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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전 격투 게임의 대명사라고 칭할수 있는 일본 캡콤사의 "스트리트 파이터"가 탄생한지 벌써 20년이 지났다고 하네요. 그동안 수많은 변신을 거듭해오며 전 세계 팬들을 상대로 무려 2,700만장이 넘게 판매된 베스트 셀러중의 베스트 셀러라고 할 수 있는 일본 게임 산업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아직도 동네 오락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는것을 보면 과연 그 인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습니다.

게임기의 성능이 진일보하며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가, 내년 봄에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로 변신을 하며 다시 한번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 소식에 무엇보다 고무된 게이머들은 분명 한국의 게이머들 이었을텐데요,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번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에서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동안, 일본의 류와 혼다, 미국의 가일, 인도의 달심, 러시아의 장기에프, 중국의 춘리, 브라질의 블랑카등, 각국의 나라를 대표하는 독특한 색을 가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임에, 한국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한국인 캐릭터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모두 해왔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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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을 대표하는 색이 짙은 캐릭터들, 좌로부터 일본의 류, 혼다, 미국의 가일, 중국의 춘리, 러시아의 장기에프

하지만, 한국 게이머들의 흥분은 이내 실망이 되어버리고 마는데, 캡콤에서 공개한 캐릭터의 스크린샷을 보면 이해가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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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중국인처럼 보이는 한주리라는 캐릭터, South Korea와 태극기를 보면 한국 국적이라는 것은 알수 있다.


태권도를 기반으로 하는 여성 무술가 (악당 역할이라고 합니다)인 한주리라는 이 한국인 캐릭터를 보면, 태권도복으로 보이는 하의를 제외하고 나면, 특별히 한국적인 느낌이 없다는게 많은 불만의 이유였습니다. 게다가, 머리에 뿔같이 올려진 머리를 보면, 예전 중국의 대표 캐릭터인 "춘리"를 연상시켜 오히려 중국인 캐릭터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혹자는 "중국인 캐릭터에 태극기만 붙인 모양" 이라고 푸념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 캐릭터산업의 대표작인 "짜장소녀 뿌까" 역시, 누가 보아도 중국과 일본인 캐릭터들인데, 단지 제작회사가 한국 회사란 이유로 거기에 "Made in Korea"를 붙인다고 해서 "한국적 캐릭터"가 될 수는 없는 이유이지요.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에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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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캐릭터 회사가 만들어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짜장소녀 뿌까". 누가 봐도 중국과 일본적인 캐릭터들에 Made in Korea 라벨을 붙인다고 한국적 캐릭터가 될수는 없다.


캐릭터는 디자이너 취향이라고 칩시다. 그런데 왜 한국인 캐릭터가 "차이나 타운"에?


그렇습니다. 한국인 캐릭터라 해서 무조건 한복을 입고 전신 태권도복을 입고 KOREA를 온몸에 둘러야만 한국적인 캐릭터가 되는건 아니지요. 오히려, 그러한 틀에만 집착한다면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과도 같은 것이니까요. 이러한 이유에서, 캡콤의 디자이너가 나름대로 궁리를 해서 만들었을 캐릭터일테니, 어느정도 이해는 해 줘야 하겠지요.

실제로, 캡콤의 PD인 요시노리 오노는, 태권도의 부드러운 동작을 표현하기 위해 여성 캐릭터인 한주리를 탄생시켰다고 하고, 원래는 탤런트 손예진씨를 모델로 삼으려 했었다는 말까지 했답니다.

물론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캡콤사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서 (비록 중국인으로 오인할만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국국적의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은 반갑고 또 기특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한주리가 등장하는 주무대가 다름아닌 "차이나 타운" 이라는 것이지요. 한주리의 실제 격투 장면의 스크린샷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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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한주리, 하지만 왜 그녀는 한국의 거리가 아닌 차이나 타운에서 활약하는 걸까?

붉은색 간판에 황금색의 한자로 선명히 적혀진 간판과 붉은색 장식등, 중국의 어느 길거리에서나 쉽게 볼수 있는 풍경, 그리고 중국풍의 건물은, 누가 봐도 "차이나 타운" 이라고 생각하기 안성마춤이지요.

한국인 캐릭터라면, 경복궁이나 숭례문을 배경으로 하던가, 그게 과하다 싶으면 최소한 한글 간판이 적혀있는 노점을 배경으로 삼았어야 할텐데, 너무도 어이없이 차이나 타운을 배경으로 활약하는 한주리의 모습을 보면 과연 이 게임을 즐기게 되는 외국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너나 할것없이 "아, 한국의 모습도 중국이랑 똑같은가 보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지 않겠습니까?

중국인 캐릭터인 "춘리"의 배경 화면을 한번 살펴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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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캐릭터인 춘리가 활약하는 배경역시 차이나 타운이다.

한주리가 활약하는 배경과 별반 다를바가 없는 차이나 타운의 모습이 아닙니까?

이건, 절대로 간과하여 넘어갈만한 문제가 아닙니다.


Korea는 China나 Japan 사이에 끼인 무색 무취의 나라가 아니라고!


이렇게 왜곡된 모습을 보고 자란 외국인들이 성장해서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고 있으니, 헐리우드 영화나 미국 드라마에 그려지는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고 왜곡되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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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은 한국의 신비한 무술가이지만 중국인인지 베트남인인지 (영화에선 베트남식 갓을 쓰고 나온다) 알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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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명 드라마 "로스트"의 한장면, 한국인 부분인 "Jin"과 "Sun"이 결혼하는 장면은 다름아닌 일본 사찰인 "평등원 (뵤도인)"이다.

다시 말하지만, 헐리우드 영화나 드라마 제작자들이 한국에 대해서 왜곡된 정보를 접하며 성장해 왔기 때문에, 그들 또한 그러한 이미지를 토대로 작품을 만들다 보니 정말 말도 안되는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2) 외국인 눈에 비친 한국은 아직도 "문화 식민지" 를 읽어 보시면 이 주제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캡콤의 선택은 한국인들에게 상당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고, 좀더 넓은 관점에서 보았을때에는 한국 문화산업에 있어서 치명타라고 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캡콤측에서 한국의 모습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려고 한 것이라면 우리는 분노해야만 합니다. (캡콤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지금도 가뜩이나 외국인들의 눈에는 한국의 이미지가 제멋대로 왜곡되어 있는 판국에, 캡콥의 이러한 행태는 한마디로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격일수 밖에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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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제멋대로 왜곡되어 버린 한국의 이미지를 접하는 외국인들의 눈에 보인 한국은 중국, 북한, 미국, 그리고 일본의 문화가 덧칠되어 버린 기괴한 모습일 수 밖에 없다.

정말 생각만 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외국에서 생활하는 어린 한국의 아이들이 외국인 친구들과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를 신나게 즐기려고 해도, 오히려 한국인 캐릭터를 외면하게 되는 그런 상황이 말입니다.

한주리를 선택한 외국 친구의 그 한마디가 우리 한국인 어린이의 마음을 또 한번 찢어 놓을것 같습니다.

"Wow! South Korea is so cool! It's just like Chinatown!" (와! 한국 진짜 멋지다! 완전 차이나타운 같잖아!)

억울한 마음에 해명을 하려고 하기에는, 한주리의 배경에 있는 황금색 한자 간판이 너무나도 눈에 선명히 들어와 스스로 포기할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아직 발매 되지 않은 게임에서 부득이하게 한주리의 배경으로 차이나 타운을 사용 한 것이라고 믿고 싶고, 정식으로 발매가 될 때에는 한국의 모습을 담은 배경을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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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의 명소를 소개해달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답 잘 못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이 말은, 한류 스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 이제는 일본에서 한국보다 더 유명한 한국인인 '욘사마' 배용준씨가, 한국의 사람들과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명소를 직접 찾아 다니며 만들어낸 책인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한아여)"의 출간 기념회에서 밝혔던 집필 동기랍니다.

