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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거리를 장악한 '일본의 멋'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을때 느낀점 중 하나는, 몇년전 까지만 해도 쉽게 찾아 볼수 있었던 미국의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있던 자리가 하나 둘씩 줄어 들고, 그 자리를 어느새인가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까야'가 자리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강남역이나 홍대쪽을 나가보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더욱 일본적인 이름과 일본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더군요. 블록 하나를 건너면 있는 이자까야와, 힘찬 필체로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적힌 간판들을 보면서, 여기가 일본인가 한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Japanese-IZAKAYA@Gotanda
Japanese-IZAKAYA@Gotanda by iwalk.jp 저작자 표시

게다가,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인 '니폰 스타일'을 즐겨 입는것을 보니 저의 혼란함은 더 할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리고, 이 젊은 학생들이 일본의 독도 망언과 역사 왜곡에 대한 인터넷 기사에는 벌때같이 몰려들어 일본을 성토하고 경멸했던 동일한 인물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니,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반일 감정과, 그를 무색케 하는 일본 문화에 대한 동경은 일종의 애증 관계 같기도 했지요.

강남역에 나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여볼까 하고 자리를 물색해보니, 한국식 전통 주점인 민속 주점과, 그 주위를 포위하듯 둘러 싸고 있는 일본식 선술집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글쎄요, 일종의 애국심이 발동한걸까요? 오랜만에 한국에 오기도 했고, 특히 세계속에서 한국의 이미지와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저인지라 민속 주점에 가보자고 제안 했지요.

하지만 이런 저의 제안을 무색하게 만든 대답 한마디는 바로, "냄새나고 지저분해서 안가" 였습니다.


깔끔함과 아기자기함의 이자까야, 경쟁에서 밀린 민속 주점은 사라질 수 밖에...


그래서 결국 이자까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일본식으로 깔끔하게 꾸며놓은 이자까야의 내부와, 일본식 복장을 입혀놓고 힘차게 "이랏샤이마세 (어서오세요)'를 외치는 한국인 종업원들을 보며 재미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 캐릭터인 마네키네코를 비롯, 일본의 풍속화와 음악에 둘러 싸이고 보니, 일본의 맛이 나도록 참 잘 해놓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프라이버시를 위한 여닫이 문도 설치 되어 있고, 좌식으로 바닥에 앉을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서, 분위기도 썩 괜찮았었답니다.

이토록 매력적으로 젊은이들을 이끄는 힘이 있는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까야를 보면서,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고 한국의 민속 주점이 하나 둘씩 밀려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솔직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이자까야를 운영하는 업주들을 탓할수도 없고, 민속 주점을 외면하고 이자까야로 들어가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나무랄수도 없는 것이지요.

아까 제 친구가 했던 바로 그 한마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곳" 이라는 인식이 젊은이들의 머리속에 자리하게 된 그 순간부터, 민속 주점은 이자까야에 더 이상 맞서 싸울수 있는 힘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민속 주점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것은 냉정하게 보았을때 시장 경쟁의 원리에 따른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깔끔함과 세련됨으로 무장한 이자까야가 몰려 들어올때, 아직도 구식이고 촌스러운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민속 주점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재밌게도, 일본에서는 반대로 한국 음식 열풍이 불어 한국풍의 거리가 상당히 많다고 하더군요)

이로 인해 업주들은 당연히 돈이 되는 이자까야를 선택할 것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이자까야를 선택할 것이지요.

쉬운 예로, 삼성이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애국심 마케팅을 해서 세계 최고의 핸드폰 메이커가 된것은 아닙니다. 이는 바로 삼성 스스로 세계의 흐름을 읽고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개혁과 변화를 해 왔기에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뚝 설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말할 필요 없이, 한국인들 또한 삼성 핸드폰이 "좋으니까" 사는 것이지요.

여기서 눈치 채셨듯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삼성은 '이자까야'이고, 흐름에 뒤쳐져 점점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는 '민속주점'은 소니-에릭슨 정도가 되겠지요.

시대의 요구와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업종은 언제라도 사라질수 있습니다. 애국심에만 의존해 물건을 팔아달라는 시대는 이제 지나기도 했고요.

이렇듯, 이자까야가 한국의 거리를 점령한것은 일본이 한국의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흐름에 맞추어 발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얻은 정당한 승리라고 할수 있습니다.

얼마전 일본에서 부는 막걸리 열풍을 주제로 한 KBS 다큐멘터리에서 일본의 한 유학생이 한국에 와서 한국의 거리를 거닐다가 한 한마디가 생각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거리에 한국 전통 주점 하나정도는 있어도 문제 될것은 없지 않나요?" 시장 경쟁에서 밀려버린 우리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신경쓰지 못한 곳에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답니다.


어, 이자까야 메뉴에 '막걸리'가 있네?


무엇을 마실까 하고 메뉴를 펼쳐보니, マッコリ(마코리) 섹션이 있더군요. 우리의 막걸리를 여러가지 다양한 맛의 칵테일로 만들어서 준비해 놓았던 겁니다. 자,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1. 일본이 한국의 막걸리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많이 많이 마셔서 한국에 돈 많이 벌어다오.
2. 일본 술집에서 막걸리를 마신다니 기분이 이상한데? 하긴, 한국 술집에서도 사케를 팔긴 하니까.
3. 일본이 기특하게 한국 막거리를 홍보해 주는구나!
4. 왜 일본 술집에서 한국의 막걸리를 파는거야? 외국인들이 막거리를 일본거라고 오인하면 어떡하나?

정도의 생각이 들지 않으셨나요? 물론, 다른 생각이 드셨어도 문제가 될것은 없답니다. ^^

1,2,3,4번 모두 타당한 이유가 있는 생각이지만, 여기서 가장 예민하고 미묘한 문제는 바로 3번과 4번입니다.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제가 이전 글 (2009/08/18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을 통해 소개해 드렸던 뉴욕 맨하탄의 "규카쿠 (Gyukaku)"라는 일식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일화를 말씀 드려야 겠습니다.

뉴욕 맨해튼의 인기 있는 일본 레스토랑 체인인 “규카쿠 (Gyu-Kaku)에서는 한국의 요리들이 버젓이 일본의 음식인양 (갈비는 '가루비', 잡채는 '자푸채', 그리고 비빔밥은 '비빔바'로) 표기되어 외국인 손님들에게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만일 한국 음식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이 일식당인 규카쿠에 가서 '가루비', '우나기 비빔바' (Unagi Bibimba, 장어 비빔밥), '구빠' (Kuppa, 국밥), 자푸채 (Chapu Che, 잡채) 그리고 '기무치' (Kimuchee, 김치)를 처음 접했다면 이들 음식을 일본 것이라고 오인하기에 안성 맞춤이겠죠.

그리고 갈비와 기무치 맛에 반한 외국인들은 앞으로도 갈비와 기무치 생각이 날 때면 일본 식당을 찾는 기현상이 만들어 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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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미국 내에서도 일본식 주점이나 식당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인들 사이에서 일본 하면 '쿨하고 세련된 것'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놓았고, 문화 상품에 대한 치밀한 홍보를 해왔기에 그 결과는 당연한 것일겁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일부 유명한 한국 식당이나 주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국 식당이나 주점에는 한국인들만 바글바글한 것을 보면 알수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일본 식당이나 주점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자리하고 마치 훌륭한 선진 문화를 접하는양 공들여 젓가락질을 해가며 초밥을 먹고 사케를 음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세계적으로도 비슷하겠지만) 일본 식당과 주점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80%라고 하고, 한국 식당과 주점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을 20%라고 가정 한다면, 자연스럽게 한국 식당보다 일본 식당에서 한국 음식과 술을 처음 접할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지겠지요.

가루비와 자푸채가 그렇듯이, 막걸리가 일본 식당의 메뉴에 자리잡아 "마코리 (Makori)"라고 자연스럽게 팔리며 인기를 얻는 순간, 외국인들은 막걸리도 일본의 술인 것으로 오인 할수도 있는 것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요즘엔 일본에서도 막걸리의 기원은 일본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글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더군요.

기무치도 그렇고 다케시마도 그렇고, 차근차근히 명분을 쌓아가다가 어느 한순간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개발되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마코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술이 될 가능성이 농후 하지요.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일본 식당들이 그 인기를 등에 업고 한순간에 '마코리'를 판매하는 순간, 외국인들은 또 하나 일본의 좋은 술을 마신다고 생각하는겁니다.

아, 한국 식당에서도 초밥과 회를 판다고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국 식당에서 초밥을 "Cho Bap"으로, 혹은 회를 "Hwe (Hoe)"로 표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항상 "Sushi"나 "Sashimi"로 표기하기 때문입니다.

