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0) 핫도그에 김치 얹어 먹는 미국인들?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강자는 브라질리언 주짓수로, 약자는 무에타이로 상대하자!
브라질 하면 삼바와 축구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종 격투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단연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생각해 낼 것입니다. 태권도, 가라테, 킥복싱 등의 타격 위주의 무술과는 달리, 인체의 관절을 꺾거나 상대의 경동맥을 압박하여 기절시키는 방법으로 적을 제압하는 유술인 주짓수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작은 체구를 가진 사람이 자신보다 훨씬 크고 힘이 센 상대를 만나도 지렛대 원리를 응용한 주짓수의 기술을 이용하면 상대를 쉽게 제압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상대의 힘을 역이용 하여 적을 제압하는 브라질리언 주짓수
실제로, 브라질 주짓수의 창시 가문인 그레이시 가문의 아들인 호이스 그레이시는 참가자들 중 가장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1993년 미국의 이종 격투기 대회인 UFC에서 수많은 강자들을 거꾸러뜨리며 우승을 합니다.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해 자신의 무기로 만들어 공격하는 주짓수의 강력함이 널리 알려져, 미국 FBI에서는 여성이 배워서 남성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무술이라는 평을 받기까지 합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강국인 일본과 중국이 헤비급의 덩치 큰 최홍만 선수라면, 힘과 덩치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한국은 페더급의 왜소한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소한 체격의 한국이 덩치 큰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힘으로 도전 한다면 그 결과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 될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짓수 기술을 이용하여 우리를 압박하는 그들의 힘을 역이용 해서 그들을 공격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뿌까”의 얘기를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인 중국 쿵푸 소녀 뿌까와 일본 닌자 소년 가루를 앞세워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중국의 “힘”이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힘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바로, 일본과 중국의 문화와 캐릭터가 갖고 있는 파괴력을 이용하여 세계 시장에 진출을 한 뒤, 그 힘의 중심을 한국으로 옮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국 쿵푸 소녀와 일본 닌자 소년의 사이에, 한국의 대표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입니다.
쿵푸 소녀와 닌자 소년의 사이에 혜성처럼 나타난 한국 출신의 태권도 소년이 강력한 적들을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이 만화를 즐겨보는 세계의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태권도를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이 태권도 소년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를 먹으면 미스테리한 힘이 솓아난다는 설정을 하면, 세계 어린이들은 엄마에게 “김치”를 먹으러 한국 식당에 가자고 조를 수도 있지요. 뽀빠이가 열풍이었을 때 시금치 소비량이 급증했던 것을 비추어 보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몇 년 전 일본은 “기무치 먹는 헬로키티”를 상품화 하여 판매를 했는데,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헬로키티를 디딤돌 삼아, 일본의 기무치를 홍보 함으로 해서 한국의 김치가 아닌 일본의 기무치의 인지도가 높아졌을 것이 우려됩니다. (일본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김치'가 아닌 '기무치'를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에 등록하려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왔습니다. 2009/08/12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헬로키티와 기무치를 합한 캐릭터 상품
뿌까의 경우, 태권도 소년이 등장을 해도 주연급 캐릭터인 뿌까나 가루에 비해서는 출연 량이 적을 수 있지만,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다면 주연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조연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태권도 소년에 대한 에피소드를 만들 때에도 한국을 배경으로 해서 한국적인 건축물과 문화를 홍보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뿌까의 제작사가 한국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출신의 캐릭터인 태권도 소년을 하나 넣는 것 또한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뿌까가 한국 대표 캐릭터가 되기 힘든 이유를 알고 싶으시면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을 읽어 주세요)
한국의 캐릭터 회사가 제작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짜장소녀 뿌까". 하지만 일본과 중국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만 가득할뿐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는 전무하다.
비록 작품성 면에서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 영화에 한국의 전설인 용, 이무기, 여의주 등을 접목시켜 세계인들에게 선보였던 심형래 감독의 D-War는,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이보다 간단하고 실용적인 예로는, 미국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선수인 지네딘 지단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동영상의 배경 음악으로 한국 가수의 음악을 삽입 함으로 해서, 지네딘 지단을 보기 위해 동영상을 접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대중 음악을 접하게 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수 있었습니다.
지네딘 지단의 유명세로 인해 이 동영상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음악에 관심을 보였고, 한국 음악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었답니다.
우리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는 상대를 대할 때는 주짓수를 사용하여 그 힘을 역이용 했다면, 우리보다 약한 상대를 대할 때는 파괴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무에타이를 선택해야 합니다. 킥복싱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무에타이는, 주먹은 물론, 팔꿈치와 무릎, 정강이등 신체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하여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붓는 타격 형 무예입니다.
현재 우리가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 드라마나 가요를 수출할 때, 하나의 컨텐츠를 통해 연쇄적인 폭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류 스타가 출연하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 한국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한국 드라마가 외국에 수출되었다고 합시다.
