잘 안돼신다고요? 그럼 심리학자 Loftus가 Braun과 Ellis와 함께 했던 기억의 왜곡에 관한 실험을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이 실험에서, 디즈니랜드로의 여행에 관련된 가상의 광고를 제작하여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 주었는데, 이 광고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디즈니랜드로의 여행 중에 벅스 버니 (만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내용 이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이 광고를 접하게 한 후에 그들의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디즈니 랜드에 가본 적이 있는가를 물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떠한 캐릭터들을 만나 보았는가를 기억해내도록 했는데, 16퍼센트의 참가자들이 디즈니 랜드에서 벅스 버니를 만났다고 기억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이상한 점을 못 느끼시겠죠? 하지만 문제는 바로 이 벅스 버니 캐릭터는 디즈니 랜드의 소유기업인 월트 디즈니의 캐릭터가 아닌, 워너 브라더스의 캐릭터 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벅스 버니는 디즈니 랜드에 절대로 있을 수가 없다는 말이죠. 게다가, Loftus의 학생이기도 했던 Grinley가 더욱 자세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러한 기억의 왜곡 현상은 거짓 정보를 접하는 빈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 냈습니다.

간단히 거짓 광고를 보여주는 횟수를 높인 결과 기억의 왜곡률은 현격하게 높아졌고, 무려 62퍼센트의 피실험자들이 벅스 버니와 악수를 한 기억을 떠올렸답니다. 그리고 46퍼센트의 피실험자들은 벅스 버니를 껴안아 보기까지 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기억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요코 이야기를 감명 깊게 읽은 어린 아이들이 왜곡된 내용들을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볼 수가 있는 거지요. 이처럼 문화란, 딱딱한 문체의 교과서와는 달리, 영화와 소설 같은 친숙한 장르로 우리에게 부담 없이 다가와 우리의 정신세계에 깊숙이 침투하여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입니다. 그 침투력이 얼마나 강력하면 21세기는 총,칼의 전쟁이 아닌 문화 전쟁이라고 까지 했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우리는 외세의 침략에 맞대응 할만한 마땅한 무기조차 하나 없는 실정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왜곡의 이면에는 우리들의 잘못도 있습니다. 유태인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대표작인 “쉰들러 리스트”를 기억 하실 텐데요, 독일 나치의 잔혹한 만행과 유태인의 비애를 생생히 그려낸 이 작품을 통해 세계인들은 나치의 만행을 성토하고 유태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나치의 잔악함을 전 세계에 고발한 쉰들러 리스트



이렇듯, 영화를 통해서 진실한 역사를 알고 있는 세계인들은 행여나 어떤 이가 나치를 옹호하는 망언을 한다면 한 목소리로 그를 비판할 수가 있는 겁니다. 우리에게는 왜 쉰들러 리스트가 없을까요? 조폭 영역다툼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연인이 남매로 밝혀지고 기억상실증 환자가 정신을 찾았다 잃었다를 반복하는 그런 오락적 컨텐츠에만 열광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합니다. 홀로 외로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목놓아 울며 외롭게 시위하는 정신대 할머니들께서 이 세상을 떠나고 나시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때만 되면 나오는 일본의 망언에 대해 우리가 아무리 국내에서 광분을 하고 일장기를 태우며 비난을 한들, 자세한 속사정을 모르는 제 3세계 인들이 보았을 때에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 “요코 이야기” 세대가 자라나서 일본의 만행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다면 그때 우리는 얼마나 부끄럽고 당황스러울까요? 우리 세대의 의식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기수가 되어 앞장을 서야만 할 텐데,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우리의 인재들이 역할모델로서 힘을 보텐다면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유명 한인 여배우 샌드라 오씨가 정신대 문제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활동을 했던 것이나 , 역시 미국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김윤진씨가 정신대 피해 할머니 문제를 미국에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을 노 개런티로 맡아 참가한 것이 좋은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교실 밖에도 제대로 된 Korea의 모습은 없다


다시 미국의 학교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간신히 왜곡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된 학생들은 교실밖에서는 한국에 관해 좀더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평소 체육 수업을 같이 듣는 한국 친구인 재혁이로부터한국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던 개구쟁이 미국인 중학생 제임스는 머리 속이 혼란스럽습니다. 오늘 수업시간에 배운 한국의모습은 재혁이가 자주 들려주었던 오천년에 가까운 한국의 역사 이야기, 옛 한국 조선을 침략했던 왜의 침략을 막아낸 신비의 전투함거북선과 신출귀몰한 병법의 이순신 장군 이야기, 그리고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룬 한강의 기적과 어디에서나 TV를 볼 수 있는DMB 이야기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재혁이는 분명히 일본의 나쁜 군인들이 한국사람들을 괴롭히고못살게 굴었다는데 가여운 요코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알쏭달쏭 하기도 합니다.

교과서가 오래되어서 그런 건가 하고 출판연도를 보니 오히려 최신판인 2009년 증보 개정 신판이었습니다. 마침 방과후 활동계획이없었던 호기심 많은 제임스는 내친김에 짬을 내어 도서관에 들려 한국에 관한 서적을 찾아보려 합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키워드에“Korea”를 넣자, 생각보다 훨씬 적은 30여권의 한국 관련 책들이 화면에 떠오릅니다. 한국 전쟁관련 서적이 주를 이루고,일제 강점기의 한국에 관한 책들이 몇 권, 한국의 전래 동화 번역본이 한 권, 중국이 한국 문화에 끼친 영향에 관한 책 몇 권이전부였을 뿐입니다. 그나마 가장 최근 서적인 한국의 현대 사회를 그린 서적은 1993년 것이 전부였고, 한국관련 관광 가이드북서적은 “기타 아시아”섹션에서 캄보디아, 태국 등 사이에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가상의 미국인 중학생 제임스의 이야기가 특히나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제가 십여년전 겪었던 실제 이야기이고, 아직도이러한 현실이 거의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前국정 홍보처 해외홍보원장 유재웅 을지대 교수에 의하면, 12개국 24개주요 도서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도서관당 불과 평균 538부 정도의 한국 관련 자료를 구비하고 있었고, 그것 또한외국어로 된 자료는 32%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의 국가가 서로 앞다투어 도서관 내에 “자국 전용공간”을확보하며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모습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를 생각하면, 세계 학계에서 한국학이차지하는 위상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학문보다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듣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독일의 예를 한번 볼까요? 독일의 미술 대학 도서관에서 역시 한국과 관련된 변변한 미술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있어봤자 이미 너무나 오래되어버린 6,70년대의 책자 몇 권이 전부라고 합니다. 그에 비해 역시나 일본과 중국관련 책자는 양적질적으로 상대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한국 유학생들의 기증 행사와 요구로 몇 권의 카탈로그를구비하는 변화를 주었지만, 6,70년대에 정부 차원의 기금조성을 통해 외국 도서관에 적극적으로 자국 문화를 홍보한 일본의 경우와극명한 대비가 되는 사례입니다.  우리가 수백년전에 일본에 문화를 전파해주고 미술을 비롯한 각종 예술기법에 지대한 영향을끼쳤다고 한들, 그것을 입증할 자료가 전무한 시점에서 이것은 단지 우리들끼리 하는 자위에 불과한 것일 겁니다.