자, 그렇다면 어느정도 문제는 파악이 된것 같으니, 이제는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어떻게 일본의 이자까야가 젊은이들의 입맛과 취향을 사로 잡았는지를 분석하여 벤치 마킹을 할 수 도 있고, 무조건 한국의 전통적인 형식에만 매달리지 말고 좀더 다양하고 많은 소비자들을 포용할수 있는 경영 전략또한 필요하겠지요. 이자까야에서 십수가지의 막걸리 칵테일이 판매되는  것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마지막 남은 민속 주점이 이자까야로 바뀌는 순간을 우리 세대에 맞이하게 될수도 있을겁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에서, 그리고 세계속에서 한국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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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0) 핫도그에 김치 얹어 먹는 미국인들?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강자는 브라질리언 주짓수로, 약자는 무에타이로 상대하자!



브라질 하면 삼바와 축구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종 격투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단연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생각해 낼 것입니다. 태권도, 가라테, 킥복싱 등의 타격 위주의 무술과는 달리, 인체의 관절을 꺾거나 상대의 경동맥을 압박하여 기절시키는 방법으로 적을 제압하는 유술인 주짓수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작은 체구를 가진 사람이 자신보다 훨씬 크고 힘이 센 상대를 만나도 지렛대 원리를 응용한 주짓수의 기술을 이용하면 상대를 쉽게 제압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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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힘을 역이용 하여 적을 제압하는 브라질리언 주짓수


실제로, 브라질 주짓수의 창시 가문인 그레이시 가문의 아들인 호이스 그레이시는 참가자들 중 가장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1993년 미국의 이종 격투기 대회인 UFC에서 수많은 강자들을 거꾸러뜨리며 우승을 합니다.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해 자신의 무기로 만들어 공격하는 주짓수의 강력함이 널리 알려져, 미국 FBI에서는 여성이 배워서 남성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무술이라는 평을 받기까지 합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강국인 일본과 중국이 헤비급의 덩치 큰 최홍만 선수라면, 힘과 덩치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한국은 페더급의 왜소한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소한 체격의 한국이 덩치 큰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힘으로 도전 한다면 그 결과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 될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짓수 기술을 이용하여 우리를 압박하는 그들의 힘을 역이용 해서 그들을 공격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뿌까”의 얘기를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인 중국 쿵푸 소녀 뿌까와 일본 닌자 소년 가루를 앞세워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중국의 “힘”이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힘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바로, 일본과 중국의 문화와 캐릭터가 갖고 있는 파괴력을 이용하여 세계 시장에 진출을 한 뒤, 그 힘의 중심을 한국으로 옮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국 쿵푸 소녀와 일본 닌자 소년의 사이에, 한국의 대표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입니다.

쿵푸 소녀와 닌자 소년의 사이에 혜성처럼 나타난 한국 출신의 태권도 소년이 강력한 적들을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이 만화를 즐겨보는 세계의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태권도를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이 태권도 소년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를 먹으면 미스테리한 힘이 솓아난다는 설정을 하면, 세계 어린이들은 엄마에게 “김치”를 먹으러 한국 식당에 가자고 조를 수도 있지요. 뽀빠이가 열풍이었을 때 시금치 소비량이 급증했던 것을 비추어 보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몇 년 전 일본은 “기무치 먹는 헬로키티”를 상품화 하여 판매를 했는데,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헬로키티를 디딤돌 삼아, 일본의 기무치를 홍보 함으로 해서 한국의 김치가 아닌 일본의 기무치의 인지도가 높아졌을 것이 우려됩니다. (일본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김치'가 아닌 '기무치'를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에 등록하려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왔습니다. 2009/08/12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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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와 기무치를 합한 캐릭터 상품



뿌까의 경우, 태권도 소년이 등장을 해도 주연급 캐릭터인 뿌까나 가루에 비해서는 출연 량이 적을 수 있지만,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다면 주연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조연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태권도 소년에 대한 에피소드를 만들 때에도 한국을 배경으로 해서 한국적인 건축물과 문화를 홍보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뿌까의 제작사가 한국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출신의 캐릭터인 태권도 소년을 하나 넣는 것 또한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뿌까가 한국 대표 캐릭터가 되기 힘든 이유를 알고 싶으시면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을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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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캐릭터 회사가 제작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짜장소녀 뿌까". 하지만 일본과 중국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만 가득할뿐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는 전무하다.


비록 작품성 면에서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 영화에 한국의 전설인 용, 이무기, 여의주 등을 접목시켜 세계인들에게 선보였던 심형래 감독의 D-War는,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이보다 간단하고 실용적인 예로는, 미국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선수인 지네딘 지단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동영상의 배경 음악으로 한국 가수의 음악을 삽입 함으로 해서, 지네딘 지단을 보기 위해 동영상을 접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대중 음악을 접하게 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수 있었습니다.

지네딘 지단의 유명세로 인해 이 동영상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음악에 관심을 보였고, 한국 음악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었답니다.

우리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는 상대를 대할 때는 주짓수를 사용하여 그 힘을 역이용 했다면, 우리보다 약한 상대를 대할 때는 파괴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무에타이를 선택해야 합니다. 킥복싱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무에타이는, 주먹은 물론, 팔꿈치와 무릎, 정강이등 신체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하여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붓는 타격 형 무예입니다.

현재 우리가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 드라마나 가요를 수출할 때, 하나의 컨텐츠를 통해 연쇄적인 폭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류 스타가 출연하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 한국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한국 드라마가 외국에 수출되었다고 합시다.

남자 주인공인 A군이 연인과 데이트 할 때 즐겨 찾는 장소가 부산의 해운대이고, 항상 같이 먹는 음식이 전주 돌솥 비빔밥이라는 설정인데, 드라마를 통해 비춰지는 해운대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전주 돌솥 비빔밥은 저절로 군침이 넘어 갈 정도로 맛깔 나게 담아져 외국인들에게 보여진다면, 그들 또한 언젠가 한번 해운대에 가보고 싶고 전주에 들러 돌솥 비빔밥을 꼭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는 겁니다.

 “로마의 휴일”을 보며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페인 광장 피아차 스파냐와, “You’ve got mail”의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있었던 “Café Lalo”,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가 종을 치던 노틀담 성당, “섹스 앤더 시티”에서 4명의 여주인공이 누비고 다니는 뉴욕 맨하탄을 방문하고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대리 만족을 느끼듯이, 하나의 드라마를 통해서 여러 가지 관련 상품을 홍보 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 해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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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에서 나온 피아차 스파냐, 노틀담의 꼽추가 종을치던 노틀담 성당, 그리고 섹스 앤더 시티의 배경인 맨하탄



일본 내에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던 주인공인 “겨울 연가”에서 배용준이 살았던 “준상이네 집”에 드라마가 종영된 몇 년 후에 까지 계속해서 일본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첫 입맞춤을 했던 남이섬이 관광지로 인기를 얻었고 배경음악 CD가 불티나게 팔렸던 것, 그리고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대장금”을 보고 한국 요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사례들을 보면, 잘 제작된 컨텐츠 하나가 얼마나 많은 연관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느냐를 알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지금까지 이 연재글의 중요한 주제였던 "연상 네트워크"가 실제로 현실에서 구현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파괴력이 강력한 문화 컨텐츠가, 한국과 관련된 이미지 고리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다른 나라의 이미지와 연결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겨울연가의 준상이와 유진이 눈사람을 만들었던 그곳이 중국의 관광지였고, 준상이가 태어난 곳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택이었으며, 준상이와 유진이가 데이트 할 때 항상 즐겨 먹었던 음식이 유산슬과 짜장면 이었다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팬들의 발길은 어디로 옮겨질까요?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에서 제작되어 해외로 수출되는 드라마나 영화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시련과 고통을 겪으며 자수성가한 주인공이,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는 언제나 최고급 일본 식당으로 가서 수백만 원이나 하는 요리를 시켜 먹고, 성공 하자마자 일본의 렉서스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면, 드라마를 통해 성공한 캐릭터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곧, 일본 요리와 일본 자동차가 “성공”과 “고급”의 상징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하고 나온 헤어 스타일이나 옷, 심지어는 액세서리까지 따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생각해 보면, 창작자의 생각 하나가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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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과 겨울연가

 
물론, 한국 드라마라고 해서 한국 음식만 먹고, 한국 제품을 사용하고, 한국 자동차만 타고 다니라고 강요 한다면 이것은 21세기의 新 국수주의 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뿌까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경쟁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것을 챙기지 않고 다른 나라의 제작자들이 우리 것을 챙겨주기를 바란다면 그보다 우스운 일이 있을까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문화 상품은, 상영이 끝났다고 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같이 지워지는 게 아닙니다.