게다가, 한국의 관광 명소만을 찾아 다닌것이 아닌, 도예가 천한봉, 천연염색가 안화자, 한복 디자이너 이효재, 의상 디자이너 이상봉, 건축가 이상해, 옻칠예가 전용복, 전통술 연구가 박록담, 길상사 정림스님, 국립중앙박물관 최광식 관장, 청매실농원 홍쌍리 선생, 동아시아 차연구소장 박동춘, 명창 윤진철 등의 장인들을 만나 한국인들에게도 소외받고 있는 "한식, 한복, 칠기, 도자기"와 같은 한국의 문화 13가지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다룬 책이기에 그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일본팬들 앞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인 배용준씨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라난 곳인 한국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때, 쉽사리 대답을 하지 못 했던 것을 부끄러워 했던 장면, 이것은 배용준씨 뿐만이 아니라 우리들중 누구라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겪었을 법한 장면 일것입니다.

티비에서나 서점에서나, 일본 동네 구석구석의 식당 조차 현미경으로 파헤치듯이 자세히 소개해주는 프로그램들과 서적들, 그리고 '프라하의 연인', '발리에서 생긴일'등을 통해 어느덧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유럽과 동남아시아의 관광명소. 거기에 전통적인 인기 관광지인 미국이 차지하고 있는 우리 머리속의 "관광지 목록"에 "한국의 아름다운 곳"이 들어갈 자리가 있을까요?

물론, 이는 우리의 잘못이라기 보단, 한국내의 아름다운 관광 명소를 제대로 상품화 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현실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우리 머리속에 떠오르는 곳 하면 대부분 제주도, 경주, 지리산, 설악산 등 몇몇 유명 관광지가 떠오르고, 이렇게 대표적인 몇몇곳을 다 방문해 보고 나면 "에이, 한국 여행은 그게 그거지 뭐, 이젠 시시해" 라며 해외로 발걸음을 옮길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인기 프로그램인 1박2일을 보면서도, "한국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 라고 많은 시청자들이 새삼 느끼듯이, 우리 주위에도 우리가 모르는 너무나 아름다운 곳이 많더군요.

하지만 친데 덮친 겪이라, 그나마 남아있는 한국적 모습들 조차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서양식 콘크리트 건축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이 상황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곳" 을 알려 달라는 질문은 더욱 어렵게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인기 생기자마자 해외로 화보찰영 떠나는 "한류 스타"들과 비교되는 행보


조금만 인기가 생기면 유럽이다, 동남아시아다 하며 온 세계를 돌아다니며 화보집을 찍으며 수입을 올리는 너무나 많은 연예인들과 이른바 "한류 스타"들 사이에서, 배용준씨는 자신만의 배를 채우기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한국에서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정체성을 잊지 않고 한국을 세계에 알리며 한국과 한국인 모두를 배부르게 하는 노력을 하기에 '위대한 애국자' 라고 할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소위 말하는 한류스타  당사자들도 한국 문화의 가장 큰 수혜자이지요. 그들이 한국 문화가 없었다면 한류 스타가 될수 있었을까요?)

배용준씨가 한 일, 솔직히 말해 그가 마음만 먹었다면 세계 일주를 하며 "배용준의 세계 여행기"를 만들어 냈을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배용준씨를 신적인 존재로 추앙하는 많은 일본 팬들은 그 책을 구입했겠죠.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때 대답하지 못했던 부끄러움이 왜 부끄러운 것인지를 자각하고 한국을 소개하는 책을 준비한 것은 찬사를 받아야만 할 일인 것입니다.

이로 인해,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쇼핑의 메리트를 쫓아 한국 명동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수많은 일본인들은, 우리조차 가보지 못했던 수많은 한국의 아름다운 곳들을 방문하고, "싼맛" 뿐이 아닌 진정한 한국의 매력에 흠뻑 빠질수 있게 되겠지요. 론, 이로 인해 우리나라가 얻게되는 금전적인 이득은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정부가 나서도 하기 힘든 일을, 올바른 생각을 가진 배용준이라는 대 스타가 해내고 있는 모습은 귀감이 되고도 남습니다.

그리고 기억에 남는 말 하나. 배용준씨에게 "다녀본 곳 중 가장 추천할만한 명소는?"이라는 질문을 하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너무 좋은 곳이 많아 한 곳을 집어 말하긴 어렵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곳은, 경주의 황룡사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눈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곳이지만 왠지 마음이 무거워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집에 돌아와서는 내가 못 보고 온 게 있는 것 같아 다시 가고 싶게 만드는 장소였던 것 같다."


여러분은 이 말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비록 불에 타버린 황룡사지의 터는 남아있어 선조들의 혼과 정신을 느낄수가 있지만, 이제는 눈으로 볼 수 없어 너무 안타깝지 않습니까?

우리는 어떻습니까? 영어로 사방이 뒤덮인 우리의 땅에, 어느덧 한국의 것은 부끄럽고 촌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머리 한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는 이 때에, 짜투리 시간이 날때마다 홍대나 강남역, 혹은 압구정동에 있는 일본식 선술집 '이자까야'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술잔을 기울이기도 하고, '코엑스'나 새로 생긴 영등포의 '타임스퀘어'에서 시간을 보낼 법한 우리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운 곳은 어디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았을때 우리가 자신있게 자랑할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요?

세계속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한국의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백년후, 아니 짧게는 몇십년 후에 이곳에 살게될 후손들이 한국의 모습을 보며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바로 이곳이 한국이 있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어디에도 한국의 모습은 보이지 않으니 왠지 마음이 무거워지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배용준씨의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말로만 한류스타인 많은 스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그들은 물론이고 그들을 사랑하는 모든 팬들또한 한국에 대한 사랑을 키울수 있는 불씨가 되었으면 합니다. 언젠간 우리 모두가 우리의 나라와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때가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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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릿 저널의 동해와 일본해 병행 표기, 과연 한국의 승리일까?



며칠전 미국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날아 들었는데요, 이는 다름 아닌 미국의 월스트릿 저널 (Wall Street Journal)에서 한국과 관련된 기사를 소개하며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단독 표기 하지 않고, 'East Sea, or Sea of Japan' (동해, 혹은 일본해)라고 병행 표기 했다는 것이었지요.

이를 접한 많은 한국인들은, 그동안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Washington Post)와 뉴욕 타임즈 (New York Times)에 집중적으로 동해와 독도에 관해 홍보 광고를 낸 주인공인 가수 김장훈씨와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씨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며 일본을 상대로 통쾌한 승리를 거둔 것처럼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기사들을 통해 접하셨겠지만, 김장훈씨와 서경덕씨의 외로운 투쟁은 이제 미국 신문지상의 전면 광고 게재를 넘어, 뉴욕의 맨해튼 관광 버스에 독도와 동해를 소개하는 동영상 광고를 싣게 만들기까지 했답니다.

이쯤되면 이제 미국인들이 서서히 독도와 동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한국편을 들어주는구나 라고 생각 할수도 있지만, 현실은 사뭇 다릅니다.


뉴욕 타임즈, 곧바로 Sea of Japan 표기. 단순한 실수라고?


이로부터 바로 이틀뒤, 승리의 기쁨에 취해있던 우리의 흥을 깨는 기사가 날아 들었는데요, 이는 다름아닌 독도와 동해 광고를 실어 주었던 뉴욕 타임즈가, 한국 관련 기사를 실으며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단독 표기 한 것이지요.

이게 어찌된 일일까요? 분명히 뉴욕 타임즈에서 독도와 동해에 관해 한국의 주장을 받아들여 전면 광고를 게재해 준것이 아니었던가요? 왠지 모를 배신감에 많은 한국인들은 허탈함과 동시에 분노를 느낄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허탈해 하기에 앞서, 다음의 경우를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며칠전부터 온몸에 두드러기가 심하게 난 김철수군은 과연 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약국에 갑니다. 약국에서 두드러기 연고를 구입한 후 두드러기가 난 곳에 발랐더니 며칠후에 가라 앉는듯 합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또 다시 여기 저기에서 두드러기가 올라옵니다. 당혹스러운 마음에 다시 연고를 바르자 또 가라 앉습니다.

며칠동안 잊고 지낼만 하니, 이번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등쪽에서 두드러기가 생기는군요. 이번엔 손도 잘 안닫는 등에 어렵게 연고를 바르고 힘들어 합니다.