실제로, 해외의 유명 박물관을 방문한 한인들에게 항상 듣는 이야기는 일본과 중국의 전시관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한국 전시관의규모와 자료의 양에 울화가 치민다는 것입니다. 앞서 요코 이야기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문화를 통한 역사 왜곡 또한 무시할 수가없는 요소입니다. 2007년에는 일본의 야마토왜[大和倭]가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하여 백제•신라•가야를 지배하고,특히 가야에는 일본부(日本府)라는 기관을 두어 6세기 중엽까지 직접 지배하였다는 일본 설화인  “임나일본부설”을 토대로 한 대형두루마리 족자가 미국 샌프란 시스코의 아시아 박물관에 전시되어, 총영사관을 비롯한 한인들의 항의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

임나일본부설을 토대로 제작된 족자. 일본 장수 앞에 무릎 꿇고 있는 신라 왕의 모습이 처량하다



이 번 사례를 통해서도 우려되는 점은, 균형 잡힌 자료를 접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왜곡된 자료를 접하는 외국인들 또한 왜곡된시각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13m의 길이에 달하는 대형 족자 안의 왜군 장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신라왕의모습은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보였을까요?

이렇듯이, 6-70년대의 한국의 모습과 2000년대의 한국의 모습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 야할 연결 고리가 부족하다는 사실은 쉽게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동네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서도 한국에 관련된 서적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고, 이는 일본과 중국과관련된 서적들이 꾸준히 세계의 여러 언어로 번역이 되어 소개되는 것에 비교하면 너무도 참담한 현실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더욱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일부의 장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한국에 관한 서적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라는 것 입니다. 가장 피부에와 닿는 예로서, 한국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북의 절대 부족함을 들 수가 있는데, 한국 관련 관광 가이드북은 서점에서 찾기가너무나 힘들고, 혹시나 있다 해도 그 내용이나 양이 초라하기 그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일본, 중국, 태국, 인도, 홍콩 등의 국가들을 소개하는 서적들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심지어는 지역별로 세분화 되어 있기도합니다. 2008년 미국 서점에 진열된 여행관련 서적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의 명소를 추천하는 테마 여행집에서는 한국은완전히 배제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2003년에 뉴욕타임스에서 발행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당신이 죽기 전에 꼭가봐야 할 1000곳”이란 책에는, 중국의 관광지 16곳과 일본의 관광지 8곳이 꼽혔으나 한국은 단 한곳도 포함이 되지 못했다고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는 것을 보았을 때 상당히 의아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비슷한 예로, 세계 각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서적들의 경우에도 일본, 중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자료들은 조리법에 대한설명이 상당히 자세하고 양질의 자료 사진도 포함되어 있는데 비해, 한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서적은 그 가지 수가 극히 적고, 있다한들 내용과 맞지 않거나 상당히 오래된 사진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적극적인홍보가 부족했던 데에 있는데, 단적인 예로서, 국내 2만 7천 개의 출판사 중에 외국어로 된 도서를 단 1권이라도 출판한 곳은29개에 불과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다시 한번 현대 자동차의 입장에서 상상해 보도록 해보겠습니다. 이곳은 2012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쇼가 펼쳐지는미국의 디트로이트의 전시관입니다. 수만 명이 넘는 방문객과 자동차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이 행사는, 세계의 자동차 회사들이 최신형모델과 미래형 컨셉트카를 통해 자신들의 최신 기술과 능력을 뽐내는 마케팅의 장 입니다. 관람객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머무르는무대의 정 중앙의 부스에는 벌써 일본의 렉서스와 인피니티, 그리고 혼다와 마즈다가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고, 양 옆쪽으로는미국의 캐딜락과 크라이슬러, 그리고 포드 자동차 가 부스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뒤쪽으로는 중국의 자동차 회사인 치루이 자동차와베이징 자동차의 부스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부스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이번 모터쇼에는 렉서스가 7개의 신차 모델을 선보이고,최신 기술을 집약한 미래형 컨셉트카를 4대 내놓았습니다.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참가하는 오토 쇼의 모습



이어 인피니티와 혼다, 그리고 마즈다가 합하여 신차 23대와 8대의 컨셉트카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미국의 자동차회사들 또한 32개의 신차와 5개의 컨셉트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어떨까요? 비록 2개의 회사들만이 참가를 했지만 6개의신차와 1개의 컨셉트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 자동차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현대 자동차는 독립 부스조차 제대로마련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이제 보니 혼다와 치루이 자동차의 전시 부스에 조그마하게 자리를 빌려서 차량을 전시하고 있네요?게다가 이게 무슨 일입니까? 아직도 80년대 모델인 엑셀 두 대만을 달랑 전시하고 있습니다! 현대 자동차 앞에는 아무도 관심을가져주지 않는 모습이 처량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현대 자동차의 역사를 써놓은 홍보 자료에는 “1970년부터일본의 토요타 자동차의 기술에 의존하여 성장을 이루었고 아직도 90%이상 토요타의 기술력에 의지한다.”라고 엉터리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인 관람객은 현대 자동차를 보고서는 일본산인지 중국산인지 헷갈려 하더니, 지나가던 한국 관람객이 한국자동차 회사라 귀띔을 해주자 비웃음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이내 발걸음을 돌려 다른 전시장으로 옮겨갑니다.

물론 가상의 상황이었지만 한국의 대표 기업이 이렇게 푸대접을 받으며 일본산인지 중국산인지조차 알리지 못하고 80년대의 구식차량을 전시하며 비웃음을 사고 있다면 기분이 어떠하시겠습니까? 한국인으로 얼굴도 못 들고, 부끄러움 때문에 아마 당장 현대자동차의 홍보 부에 항의 전화를 하려는 분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한국의 자화상입니다. “2009년 북미올해의 차”를 수상한 현대 제네시스와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타우 엔진,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현대 자동차의 컨셉트차량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80년대 차량인 엑셀을 전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인 것을 알면서도, 최첨단을 달리는한국의 과학과 정보통신기술, 그리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한국이, 제대로 된 홍보 공간 하나 없이 6-70년대의 자료를아직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것 일겁니다.

물론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으로 자료 검색을 한다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무대만 바뀌는 것일 뿐인터넷상에서도 양질의 한국 관련 자료를 얻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전 세계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정보를 제공하는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대해 들어 보신적이 있을 겁니다. 전세계 누구나 아무런 제한 없이 내용을 열람할 수 있고저작권이 없어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여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인데, 2008년 5월 현재 253개의 언어로 구성이되어있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에 관한 자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이 온라인 백과서전에 한국어로 된 표제어는 2009년6월에서야 비로소 10만개를 넘어섰는데, 이는 위키피디아 등재 단어 수 상위 언어 순위에서 27위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에불과합니다. 전세계 8위에 해당하는 34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 를 보유한 대한민국으로서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한국에 관해 자료를 얻으려는 학생들은 영어나 중국어 혹은 일본어로 제공되는 정보를 통해 자료를 얻어야 할 수밖에 없고, 이로인해 또다시 사실과 다르게 왜곡 되어있는 정보를 접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서 악순환은 반복되는 것입니다.지금도 세계 최대의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Youtube에도 한국에 관한 악의적인 비하 자료가 너무나도 많이 넘쳐납니다. 한국의 역사가 날조된것이라는 주장부터, 한국내의 사건들을 악의적으로 편집하여 혐오 여론을 조장하기도 합니다. 2002년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태리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해서 선수를 방해했다는 내용의 동영상 또한 버젓이 사실인양 편집되어 올라와있습니다.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비하 영상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며, 더욱 심각한 것은 이렇게 왜곡된 자료들이 영어로제공되어 전세계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감 없이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소수의 목소리가 다수의 목소리로 보일 수도 있는인터넷의 맹점을 이용하여 한국을 비하하고 다른 나라와의 다툼을 부추기기도 하는 행위 또한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한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도 한국인으로 행세하며 이간질 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하여무조건 한국인으로 믿어서도 안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의식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인 반크(Vank, VoluntaryNetwork Agency of Korea)와 같은 민간 단체들이 나서서 하나 둘 힘을 모아 곳곳에 산재해있는 왜곡과 오류를수정하는데 힘쓰고 있지만, 그들만의 힘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산 같아 보입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적극적인 홍보 부족을 문제점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이번 사례는 정부차원의 홍보 부족을넘어서, 일반인들의 참여정신 부족을 문제로 꼽을 수가 있습니다. 34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민간 차원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한 꾸준한 정보 제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과연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세계 8위의 인터넷사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한들,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TV오락 프로그램 다운로드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데에만 그 에너지를소비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21세기의 문화 전쟁에서 우리는 세계에서 8번째로 강력한 무기와 군사를 보유하고도 제대로쓰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 방울의 폐수를 중화 시키는 데에 수백 리터의 물이 필요로 한 것을 생각해보면, 왜곡된 자료 하나를 중화 시키려면 엄청난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국가 브랜드 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인터넷에 한국경치 사진 올리기”는 한국의 인터넷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좋은 시도인데, 많은 한국 네티즌들이 한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림으로 해서 세계인들이 한국에 관한 사진을 검색했을 때 아름다운 이미지를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구상입니다.