그때의 그 감동은 사람들의 머릿속과 가슴속에 남아, 추억을 느끼고 싶을 때가 생기면 언제든지 되살아 날수 있는 것이지요. “그때 그 주인공이 사랑을 나누었던” 그 자리에 가고 싶다는 마음은 평생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에서 신흥 부자가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일중의 하나가 바로 스시를 먹기 위해 젓가락질을 배운다는 이야기와, 5천 원짜리 식사를 하고 그보다 훨씬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자랑스레 들고 다닌다는 미국식 문화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을 비꼬는 신조어 “된장녀”를 통해, 문화가 우리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카라멜 색상의 시럽과 탄산수의 혼합에 불과한 음료를 마시는 것 조차 사실은 세계 1위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코카 콜라”와, 이로 대변되는 미국 문화를 소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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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를 마실때, 콜라 그 이상의 것 까지 함께 마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서 좀더 효과적으로 복합적인 문화 상품을 판매 할 수 있을까요? 앞서 세계화의 폐해에서 보았듯이, 일방적인 문화의 흐름은 반 한류와 같은 부정적인 현상을 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에타이 선수가 공격을 하는 동작이 모두 눈에 띄게 노출이 된다면, 방어자는 자연적으로 몸을 움츠려 방어 해낼 것입니다. 좀더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공격해 낼 수 있다면, 가랑비에 옷 젖든 하나 둘씩 펀치를 허용하던 선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넉다운을 당해 있을 겁니다.

(다음글에서는 여러가지의 한국 문화 상품을 거부감 없이 끼워넣어 팔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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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서 소개한 글 에서는 한복을 'Korean Kimono"로, 청와대를 'Blue House'로 빗대어 설명하게 될 경우에 한국의 고유한 문화 상품들이 일본이나 중국, 혹은 미국 문화의 아류작으로 인식 되어 버릴수 있는 위험에 대해 논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심리학 연구를 토대로 해서 이러한 오류가 한국의 문화산업 전반에 어떻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상 네트워크에 불을 붙여라

이것이 왜 중요한지는 (2009/08/14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 외국인들에게 Korea는 왜 "싸구려 브랜드"가 되었나?)에서 소개해 드렸던 “연상 기억 네트워크 모델”을 떠올려 보시면 힌트를 얻을 수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심리학의 “점화 이론 (priming effect)”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점화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구성요소인 개념들간의 연관성과 그들간의 전체적인 연결 망 (network)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 된 것인데, 특정한 정보를 접하게 될 경우에 그와 연관되어 있는 기억들이 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게 될 경우, 이 개념과 의미적으로 관련이 있는 “초콜릿”,”바닐라”,”충치”,”얼음”,”눈사람” 등이 동시에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일컬어 “개념의 활성화 확산 (spreading activation)이라고 하는데, 이를 판매자의 입장에 접목을 시킨다면, A상품을 접한 소비자가, 자사의 또 다른 상품인 B가 자연스레 연상되어 구매로 이어지길 바랄 것이고, 더 나아가 자사의 C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구상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워튼(Wharton) 대학의 마케팅 교수인 Jonah Berger에 의하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것들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그가 고안한 실험에서 개의 사진을 반복적으로 접한 실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빨리 Puma 브랜드를 인식 해내고 해당 브랜드의 신발에 더욱 호감을 나타 내었는데, 이는 개의 사진을 접함으로써 “개”의 개념과 연관성이 있는 “고양이”의 연관성이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고양이”와 연관성이 있는 “표범 (Puma)”의 개념을 활성화 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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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개의 사진을 보는것만으로도 Puma 브랜드에 관련된 기억이 활성화 된다



물론, 개들 몇 마리를 본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Puma 신발을 사지는 않겠지만, 이 실험은 우리 주위에 있는 환경에서의 미묘한 암시(cue)가 어떻게 구매 심리에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 하는 예가 되겠습니다. Berger에 따르면,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제품을 쉽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 기억에 잘 남는 슬로건이나 문구들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하는 것보다, 제품과 환경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는 편이 판매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고리가 형성되면, 우리의 주변 환경이 알아서 자동으로 제품을 판매해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Berger는 미국 세제용품인 Tide(영어 단어로는 썰물 혹은 조수의 간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의 예를 들었는데, 해변의 파도를 보는 것만 으로도 Tide 제품에 대한 관심을 자극시킬 수 있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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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파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Tide'라는 단어가 활성화 된다



그리고, Berger와 Waterloo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Gerainne Fitzsimons의 조사에 따르면, 1997년 7월 4일 미국 우주 항공국 NASA가 화성(Mars) 탐사선인 패스파인더 호(Pathfinder)를 발사하고 난 후에 Mars Bars라는 캔디 제품의 판매가 급증 한 것을 알아냈는데.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 Mars Bars라는 제품명은 “화성”을 의미하는 Mars가 아닌, 회사의 창립자의 이름에서 따온 Mars였다는 것이었으니, 뜻하지 않게 점화 작용의 도움을 받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환경적인 암시가 기억의 활성화를 통해 특정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테스트 하기 위해 Berger와 Fitzsimons는 일련의 실험들을 진행 했습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미국의 할로윈 시즌 동안에 특히 많이 접하게 되는 “오렌지색”이 소비자의 특정 상품의 구매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서 144명의 구매자들에게 어떠한 캔디/초콜릿 제품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지를 물어 보았습니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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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기간에 많이 볼수 있는 "Jack-O-Lantern"


응답자중 절반에게는 할로윈 하루 전날 조사를 했고 나머지 반에게는 할로윈 1주일 후에 조사를 하였는데, 하루 전날 조사를 한 응답자들은 1주일 후의 조사 그룹에 비해 두 배나 많이 오렌지색에 관련된 제품들 (Reese’s 캔디와 Orange Crush와 Sunkist 음료수)을 먼저 기억해 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특정 색깔의 풍부함”과 같이 단순한 환경적 암시가 제품의 기억에 대한 가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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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이 지난 1주일 후에 오렌지색 제품을 두 배 이상 잘 기억해 내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29명의 대학생 실험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오렌지색 펜을 주고 다른 집단에는 초록색 펜을 주고, 그 펜을 이용하여 설문 조사지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접 종이에 문장을 적도록 함으로서 펜에서 나오는 특정한 색에 대해 노출을 시키기 했습니다.

그 후에, 여러 종류의 제품 사진을 보여주고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는데, 질문 중 하나는 오렌지색 Sunkist soda와 초록색의 Lemon Lime Gatorade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오렌지색 펜을 사용한 집단과 초록색 펜을 사용한 집단은 서로 20%씩 더 오렌지색 제품과 초록색 제품을 선호했는데, 이를 통해서“특정 색깔에 대한 노출”이 그 색과 연관된 상품의 구매 호감도를 증가 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엇 보다 중요한 발견은 바로 이 개념의 “점화 효과”는 특별한 학습이 없이도 무의식 중에 작용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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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펜을 쓴 집단과 초록색 펜을 쓴 집단의 선호도가 달리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연결고리와 환경적인 암시를 잘 엮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제품의 판매에 있어서 경쟁 기업보다 우위를 점할 수가 있습니다. 잘나가는 기업인 일본의 경우, “일본”을 생각하면 “스시”가 자연스레 연상되고, 이와 연관되어 “가라데”,”사쿠라”,”사무라이”등등이 자연스레 떠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소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인 Korea의 경우, 자사의 제품명 없이 냉면을 의미적 설명인 “Cold Noodle”로 표기 할 경우, “한국”,”비빔밥”,”태권도”로 연결되어야 할 연결고리가 “Noodle”과 강력하게 연관되어있는 “중국”,”만두”,”쿵푸”등의 엉뚱한 이미지 조각을 활성화 시킬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예로, 외국인들이 우리의 굿을 “Shamanistic ritual”로 접하게 된다면, “토속적” 이라는 이미지와 더욱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세렝게티 초원-사파리” 혹은 “뉴질랜드 원주민-키위-코알라”등의 엉뚱한 이미지 조각들로 연결시키게 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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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Korean Kimono"로, 김밥을 "Korean Sushi Roll"로 소개함으로 해서 한국 상품들간의 연결 망이 깨지고 일본의 연결망을 활성화 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마찬가지로, 타사 제품에 빗대어 홍보를 하게 될 경우에도, 파생품과 아류작이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는 위험함은 물론이고, 한국 제품을 구매할 잠재적인 소비자들을 일본과 중국의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겁니다. “한복-태권도-김치-붉은악마-태권도” 등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연결 고리가, “한복 (Korean Kimono)-기모노-스시-스모-사쿠라-사무라이-닌자”로 이어지게 되어 결국 구매자의 이탈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일단 한번 한국의 연결 망을 이탈하여 빈틈없이 잘 짜여진 일본의 연결 망으로 들어가게 될 경우에는 다시 한국의 연결 망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관한 기억의 연결고리의 활성화를 통하여 한국산 제품의 소비를 최대화 하고 싶다면, 첫째로 제품을 상징할 수 있는 고유한 제품명이 필요하고, 둘째로 한국의 이미지 조각들에만 독립적으로 연결이 되는 제품명을 만들어서 불필요하게 다른 제품과의 이미지 고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한식당 들은 거의 대부분이 한국을 연상시키기 쉬운 한국적인 업소 명을 붙이는 것이지요. 서라벌, 신라, 세종관, 우레옥, 금강산 등등, 해외 어디를 나가더라도 한식당 들은 한국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다듬어 져야만 기존의 소비자들을 한국의 연결 망에 묶어 두어 반복적인 구매가 발생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단단하고 물샐 틈 없이 견고하게 연결되어있는 연결 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 조각들과 그것들을 연결해주는 연결 고리들의 수가 많아야 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들을 쉽게 연상시킬 수 있도록 로고와 심볼과 같은 상징물들을 만들고 가능하면 많은 회수로 소비자들에게 노출을 시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전광판이나 TV나 라디오 광고를 통해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좀더 좋은 광고 배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그 결과, 우리가 막대기 로고를 보거나 마이클 조던을 보면 쉽게 나이키를 연상할 수 있고, 길거리에 있는 황금 아치나 로날드를 보게 될 때 자연스럽게 맥도날드를 연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외국인들 또한 타지마할과 요가, 그리고 간디를 생각하면 인도가, 투우와 플라멩코, 그리고 돈키호테를 생각하면 스페인이, 버킹엄궁과 빅벤, 그리고 왕실근위병을 생각하면 영국이, 오페라 하우스와 코알라, 그리고 캥거루를 생각하면 호주가, 만리장성이나 이소룡, 혹은 팬더 곰을 보면 중국이, 후지산이나 복 고양이 (마네키네코 招き猫), 혹은 사무라이를 보면 일본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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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4 일본의 대표적 "마네키네코" (위), 영국의 왕실 근위병 (가운데),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 (아래)