두드러기가 나면 연고를 바르고, 가라 앉으면 잊고, 그리고 또 잊을만 하면 또 두드러기가 생기고 하는 악순환의 반복. 하지만 정작 그 원인은 바로 철수가 사는 동네의 우물이 오염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철수가 마시는 물이 오염되어 있었기에 두드러기가 나는 것은 당연했고, 이를 모른 철수는 공연히 눈에 보이는 두드러기만 치료하기에 급급했던 것이지요.

만약 철수가 오염된 우물을 소독했다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요.


이 이야기에서 철수는 한국이고, 두드러기는 우리가 잊을만 하면 듣게 되는 외국 매체에서의 일본해와 다케시마의 표기 문제 이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오염된 우물'인데,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오염된 우물을 소독하지 못하게 되면 우리도 계속해서 철수처럼 두드러기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일본해와 다케시마 표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요?


광고는 광고일뿐, 데이터 베이스를 고치지 않는한 악순환의 무한 반복


앞서 말씀드린 김장훈씨와 서경덕씨의 독도와 동해 광고는, 두드러기라는 증상을 일시적으로 치료하는 연고에 해당됩니다. 두드러기가 보이는 곳에 연고를 발라주면, 잠시나마 가라앉아 증상이 호전되는 것같아 보이지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 방편일뿐, 절대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왜냐면, 아무리 연고를 발라 봤자, 근본적인 원인인 오염된 우물에는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지요.

좀더 나아가 살펴보면, 사실상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즈에 실린 광고는 말 그대로 '돈을 주고 지면을 구입한' 광고일뿐,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즈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한국의 입장을 대변하여 올린 사과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광고 심사를 통과 했다는 것 자체가 어느정도 한국의 주장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수는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비단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즈에서만 발견 되는것이 아니지요. 일본해와 다케시마의 오류는, 이 두 신문사를 제외한 수많은, 너무 많아 숫자를 세기도 힘든 수의 미국 신문사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쉽게 말해, 가장 눈에 띄는 두드러기 몇개를 치료한다고 해도, 그보다 훨씬 수 많은 수의 두드러기까지 치료하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연고도 부족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광고로 수입을 올리는 신문사의 입장을 보면, 일본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더 큰 돈을 들여 나름대로 반박할 광고를 준비할수 있는 것이 광고의 장 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바로 '대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일본은 바로, 세계의 모든 정보가 모인다는 미국 CIA의 '더 월드 팩트 북' (The World Fact Book)'에서 당당히 Sea of Japan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굳이 이슈를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지요.



미국 전역의 신문사를 비롯해 세계의 신문사들이 기사를 낼때 참조하는 데이터베이스인 '더 월드 팩트 북'을 점령하고 있는 일본은, 오염된 우물을 떡하니 점령하고 있는 장본인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세계 신문사들이 알아서 Sea of Japan을 써주는데, 일본은 느긋할수 밖에 없지요.


김장훈 혼자서는 불가능, 오염된 우물은 정부가 나서서 소독해야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씨와 가수 김장훈씨 (출처: joins.com)


물론, 워싱턴 포스트나 뉴욕 타임즈 같은 굵진한 언론을 통해 불특정 대다수의 미국인들에게 광고를 하는것 또한, 주위를 환기시키고 이슈에 대한 관심을 불어 일으키는데에는 가시적인 효과가 있는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만족할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지도 살펴봐야할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김장훈씨와 서경덕씨가 펼치고 있는 광고전이 왜 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같은지 아실수 있을 겁니다. 아무리 두사람이 나서서 보이는 두드러기에 연고를 바른 들, 우물이 소독되지 않는한 두드러기는 계속해서 올라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사람이 나서서 왜 우물을 소독하지 않느냐고요? 개개인과 정부가 할 일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김장훈씨와 서경덕씨가 민간 차원에서 광고전을 할수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이러한 광고를 낸다면 일본의 항의를 받을것을 우려 하듯이, 정부에서 할 일은 바로 세계의 언론 매체들이 참조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수정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마을 주민 모두가 사용하는 우물이 오염되었을때, 그것을 두사람에게 책임지고 소독하고 고치라고 하는것은 말이 안되겠지요? 지금의 상황을 보면, 정부에서 당연히 해야하는 일을 김장훈씨와 서경덕씨 두명에게 떠밀어 넘긴것 같은 생각이 들어 안스럽기까지 합니다.

오염된 우물이 버젓이 있는데도 마을에서는 뒷짐만 지고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지금이라도 어서, 우리가 마시는 우물을 오염시키는 원인을 파악하고 소독하여 하루속히 제모습을 찾도록 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김장훈씨와 서경덕씨의 외로운 싸움은 평생동안 이어질수도 있을겁니다.


관련글 (2009/08/28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2) 독도 홍보, 구글처럼 '티 안나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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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거리를 장악한 '일본의 멋'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을때 느낀점 중 하나는, 몇년전 까지만 해도 쉽게 찾아 볼수 있었던 미국의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있던 자리가 하나 둘씩 줄어 들고, 그 자리를 어느새인가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까야'가 자리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강남역이나 홍대쪽을 나가보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더욱 일본적인 이름과 일본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더군요. 블록 하나를 건너면 있는 이자까야와, 힘찬 필체로 히라가나와 가타카나가 적힌 간판들을 보면서, 여기가 일본인가 한국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요.

Japanese-IZAKAYA@Gotanda
Japanese-IZAKAYA@Gotanda by iwalk.jp 저작자 표시

게다가,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인 '니폰 스타일'을 즐겨 입는것을 보니 저의 혼란함은 더 할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리고, 이 젊은 학생들이 일본의 독도 망언과 역사 왜곡에 대한 인터넷 기사에는 벌때같이 몰려들어 일본을 성토하고 경멸했던 동일한 인물이었던 것을 생각해보니,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반일 감정과, 그를 무색케 하는 일본 문화에 대한 동경은 일종의 애증 관계 같기도 했지요.

강남역에 나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여볼까 하고 자리를 물색해보니, 한국식 전통 주점인 민속 주점과, 그 주위를 포위하듯 둘러 싸고 있는 일본식 선술집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글쎄요, 일종의 애국심이 발동한걸까요? 오랜만에 한국에 오기도 했고, 특히 세계속에서 한국의 이미지와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저인지라 민속 주점에 가보자고 제안 했지요.

하지만 이런 저의 제안을 무색하게 만든 대답 한마디는 바로, "냄새나고 지저분해서 안가" 였습니다.


깔끔함과 아기자기함의 이자까야, 경쟁에서 밀린 민속 주점은 사라질 수 밖에...


그래서 결국 이자까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내부에 들어가보니, 일본식으로 깔끔하게 꾸며놓은 이자까야의 내부와, 일본식 복장을 입혀놓고 힘차게 "이랏샤이마세 (어서오세요)'를 외치는 한국인 종업원들을 보며 재미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답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 캐릭터인 마네키네코를 비롯, 일본의 풍속화와 음악에 둘러 싸이고 보니, 일본의 맛이 나도록 참 잘 해놓았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프라이버시를 위한 여닫이 문도 설치 되어 있고, 좌식으로 바닥에 앉을 수 있는 공간까지 있어서, 분위기도 썩 괜찮았었답니다.

이토록 매력적으로 젊은이들을 이끄는 힘이 있는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까야를 보면서,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들고 한국의 민속 주점이 하나 둘씩 밀려나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솔직히 생각해 보면 이것은 이자까야를 운영하는 업주들을 탓할수도 없고, 민속 주점을 외면하고 이자까야로 들어가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나무랄수도 없는 것이지요.

아까 제 친구가 했던 바로 그 한마디,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곳" 이라는 인식이 젊은이들의 머리속에 자리하게 된 그 순간부터, 민속 주점은 이자까야에 더 이상 맞서 싸울수 있는 힘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민속 주점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것은 냉정하게 보았을때 시장 경쟁의 원리에 따른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깔끔함과 세련됨으로 무장한 이자까야가 몰려 들어올때, 아직도 구식이고 촌스러운 이미지에 머물러 있던 민속 주점은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재밌게도, 일본에서는 반대로 한국 음식 열풍이 불어 한국풍의 거리가 상당히 많다고 하더군요)

이로 인해 업주들은 당연히 돈이 되는 이자까야를 선택할 것이고,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당연히 이자까야를 선택할 것이지요.