TV와 영화 속 Korea의 괴상한 모습


그 렇다면 이제부터, 일그러진 Korea의 이미지 조각들을 갖고 성장한 외국인들의 눈에 보이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알아봐야할 텐데요, 아무래도 이것을 가장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의 스케치북을 보는 것 일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한번쯤은 타인의 시선에서 그려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직접 생각하던 이미지와 많이 달라서 당황했을 경험이 있을 테니까요. 내가코가 이렇게 생겼었나? 내 눈이 이렇게 작았나? 입은 또 왜 이렇게 크게 그려놨을까? 등등,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던 자신의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본적이 있을 겁니다. 이 경우에서 보듯이, 우리 또한 그들의 시각에서 그려진 그림을 통해 그들이갖고 있는 솔직한 Korea의 이미지가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자, 그러면 이제 그들의 스케치북을 한장한장 살펴보도록 할 텐데요, 왠지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허탈한 마음으로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온 제임스는 얼마 전 한국을 배경으로 한 헐리우드 영화가 있었던 것을 생각해내고, 가까운비디오 가게에 가서 DVD를 대여해 옵니다. 과연 헐리우드의 영화에서는 한국의 모습을 제대로 그리고 있을까요? 제임스가 가장먼저 감상해본 작품은 007 시리즈의 하나인 “Die Another Day (2002)” 입니다. “악의 축”의 하나인 북한이세계를 위협하는 신무기를 개발하려고 하자 제임스 본드가 그것을 막기 위해 맞서 싸운다는 설정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에서 한국의수도 서울을 연상시키는 곳은 마치 60년대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제임스 본드와 본드 걸이헬리콥터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에서는 너무나도 가난하게 분장된 한국인 농부 두 명이 소 달구지를 끌고 가는 모습은 마치 6.25동란 직후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별반 소득이 없었던 이번 영화를 뒤로 하고, 이번에는 조금 오래된 영화인 “FallingDown (1993)”을 감상해 봅니다.

이 영화에서도 한국인에 관한 부정적인 묘사를 찾을 수가 있었는데요, 마이클 더글라스가 주연으로 출연한 이 작품에서, 한국인이주인으로 있는 한 상점에 등장한 주인공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가게 안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고 맙니다. 그 이유인 즉슨 바로 불친절한 한국인 주인이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것이었는데, 실직으로 인해 억압되어 있던 감정이 하필 그곳에서 한번에폭발해 버린 것입니다. 영화의 흐름 전개상 어쩔 수 없는 장면이었지만 그 곳에 한국인의 모습이 놓여져 있다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합니다.

그렇다면 프랑스 영화인 “택시 (1998)” 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있을까요? 이 영화에서 한국인들은 일밖에 모르는기계처럼 묘사가 되는데요, 택시 운전사로 등장하는 두 명의 한국인들은 트렁크 안에서 잠을 자면서 서로 번갈아 택시 운전을 하는설정으로 출연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한국 관련 작품인 “레모 (1985)” 에서도 국적불명의 한국 무술 인이 등장하는데,중국식 옷과 베트남 식 삿갓을 쓴 이 인물은 “신안주” 라는 무술을 범죄 조직과 싸우는 뉴욕 경찰에게 전수해 줍니다. 어쨌든영화 작품에서도 한국에 대한 제대로 된 이미지를 얻을 수가 없었던 제임스는 DVD를 끄고 TV 방송으로 채널을 돌립니다.

"레모"에서 괴상한 한국인 무술 고수로 나오는 캐릭터의



마침 제임스가 좋아하는 드라마인 “Lost”가 방영 중인데요, 극중에서 한국인 커플인 “Jin”과 Sun”의 결혼식 장면이방영되고 있습니다. 이 커플의 결혼식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한 사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 건물의 아름다움에 매료 당한제임스는 과연 이 건물이 한국의 어느 사찰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이 사찰은 일본의유명 사찰인 평등원 (平等院, 뵤도인)을 그대로 본떠 하와이에 제작해놓은 복제판 이었습니다 . 제임스는 다시 헷갈려 합니다.이상하다, 분명히 재혁이는 한국 불교가 일본의 불교와 건축 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했는데, 한국사람들은 오히려 일본 사찰앞에서 결혼식을 올리네? 한국에서도 저런 모습이 흔한 걸까? 혹시 재혁이가 거꾸로 가르쳐 준 건 아닐까?

일본 사찰을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 (위)과 드라마 속에 묘사된 한강대교의 모습 (아래)


엎친 데 덮친 격이라, 저녁 시간에는 6.25 동란의 미군 야전병동을 배경으로 한 고전 시트콤 “MASH”가 방영을 합니다.6.25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작품 속의 한국과 한국인들 모두 지금의 모습과는 거리가있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당시의 상황을 실제적으로 고증하려 했던 옛 작품이라는 데에서 위안거리를 찾을 수 있겠지만,2000년대인 아직도 50년대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시트콤이 방영이 된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있겠죠.


어떠세요? 제임스의 눈에 과연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볼품없고 매력 없는 나라로 보였을까요? 수도인 서울은 너무도 초라해보이고 또한 북한의 위협 때문에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고 살수 없는 나라. 게다가 사람들은 여유도 없이 일만 하느라 바쁘고외국인들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는 불친절하기까지 해 보이니, 그 누구인들 한국에 오고 싶겠습니까? 그런데, 도대체 헐리우드의 영화감독들은 우리의 모습을 왜 이렇게 왜곡하고 부정적으로 묘사했을까요? 모두다 한국에 대해서 악감정만을 가지고 있는인종차별주의자라서 그럴까요? 물론 한국인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데에는 어느 정도 사실적인 요소도 포함이 되어있을 수도 있다고생각합니다. 1992년 LA폭동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한/흑 갈등을 통해 왜곡된 이미지들을 접할 수도 있었을 테고, 또한정말로 주위에서 지독스레 일만 하는 한국인들을 봤을 수도 있었을 테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더 큰 이유는, 그들 또한 어려서부터 한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접하며 자라왔기 때문일 겁니다. “You arewhat you eat”을 다시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불량 왜곡품의 권장량을 훨씬 넘게 섭취해온 지금 주류 세대들이 배에 탈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불량 왜곡 정보에 그들만의 풍부한 상상력까지 겹쳐지니 그 결과물은 우리가 보기에 참담할정도이지요. 만약 그들이 한국에 대해 올바르고 긍정적인 정보를 접하며 성장했다면 오히려 한국을 호의적인 모습으로 묘사했을겁니다.