하지만 앞서 소개해드린 선진 5개국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외국인들의 기억 속에는 한국을 대표할만한 이미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고, 그나마 있는 이미지들 또한 건물이나 캐릭터같이 구체적인 형상을 갖고 있는 이미지보다도 “경제 성장, 부지런한 사람들, 다이나믹함, 혹은 기술력[iii]”과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또한 한국에만 연결되어 있는 독립적인 이미지가 아니므로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약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는 쉽게 말해, 한국을 떠올리면 "느낌은 있지만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 현상과도 같은 것이지요. 느낌은 있되 실체는 없는,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떠올렸을때 느낌만 있고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 존재감또한 그다지 강하지 않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특징을 나타낼만한 상징물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있다면 이러한 상징물들이 한국을 알리는 데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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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할로윈에는 오렌지색 호박 (pumpkin)을 사용하여 만든 장식품인 “Jack-O-Lantern”을 많이 접할수 있다.

[ii] http://knowledge.wharton.upenn.edu/article.cfm?articleid=1927

[iii]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2009년 7월 13일 코트라가 산업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독일, 베트남 등 25개국의 4천214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가브랜드 이미지 조사에서 `한국 하면 기술력이 연상된다'는 응답이 전체의 12.0%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다.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1&cid=302839&iid=139940&oid=001&aid=0002761175&ptype=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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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7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4) "독도,톡도,독 아일랜드"가 "다케시마"에 힘 못쓰는 이유

로부터 이어집니다.


한국의 대표 배우 정우성씨가 일본의 티비 프로그램에서 김치를 "Kimchi(ee)"가 아닌 "Kimuchi"로 표기 한 것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벌써 이 전에도 논쟁의 주제가 되었던 김치와 기무치의 관계는, 단지 한국식과 일본식의 표기법상의 차이가 아니라, 사실은 우리의 것을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의 속셈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이고, 우리의 것을 지키는데 소홀한 우리의 안일한 자세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기도 합니다.

작은 한일전 – 김치/기무치 전쟁
 

불과 10여 년 전인 1997에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인 Codex 에서는 또 하나의 한일전이 벌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김치”의 규격화를 놓고 한국의 “김치”와 일본식 김치인 “기무치”가 대립했던 것인데요, 우리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기가 찰 일이지만 일본은 이것조차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 일본의 “기무치’를 국제 표준으로 등록을 하려 했었습니다.

다행히도, 고추, 마늘, 파, 생강 등의 양념 배합 방식과 동태, 생 새우, 굴 등 해물, 그리고 젓갈을 넣고 숙성, 발효시키는 과정이 파프리카를 넣어 고추 색깔을 낸 일본 기무치와 전혀 다른 것임을 설명하여, 2001년부터 일본이 김치를 수출할 때 ‘Kimchi’로 표기하도록 하여 사실상 우리의 김치가 국제 표준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 한 걸까요? 우리 또한 이 일이 있기 전에 김치를 규격화 하여 등록을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김치는 손맛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규격화는 힘들다며 묵살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일본은 1993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했을 당시에도 기무치를 일본음식으로 소개하고 대접하며 치밀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었지요. 이는 마치 지금도 무조건 독도를 일본 영토라 우기며 호시탐탐 빼앗아 갈 기회를 노리기 위해 철저히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모습과도 같지요. 전화위복이라 했던가요? 오히려 일본으로 인해서 우리 김치가 국제 규격으로 등록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우리가 벌써 했어야 하는 일을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허둥지둥 대처하는 모습에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습니다.

김치는 우리가 이겼지만, 벌써 일본은 김치를 제외한 다른 식품들의 국제 표준화에 박차를 가해 간장은 “shoyu”, 그리고 된장은 “miso”로 등록하는 계획이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단지 일본 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가 우리의 김치 조리법에 대한 특허를 보유 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것을 지키는 방어의 목적을 넘어, 규격화의 필요성은 한국의 문화를 전파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데, 우리가 “손맛”에 집착하고 있는 만큼 한식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는 데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외국인 요리사들이 일본이나 중국 식당을 운영 하는 경우라던가 일식이나 중식을 토대로 하여 퓨전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많이 접할 수 있지만, 외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라던가 한식을 토대로 하여 퓨전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거의 접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큰 원인 또한 기준이 되는 규격이 없어, 조리법의 비 표준화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의 음식에 비해서 표준화와 계량화가 되어있지 않고 애매모호한 기준인 “손맛”을 통해 조리 방식을 전달하는 이유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식 조리법을 배우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더 많은 외국인들이 다양한 종류의 한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어, 외국의 한식당은 교민들이나 유학생들 위주로 상대하는 영세형 식당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식은 한국인들의 손맛으로만 요리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요리”라는 폐쇄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나, 한국 음식에 대한 자세한 조리법을 표준화하여 한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라면 누구나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여러 환경에서도 변형하여 즐길 수 있는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한국 요리와 한국산 재료를 토대로 한 창의적인 요리들이 전세계 가정의 주방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리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지요. 현대 자동차가 개발한 독자적인 엔진 기술을 현대 자동차에만 장착하여 사용하기보다 세계의 자동차 회사들에 기술을 수출하여 로열티를 받으면서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얻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정우성씨의 기무치 발언으로 시작해서, 보다 근본적인 논란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일련의 사례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모두들 느끼셨겠지만,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에는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합니다. 우리의 것을 세계에 알리고,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가 빼앗아 가지 못하도록 굳건히 지켜내는 노력이 필요한데,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는 쉽게 해결 될 문제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수 있는 사소한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신경쓰는게 어떨까요? 한국내에서 천대받는 우리의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사랑받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이러한 생각이 듭니다.

2009/08/17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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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0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7) 한국을 떠올리면 기모노와 스시, 가라데가 생각난다?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Korea”가 없는 “코리아타운”