쉬운 예로, 삼성이 국내 소비자들을 상대로 애국심 마케팅을 해서 세계 최고의 핸드폰 메이커가 된것은 아닙니다. 이는 바로 삼성 스스로 세계의 흐름을 읽고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나가는 개혁과 변화를 해 왔기에 경쟁자들 사이에서 우뚝 설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말할 필요 없이, 한국인들 또한 삼성 핸드폰이 "좋으니까" 사는 것이지요.

여기서 눈치 채셨듯이, 성공가도를 달리는 삼성은 '이자까야'이고, 흐름에 뒤쳐져 점점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는 '민속주점'은 소니-에릭슨 정도가 되겠지요.

시대의 요구와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지 못하는 업종은 언제라도 사라질수 있습니다. 애국심에만 의존해 물건을 팔아달라는 시대는 이제 지나기도 했고요.

이렇듯, 이자까야가 한국의 거리를 점령한것은 일본이 한국의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흐름에 맞추어 발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얻은 정당한 승리라고 할수 있습니다.

얼마전 일본에서 부는 막걸리 열풍을 주제로 한 KBS 다큐멘터리에서 일본의 한 유학생이 한국에 와서 한국의 거리를 거닐다가 한 한마디가 생각납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거리에 한국 전통 주점 하나정도는 있어도 문제 될것은 없지 않나요?" 시장 경쟁에서 밀려버린 우리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신경쓰지 못한 곳에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답니다.


어, 이자까야 메뉴에 '막걸리'가 있네?


무엇을 마실까 하고 메뉴를 펼쳐보니, マッコリ(마코리) 섹션이 있더군요. 우리의 막걸리를 여러가지 다양한 맛의 칵테일로 만들어서 준비해 놓았던 겁니다. 자,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은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1. 일본이 한국의 막걸리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많이 많이 마셔서 한국에 돈 많이 벌어다오.
2. 일본 술집에서 막걸리를 마신다니 기분이 이상한데? 하긴, 한국 술집에서도 사케를 팔긴 하니까.
3. 일본이 기특하게 한국 막거리를 홍보해 주는구나!
4. 왜 일본 술집에서 한국의 막걸리를 파는거야? 외국인들이 막거리를 일본거라고 오인하면 어떡하나?

정도의 생각이 들지 않으셨나요? 물론, 다른 생각이 드셨어도 문제가 될것은 없답니다. ^^

1,2,3,4번 모두 타당한 이유가 있는 생각이지만, 여기서 가장 예민하고 미묘한 문제는 바로 3번과 4번입니다.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제가 이전 글 (2009/08/18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을 통해 소개해 드렸던 뉴욕 맨하탄의 "규카쿠 (Gyukaku)"라는 일식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일화를 말씀 드려야 겠습니다.

뉴욕 맨해튼의 인기 있는 일본 레스토랑 체인인 “규카쿠 (Gyu-Kaku)에서는 한국의 요리들이 버젓이 일본의 음식인양 (갈비는 '가루비', 잡채는 '자푸채', 그리고 비빔밥은 '비빔바'로) 표기되어 외국인 손님들에게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

만일 한국 음식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이 일식당인 규카쿠에 가서 '가루비', '우나기 비빔바' (Unagi Bibimba, 장어 비빔밥), '구빠' (Kuppa, 국밥), 자푸채 (Chapu Che, 잡채) 그리고 '기무치' (Kimuchee, 김치)를 처음 접했다면 이들 음식을 일본 것이라고 오인하기에 안성 맞춤이겠죠.

그리고 갈비와 기무치 맛에 반한 외국인들은 앞으로도 갈비와 기무치 생각이 날 때면 일본 식당을 찾는 기현상이 만들어 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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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미국 내에서도 일본식 주점이나 식당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합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인들 사이에서 일본 하면 '쿨하고 세련된 것'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놓았고, 문화 상품에 대한 치밀한 홍보를 해왔기에 그 결과는 당연한 것일겁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일부 유명한 한국 식당이나 주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한국 식당이나 주점에는 한국인들만 바글바글한 것을 보면 알수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일본 식당이나 주점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자리하고 마치 훌륭한 선진 문화를 접하는양 공들여 젓가락질을 해가며 초밥을 먹고 사케를 음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세계적으로도 비슷하겠지만) 일본 식당과 주점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 점유율을 80%라고 하고, 한국 식당과 주점이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을 20%라고 가정 한다면, 자연스럽게 한국 식당보다 일본 식당에서 한국 음식과 술을 처음 접할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지겠지요.

가루비와 자푸채가 그렇듯이, 막걸리가 일본 식당의 메뉴에 자리잡아 "마코리 (Makori)"라고 자연스럽게 팔리며 인기를 얻는 순간, 외국인들은 막걸리도 일본의 술인 것으로 오인 할수도 있는 것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요즘엔 일본에서도 막걸리의 기원은 일본이라는 주장을 펼치는 글들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더군요.

기무치도 그렇고 다케시마도 그렇고, 차근차근히 명분을 쌓아가다가 어느 한순간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개발되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마코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술이 될 가능성이 농후 하지요. 거대한 프랜차이즈의 일본 식당들이 그 인기를 등에 업고 한순간에 '마코리'를 판매하는 순간, 외국인들은 또 하나 일본의 좋은 술을 마신다고 생각하는겁니다.

아, 한국 식당에서도 초밥과 회를 판다고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한국 식당에서 초밥을 "Cho Bap"으로, 혹은 회를 "Hwe (Hoe)"로 표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항상 "Sushi"나 "Sashimi"로 표기하기 때문입니다.

자, 그렇다면 어느정도 문제는 파악이 된것 같으니, 이제는 해결책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쉬운 방법은 어떻게 일본의 이자까야가 젊은이들의 입맛과 취향을 사로 잡았는지를 분석하여 벤치 마킹을 할 수 도 있고, 무조건 한국의 전통적인 형식에만 매달리지 말고 좀더 다양하고 많은 소비자들을 포용할수 있는 경영 전략또한 필요하겠지요. 이자까야에서 십수가지의 막걸리 칵테일이 판매되는  것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마지막 남은 민속 주점이 이자까야로 바뀌는 순간을 우리 세대에 맞이하게 될수도 있을겁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에서, 그리고 세계속에서 한국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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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1) 헬로키티가 '기무치' 홍보 할때 우리는 뭐했나?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구글의 “녹아 드는” 광고와 한국 문화 종합 선물세트 


광고가 광고로 인식되는 순간, 그 광고는 광고로서의 가치가 현저하게 줄어 든다고 합니다. 반대로, 간접적으로 스며드는 광고는 그것을 접하는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는 상황에서 좀더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요.

방송 심의 위원회가 드라마 내에서의 간접 제품 홍보를 강력하게 규제 하는 이유 또한 이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사용하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고 사용해 보았을 구글 이라는 회사를 아실 텐데요, 간단하고 직관적인 시스템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여, 기존의 인터넷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야후, 알타비스타, 라이코스등의 기업들을 제치고 눈깜짝할 사이에 검색 서비스 업계에서 1위를 차지한 구글은, 인터넷 검색 서비스에만 국한되지 않고 핸드폰과 네트워크 인프라 스트럭쳐 관련 사업에도 그 영향력을 뻗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 나가는 구글의 거대한 수입원은 바로 “애드센스”라고 불리는 광고 서비스 인데요,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구글의 광고 서비스를 특별하게 하여 경쟁 기업들은 따라갈 수조차 없을 만큼 격차를 벌여 놓였을까요?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존의 인터넷 광고들이 이미지 위주의 배너형 혹은 박스형의 광고 기법 이었던 것과 달리, 텍스트로 구성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구글만의 시스템을 이용해 뉴스 기사나 블로그의 내용을 분석한 후에, 그에 맞는 광고를 자동적으로 배치 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 나온 핸드폰에 대한 기사에는, 핸드폰과 관련된 광고들이 자동적으로 배치가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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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배너 형식의 기존의 광고 기법 (위)와는 다르게, 본문의 내용과 일치되는 텍스트가 배치되는 구글의 "애드센스" (가운데), 그리고 사용자의 시선 동선을 분석한 "Heat Map" (아래)



이는 두 가지의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바로 이미지가 아닌, 본문의 내용과 같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였기에 인터넷 사용자가 광고로 인식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 졌다는 것입니다. 텍스트로 구성된 본문과 동떨어져 눈에 띄는 이미지 형태의 광고는, 이를 접하는 사용자의 거부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더 높았던 것이지요.