실제로, 해외홍보원이 2001년 미국의 조그비 (Zogby International)와 한국 연세대학교 언론 연구소에의뢰하여 선진 5개국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을 대상으로 한국과 관련해 떠오르는 연상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제시한 연상

지적 빈도수

경제적 번영/부흥

36

자동차

29

한국전/전쟁

29

공산주의/독재/부패/억압

24

궁핍/가난

23

올림픽

20

갈등/소요/학생데모/불안정

17

민주주의

14

미국의 동맹국

14

산업/제조/공장

13

월남전

11

주한미군

11

한국전 가족과 퇴역 군인들

10

 

일본과 유럽인이 제시한 연상

지적 빈도수

전쟁/북한과의 갈등

690

좋은 음식

206

월드컵/올림픽/스포츠

198

경제적 발전

197

제조/산업/소비재

153

한국의 문화와 국민에 대한 좋은 생각

133

불안정/사회적 불안/마찰

105

일본과의 나쁜 관계

101

통일

75

일본과의 좋은 관계

74

가난

62

민주화와 자유

59

인권침해

50

국가발전

49

관광

35

서구화/미국의 영향권

34

교과서 문제로 인한 일본과의 마찰

32



이 와 같이, 우리는 왜곡된 정보 하나가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악영향을 만들어 내는지, 정보의 섭취부터 재생산까지의 과정을 통해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렇게 일방적으로 왜곡된 내용을 접하며 성장한 세계 어린이들의 머릿속에 흉측하게 일그러진Korea의 이미지가 생겨나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곡된 이미지 조각들을 붙여 만들어진 한국에 관한 이미지는 이렇지 않을까? 중국, 일본, 북한 사이에서 구분하기 힘든 특징과 그 위에 여과 없이 덧칠해진 미국 문화로 인해 정체를 알아보기 힘든 괴상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왜냐면, 부숴지고 모양이 뒤틀려버린 퍼즐 조각들을 모아서 올바른 그림을 완성시키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아마아이들의 머릿속에 한국의 이미지는 이렇게 그려져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 악순환의 과정은 정점에서 멈추는 직선의 것이 아니라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서서 그 원을 끊지 않는 한은 영원히 반복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쯤에서 여러분들께서는 궁금해 하실 겁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홍보를 전혀 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입니다.그렇습니다. Korea라는 회사에서 생산되는 제품들 중에는 태권도나 김치같이 세계에서도 인기 있는 우리의 긍정적인 문화 수출품들이있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분명히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우리만의 문화 수출품들이 도대체 왜 세계의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지, 왜 우리 제품들의 인지도는 현저히 떨어지는지 우리는 이제 세계시장의 분석 함께 우리 문화수출품들의 제작/유통/조달 과정을 추적 해봐야겠습니다.

2009/08/16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3) 영어로 도자기는 China, 칠기는 Japan, 그럼 Korea는?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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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vs. Lexus – 다윗, 골리앗을 쓰러뜨리다!


“South Koreans have come a long way (장족의 발전을 이룬 한국인)”라니, 과연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사실, 미국 자동차 잡지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2000년 초반부터 심심치 않게 이 문장을 접했을 것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에 대해 평가를 하는 전문가들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시승 후기를 쓸 때면 약속이라도 한 듯 빼놓지 않고 약방의 감초처럼 단골로 등장시키는 이 문장 하나가, 한국산 자동차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이 이전과는 다르게 변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벌써 20여 년 전인 1986년, 세계최대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던 한국산 자동차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고 그들이 말하는 “장족의 발전” 을 이루게 되기까지 한국산 자동차는 어떠한 길을 거쳐서 이 먼 길을 오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한국산 자동차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은 정확히 무엇이 어떻게 변한 것일까요?

미국에서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잡지인 Motor Trend의 2007년 7월 판에는 다소 파격적인 내용의 비교 시승기가 소개 되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현대자동차의 고급 SUV 모델인 베라크루즈와, 마찬가지로 렉서스의 고급 SUV 모델인 RX350 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다소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는 이 기획 기사에서, 베라크루즈가 RX350과 엎치락 뒤치락 하던 끝에 종합평가에서 RX350을 누르는 기염을 토하게 됩니다. *1*

Motor Trend 2007년 7월호의 표지와 종합 평가서


어쩌면 일발성의 기사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 기사는 사실, 지난 오랜 세월 동안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시장에서 겪었던 수 없는 고난과 좌절, 그리고 조롱과 멸시를 생각한다면, 기존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을 산산 조각으로 부숴버리는 일대 사건이라고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더 나아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당당한 경쟁자로 다시 일어서려 하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굳건한 의지와 실력을 알리기 위해 이미 오래 전 쏘아 올렸던 신호탄이 이제서야 마침내 미국 주류 언론에 의해 공식적으로 포착되었음을 알리는 순간이기도 했던 것이지요.


엑셀의 돌풍 그리고 끝없는 추락


1986년 한국 자동차 브랜드 최초로 “엑셀 (국내 출시 명 “포니”)를 미국에 수출한 현대 자동차는 “단돈 $5,000 으로 구입할 수 있는 저렴한 차량”*2*  이라는 메시지를 앞세워 수출 첫해에 무려 16만 8천 882대의 차량을 판매하게 되는데, 이는 현대 자동차를 미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기업 중 첫해에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한 회사로 기록되게 하였습니다.*3* 

하지만 기쁨도 잠시, 우리의 엑셀은 그 후로 수많은 잔 고장과 각종 문제로 인하여 미국 언론의 조롱거리가 되어버리고, 이로 인해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버린 현대 자동차는 “값싸기만 한 문제덩어리” 라는 이미지를 얻으며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당하게 됩니다. 그 결과, “Hyundai” 라는 단어는 “low quality (저 품질)” 그리고 “하류층이 타는 자동차” 라는 또 다른 의미를 얻기도 합니다.*4* 

현대 자동차의 엑셀 광고 포스터. 일반 자동차의 평균 가격으로 2대의 엑셀을 장만할 수 있다고 선전하며 저렴한 가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현대 자동차의 이미지가 얼마나 급격한 추락을 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있습니다. 미국 드라마 “Lost”에서 “Sun” 역할로 맹활약중인 여배우 김윤진씨가 게스트로 초대되기도 했던 미국의 인기 심야 토크쇼인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의 진행자 데이비드 레터맨의 유명한 –이제는 고전이 되었지만- 조크 중에 현대 자동차에 관련 된 것이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몇 개를 소개하자면 “현대 자동차를 80마일 이상으로 달리게 하는 방법은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리는 것 뿐이다” 그리고 “우주에 나가있는 우주인들을 놀래 키는 방법은 바로 우주 왕복선의 조종석에 현대 로고를 붙이는 것이다” 라는 게 있었습니다.