남자 주인공인 A군이 연인과 데이트 할 때 즐겨 찾는 장소가 부산의 해운대이고, 항상 같이 먹는 음식이 전주 돌솥 비빔밥이라는 설정인데, 드라마를 통해 비춰지는 해운대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전주 돌솥 비빔밥은 저절로 군침이 넘어 갈 정도로 맛깔 나게 담아져 외국인들에게 보여진다면, 그들 또한 언젠가 한번 해운대에 가보고 싶고 전주에 들러 돌솥 비빔밥을 꼭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는 겁니다.
“로마의 휴일”을 보며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페인 광장 피아차 스파냐와, “You’ve got mail”의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있었던 “Café Lalo”,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가 종을 치던 노틀담 성당, “섹스 앤더 시티”에서 4명의 여주인공이 누비고 다니는 뉴욕 맨하탄을 방문하고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대리 만족을 느끼듯이, 하나의 드라마를 통해서 여러 가지 관련 상품을 홍보 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 해야 하는 겁니다.
로마의 휴일에서 나온 피아차 스파냐, 노틀담의 꼽추가 종을치던 노틀담 성당, 그리고 섹스 앤더 시티의 배경인 맨하탄
일본 내에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던 주인공인 “겨울 연가”에서 배용준이 살았던 “준상이네 집”에 드라마가 종영된 몇 년 후에 까지 계속해서 일본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첫 입맞춤을 했던 남이섬이 관광지로 인기를 얻었고 배경음악 CD가 불티나게 팔렸던 것, 그리고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대장금”을 보고 한국 요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사례들을 보면, 잘 제작된 컨텐츠 하나가 얼마나 많은 연관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느냐를 알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지금까지 이 연재글의 중요한 주제였던 "연상 네트워크"가 실제로 현실에서 구현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파괴력이 강력한 문화 컨텐츠가, 한국과 관련된 이미지 고리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다른 나라의 이미지와 연결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겨울연가의 준상이와 유진이 눈사람을 만들었던 그곳이 중국의 관광지였고, 준상이가 태어난 곳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택이었으며, 준상이와 유진이가 데이트 할 때 항상 즐겨 먹었던 음식이 유산슬과 짜장면 이었다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팬들의 발길은 어디로 옮겨질까요?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에서 제작되어 해외로 수출되는 드라마나 영화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시련과 고통을 겪으며 자수성가한 주인공이,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는 언제나 최고급 일본 식당으로 가서 수백만 원이나 하는 요리를 시켜 먹고, 성공 하자마자 일본의 렉서스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면, 드라마를 통해 성공한 캐릭터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곧, 일본 요리와 일본 자동차가 “성공”과 “고급”의 상징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하고 나온 헤어 스타일이나 옷, 심지어는 액세서리까지 따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생각해 보면, 창작자의 생각 하나가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과 겨울연가
물론, 한국 드라마라고 해서 한국 음식만 먹고, 한국 제품을 사용하고, 한국 자동차만 타고 다니라고 강요 한다면 이것은 21세기의 新 국수주의 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뿌까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경쟁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것을 챙기지 않고 다른 나라의 제작자들이 우리 것을 챙겨주기를 바란다면 그보다 우스운 일이 있을까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문화 상품은, 상영이 끝났다고 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같이 지워지는 게 아닙니다.
그때의 그 감동은 사람들의 머릿속과 가슴속에 남아, 추억을 느끼고 싶을 때가 생기면 언제든지 되살아 날수 있는 것이지요. “그때 그 주인공이 사랑을 나누었던” 그 자리에 가고 싶다는 마음은 평생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에서 신흥 부자가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일중의 하나가 바로 스시를 먹기 위해 젓가락질을 배운다는 이야기와, 5천 원짜리 식사를 하고 그보다 훨씬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자랑스레 들고 다닌다는 미국식 문화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을 비꼬는 신조어 “된장녀”를 통해, 문화가 우리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카라멜 색상의 시럽과 탄산수의 혼합에 불과한 음료를 마시는 것 조차 사실은 세계 1위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코카 콜라”와, 이로 대변되는 미국 문화를 소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코카콜라를 마실때, 콜라 그 이상의 것 까지 함께 마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서 좀더 효과적으로 복합적인 문화 상품을 판매 할 수 있을까요? 앞서 세계화의 폐해에서 보았듯이, 일방적인 문화의 흐름은 반 한류와 같은 부정적인 현상을 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에타이 선수가 공격을 하는 동작이 모두 눈에 띄게 노출이 된다면, 방어자는 자연적으로 몸을 움츠려 방어 해낼 것입니다. 좀더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공격해 낼 수 있다면, 가랑비에 옷 젖든 하나 둘씩 펀치를 허용하던 선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넉다운을 당해 있을 겁니다.
(다음글에서는 여러가지의 한국 문화 상품을 거부감 없이 끼워넣어 팔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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