그리고 둘째 이유는, 본문의 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의 광고를 배치함으로 해서, 사용자의 클릭을 무의식 중에 발생하도록 유도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와 관련된 뉴스에 광고가 삽입 된다면, 자동적으로 자동차의 부품, 자동차 서비스, 딜러 안내, 동호회 광고 등과 같이, 본문과 직접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광고들이 배치 되는 것이지요.

텍스트로 구성된 본문과 같은 형식의 텍스트로 구성된 광고로서 일체감을 더하여, 사용자들은 광고로 인식하지 않고 더욱 쉽게 광고 클릭을 유도해 낼 수 있는 거지요. 이에, 사용자의 시선이 머무르는 최적의 위치를 통계적으로 분석해낸 “heat map”을 응용 하여 전략적으로 광고를 배치 함으로서, 구글의 광고는 분문 속에 광고 아닌 광고로 녹아 드는 것입니다.


한국 식당에서는 음식만이 아닌, 종합 문화를 팔아야 한다


이러한 원리를 한국의 문화 상품에 접목시킨다면 어떨까요? 한국 전통 도자기의 맥을 잇는 기업인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이 한식을 통한 한국의 고급 문화 수출에 앞장서며 만들어냈던 한식당 “가온”의 사례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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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도자기의 맥을 잇는 기업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


한 평생을 한국의 전통 문화의 보존과 홍보에 앞장서 왔던 조 회장의 지론에 따르면, 음식이란 단지 먹는 행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당의 분위기, 식기, 식사 예절 등이 한대 어우러져 담겨 있는 종합 문화의 결정체 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함께 팔게 될 때에 “한식”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상승 하는 것이고, 그에 대한 제 값을 받고 팔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해외에서의 한식당을 예로 들며, 불고기와 갈비 집은 많지만 귀빈을 제대로 접대할 만한 한식당은 거의 없음을 한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내에서 조차 한식은 “싸구려”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 현실을 개척하기 위해 그가 만들었던 가온에서는, 한국의 전통 도자기에 음식을 담아 내었고, 프랑스의 와인이 있는 자리에 41도의 맑은 곡주인 “화요”를 놓았으며, 벽에 걸려진 한국의 전통 민화를 통해 사군자의 품에서 선비들의 풍류를 함께 즐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i]

한국적인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어 구색을 맞춘 모양이 아닌, 모든 것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어우러진 모습일 때, 음식을 먹기 위해 가온을 방문한 손님들은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한국 전통을 종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이것이 바로 한국 음식으로 시작해 한국 전통 도자기를 거쳐 한국의 전통주와 한국의 민화에 대한 관심과 소비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게끔 만들어낸 “연상 네트워크”의 모범 답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독도 홍보, 일방적인 목소리 보다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받아 들일수 있도록


같은 맥락에서, 계속하여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는 독도 영토권 문제 또한, 외국인들을 상대로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직접적 메시지를 통하기 보다, “독도가 왜 한국땅인지”를 간접적으로, 하지만 명백하게 증명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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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직접적인 홍보의 예로는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씨와 가수 김장훈씨가 의기투합하여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즈에 독도와 동해에 대한 전면 광고를 낸 것을 들수 있습니다. "Do you know? (알고 계십니까?)" 와 "Error in WP (워싱턴 포스트의 실수)" 라는 헤드라인을 통해, 독도는 한국 영토임을 주장하고 있고, 동해 또한 Sea of Japan으로 표기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 라는 것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미안하다 독도야"라는 영화까지 제작해서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역효과를 우려 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 파이낸스의 이양우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대표적인 한인 인맥으로 꼽히는 美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은 "한국과 일본 간의 문제를 미국에서 따지는 일이 그렇게 유쾌한 일이 아니고, 쉬운 일은 더욱더 아니다"면서 "미국이 언제 진실을 따지고, 어떤 주장이 더 정당한지를 판단했는가. 또 어느 측의 주장이 미국에 유리한가가 미국의 입장이란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반문하였고, 2008년 연방의회 도서관과 미국 지리위원회가 독도 명칭을 `리앙쿠르 록스'로 바꾸려고 했다가 한인들의 반발로 무산된 일을 상기시켰다.

그는 "(원래 있던) 독도란 이름을 갑자기 바꾸겠다고 한 것은 해당 직원(도서관 사서직원)이 뉴욕타임스에 난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전면 광고를 보고 그곳이 분쟁지역이라고 이해했기 때문이었다"며 "워싱턴 정치권 내 일본의 힘을 경험했던 나는 지금까지도 독도는 스트레스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독도 문제를 손 안 대고 분쟁지역 만들기 전략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며 "(독도가) 그렇게 분쟁이 될 때까지 그들은 주변부 작업에 전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무런 준비 없이 미국 내 주류 미디어 광고로 시끌시끌한 우리하곤 방식이 다르다"고 덧붙였다.[ii]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씨와 가수 김장훈씨 (출처: joins.com)


이를 통해 알수 있듯이, 첫째로, 독도와 동해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들의 시각에는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독도는 한국 영토"라는 메세지가 정확히 어떤 이유에서 나온 것인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정보일 수가 있고, 둘째로는 이로인해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여 그들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대응을 할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예를들어, 어느날 한국의 중앙일보에 전면 광고를 통해 이란과 다른 아랍국가들 사이에서 논쟁중인 표기인 "걸프만"은 "페르시아만"이다! 라고 나온다면, 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한국인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김장훈씨와 서경덕씨보다 훨씬 막강한 자금력을 갖고 있는 일본이 정부 차원에서 맞대응을 한다면, 단숨에 역전 될수도 있겠지요.

따라서, 독도를 홍보 하기 위해 “독도”를 주제로 한 영화가 독도에 관해서 2시간의 상영시간을 채우는 것 보다, 인기 높은 배우가 등장하는 2시간의 영화에서 단 10분간의 노출을 통해서 관람객들은 무방비 상태에서 거부감 없이 메시지를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작정 "Dokdo Island Belongs to Korea" (독도는 한국의 영토이다) 라는 직접적인 문구는 마치 현재 독도가 일본과의 영토분쟁에 휩싸인 상태로 우리나라 측에서 자국의 정당성을 합리화하는 정도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Dokdo Island, the beauty of Korea" (한국의 아름다움, 독도) 라는 식으로 전달 한다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관광 명소로서 소개를 함으로서 인지도를 높일수 있는 것이지요. (naver tj00019님의 의견)

우리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할수 있는 해외로 수출되는 한류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이러한 메세지를 은근슬쩍 끼워 넣어서 홍보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수 있는거지요. 이러한 이유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한류 드라마나 영화 제작자들은, 보다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연출을 하는 세련미가 필요합니다.

2시간 내내 “독도는 우리땅”을 외치는 영화와, 준상이와 유진이가 그들의 사랑을 확인 하기 위해 함께 떠났던 외로운 섬 독도에서 보여지는 10분 중 어떤 것이 관객들의 마음에 와 닿을까요? 한국인이기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인 독도의 모습을 접하는 외국 관객들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이미지가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서경덕씨와 김장훈씨가 도맡아 하듯 하고 있는 독도와 동해 홍보를, 여러 측면에서 한국 문화 산업의 장기를 이용해서 지원사격 해줄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2009/08/1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3) 한글 홍보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해운대 티셔츠"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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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행복이 가득한집 2005년 1월호

[ii] 서울파이낸스, 2010년 02월 25일, 이양우. 美 독도광고, '찬 가슴'으로 만나야 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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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전 글들(
2009/08/17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을 통해 우려했던 일이 드디어 현실이 되어버릴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를 가진 새만금이 외자 유치를 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는 과정에서 외국인 전문가들에게 '새만금 (Saemangeun)'이라는 용어가 발음상의 불편함을 이유로 국제적으로 통용되기 어려울것이라 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전북도는 "세계화 시대에 어울리는 새만금의 영어 닉네임을 공모한다" 라고 밝혔습니다.