1998년, 이에 발끈한 몬타나 주의 현대 자동차 세일즈맨인 Connor Ryan은 자신이 직접 흰색 티뷰론을 몰고 레터맨쇼가 녹화되는 뉴욕 맨하탄의 스튜디오까지 몇 주에 걸쳐서 항의성 방문을 하러 갔던 일도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결국 레터맨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이 일화는 미국 미디어에게 항상 조롱의 대상이었던 한국 자동차의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필자인 제가 미국에 처음 온 때가 1997년 이었는데, 이것은 한국 자동차가 한국에서처럼 미국에서도 많이 굴러다니겠지 라는 기대를 하고 왔었던 순수한 어린 마음에는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막상 도로에 나가보면 한국 자동차를 보기란 하늘의 별 따기 보다 힘들었고, 그 당시 현대/기아 자동차를 합쳐서 미국시장 2%의 점유율을 차지 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것은 그보다도 훨씬 낮은 것 같았습니다.

그에 비해서, 도로를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는 일제 자동차들 –토요타, 혼다, 마즈다, 미쓰비시, 닛싼등을 보면서 속으로 수도 없이 부럽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외출을 해서 한국 자동차 한대만 보아도 벅찬 감동에 박수까지 쳐보았을 정도이니 그 당시의 한국 자동차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짐작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와 더불어 대학생 시절 교수님들이 항상 고급자동차 브랜드로 벤츠를 칠판의 위쪽에 적어놓고, 그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반대 좌표인 저 품질 브랜드의 위치에 현대 자동차를 예로 들며 적어 넣을 때에는 홀로 굴욕을 참아내야만 했지요.


1999년 – America’s Best Warranty


정몽구 회장의 품질, 디자인, 제조, 리서치를 중심으로 한 집중 투자를 등에 업고 현대 자동차는 1999년, 미국 시장에서 판매된 제품들에 10년 10만 마일을 보증해주는 “America’s Best Warranty”를 파격적으로 선보입니다. 이는 당시의 일본이나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3년 3만 마일 정도의 워런티를 제공했던 것을 감안해본다면 이것이 얼마나 획기적인 일이었는지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 자동차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이것이 미국시장에서 살아 남기 위한 유일한 극약 처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현대 자동차가 가지고 있던 최악의 이미지들을 –언제 고장 날지 모르는 하류층이 타는 자동차-, -중고차로 팔 때는 헐값에 팔아야 하는 자동차-, 되돌리고자 하는 승부수 였던 것이지요. 이는 바로, 현대 자동차가 “우리는 이제 우리 제품의 품질에 자신이 있다!” 라고 포효 한 것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반응은 회의적이었습니다. 사실상 현대 자동차가 1986년의 엑셀 이후로 꾸준한 성장을 해오면서 품질 개선이 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한번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 되어버린 이미지는 쉽게 바뀌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히려, “저 품질의 현대 자동차가 워런티만 늘린다고 품질이 바뀌는가?” 라는 식의 냉소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 당시의 자동차 전문 잡지의 한국 자동차 평가는 항상 이랬습니다. “86년의 엑셀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일본, 미국 차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정말이지 항상, 항상 그랬습니다. 한 발짝 한 발짝 세계 수준에 다가서려고 노력 했지만 언제나 번번히 그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았었습니다.

2000년부터 시작된 거센 반격




그러다가 현대 자동차는 미국 시장 최초의 SUV 진출작인 싼타페의 2001년 데뷔를 필두로 뉴EF 쏘나타, 엘란트라 등과 함께 미국 시장 재 공략에 나섭니다. 늘어난 워런티로 품질에 대한 확실한 보증을 해주었기에 그에 관심을 갖고 한국 자동차를 접해본 사람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았고, 현대 자동차에 대한 호평이 입 소문을 타고 한국 차에 대한 인식을 서서히 바꾸어 갔습니다.

그 결과, 현대 자동차의 미국 판매량은 2000년 초부터 전년대비 매월 5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아까 소개한 “장족의 발전” 이라는 문구가 심심치 않게 등장을 하게 되지요. 실제로, 2004년에는 미국 J.D. Power 가 실시한 초기품질지수 (Initial Quality Study) 조사에서는, 차량 100대당 102개의 문제 발생률을 기록하며 일본의 혼다와 같은 성적을 기록했는데, 이것은 업체들 중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습니다.*5*  이에 힘입어 90년대 까지도 최악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현대 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바뀌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싸기만 한 차” 가 아닌, “값은 싸면서도 일본 차에 견주어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차”까지 바뀌게 됩니다. 과연 “장족의 발전” 이라고 칭해도 어색할 것이 없게 되었던 것이지요.


현대 자동차의 길을 걷고 있는 Korea 브랜드


앞서 소개한 현대 자동차에 관한 자동차 전문가들의 장밋빛 이야기와는 다르게,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은 조금 뒤쳐져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현대 자동차의 급속한 발전을 소비자들이 인식 하고 그에 대한 이미지를 수정해서 받아들이는 이른바 “업데이트 (정보 갱신)” 과정이 완료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대 자동차도 이 중간에 발생한 잃어버린 연결고리를 이어주려는 마케팅 프로그램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것이 자명한 이유는 바로, 제품이 아무리 질적으로 발전을 한들 소비자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언제나 구매 대상에서 밀려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실제로, 2009년 미국의 시장 조사 전문 업체인 JD Power가 실시한 “상품성 및 디자인 만족도 조사(Automotive Performance, Execution, and Layout study)에서, 현대 자동차의 제네시스는 중형 프리미엄 세단 부문에서 재규어XF와 BMW5 시리즈, 아큐라, 렉서스 등을 제치고 최고의 차량으로 선정 되었지만, 브랜드의 종합적인 인지도 평가에서는 업계평균인 779점(1000점 만점 기준)에 못 미치는 763을 얻어, 37개의 그 중에서 29위를 기록하며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습니다. “The logo is there to tell you what the car is, not who you are (차에 붙어있는 로고는 그 차가 무엇인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 당신이 누구인지를 나타내지 않습니다)”라는 최근의 광고 메시지는, 제품의 품질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뒤떨어져 있는 현대 자동차의 고민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네시스가 1등을 차지한 것과 달리, 현대 자동차의 종합적인 브랜드 인지도는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직 80년대 현대 자동차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소비자들의 머릿속과, 이미 한참 발전한 2000년대의 현실 속 현대 자동차의 이미지를 이어주는 이 연결고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작업이 제때에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는다면 비단 현대 자동차뿐만이 아닌 다른 어느 기업도 경쟁자들에게 떠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쓸쓸히 퇴장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대 자동차 직원도 아닌 필자가 왜 굳이 현대 자동차의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는지 궁금하실 겁니다. 이는 바로, 현대 자동차가 미국에서 겪어온 굴곡 많은 모습이 바로 우리나라의 브랜드인 Korea가 겪고 있는 성장통과 너무나도 똑같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대 자동차의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브랜드인 Korea가 세계시장에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 어느 정도로 저 평가가 되어있고, 이로 인해 국가가 직/간접적으로 입는 손해가 얼마인지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세계시장에서 Korea라는 국가 브랜드의 위상이 어떠한지 살펴보아야 하는 것일 텐데, 이야기를 이어가기 전에 먼저 한가지 상황을 떠올려 보시기를 바랍니다.

동일한 품질과 디자인, 게다가 가격까지 똑같다면?