몇 년 전 처음으로 Los Angeles의 코리아 타운을 방문하게 되어 가슴이 설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100만 명의 한인 동포들이 살고 있는 코리아 타운에 가면 왠지 서울의 거리를 옮겨 놓은듯한 모습과 미국 한복판에서 한국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알릴 수 있는 많은 볼거리들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리아타운이 있는 Wilshire길로 접어들면서 그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 코리아 타운임을 상징할 수 있는 한국 전통 양식의 구조물이 하나 정도라도 있겠지 하며 주위를 둘러 보아도, 코리아 타운임을 알 수 있는 요소라고는 단지 “Koreatown”이라고 쓰여 있는 도로 표지판 하나와 사방을 뒤덮고 있는 한글 간판들뿐 이었습니다. 한국의 문화를 상징할만한 그 무엇도 없는 이곳은 “Koreatown”이 아닌 단지 “코리안들이 모여 사는 상업 구역”이라고 불리는 게 더 나을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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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중국인들이 밀집하여 거주하는 차이나 타운은 중국의 성 같이 지어진 Main Gate를 통해 주 광장인 Central Plaza로 들어가면서 마치 중국의 한 마을을 옮겨 놓은듯한 모습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색깔인 붉은색으로 칠해진 기와 건물들과 황금색 용들 사이에 둘러싸여 중국을 느낄 수가 있었는데, 이곳에는 중국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 사진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2월에는 중국의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폭죽 쇼와 함께 용/사자 춤으로 성대한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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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전통을 중시하는 것은 중국인들만이 아니었습니다. 1884년 독일인 마을에 일본인 요리사가 살기 시작하면서 그 시초가 된 일본인들의 거주 지역인 “Little Tokyo”에서도 일본의 문화를 잘 느낄 수가 있는데, 이 곳에는 일본인들이 노력하여 만든 일본식 정원만도 14개에 이르고, 일본 전통의 망루나 전원 마을도 있어, 나도 모르게 일본의 문화에 둘러 싸이게 됩니다. 그렇다면 코리아 타운 내에서 판매하는 한국 음식들이 바로 한국의 상징이 아니냐 라고 물을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김치, 비빔밥, 갈비, 그리고 냉면 모두가 코리아 타운 내에서 한국의 문화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중요한 이미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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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소비자가 일본과 중국이라는 경쟁사를 외면하고 그 사이에서 한국을 선택 하고 코리아 타운 안으로까지 들어 왔을 때의 이야기이고, 이 “들어오게 만드는” 과정을 위해서는 한국의 문화를 나타내고 상징할 수 있도록 하는 “포장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단지 “음식과 찜질방”만을 위해 코리아 타운을 찾게 하는 것이 아니라, “리틀 도쿄와 차이나 타운에는 없는 특별한 문화적 매력을 내세워서 저절로 발걸음을 하도록 만들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세계 인터넷의 사진들을 검색할 수 있는 Google의 이미지 검색창에 “LA Koreatown”,”LA Little Tokyo”,그리고 “LA Chinatown”을 차례대로 검색해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데, “LA Little Tokyo”와 “LA Chinatown”을 각각 검색해보면 그 상징이 되는 전통 건물들을 배경으로 하거나 주된 대상으로 삼아 찍은 기념 사진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비하여, “LA Koreatown”의 경우에는 그 상징을 하는 구심점이 없는 이유로 갈비나 김치 같은 음식의 사진이나 노래방과 같은 건물 내에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한 기념 사진들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보듯이, 외국인들이 인식하기에도 Koreatown을 대표할 만한 상징물이나 볼거리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규모상으로는 차이나타운과 리틀 도쿄를 합친 것의 5배나 된다는 코리아타운은 한마디로 덩치 값을 못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을 느끼기 위해 코리아 타운을 찾은 외국인들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문화와 전통이 어떻게 다른지 특징을 알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이역만리 타국에서 태어나 자신의 뿌리에 대해 배우고 유대감을 형성하고 싶은 2세, 3세 아이들에게 또한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이처럼, Koreatown은 한국인들이 사는 모습만을 그대로 보여주는 데에만 그칠게 아니라, 저절로 한국을 홍보할 수 있는 역할까지 해야 하는 것입니다.

한인들 끼리만해도 충분히 먹고 살수 있는데 뭐 하러 상징물같은데에 돈을 쓰느냐는 것은 너무도 근시안적인 생각이며, Koreatown내에서 모든 것들이 한인들을 위한, 한인들끼리만 소비하는 우물 안 개구리적 문화가 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6.25 동란 이후 고도의 압축 성장의 과정에서 우리의 전통 가옥들이 헐리고 무미 건조한 성냥갑 아파트들이 가득한 서울의 모습에는 한국을 상징할만한 볼거리가 없다는 지적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만의 잔치”는 타운 내에서 멈추지 않고, 자기 민족의 우수성과 힘을 과시하기 위한 좋은 홍보의 장인 코리안 퍼레이드 행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일보 송의용 국장에 따르면, 퍼레이드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 마셜”에는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 혹은 스포츠 스타들을 초청해서 관심도를 높이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인데, 최근 몇 년간 코리안 퍼레이드의 얼굴 역할을 하며 퍼레이드의 최전방에서 행사를 이끈 인물들은 행사의 주관사인 신문사의 사장이나 한인회 인물들이나 총영사가 그 앞줄을 독식 했다며 코리안 퍼레이드가 특정 회사의 홍보의 장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습니다.

차라리, 미국 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유명 스포츠 스타들, 박세리, 박찬호, 추신수, 하인스 워드등을 비롯해 한인 2세 출신의 유명 정치인들을 내세운다면 미국 언론의 조명을 받을 기회 또한 자연스레 늘어나게 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외국인들이 보기에 누구인지 모르고 한국인들끼리만 아는 인물들을 내세워 “우리만의 잔치”로 만드는 것 보다, 미국인은 물론 많은 외국인들도 함께 반가워 할 수 있는 진정한 “한국의 얼굴”을 내세우는 것이 우리를 더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아쉬움은, 세계의 수도라 불리며 나라마다 자국의 위상과 문화를 뽐내는 개성 있고 특징 있는 건축물로 가득한 워싱턴에서 한국의 대사관이 어떠한 모습으로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지 에서도 느낄수가 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한 강찬호 기자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들려준 이야기에 따르면, 한국 대사관에 근접하여 있는 일본 대사관은 전통 건축물과 조경술이 조화되어 훌륭한 경관을 연출해내고, 건물 내에도 일본의 문양을 장식해놓아 일본의 문화를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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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사관 또한 세계적인 중국계 건축가 I.M. Pei를 앞세워 미국에 있는 대사관중 가장 큰 규모의 건물을 완공하여 워싱턴 한복판에서 중국의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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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한국의 주미 대사관 건물은 군용 막사를 연상케 하는 칙칙한 색의 잿빛으로 현관에 걸린 태극기 외에는 대사관을 찾는 손님에게 한국을 느낄 수 있는 그 어떠한 특징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일본 대사관 내에서 대규모의 행사를 직접 치를 수 있는 데에 반해, 한국 대사관에서는 규모적인 면의 미비함으로 인해 대사관 외의 곳에 의뢰하여 행사를 치러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그러한 환경 속에서도 워싱턴의 한국 대사관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대사관에 못지 않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기도 하고, 미국 언론을 상대로도 활발한 홍보 활동을 하며 지역 커뮤니티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그 안타까움이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장면을 현대 자동차의 입장에서 재현해 보도록 해보겠습니다.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 딜러쉽들이 한군데에 모여있는 로스엔젤레스입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일본의 토요타, 독일의 BMW 딜러쉽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일본의 토요타를 찾아가려 하는데, 저 멀리서부터 토요타를 상징하는 거대한 로고가 눈에 띕니다.

찾는데 별다른 어려움 없이 딜러쉽에 도착을 하여 주위를 살펴보자 토요타 전용으로 꾸며진 서비스 부서와 최신 차종들이 가득한 넓은 주차장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벽면을 따라 토요타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진들과 설명들이 가득 합니다.

회사의 창립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최초의 양산 모델부터 최신 모델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게 준비해 놓았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널찍한 홀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종종 기자들을 상대로 토요타 신차 발표회를 하기도 한다니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제 독일의 BMW 딜러쉽을 찾아 보겠습니다.

역시 이곳에도 BMW의 상징인 파랑 하양의 프로펠러 로고가 저 멀리서 눈에 띄기에 아무런 문제 없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얼마 전 들은 바로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로서 그 위용을 떨치고자 미국 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건물을 신축 했다고 하는데, 이 작업에서 독일의 유명 디자이너들을 대거 고용했다고 하는군요. 딜러쉽에 도착하자, 그 어마어마한 규모에 압도 당하고, 건물 내에는 마치 미니 박물관을 연상시킬 만큼의 BMW의 역사 자료가 가득 있었습니다.

비행기 회사로 시작해서 지금까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공간에서, 역시 독일의 기술력은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두 딜러쉽을 구경하고 나서, 요즘 미국에서 폭발적인 판매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 자동차회사인 현대 자동차의 딜러쉽을 방문해보기로 합니다. 한 시간을 찾았을까, 어디에도 현대 자동차임을 나타내는 상징물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간신히 도로 명을 찾아서 도착해보니 “현대자동차” “서비스” “고객센터” “주차장”등의 팻말이 한글로 크게 적혀 있는걸 보니 맞게 왔나 보다 하고 일단 주차를 합니다. 차에서 내리고 건물을 살펴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60년대에 지어진 듯한 건물입니다.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실제로 60년대에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Oldsmobile”사에서 사용하던 건물을 사들여서 그대로 쓰고 있다는군요. 안으로 들어가자 오래되고 협소한 건물에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현대 자동차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료는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담당자가 말하기를, 건물이 너무 협소하여 신차가 나와도 발표회를 할 수가 없어서 주위의 큰 건물들을 대여해서 간소하게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한 것은, 이렇게 특징이 없고 낡은 딜러쉽 안에서도 직원들의 역량 하나만큼은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미디어를 상대로 현대 자동차를 알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하고 있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상을 알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모든 것들이 60년대 Oldsmobile 건물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는 사실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미국에서 승승 장구하고 있는 현대 자동차의 위상을 잘 나타낼 수 있는 그런 멋진 건물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다행히도, 이러한 문제를 심각히 여긴 한인 사회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커져왔고, 드디어 2006년에는 한국식 정자인 “다울정”이 LA 코리아타운에 세워졌습니다. “다 함께 사는 우리”라는 순수 한국 이름을 갖고 탄생한 다울정은 한국 정자, 그 중에서도 단청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코리아타운의 새 “얼굴”이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어이없지만 이번에도 역시 다울정의 영문 표기는 "Dawool Jung"이 아닌 무미건조한 "한국식 정자"라는 뜻의 "Korean Pavillion"으로 미국인들에게 홍보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인 모두의 열정을 담아 탄생한 다울정은 3년여만인 2009년 3월, 경비 대금 지연으로 인해 자물쇠를 채우고 일반인의 출입을 봉쇄하게 됩니다. 이 와중에 내부는 행인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쌓여만 갔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과도 같은 상징물인 다울정이 쓰레기로 뒤덮여 가는 모습을 보는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이고 그것을 보고 자라나는 한인 2/3세 어린이들은 어떠한 느낌이 들까요?