뉴시스의 기사를 살펴보면,

박준배 전북도 새만금환경녹지국장은 9일 "새만금(Saemangeum)의 영어식 발음이 어렵다는 외국인들의 지적에 따라 영어식 발음의 닉네임을 만들 계획"이라며 "이달 중 예산 반영을 위한 추진안을 마련하고 9월 안에 닉네임 제정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새만금 닉네임과 관련, 도내 대학 교수들과 전문가들을 통해 현재 '뉴골든랜드'(New Golden Land), '비즈니스 파라다이스'(Business Paradise) 등의 예시가 나온 상태"라며 '일단은 예산 문제와 시기 등을 고려, 국내공모에 한정할 지, 국제공모로 해야할 지 등을 이달 안에 확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민권기자 kmk@newsis.com

연합뉴스의 기사를 살펴보면,
한편,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새만금 국제 공모에 참석한 외국 전문가가 새만금을 '세만기움' 또는 '세이만지움' 등으로 발음해 다소 혼선을 빚었다.

라고 전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볼수 있듯이, 전북도의 영문 닉네임 공모의 논리는 "새만금의 영문 표기인 'Saemangeum'이 외국인들의 발음에 불편하기 때문에 세계화에 뒤쳐진다" 라는 것을 알수 있지요.


힘드시게 '새만금'은 무슨... 글로벌 시대에 그냥 'Golden Area'로 불러주세요


새만금은 어디까지나 새만금 입니다. 단지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불편하다는 이유에서 스스로 고유명사인 새만금을 포기하고 Goden Area나 Business Paradise로 대체 하려는 시도가 한국인으로서의 주체성에 상처를 주는 일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영문 표기인 Admiral Lee(Yi) Soon-Shin 이 발음이 어렵다고 해서 이를 포기하고 "Turtle General" (거북 장군) 이라고 닉네임을 붙이거나 "Korean McArthur" (코리안 맥아더) 라고 빗대어 설명한다면 이 얼마나 우스운 일입니까?

하지만 전북도는 외국인 전문가가 발음이 어렵다는 이유 만으로, 새만금을 대체할 영문 이름을 찾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듭니다. Saemangeum 이라는 표기는 앞으로 완전히 배제한 체, "Golden Area" 혹은 "Business Paradise"라는 무색무취의 이름으로 불리우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만 약 Nike 나 Seoul 이 발음하기 힘들다고 Nike를 "World Best Sports Brand"나, Seoul을 "Asia's Best City"라고 어색한 닉네임을 붙여 브랜드명을 대체한다면 말이 안되겠죠? 닉네임은 어디까지나 고유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애칭에 불과한 것이지 절대로 고유 브랜드를 대체 할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전북도에서 해야 할일은, "Saemangeum"의 표기를, 외국인들이 보다 우리발음에 가깝게 발음할 수 있는 "Semangum"정도로 간략화 하거나, 기존의 "Saemangeum"을 유지 할 경우에도 '세만기움' 또는
세이만지움'으로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새만금'으로 발음 하는 것을 가르치고 홍보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Nike 라는 브랜드를 보면 "니케" "나이크"가 아니라 "나이키"라고 읽는 것이나, "Seoul"을 발음 하는 외국인들이 "쎄오울" 혹은 "쑈울"이 아닌 "서울" (비록 '쏘울'과 가깝게 발음되지만)로 발음하는 것을 보아 알수 있듯이, 표기법이 복잡해도 외국인들에게 읽는 법을 가르치고 홍보하면 얼마든지 "새만금"과 비슷하게 발음하도록 할수 있는 것이지요.


뉴욕의 Big Apple과 새만금의 닉네임은 경우가 다르다



전북도는 미국 뉴욕이 "Big Apple"이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닉네임 사용에 대한 주장을 합리화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수 있듯이, 미국 뉴욕이 "Big Apple"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된것은 절대로 발음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뉴욕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자발적으로 그 독특함을 보고 붙여준 것입니다.


뉴욕 또한 홀로 "Big Apple"이라고 불리지 않고, New York - the Big Apple 이라고 불리는 것을 보면, 고유 지명인 New York 이 당당히 브랜드로 존재하고, Big Apple은 이 브랜드의 특징을 타나내는 수식어, 말 그대로 이름이 아닌 "애칭"임을 알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Saemangeum 의 발음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스스로 새만금을 버리고 외국인들이 발음하기 쉬운 영문 이름을 찾는다니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입니까?

이런 식이라면 훨씬 발음이 복잡하고 긴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로의 경우에는 "쌈바 씨티", 그리고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스부르크는 "보드카 씨티"로 바꿔 부르는것과 뭐가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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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를 고유명사인 "Bingsu"로 브랜드화 하지 못하고 의미적 풀이인 "Ice Flakes"로 표기하고 있는 한 제과점



닉네임 붙이기만큼 어색한 "의미 풀어쓰기"


실제로, 닉네임을 붙이는 것만큼이나 큰 문제는 한국 음식과 같은 한국의 문화 상품을 고유명을 그대로 표기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단지 발음이 어려워 외국인이 발음하기 힘들다는 이유만으로 다음과 같이 우스꽝 스럽게 의미를 풀어 표기하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

한국식 소고기 샐러드 덮밥

비빔밥

Korean Style Barbecue

한국식 바비큐

갈비

Cold Noodle

차가운 면

냉면

Boiled Ginseng Chiken

푹 고운 인삼 닭

삼계탕

Marinated Beef

양념된 소고기

불고기

Korean Hot Pancake

한국식 핫 펜케이크

호떡



전에도 말씀 드렸듯이,햄버거가 햄버거로 불리고 스파게티가 스파게티로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비빔밥은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로 불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면 문제가 큽니다. 이런 식이라면, “대전에 사는 김미화씨”를 의미로 풀어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유명사

의미

영어

대전 (大田)

한밭, 넓은 밭

Large Farm

김미화 (金美花)

경주 김씨, 아름다운 꽃

Gyungjoo, Beautiflul Flower

 
이를 합하면, “Beautiful flower from Gyungjoo growing on a large farm (넓은 밭에서 자라는 경주 출신의 아름다운 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삼성, 현대, 쌍용은 각각 “Three Stars”, “Modernity”, 그리고 “Twin Dragons”로 표기하여야 하겠지요.


Korea의 제품을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강력히 각인 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만의 고유한 제품명을 우선적으로 각인 시킨 후에 그 제품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야만 하는 겁니다. 단지 의미 전달만을 위해 풀어 쓰는 건 어리석은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대전에 있는 한밭 대학교의 영문 표기는 “Large Farm National University”가 아닌 “Hanbat National University”가 맞는 표기인데, 실제로도 그렇게 쓰이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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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명사인 영광 굴비의 경우에도 "Gulbi"를 브랜드화하지 못하고 "A dried yellow corvina"라는 의미적 표기를 사용하고 있다.


단지 외국인들이 생소한 한국 단어를 불편해 하거나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 하는 때문에 “외국인들을 쉽게 이해시키려는 목적”으로 한국의 고유 명사를 버리고 설명만으로 의미 전달을 하거나, 다른 것에 빗대어만 설명을 한다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우리에 대해서 무엇을 알게 될까요?

가부키와 사무라이에 대해서는 잘 아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굿판을 “Shamanistic ritual (토속신앙적 행위)”라고 하거나 마당놀이를 “Farmer’s dance (농부의 춤)”으로 풀어서 알려준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우리는 미국의 조지 워싱턴과 같은 건국인인 단군 할아버지 아래에서 일본의 기모노와 비슷한 의복인 한복을 입으며 일제 강점기를 통해 고통을 겪은 아시아의 유대인이고, 미국의 남북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나 중국의 초고속 성장과 비슷한 케이스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아시아에 있는 일본과 중국과 유사한 나라이다. Chinese New Year와 유사한 새해의 명절에는 한국판 스모인 씨름을 즐기고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한국식 스파게티라고 할 수 있는 칼국수가 있다.”


라고 다른 나라의 것들에 빗대어서만 표현을 한다면 과연 한국에 대해서 무엇을 기억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초고속 열차에도 일본은 신칸센, 프랑스는 떼제베로 이름을 붙이며 자국의 색을 뽐내는데 우리는 영어명인 KTX라니, 아직도 갈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보더라도,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는 떡볶이를 "Korean Hot Rice Cake"이 아니라 "Topokki"로 표기하기로 한 것은 정말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걸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동네 슈퍼마켓이 "Luxury Supermarket"이라고 이름을 바꾼다고 해서 세계적인 슈퍼마켓이 되는게 아닙니다.