넥타이가 필요한 당신은 백화점에서 두 회사의 제품을 접하게 됩니다. 똑같은 소재로 만들어진 품질과 디자인, 게다가 가격까지 10만원으로 동일합니다. 왼쪽 손에 들고 있는 제품에는 선명하게 “Made in Italy” 가 인쇄되어 있고, 오른쪽 손에 들고 있는 제품에는 선명하게 “Made in China” 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동일한 가격의 동일한 품질, 당신은 어떠한 제품을 구입하겠습니까? 예외적인 몇몇의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는 이태리산 제품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선택 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중국산 제품에만 국한되는 사례는 아니지요. 세계에서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신나는 공연 “난타”의 제작자로도 유명한 송승환씨가 소개한 일례를 보면 우리도 그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백화점 중 하나로 손꼽히는 155년 전통의 영국 해로즈 백화점은 한때는 출입시 복장 규제가 있을 정도로 그 자부심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오랜 기간 동안 영국 왕실과 귀족들에게 물품을 공급하면서 백화점의 이미지는 명품화 되었는데, 바로 이곳에 한국의 기업인 LG 전자가 평면 TV를 입점 시키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객들이 제품에는 흥미를 보이면서도 “Made in Korea”가 새겨진 것을 보고 제품 구매를 꺼려하자, 백화점 측에서 이 “Made in Korea”를 빼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6*  자, 그렇다면 과연 이 “Made in Italy”의 마법은 무엇일까요? 과연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이태리산 넥타이에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내고 중국산 제품보다 선호하게 되는 걸까요? 반대로, “Made in Korea”에 씌워진 저주는 무엇일까요? 도대체 Italy의 무엇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Korea의 무엇이 그 지갑을 닫게 하는 걸까요?


원산지 효과와 Korea Discount


무거운 주제로 들어가기에 앞서서 머리도 식힐 겸 간단한 심리 테스트를 해보겠습니다. 옳고 틀린 대답은 없는 문제지만 머리에 바로 떠오르는 대로 답을 하셔야만 올바른 심리를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1.    먼저 1부터 9까지의 수 가운데 하나를 고릅니다.
2.    그 수에 9를 곱하세요.
3.    그 결과에서 십의 자리와 일의 자리를 더합니다. (예를 들어 32가 나왔다면 십의 자리인 3과 일의 자리인 2를 더하면 3+2=5 가 되지요)
4.    3번에서 얻은 결과에서 5를 뺍니다.
5.    4번에서 얻은 숫자의 순서에 해당하는 알파벳을 찾습니다. 예를 들어 6이 나왔다면, A,B,C,D,E,F 여섯 번째인 F가 되겠죠.
6.    이제, 그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나라 이름을 생각합니다.
7.    그 나라의 두번째 글자로 시작되는 동물 이름을 생각합니다. (France 라면 두번째인 r로 시작하는 rabbit)
8.    그 동물의 색을 씁니다.

혹시 “리끼코 색회 크마덴”을 상상 하셨나요? (거꾸로 읽어 보세요)

우리가 외국인 친구를 만날 때 쉽게 친해지는 방법 중 하나는 그 사람의 출신 국가에 대해 아는 게 있으면 얼른 대화의 주제로 만들고 그를 통해서 서로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 입니다. 예를 들어 뉴욕에 사는 한국학생인 철수가 오늘 우연히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는데 프랑스 친구인 “알랭”을 소개 받았다고 상상해 봅시다.

철수의 프랑스어가 유창한 것도 아니고 반대로 그 친구의 한국어가 유창한 것도 아닐 때 게다가 둘 다 영어실력이 충분치 못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아무래도 대화를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 상대방 국가에 대해 아는 것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프랑스 출신의 남자 아이라면 아마 축구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게다가 프랑스 하면 예술, 바로 아트 사커의 본고장 프랑스! 그렇다면 유명한 축구선수 지네딘 지단을 떠올리게 되는 거지요. 아니나 다를까, 이 친구가 지단 얘기를 꺼내자 몸짓 발짓을 써가며 프랑스 축구 자랑을 합니다. 그 반응에 신이 난 철수는 프랑스에 관한 아는 것 모두를 짜내어서 대화를 이어 나갑니다. 에펠 탑은 정말 그렇게 멋있니? 몽마르뜨 언덕은 영화에서처럼 그리 낭만적이니? 아참, 한국에는 이다도시라고 하는 아주 유명한 프랑스출신 방송인이 있단다. 그리고 나 샹송도 아주 좋아해. 언젠간 유럽에 놀러 가면 떼제베도 타보고 싶다!

한참 대화를 이어 나가다가 알랭이 프랑스 얘기만 하는 게 미안했는지 한국 얘기도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아참, 그런데 너는 South Korea에서 왔니? 아니면 North Korea에서 왔니? 예상외의 질문에 당황한 철수는 당연히 South Korea에서 왔다고 대답을 해줍니다. 한참을 생각하던 알랭, 아! 나 축구선수 알고 있어! Park 라고 하는 한국 선수가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지? 그 친구 정말 잘하더라고! 뿌듯한 마음에 다음엔 무슨 얘기가 나올까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알랭이 또 다시 생각에 잠깁니다.

가만있자, 한국… 한국… 뭐가 또 있더라? 아 맞다! 한국은 정말 위험하니? TV에서 보면 항상 북한에서 한국을 위협하고 기회만 나면 전쟁을 벌일 것 같이 보도해서 말이야. 아, 아니라고? 다행이다. 그건 그렇고 한국사람들은 모두 개고기를 먹니? 모두가 태권도 유단자라면서? 아참, 한국 하니까 또 하나 생각난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 여자가 한국에 가서 영아 유기 사건으로 크게 보도가 되었다며? 이러한 질문을 접한 철수는 give and take의 상호주의가 깨어진 것 같은 불쾌함에 다시 밸런스를 맞추려 한국 자랑을 합니다.

알랭아, 한국 음식 먹어 봤니? 비빔밥 알아? 갈비는? 요즘 외국에서도 한국 음식이 웰빙 음식이라고 열풍이라던데 너희 나라 프랑스에서도 한국 음식이 인기가 많지? 라고 묻자 알랭은 얼굴이 붉어지며 대답합니다. 아니, 사실 나는 아시아 음식 중에는 일본 스시랑 중국요리를 좋아해. 아참, 태국 요리도 맵긴 하지만 참 좋아해. 그런데 아직 한국 요리는 접해보지 못했어. 내가 종종 보는 Food TV 에서도 본적이 별로 없고… 일본, 중국, 태국 요리는 참 많이 소개해 주던데 기회가 되면 한국 요리도 꼭 먹어 봐야겠다. 이름이 뭐라 그랬지? 말비? 탈비? 왠지 마음이 상한 철수는 가-알-비 라고 아주 천천히 되 읊어주며 다음 기회엔 꼭 한국 음식을 먹으러 가자고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왠지 씁쓸한 마음 한구석을 채울 수는 없었습니다.

방금 소개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비록 허구의 상황을 담고 있다고는 하나, 해외 여행을 해보거나 외국인 친구를 사귀었을 때 비슷한 경험을 많이 했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요? 왜 철수는 프랑스에 대해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고 칭찬도 해주는데, 알랭은 남한 북한도 구별을 못하고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얘기만 하는 걸까요? 알랭이 한국에 대해서 특별히 적개심을 갖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You are what you eat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은 식단 조절에도 세세한 신경을 씁니다. 그 중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문구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You are what you eat” 이라는 표현인데, 거칠게 해석하자면 바로 “당신은 무엇을 먹는가에 따라 (몸매가)결정된다” 혹은 "건강은 먹기 나름" 정도가 될 것입니다. 한국 속담에 있는 “뿌린 데로 거둔다” 또한 비슷한 맥락이겠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친구 알랭 또한 너무나 솔직하게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토대로” 한국에 관한 것을 말한 것뿐입니다. “You are what you eat” 처럼, 알랭에게 Korea란 자기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의 결과물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TV에서 수 없는 나오는 김정일과 핵 위협 이야기 때문에 Korea를 생각하면 김정일이 떠오르고, 이로 인해 한국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거지요. 엎친 데 덮친 격이라 몇 년 전 개고기를 먹는 한국인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기억도 같이 났고요. 하지만 다행히도 축구를 좋아하는 알랭은 박지성에 대해 상대적으로 접할 기회가 많았던 덕분에 Korea를 생각하면 박지성도 떠올릴 수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 중에 태권도를 잘하는 한국인도 생각나니 태권도에 대한 생각도 덩달아 났던 것이지요. 아쉽게도 1988년 서울 올림픽 때에는 알랭도 너무 어렸어서 인지 그 멋졌던 장면들을 기억에서 끄집어내질 못한것 같습니다.