공은 모두가 나누어 가지려 하지만 책임은 아무도 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나는 일화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인 마음에서 전통을 존중하고 아끼어 하나라도 더욱 일본적인 공간을 조성하고 외국인들에게 일본의 문화를 알리려는 일본인들의 자세는 우리의 그것과는 본질부터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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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물쇠가 채워진 채 굳게 잠겨있는 다울정의 모습



명절이 되어 한복을 입는다는 것 조차 “어른들이 입으라 하니까 입는”것이 아닌, “우리 문화를 지키고 싶은 자발적인 마음”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제멋대로 방치되는 다울정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전통에 대해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과연 얼마나 생겨날 수 있을까 궁금합니다. 이것이 단지 외국에 나와있는 한인들만의 문제일까요? 처참하게 불타버린 숭례문과, 화재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고 낙서로 훼손되어 있는 한국내의 문화재들을 볼 때는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샌다”라는 말보다 더 딱 들어맞는 표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내에서조차 우리 문화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데 과연 외국에 나간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이러한 마음이 생긴다는 것에는 쉽게 수긍하기가 힘들듯 합니다.

전통이란, “가치가 있기 때문에 지켜내는 것” 이 아닌, “지켜내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 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다울정과 숭례문을 만들어 낸들, 그 누구도 지켜내지 않고 방치 한다면 그것은 아무에게도 가치가 없는 흉물 덩어리밖에는 의미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1976년 미국 독립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서 미국 San Pedro 시에 건립 했던 “우정의 종각” 또한 한때는 방치된 시설물로 전락했었다는 얘기를 통해서도 우리의 근본적인 마음가짐에 대해 심각하게 반성을 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이렇듯, 한국의 불량 식품을 먹고 배탈이 나버린 외국인들과는 달리, 차이나 타운과 리틀 도쿄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양질의 식품을 섭취한 외국인들이 일본과 중국 문화와 전통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친근감과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텐데, 외국의 영화들에 비춰진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한중일 삼국의 위상을 보다 자세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은 평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경외와 존경, 신비함으로 그려지는 일본과 중국


먼저 중국을 소재로 한 외국의 영화들을 생각해 보면 어떤 작품들이 머리에 먼저 떠오르시나요? 얼마 전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았던 영화 “쿵푸 팬더”를 기억 하실 겁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친근한 동물인 팬더 곰이 중국의 전통 무예인 쿵푸를 수련하여 악당을 물리치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적이고 즐거운 소재로 흥행에도 큰 성공을 거두어 전세계인들이 중국식 의상과 건축물, 그리고 예절에 대해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든 아주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쿵푸 팬더뿐만이 아니라, 이연걸이 등장하는 “미이라 3 – 황제의 무덤”에서는 기존의 배경인 이집트를 떠나 중국에서 주인공들의 활약이 펼쳐지는데, 진시황 시대를 모토로 한 캐릭터들과 만리장성 건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왕릉에서 출토된 토인형들을 통해 중국의 강대했던 고대사와 화려한 문화 유물들을 소개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에서 촬영되어 영화사상 처음으로 서유럽인의 시각에서 중국의 드라마를 그려낸 이탈리아-중국-영국 합작 영화 “마지막 황제”를 통해 세계인들은 자금성의 웅장한 모습과 화려한 궁중 생활에 대해서 경외감을 갖기에 충분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영화들은 중국인들의 자본과 인력을 통해 제작되어 수출된 작품이 아니라, 외국 영화 제작자들이 자발적으로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여 중국의 팬더 곰과 쿵푸, 진시황, 그리고 자금성과 청나라 황제를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여 중국의 모습을 그려냈다는 것인데, 이것은 그들이 중국과 중국의 문화에 대해서 상당한 호감과 동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경외감과 신비로움으로 일본의 모습 또한 쉽게 접할 수가 있습니다.

미국 신식 군대의 훈련 교관이 일본에 건너가 근대화에 반대하는 일본의 수구파 군인들과의 전투에서 패해 포로가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주제로 한 “라스트 사무라이”에서는, 완벽하리만큼 철저하게 고증된 옛 일본의 모습을 배경으로 탐 크루즈가 일본식 갑옷을 입고 일본도를 휘두르며 일본어로 대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경외감과 존경심으로 가득한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 또한 사무라이와 일본의 전통 문화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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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을 추진하고 롭 마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완성시킨 “게이샤의 추억”은, 장쯔이, 공리, 양자경, 와타나베 켄 등의 유명 배우들의 호화 캐스팅으로도 화제를 모았었는데, 아름다운 일본의 모습을 배경으로 주인공 장쯔이가 어린 소녀에서 게이샤로 되어 성장해 가는 모습을 섬세한 촬영기법과 아름다운 색감을 이용해 신비하고도 환상적인 영상미를 통해 선보임으로써 전세계인들에게 게이샤는 물론이고 전통 의상인 기모노와 부채춤 등의 문화를 마음껏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소재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외국에서 절대적인 위치를 갖고 있는 감독이나 배우들이 앞장서서 일본의 문화를 상품화 하여 영화화 하고 세계인들을 상대로 판매 한다는 점에서 부러움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Falling Down”이나 “Lost”, 그리고 “007 Die Another Day”에서 왜곡되게 그려진 한국의 모습을 떠올려 보면 그 부러움의 크기는 더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벌써 여러 번 지적했듯이, 이것은 외국 영화 제작사들을 원망할 일이 아닌, 우리 문화의 상품화와 홍보에 소극적이었던 우리 자신들을 탓해야 하는 것이 첫째여야 할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모습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었는지, 그 노력이 충분한 것이었는지, 그렇지 않다면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지, 세계인이 즐기는 대작 영화에 너무나도 멋지게 그려지는 일본과 중국을 보면서 초라한 한강대교를 배경으로 소달구지가 굴러 다니는 한국의 모습을 애써 못본척 외면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외국의 서점에서의 한국 관련 서적들, 도서관에서의 오래되고 낡은 한국 관련 자료, 유명 박물관의 초라한 한국관, 그리고 한국의 모습이 없는 코리아타운의 문제에서 보듯이, 어쩌면 그들이 우리의 모습을 왜곡되게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그들의 붓을 잡고 우리의 모습을 스스로 왜곡되게 그리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캐릭터들


한중일 삼국의 문화적 빈부의 격차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의 양과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중국을 소재로 한 영화에 중국적 캐릭터인 황제, 팬더 곰, 쿵푸의 달인이 있다면, 일본을 소재로 한 영화에는 일본적 캐릭터인 게이샤, 사무라이, 닌자, 스모 선수 등이 있는데 비해, 한국을 소재로 한 영화에는, 태권도 고수나 북한군 캐릭터를 제외하면 기껏해야 “열심히 일하는, 두뇌가 명석한, 모성애가 강한 한국인”과 같이, 구체적으로 정형화 되지 못하고 추상적인 이미지가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실제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은 이러한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우마 서먼은 복수를 위해 일본의 명검인 “핫토리 한조”를 얻기 위해 일본으로 직접 찾아가서 일본의 장인으로부터 그 명검을 손에 넣고 차례 차례 적들을 무릎 꿇려 나갑니다. 그의 힘의 원천이 되는 무예는 중국인 쿵푸 고수인 “Pai Mei”에게 배운 것인데, 이를 수련하기 위해 우마 서먼은 직접 중국으로 찾아가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며 무예를 익혀 냅니다.

1, 2편으로 나뉘어져 개봉한 장대한 복수의 대 서사시의 하이라이트는, 우마 서먼과 그의 철천지 원수인 “O-Ren Ishii”와의 결투 장면인데, 하얀 눈이 쌓인 일본 정원에서 일본도를 들고, 기모노를 입은 O-Ren Ishii와 건곤일척의 대결을 펼치게 되는 이 장면에서, 아름답게 꾸며진 일본 정원을 기가 막히게 짜여진 카메라 워크로 화면에 담아낼 때마다 입에서는 저절로 탄성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반갑게도 이 영화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캐릭터들 사이에서 한국인 캐릭터도 등장을 합니다. “Helen Kim”이라는 이름의 한국인 여성 킬러는 애초에 우마 서먼을 살해하라는 명을 받고 그를 찾지만, 그가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마음이 약해져 살해를 포기하고 주인공을 살려주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지만 왠지 마음 한구석이 찝찝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글자 하나의 차이에 있습니다.