(관련글 2009/08/21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9) "김치"를 "Kimchi"로 적는것이 세계화인가?)

진정한 세계화란 내적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것이 우선이고, 그렇게 되면 세계인들이 스스로 발걸음을 하게 되는것입니다.


만약 전북도에서 말하는 세계화가 이런 것이라면, 우리도 하루 빨리 그럴듯한 영문 닉네임 하나씩 지어야 하지 않을까요?

문화와 민족에 대한 주체성과 자긍심이 없이는 세계화도 없습니다.

단지, 세계속에서 길을 잃은 국적 불명의 국가와 민족만이 있을 뿐입니다.

"Korean Tokyo" 혹은 "Asia's Best City"인 서울에서 retro! 올림


(한글의 영문 표기에 관한 글을 읽어보시려면 2009/08/17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4) "독도,톡도,독 아일랜드"가 "다케시마"에 힘 못쓰는 이유 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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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0) 핫도그에 김치 얹어 먹는 미국인들?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강자는 브라질리언 주짓수로, 약자는 무에타이로 상대하자!



브라질 하면 삼바와 축구를 가장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종 격투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이라면 단연 “브라질리언 주짓수”를 생각해 낼 것입니다. 태권도, 가라테, 킥복싱 등의 타격 위주의 무술과는 달리, 인체의 관절을 꺾거나 상대의 경동맥을 압박하여 기절시키는 방법으로 적을 제압하는 유술인 주짓수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작은 체구를 가진 사람이 자신보다 훨씬 크고 힘이 센 상대를 만나도 지렛대 원리를 응용한 주짓수의 기술을 이용하면 상대를 쉽게 제압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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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힘을 역이용 하여 적을 제압하는 브라질리언 주짓수


실제로, 브라질 주짓수의 창시 가문인 그레이시 가문의 아들인 호이스 그레이시는 참가자들 중 가장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1993년 미국의 이종 격투기 대회인 UFC에서 수많은 강자들을 거꾸러뜨리며 우승을 합니다. 상대방의 힘을 역이용해 자신의 무기로 만들어 공격하는 주짓수의 강력함이 널리 알려져, 미국 FBI에서는 여성이 배워서 남성을 제압할 수 있는 유일한 무술이라는 평을 받기까지 합니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문화 강국인 일본과 중국이 헤비급의 덩치 큰 최홍만 선수라면, 힘과 덩치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한국은 페더급의 왜소한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소한 체격의 한국이 덩치 큰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힘으로 도전 한다면 그 결과는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격이 될 것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주짓수 기술을 이용하여 우리를 압박하는 그들의 힘을 역이용 해서 그들을 공격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뿌까”의 얘기를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캐릭터인 중국 쿵푸 소녀 뿌까와 일본 닌자 소년 가루를 앞세워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중국의 “힘”이 통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 힘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요?

그것은 바로, 일본과 중국의 문화와 캐릭터가 갖고 있는 파괴력을 이용하여 세계 시장에 진출을 한 뒤, 그 힘의 중심을 한국으로 옮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중국 쿵푸 소녀와 일본 닌자 소년의 사이에, 한국의 대표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입니다.

쿵푸 소녀와 닌자 소년의 사이에 혜성처럼 나타난 한국 출신의 태권도 소년이 강력한 적들을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모습으로 나타난다면, 이 만화를 즐겨보는 세계의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태권도를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이 태권도 소년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를 먹으면 미스테리한 힘이 솓아난다는 설정을 하면, 세계 어린이들은 엄마에게 “김치”를 먹으러 한국 식당에 가자고 조를 수도 있지요. 뽀빠이가 열풍이었을 때 시금치 소비량이 급증했던 것을 비추어 보면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몇 년 전 일본은 “기무치 먹는 헬로키티”를 상품화 하여 판매를 했는데,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헬로키티를 디딤돌 삼아, 일본의 기무치를 홍보 함으로 해서 한국의 김치가 아닌 일본의 기무치의 인지도가 높아졌을 것이 우려됩니다. (일본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김치'가 아닌 '기무치'를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에 등록하려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왔습니다. 2009/08/12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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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와 기무치를 합한 캐릭터 상품



뿌까의 경우, 태권도 소년이 등장을 해도 주연급 캐릭터인 뿌까나 가루에 비해서는 출연 량이 적을 수 있지만,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다면 주연보다 더욱 기억에 남는 조연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 태권도 소년에 대한 에피소드를 만들 때에도 한국을 배경으로 해서 한국적인 건축물과 문화를 홍보 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뿌까의 제작사가 한국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출신의 캐릭터인 태권도 소년을 하나 넣는 것 또한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뿌까가 한국 대표 캐릭터가 되기 힘든 이유를 알고 싶으시면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을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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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캐릭터 회사가 제작해 전 세계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짜장소녀 뿌까". 하지만 일본과 중국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만 가득할뿐 한국 문화를 상징하는 캐릭터는 전무하다.


비록 작품성 면에서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헐리우드식 블록버스터 영화에 한국의 전설인 용, 이무기, 여의주 등을 접목시켜 세계인들에게 선보였던 심형래 감독의 D-War는,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칭찬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이보다 간단하고 실용적인 예로는, 미국의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구 선수인 지네딘 지단의 하이라이트를 편집한 동영상의 배경 음악으로 한국 가수의 음악을 삽입 함으로 해서, 지네딘 지단을 보기 위해 동영상을 접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대중 음악을 접하게 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수 있었습니다.

지네딘 지단의 유명세로 인해 이 동영상을 찾은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 음악에 관심을 보였고, 한국 음악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요청하기도 했었답니다.

우리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는 상대를 대할 때는 주짓수를 사용하여 그 힘을 역이용 했다면, 우리보다 약한 상대를 대할 때는 파괴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무에타이를 선택해야 합니다. 킥복싱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무에타이는, 주먹은 물론, 팔꿈치와 무릎, 정강이등 신체의 다양한 부위를 이용하여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붓는 타격 형 무예입니다.

현재 우리가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한국 드라마나 가요를 수출할 때, 하나의 컨텐츠를 통해 연쇄적인 폭발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류 스타가 출연하여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현대 한국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한국 드라마가 외국에 수출되었다고 합시다.

남자 주인공인 A군이 연인과 데이트 할 때 즐겨 찾는 장소가 부산의 해운대이고, 항상 같이 먹는 음식이 전주 돌솥 비빔밥이라는 설정인데, 드라마를 통해 비춰지는 해운대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전주 돌솥 비빔밥은 저절로 군침이 넘어 갈 정도로 맛깔 나게 담아져 외국인들에게 보여진다면, 그들 또한 언젠가 한번 해운대에 가보고 싶고 전주에 들러 돌솥 비빔밥을 꼭 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는 겁니다.

 “로마의 휴일”을 보며 오드리 햅번이 아이스크림을 먹던 스페인 광장 피아차 스파냐와, “You’ve got mail”의 톰 행크스와 맥 라이언이 있었던 “Café Lalo”,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가 종을 치던 노틀담 성당, “섹스 앤더 시티”에서 4명의 여주인공이 누비고 다니는 뉴욕 맨하탄을 방문하고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대리 만족을 느끼듯이, 하나의 드라마를 통해서 여러 가지 관련 상품을 홍보 할 수 있는 전략을 구사 해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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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에서 나온 피아차 스파냐, 노틀담의 꼽추가 종을치던 노틀담 성당, 그리고 섹스 앤더 시티의 배경인 맨하탄