다음날, 또 다른 모임 자리에서 철수는 말레이시아 출신 여자 아이인 닝을 소개 받게 됩니다. 닝은 철수가 한국에서 왔다고 밝히자 약간 어눌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며 슈퍼 주니어 얘기부터 꺼냅니다. 그러다가는 또 동방신기 얘기를 하고 얼마 전에는 비의 공연을 보러 직접 콘서트 장에도 다녀 왔다는 이야기를 하며 한참을 얘기 합니다. 그리고 자기가 쓰는 핸드폰은 삼성 애니콜인데, 이효리가 선전한 이 제품이 말레이시아에서도 히트를 쳤는데, 자기가 이효리 팬이라서 비싼 돈을 주고서 이 모델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얼마 전 방영되었던 대장금의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 음식 예찬을 합니다. 요즘 다이어트를 하기 때문에 비빔밥으로 체중 관리를 한다고 귀띔을 해주네요. 그런데 사실 자기는 한국의 떡볶이가 가장 입맛에 맞는 것 같다고 합니다. 혀를 내밀고 손으로 부채질을 하는 시늉을 하면서 약간은 맵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지만요. 한참 한국 연예인과 드라마에 대한 얘기로 웃음꽃을 피우다가 우쭐한 마음이 들기도 한 철수는 말레이시아에 대한 얘기도 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하려 하니 머리에 떠오르는 게 그다지 많지가 않았습니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얼마 전 뉴스에서 한인 동포가 납치 되었다는 데가 말레이시아였는데… 필리핀 이었던가? 아니, 말레이시아 하면 여름에 항상 홍수 피해가 큰 곳이 아닌가? 얼마 전 폭탄 테러가 있었던 곳이 발리였지? 발리가 어디더라… 인도네시아 였구나… 그럼 발리는 아니고… 아참,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라고 했지? 그럼 이슬람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철수는 이슬람에 관해 얘기를 조금 하다가 이내 소재가 떨어지자 다시 한국 연예인 얘기로 화제를 돌립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철수는 그 전날 알랭과의 대화와 닝과의 대화를 통해 알랭과 자신의 모습이 겹쳐지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말레이시아 친구 닝에게 좀더 친근하게 대해주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도 들고, 한편으로는 알랭의 마음도 이해가 됩니다. 철수가 한국에 있을 때 TV에서 말레이시아에 관해서 무엇을 주로 보았고 무엇에 관해 들었는지가 철수의 머릿속에 말레이시아에 관한 이미지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만들어 놓았던 것입니다.

프랑스를 생각할 땐 이것저것 여러 가지 기억이 쉽게 떠올랐는데 왜 말레이시아를 생각할 땐 잘 생각이 나지 않았을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말레이시아에 관한 좋은 얘기가 여러 가지 생각이 날것도 같은데… 답답한 마음에 철수는 또 씁쓸한 마음으로 집을 향합니다.

하지만 사실 철수가 그렇게 풀 죽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면 철수가 겪은 경험을 우리들도 무의식 중에 한 적이 있었을 테니까요. 미국 문화에 길들여진 우리들은 괜히 길거리를 지나다 어눌하게 한국말을 하는 밝은 피부의 백인을 보면 얼마 전 본 헐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왠지 멋지다 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기도 했을 겁니다. 반대로, 똑같이 길거리에서 어눌하게 한국말을 하는 어두운 피부의 아랍인을 보고서는 얼마 전 TV에서 접한 테러리스트 뉴스를 떠올리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단지 출신 국가가 어디인가에 따라 멀쩡한 사람에 대해 머릿속에서 스스로 플러스 점수를 주기도 하고 제멋대로 점수를 깎기도 하며 차별을 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같은 흑인이라도 미국 출신 흑인과 아프리카 출신 흑인에게는 대하는 태도가 판이하게 다른 경험을 했다는 사례를 통해서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국가 이미지의 후광 효과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비즈니스 세계로 무대를 옮기면 “원산지 효과(Country-of-origin effects)”로 변하게 됩니다. 이는, 제조국 (브랜드)의 이미지가 제품에 대한 의식과 태도에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말하는 것인데, 초콜릿은 벨기에, 맥주는 독일, 전자 제품은 일본을 떠올리듯, 소비자의 머리속에 상주하는 일종의 편견이라고 설명할 수가 있습니다. 브랜드에 연결되어 있는 이미지들 중 어떠한 것이 쉽게 떠오르는지의 여부 (가용성)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중요하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특정한 정보를 얼마나 자주, 기억에 남는 방법으로 접했느냐 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특정 브랜드 에 관련된 기억에 남는 정보를 반복해서 접하게 된다면 이 정보는 머릿속 기억창고에서 인출하는데 더욱 쉬운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것이지요. 이제 “덴마크 회색 코끼리”가 어떻게 떠올랐는지 알 수 있겠지요? D를 생각하면 쉽게 생각나는 나라는 우리가 어려서부터 주입식 교육으로 외웠던 정보인 Denmark 가 쉽게 떠오르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E를 생각하면 Elephant, 마지막으로 코끼리 하면 생각나는 회색 때문에 우리는 “덴마크 회색 코끼리”를 쉽게 떠올릴 수 있었던 겁니다. (물론 다른 나라와 다른 색의 동물을 떠올렸어도 심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답니다.)

귀여운 덴마크의 회색 코끼리



그렇다면 과연 브랜드란 무엇이며 브랜드 이미지는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사전적인 의미에서의 브랜드란 “제품이나 제조회사와 연계되어 있는 이름이나 상표”를 의미합니다. *7*  하지만 Batey에 따르면, 마케터의 입장에서 브랜드란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약속 혹은 계약”을 의미하고, 반대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브랜드란, “”마음속에 존재하는 종합적인 지각과 기대감”이라고 정의했습니다.*8* 

이 “마음속에 존재하는 종합적인 지각과 기대감”은 어떻게 생길까요? 1969년 Collins와 Quillan은 “연상 네트워크 모델”을 통해 두뇌 속의 각각의 개념 (이미지 조각)은 “노드 (개념의 표현)”를 형성하고 있으며, 각각의 노드는 체계적으로 결합된 링크(연결 고리)를 형성하고, 이들은 인간의 기억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Collins 와 Quillian 의 연상 네트워크 모델