Helen Kim은 한국”인” 캐릭터이지만 한국”적” 캐릭터가 아닌 것이 그 이유인데요, 중국인 쿵푸 고수인 “Pai Mei”는 중국의 쿵푸를 대표하는 중국”적”인 캐릭터이기에 어느 나라의 배우가 그 역할을 하던지 “중국”을 표현하는 것이고, 기모노를 입고 일본도를 들고 있는 일본”적” 캐릭터인 “O-Ren Ishii”의 역할 또한 배우의 국적에 상관 없이, 일본을 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Helen Kim”의 경우는 사뭇 다릅니다.

“킬러”라는 캐릭터는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한국”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없고, 단지 한국”인”이 그 역할을 소화해낸, 국적과는 상관 없는 일반적인 캐릭터 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더 쉽게 말해, “쿵푸 고수”나 “일본 검술 고수”라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서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의 인물로 설정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지요.

일본도와 기모노를 입은 Oren-Ishii (위), 중국의 무술 고수 Pai Mei (가운데), 그리고 한국인 킬러 "Helen Kim" (아래)


만일 “러시아인 쿵푸 고수” 캐릭터가 우마 서먼에게 쿵푸를 가르치고 “나이지리아인 일본 검술 고수” 캐릭터가 기모노를 입고 일본도를 휘두르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무엇인가 부자연스러울 느낌이 들것입니다. 하지만 “킬러” 역할의 경우에는 굳이 “한국인” 캐릭터가 아니더라도, “이스라엘 킬러”, “브라질 킬러”, “러시아 킬러”가 그 역할을 차지한다 하더라도 부자연스러울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이는 다시 말해, “쿵푸 고수”와 “사무라이”는 일본의 문화에만 고유하게 존재하는 “일본적”인 캐릭터 이지만, “킬러”는 단지 한국의 문화에만 고유하게 존재하는 캐릭터가 아닌, 세계 어느 곳에도 존재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캐릭터 라는 것입니다. “한국인 킬러”의 경우에는, 한국”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단지 한국”인”이 그 역할을 소화해낸
한국”산(産)”캐릭터라는 것입니다.


한국 대표 캐릭터는 “짜장 소녀 뿌까”? – 한국적(的) vs. 한국산(産)

한국”적”인 것과 한국인이 제작해낸 한국”산”의 제품은 엄연히 다른 개념인데, 이는 한국의 캐릭터 업체인 Vooz가 제작하여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 “짜장 소녀 뿌까”의 사례를 보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잘나가는 중국집 "거룡반점"의 막내딸 뿌까는 명랑하고 쾌활한 여자아이입니다. 어느 날 “수가마을”로 자장면 배달을 떠나게 된 뿌까는 그 곳에서 가루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이후, 그만 첫눈에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그길로 부모님을 졸라 수가마을에 "거룡반점"의 분점을 내고는 "거룡반점" 본점의 수석 주방장이었던 "짱뚱" , "우어" , "호오" 와 함께 첫 영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성공적으로 수가마을에 정착한 뿌까는 자신의 마음을 훔쳐간 가루를 찾아가 쉴 새 없이 뽀뽀세례를 퍼부으며 자신의 사랑을 이루려 하고, 이 과정에서  "아뵤" , "칭" , "소소" 등 뿌까의 개성 있는 친구들과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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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만화의 주를 이루는 캐릭터들은 일본과 중국에 관련된 캐릭터 입니다. 중국의 전통 의상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고 있는 중화요리 집 소녀 뿌까가, 표창을 던지며 일본도를 들고 다니는 일본 닌자 소년인 “가루”를 좋아하고, 쌍절권을 돌리며 이소룡처럼 되고 싶어하는 쿵푸 소년인 “아뵤”와, 역시 중국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소녀인 “칭”, 소림사 출신의 “소소”, 가루의 라이벌이자 역시 닌자인 “또베”등과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2008년 기준으로 유럽 전역 50개국에 방영되고 남미와 북중미, 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방영이 되어 110여 개국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막대한 수입을 올린 “짜장 소녀 뿌까”의 성공은 분명히 한국 캐릭터 산업의 희망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상당히 기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한국 캐릭터 산업의 저력과 역량을 증명해낸 사건일 뿐, 만화 내에는 일본과 중국 문화의 대표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한 것을 고려하면, 한국을 대표할만한 한국”적” 캐릭터나 문화가 녹아있는 콘텐트를 제작해 내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소비층이 형성 되어 있는, “잘 팔리는” 캐릭터인 중국의 “쿵푸 소녀”나 일본의 “닌자” 캐릭터를 한국의 업체가 상품화하고 판매하는 데에 성공 해낸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인들조차 중국에서 제작된 자국의 캐릭터로 오인하여 자부심을 느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에서 제작된 한국”산” 캐릭터가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 할 수 있다는 것은 혁명적인 일이지만, 더욱 중요한 한국”적” 캐릭터를 개발해낸 데에는 실패 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뿌까”는 성공한 한국의 캐릭터 산업의 대표 캐릭터이지, 한국문화의 대표 캐릭터가 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반대로, 일본과 중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은, 한국의 캐릭터 회사가 아닌 세계의 어느 회사가 제작을 하던지 에 상관없이, 외국인들의 눈에 비쳤을 때 단번에 “일본과 중국적”인 요소를 담고 있기에 “일본과 중국 캐릭터”로 인식이 되는 것입니다. 외국의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뿌까”를 시청하며 뿌듯한 마음에 뿌까는 “Korean character (한국 캐릭터)야!” 라고 자랑을 하면 외국 친구들의 눈이 휘둥그래 질 겁니다. 분명히 “중국 사람이랑 일본 사람들 같은데?” 라고 하면서 말이죠. 그 말에 마땅히 반박할 근거가 없자, 뿌까는 “한국인들이 제작한 중국/일본 캐릭터들이야. 한국인들이 만들었어. Chinese and Japanese characters made BY Koreans”라고 밖에 할 수 없겠죠.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일본과 중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의 종류는 더욱 풍성해지고 세계인들에게 그 인지도가 높아졌을 거라는 분석을 할 수도 있지요. 만화 속 캐릭터들의 쿵푸, 닌자, 중국 요리로 인해 일본과 중국에 관련된 이미지의 연결 고리들은 더욱 활성화 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일본과 중국의 문화 산업의 성장에 일조 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단기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은 한국의 캐릭터 회사이지만, 더욱 큰 이익을 보는 것은 일본과 중국이라는 말이지요.

그리고, 일본과 중국이 그 영향력을 넓혀 갈수록, 한국이 얻어낼 수 있는 몫은 더더욱 줄어만 갈 것입니다. 게다가, 어려서부터 일찍이 애니메이션 초 강국인 일본의 “아니메 (Anime)”를 거부감 없이 접하며 자라는 어린이들은 일찍부터 일본적 가치관과 문화에 대해서 길들여지고 익숙해 집니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큰 UCC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와 리플수, 즐겨 찾기 수를 기록하는 영상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일본의 애니메이션 작품인 것을 보면 그 영향력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바람의 검심”을 보며 일본 검객에 대한 낭만과 열정을 느끼고, 제국주의의 열망을 미화한 수많은 작품들을 접하면서 일본인들에 대해 동정을 느끼기도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아니메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일본의 비디오 게임과, 게임의 소재로서 등장하는 일본과 관련된 배경과 캐릭터들을 생각해보면, 게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달 하는 메시지 또한 무시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가치관 전반에 소리 없이 침투하는 문화의 파괴력을 생각해 볼 때, 일본은 자국의 대표 산업인 애니메이션을 통해 수천 수만의 지원군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책 속의 “요코 이야기”가 예쁘장한 그림체의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탄생한다면 우리에게는 커다란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기는 거겠죠.