더 나아가 1975년 Collins와 Loftus는 “활성화 확장 모델”을 통해 의미의 연관성이 있는 개념들이 서로를 활성화 시키는 현상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표 참조) 그리고 1996년 Shacter는 engram(기억 흔적) 개념을 통해, 우리의 일상은 시각적,청각적, 행동적, 그리고 언어적 경험으로 이루어지며. 두뇌의 각기 다른 부분이 이들을 분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후에 각 부위를 담당하는 신경 세포들이 서로 더욱 강력하게 연결이 되고, 이러한 새로운 연결 과정을 통해 기억 흔적이 생성된다는 것이지요.*9*  종합적으로 이러한 이미지 조각들, 혹은 기억의 흔적들간의 연결이 –그것들이 긍정적인 제품의 경험이던 부정적인 서비스의 경험이던- 브랜드 이미지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미 눈치채신 분도 있겠지만, 한 국가를 떠올렸을 때 자동적으로 의식의 영역에 떠오르는 이미지 조각들이 그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좌우 하게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만일 그 국가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도움이 될만한 조각들이 떠올려진다면 그 국가 브랜드는 그렇지 못한 국가 브랜드에 대해서 비교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론적으로는, 똑같은 품질과 가격의 제품인 A와 B를 저울질 한다면 그 무게는 동일하기에 구매자는 A와 B사이 에서 쉽게 구매 결정을 하지 못할 것이며, 결정을 한다 하더라도 균등한 비율로 구입을 하리라고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때 국가의 브랜드 이미지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명품 구두, 디자이너 수트, 패션 유행의 중심지 밀라노…… 바로 이태리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 조각들이 저울의 한 축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무게 중심은 이태리 제품 쪽으로 기울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득이 되는 요소들로 인해 이 브랜드는 강한 브랜드 파워를 뽐내고, 브랜드 가치가 높아 짐으로 해서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 또한 높아지고 고급품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경향을 보이게 되는데, 이를 일컬어 브랜드 “프리미엄” 이라고 칭합니다.

반대로, 중국산 제품을 접하는 소비자는 불량식품, 짝퉁, 공산주의와 같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쉽게 떠오르게 되고, 이는 저울의 반대 축의 무게를 줄어들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약한 브랜드 파워를 갖게 되며,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저급품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는데, 이것을 바로 브랜드 “디스카운”트 라고 칭합니다.

이 프리미엄과 디스카운트 현상을 극명히 보여주는 실례로, 3만 원짜리 중국산 저가 안경태가 일본산으로 둔갑해 무려 9배의 가격을 받고 27만원에 팔렸다는 기사가 있었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BMW나 Sony같은 기업들이 각각 독일 기업임을 강조하여 “독일의 기술력”이나 “일본의 창의력”과 같은 각국 이미지의 후광 효과를 최대한 입으려는 것에 비해 해외에 진출해 있는 대기업들이 굳이 한국 기업임을 내세우지 않는 광고 전략을 쓰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로 분석될 수 있습니다.

이를 실생활의 예로 들어본다면, 상류층 명문 귀족 가정 출신으로 주류사회에 진출한 A군은 자신의 출신 환경을 내세워 그 후광 효과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는데 비해, 하류층 가문 출신으로 주류사회에 서게 된 B군은, 자신의 이미지를 최대한 자신의 가문에서 분리 시키려고 할 겁니다. 물론, 사람들이 자신이 명문 귀족 가정 출신으로 잘못 알아 준다면 오히려 아무 말 하지 않고 그 후광 효과를 누리겠지요.

같은 맥락으로, 몇 년 전 국내외 과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 논란에 대해 기억하실 겁니다. 한국 과학계 인사들은 황교수의 논문을 실었던 네이쳐지가 이 사건의 여파로 인해 다른 한국 과학자들이 제출하는 논문들마저 더욱 깐깐한 심사와 의심의 눈초리를 받게 되는 “황우석 디스카운트” 현상을 겪게 될 것이라 우려한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바로 이전에는 이와 정 반대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한 성과 덕분에 한국 과학계는 “황우석 프리미엄”을 즐겼던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정작 제품의 실제 품질 보다는 그 제품이 어디에서 제작되었는가, 그렇다면 그 제품이 제작된 국가의 이미지가 어떠한지에 따라서 소비자의 구매 의사는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수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 대통령 산하 직속 기관인 국가 브랜드 위원회의 어윤대 위원장은, 세계경제규모 10위권의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가 OECD 회원국 중 꼴찌 권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깊은 우려를 표하였습니다. 바로 이 “Korea discount”로 인해 한국산 제품은 기타 선진국 국가들에 비해서 30%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그 심각성을 전했으며, 이는 기업의 이미지가 국가의 이미지보다 빨리 상승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을 했습니다.*10*  부연 설명을 하자면, 한국 기업에서 아무리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동급의 선진국 제품과 나란히 놓이게 될 때에는 그 제품들에 비해 70% 정도의 가격으로 팔리게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 것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추어 팔려 해도, 반덤핑 과세로 인해 벌금을 물게 되어 이중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더욱 직접적인 예로, 한국에 관한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북한, 핵무기, 김정일과 같이 안보와 관련된 부정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면, 이로 인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 개념은, 앞서 얘기한 현대 자동차의 저평가된 브랜드가치를 설명하는 데에도 적용이 되는데,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은 브랜드와 관련된 부정적인 이미지라는 것을 기억 하실 겁니다. 미디어에서 희화화 되었던 현대 자동차와 품질 문제, 그리고 입 소문에 의해 형성된 부정적인 이미지들이 현대 자동차라는 브랜드를 접했을 때 활성화되며 구매 의사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현대 자동차의 아반떼가 상대적으로 정교하고 잔 고장이 없는 이미지의 토요타 자동차의 코롤라와 경쟁을 할 때, 동일한 품질이 입증이 되어 똑같은 가격인 $13,000에 판매를 하더라도, 저평가된 브랜드 가치 때문에 구매자의 이탈을 막고자 가격을 낮추어 경쟁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앞서 현대 자동차의 사례를 보면서 “현대 자동차 디스카운트”를 경험해 보았습니다. 그러면 이제는 이와 똑같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Korea 브랜드를 따라다니는 “Korea discount”의 원인을 추적 해봐야 합니다. 한국산 제품을 평가 절하 시키게 만드는 이미지 조각들은 과연 어떤 것들이고, 그 조각들은 도대체 어떻게 연결되어 있기에 Made in Korea를 외면하게 만드는 걸까요?

2009/08/1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2)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은 아직도 "문화 식민지"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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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otor Trend, July 2007. “Hyundai Veracruz vs. Lexus RX350” 에서 비교시승기를 작성한 Matt Stone은 베라크루즈가 RX350에 비해 $10,000이 저렴한 것에 후한 점수를 주었지만, 예전의 현대자동차가 단지 “저렴한 가격”에만 매력이 있었던것에 비해 베라크루즈는 “가격차를 고려하지 않아도 RX350 보다훨씬 실속있는 구매” 라 말하며 여러 측면에서 RX350과 동등 혹은 높게 평가했다. [본문으로]
  2. Brandweek.com April, 2009 “Hyundai’s Moment” Janet Stilson에 따르면, 그 해에 미국은 불경기로 접어드는 시기였고, 이로인해 저렴한 가격의 엑셀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던 것이라고 설명한다. [본문으로]
  3. http://www.wikipedia.org/wiki/Hyundai_Motor_Company [본문으로]
  4. 아직도 미국의 속어 사전인 urbandictionary.com 에서는 “Hyundai”를 “혼다 자동차의 싸구려 모조품” 정도로 소개되어 있다 [본문으로]
  5. http://en.wikipedia.org/wiki/Hyundai_Motor_Company [본문으로]
  6. 난타”하나로 세계를 난타한 “문화 CEO” http://www.hufs.or.kr/webzine/104/sub_hceo_01.htm [본문으로]
  7. Th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 Fourth Edition. 2004 [본문으로]
  8. Mark Batey, Brand Meaning P.4 [본문으로]
  9. Searching for Memory Daniel Shachter 1996 p.59 [본문으로]
  10. EBS CEO 특강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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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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