이 문제를 자세히 생각해보면, 문화적으로 고유하고 상징성 있는 대표 캐릭터가 없는 한국에게 할당되는 역할 자체가 적은 것이 그 근본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혹자는 애초에 동양에 관련된 헐리우드의 시각이 주로 일본과 중국에 관련된 몇 가지의 고정 관념적 이미지에 제한되어 있는 이유를 들며 이러한 현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려 하지 않으려 하지만, 이렇게 제한적인 동양에 대한 이미지의 한계 내에서도 일본과 중국의 경우는 그들만의 대표적 캐릭터로 시장을 장악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보면, 일본과 중국은 고정적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어 있는 정규직원과도 같고, 대표할 캐릭터가 없는 한국은 일정하게 보장된 고정 수입이 없어 마치 남는 일거리를 찾아 경쟁 해야 하는 비정규직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고유한 브랜드가 없는 한국의 경우는, 자사의 로고를 붙여 판매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가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의 하청을 받아 제품의 제작을 하는 OEM (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에만 그쳐 버리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하청을 주는 주문자 기업의 경우에, 더 저렴한 노동력이나 조건을 제시하는 제작자가 나타날 경우에는 언제든지 하청업체를 교체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일본 기업인 Sony의 하청을 받아 한국의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Sony의 로고가 붙게 되는 순간 일본의 제품으로 인식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고, 낮은 인건비를 찾아 인도나 베트남에 하청을 주어 부품을 제작하게 해도, 최종적으로 현대 자동차 로고가 붙게 되는 순간부터는 한국의 제품으로 인식 되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지금은 한국인 배우가 아시아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고 헐리우드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 한국 배우들과 경쟁할만한 인지도 높은 좋은 배우들이 배출되어 낮은 몸값으로도 같은 역할을 된다면, 주문자인 헐리우드는 가차없이 그 기회를 다른 나라 출신 배우에게 넘겨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 배우들의 헐리우드 진출은 한국의 이미지가 높아져서 라기 보다는, 좋은 조건에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전반적인 산업 환경 그 자체가 매력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체 브랜드가 없던 한국이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을 통해 양질의 노동력을 수출하던 7,80년대에, 유명 외국 브랜드의 신발이나 의류와 같은 제품들의 라벨에 “Made in Korea”가 상당수를 차지 했던 것이 이제는 “Made in China”나 “Made in Vietnam”이 주를 이루는 것을 생각해보면, 브랜드는 대체되지 않지만 하청업체는 쉽게 대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 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비슷한 예로, 얼마 전 엔고 현상으로 인해 일본의 관광객들의 방문 러시가 있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명동을 가득 채웠던 일본인들이 저렴한 가격에 쇼핑을 즐기려 왔던 현상에 관광 관계자들은 행복의 비명을 질렀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었을 뿐이고, 엔고의 거품이 터지게 되어 쇼핑몰로서의 매력을 잃게 되자 자연스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로 인해, 더욱 싸고 질 좋은 제품을 파는 다른 국가로 발걸음을 옮겼겠지요.

따라서, 대체의 위험이 있는 요소를 내세워 판매하려는 것 보다, 다른 관광지로 대체가 불가능한 “한국에 꼭 와야만 드는 것은 있는” 관광 명소들을 만들어야만 할 것입니다. 반대로, 소비자들이 명품 제품을 구입할 때에는 가격이나 대체 상품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높은 충성도를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가 되겠습니다.


닌자와 사무라이가 되기 위해 헐리우드로 간 한국의 스타들


이처럼, 대체가 불가능하게 굳건히 정형화된 대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일본과 중국의 경우에는 외국 영화에서도 일정 수준의 포지션이 확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지만, 대표 캐릭터가 부족한 한국의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국적과 상관 없이 대체 가능한 일반적인 캐릭터 역할을 위해 다른 나라의 배우들과 경쟁을 하던가, 그나마 긍정적인 태권도 고수를 제외하면 북한군이나 타 인종과 갈등을 겪는 부정적인 한국인 캐릭터 역할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마저 제한적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영화배우 차인표씨가 왜 한국을 왜곡되게 그린 영화 “007: Die Another Day”에서 북한군 악역으로의 출연을 고사하였고, 헐리우드에 진출한 많은 수의 재능 있는 한국 배우들이 일본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미루어 짐작 해 볼 수가 있습니다.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인 “Blood the Last Vampire (블러드)”에서 전지현은 일본식 교복을 입고 일본도를 휘두르며 흡혈귀를 무찌르는 “사야”의 캐릭터로 인해 왜색 논란에 휩싸였었고, “7인의 사무라이”의 서부극 판을 표방한 영화 “The Warrior’s Way”에 출연하는 장동건 또한 일본식 상투를 하고 일본도를 들고 있는 무사의 역할을 맡음으로써 왜색 논란을 겪었으며 , “G.I. Joe”에 출연하는 이병헌은 닌자 캐릭터인 “스톰 섀도우(Storm Shadow)”역할을 맡았습니다 (하지만 영화상의 스톰 섀도우는 한국인 닌자의 설정으로 나오며 한국어 대사까지 해내고 있습니다)

영화 "Blood the Last Vampire"의 전지현, "The Warrior's Way"의 장동건, "Speed Racer"의 박준형, "닌자 어쌔신"의 정지훈, 그리고 "G.I. Joe"의 이병헌



또한, “Ninja Assassin”에 출연하는 정지훈 역시 닌자들과 처절한 결투를 벌이는 인간병기 “라이조 (Raizo)”역할을 맡아 논란을 피해갈수 없었죠. 그리고 한국 팬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Speed Racer”에 출연한 박준형 역시 “일본인 야쿠자 드라이버”의 캐릭터를 소화해 내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에 같이 출연했던 정지훈 역시, 원래는 일본인 캐릭터 역할을 맡았으나 촬영 전에 논의를 거쳐 국적이 없는 캐릭터인 “태조 토고칸 (Taejo Togokahn)”역할로 수정을 하였으며, 레이싱 복에는 한글로 이름을 쓰기도 했습니다.

앞서 설명 드린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한국의 배우들이 일본인이나 중국인의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해서 배우 자체의 역사 의식이나 정체성에 대해서 비난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수 있을겁니다. 이들이 맡은 것은 단지 영화상의 배역일 뿐이고, 만일 그들도 한국적인 캐릭터 역할이 있었다면 그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연기를 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로스트의 김윤진이 왜곡되게 그려진 한국의 모습에 대해 항의를 표했고 스피드 레이서의 정지훈이 자신의 레이싱복에 한글을 적어 넣었듯이, 한국인 배우들이 헐리우드에 하나 둘씩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으며 서서히 한국의 이익을 대변 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게 될 때, 그때는 헐리우드에서도 한국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작을 하는 한국의 제작자들이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한국적 캐릭터를 발굴하고 상품화 하는 데에는 소극적으로 뒷짐만 지고 “잘 팔리는” 외국 문화에만 편승하기만 한다면 이 부끄러운 악순환은 끊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일련의 사례들을 통해 느끼셨겠지만, 한국은 절대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이 장악하다시피 하고 있는 세계 시장에서 우리가 헤쳐 나가야 할 길은 너무나도 험난하고 멀어만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가 해주겠지, 정부가 나서서 해주겠지 라는 생각으로 소극적인 자세로만 일관해서도 안됩니다. 일본과 중국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쳐왔기에 지금의 일본과 중국이 있는 것입니다. 비록, 시작은 힘들겠지만 하나 하나의 힘을 모아 한국의 인지도를 높인다면 그 후로는 적은 노력으로도 훨씬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키울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를 Korea라는 기업의 본사 라고 생각을 하고, 국민 하나 하나는 Korea라는 거대한 회사와 제품들을 홍보하는 세일즈맨 이라고 생각을 해야 합니다. 해외에 나가 있는 Korea의 제품들 중에 불량품이 있다면 재빨리 본사인 정부 기관에 알리고, 본사의 운영 정책이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꾸준히 모니터링 하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세일즈맨으로서 전세계의 소비자를 상대로 Korea제품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는 동시에 타사들의 Korea회사를 상대로 한 비방 작전에 맞서기 위해 발벗고 홍보 운동을 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Korea를 상징할 수 있는 대표 캐릭터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합니다. 고로, 국민 소득이 $15,000 이라느니 $20,000에 근접했다니 하는 말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Korea라는 회사에 속해 있는 우리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삼성 전자에서 핸드폰이 인기리에 판매되어 좋은 이미지를 얻게 되면 자매품인 컴퓨터 모니터 또한 반사 이익을 보게 되고, 나아가 냉장고에 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한식을 파는 한식당 들이 한국 음식을 제대로 홍보하고 판매하면 자연스레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를 높일 수 있고, 그로 인해 태권도나 한복 같은 제품으로의 관심도 또한 높아져 연쇄적인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회사가 많은 수익을 올려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인지도를 높이게 된다면, 그 이익은 고스란히 Korea기업의 직원들인 국민 하나하나에게 돌아오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연봉 $20,000의 Korea회사의 세일즈맨인 국민 하나하나가 모두 힘을 합친다면, 연봉 $30,000을 넘어 $40,000 그 이상까지도 벌어 들일 수 있을 겁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국적을 가진 이상, 우리에겐 항상 Korea기업의 직원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이 있다면 회사를 사랑하는 애사심이 있듯이, Korea라는 기업에 속해있는 우리 하나하나 모두 애사심을 갖고 Korea를 세계 초 일류 기업으로 키워나가는 사명감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외국인들도 일하고 싶어하는 Korea라는 세계적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 또한 얻을 수가 있고, 금전적인 보너스가 돌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요. 세계 그 어느 민족도 따라올 수 없는 한국인들만의 특유의 단결성과 추진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낸다면 제 2의 한강의 기적 또한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겁니다.

이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점을 알았으니, 전열을 가다듬고 힘을 모아 대 반격에 나서야 할 차례입니다. 하지만 최신식 무기와 강력한 힘으로 무장한 일본과 중국과 달리, 힘이 약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무기가 많이 없는 우리가 그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덤벼 든다면 그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좀더 참신하고 효율적인 전략을 통해서 세계 시장을 공략해 나가야만 합니다. 이제,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과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을 살펴 볼까요?

2009/08/21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9) "김치"를 "Kimchi"로 적는것이 세계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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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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