일본 내에서 한국 드라마 열풍을 일으켰던 주인공인 “겨울 연가”에서 배용준이 살았던 “준상이네 집”에 드라마가 종영된 몇 년 후에 까지 계속해서 일본인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것과 첫 입맞춤을 했던 남이섬이 관광지로 인기를 얻었고 배경음악 CD가 불티나게 팔렸던 것, 그리고 중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대장금”을 보고 한국 요리에 대한 중국인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사례들을 보면, 잘 제작된 컨텐츠 하나가 얼마나 많은 연관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느냐를 알 수 있는데, 바로 이것이, 지금까지 이 연재글의 중요한 주제였던 "연상 네트워크"가 실제로 현실에서 구현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파괴력이 강력한 문화 컨텐츠가, 한국과 관련된 이미지 고리들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다른 나라의 이미지와 연결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겨울연가의 준상이와 유진이 눈사람을 만들었던 그곳이 중국의 관광지였고, 준상이가 태어난 곳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택이었으며, 준상이와 유진이가 데이트 할 때 항상 즐겨 먹었던 음식이 유산슬과 짜장면 이었다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팬들의 발길은 어디로 옮겨질까요?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에서 제작되어 해외로 수출되는 드라마나 영화는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만 합니다. 시련과 고통을 겪으며 자수성가한 주인공이,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는 언제나 최고급 일본 식당으로 가서 수백만 원이나 하는 요리를 시켜 먹고, 성공 하자마자 일본의 렉서스 자동차를 타고 다닌다면, 드라마를 통해 성공한 캐릭터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곧, 일본 요리와 일본 자동차가 “성공”과 “고급”의 상징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이지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인공이 하고 나온 헤어 스타일이나 옷, 심지어는 액세서리까지 따라하고 싶어하는 사람의 심리를 생각해 보면, 창작자의 생각 하나가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일으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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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과 겨울연가

 
물론, 한국 드라마라고 해서 한국 음식만 먹고, 한국 제품을 사용하고, 한국 자동차만 타고 다니라고 강요 한다면 이것은 21세기의 新 국수주의 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뿌까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가 주도권을 쥐고 경쟁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우리 것을 챙기지 않고 다른 나라의 제작자들이 우리 것을 챙겨주기를 바란다면 그보다 우스운 일이 있을까요? 드라마나 영화 같은 문화 상품은, 상영이 끝났다고 해서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같이 지워지는 게 아닙니다.

그때의 그 감동은 사람들의 머릿속과 가슴속에 남아, 추억을 느끼고 싶을 때가 생기면 언제든지 되살아 날수 있는 것이지요. “그때 그 주인공이 사랑을 나누었던” 그 자리에 가고 싶다는 마음은 평생 없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에서 신흥 부자가 되면 가장 먼저 배우는 일중의 하나가 바로 스시를 먹기 위해 젓가락질을 배운다는 이야기와, 5천 원짜리 식사를 하고 그보다 훨씬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자랑스레 들고 다닌다는 미국식 문화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을 비꼬는 신조어 “된장녀”를 통해, 문화가 우리의 가치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요.

카라멜 색상의 시럽과 탄산수의 혼합에 불과한 음료를 마시는 것 조차 사실은 세계 1위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코카 콜라”와, 이로 대변되는 미국 문화를 소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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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를 마실때, 콜라 그 이상의 것 까지 함께 마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서 좀더 효과적으로 복합적인 문화 상품을 판매 할 수 있을까요? 앞서 세계화의 폐해에서 보았듯이, 일방적인 문화의 흐름은 반 한류와 같은 부정적인 현상을 야기 할 수도 있습니다.

무에타이 선수가 공격을 하는 동작이 모두 눈에 띄게 노출이 된다면, 방어자는 자연적으로 몸을 움츠려 방어 해낼 것입니다. 좀더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공격해 낼 수 있다면, 가랑비에 옷 젖든 하나 둘씩 펀치를 허용하던 선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넉다운을 당해 있을 겁니다.

(다음글에서는 여러가지의 한국 문화 상품을 거부감 없이 끼워넣어 팔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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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1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9) "김치"를 "Kimchi"로 적는것이 세계화인가?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문화의 하이브리드 – 글로컬리제이션 (Glocalization)
 

전기와 휘발유로 움직이는 혼성 자동차를 하이브리드(hybrid) 라고 하듯, 우리의 문화와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접목시켜 만들어낸 제품들 또한 문화적 하이브리드 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i] 더 나아가, 세계화를 시키는 과정에서 지역적 특정을 존중하여 그 문화에 잘 접목 시켜 세계화와 지방화를 동시에 진행시키는 것을 “글로컬리제이션 (glocalization)”이라고 하는데, 맥도날드가 인도 지역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뺀 햄버거를 판매하는 것과 사우디 아라비아 지역의 매장에서는 남녀 좌석을 구분한 구조를 선보이는 것이 좋은 예 입니다.[ii]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추진중인 대표 프로젝트인 “떡볶이 (Topokki)”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과정이 잘 이루어 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매콤 달콤한 고추장을 기반으로 만든 소스에 쫄깃한 떡과 어묵을 버무려 만든 떡볶이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고추장의 매콤함이 다소 자극적 일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빨에 들러 붙는 떡의 질감이 거부감을 줄 수가 있고. 영양적인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맛의 소스 개발과, 쌀 떡에만 국한되지 않고 파스타를 응용한 다양한 질감의 떡볶이를 비롯, 영양적인 면을 보충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야채와 고기류를 포함한 떡볶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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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의 세계화를 위해 부단한 노력과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떡볶이는 독창성이 뛰어나지만, 세계인을 상대로 판매하기에는 대중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지만. 일련의 포장, 개량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인이 즐기는 대중적인 재료인 파스타와, 이국적인 매콤함의 타바스코 소스를 만나, 독창성과 대중성 사이에서의 타협점을 찾아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복 패션의 거장인 디자이너 이영희씨가 입기 힘든 한복을 개량과정을 통해 기성 한복을 제작하여 세계인들에게 판매하는 것도, 독창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최적의 타협점을 찾아 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아름다운 사찰들을 관광 상품화 하여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불교 문화와 사찰의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템플 스테이”또한 아주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이보다 더욱 공격적인 하이브리드의 예로는, 뉴욕에서 현지인들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New York Hot Dog & Coffee”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이 이 핫도그 가게를 유명하게 만들었는지는 메뉴를 살펴 보면 알 수 있지요.

기존의 미국인들이 즐겨먹는 소시지 핫도그에, 한국의 김치를 넣어 만든 “Kimchi Dog”는 물론, 불고기를 넣어 접목시킨 “Bulgogi Dog”또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는데, 이는 현지인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핫도그에 한국 음식인 불고기와 김치를 접목시킴으로 해서 외국인들 또한 한국의 음식을 시도해 보는 데에 드는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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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Hot Dog & Coffee"에서 인기리에 판매중인 "Kimchi Dog"와 "Bulgogi Dog"



실제로, 필자와 수업을 들었던 미국인 친구 여럿은, New York Hot Dog & Coffee에서 김치와 불고기를 처음으로 접한 뒤, 정통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다며 저에게 한국 레스토랑을 추천해 달라고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 3월에 펼쳐진 뉴욕대학교의 “Korean Culture Festival”에서는, 숙명여대의 가야금 공연단과 한국 B-Boy(브레이크 댄서와 비트박스, 디제이로 구성된 공연 팀)의 공연 영상을 상영하여 열렬한 반응을 이끌어 냈는데, 관객들은 한국의 전통 문화와 현대 서구 문화의 어우러짐에 관객들은 높은 점수를 주었던 걸로 미루어 보아, 한국의 것을 처음 시도하는 데에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외국인들의 거부감을 줄이는 데에 하이브리드가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독창적인 한국 고유의 문화와 현지의 문화를 접목시킨 데에는 상당한 용기와 도전 정신이 필요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만일 우리가 고유성에만 집착하여 “원형”의 틀에서 벗어 나지 못한다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는 거지요. 소금에 절인 백 김치가 주를 이루었던 원래의 김치가, 임진왜란 전후에 일본을 통해 도입된 고추를 양념으로 사용하며 현대의 빨간 김치가 탄생한 것은 외국의 것을 수용하여 우리 것으로 만들어낸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iii]

만일 원형의 유지에만 집착을 했다면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매콤한 김치는 맛볼 수 없었겠죠. 같은 맥락에서, 한국 식당이 전통적인 것에만 집착한 나머지 외국인들이 식사하기 불편한 대청마루만을 고집한다면 잠재적인 고객들을 잃어 버릴 수도 있겠지요. 한국적 전통미를 살리되, 현대적인 모습으로 재 탄생 시키는 과정을 거치면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외국 문화나 외국산 재료라고 하여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것을 우리 것에 입혀서 더욱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느냐를 생각하는 창조적인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2009/08/2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1) 헬로키티가 '기무치' 홍보 할때 우리는 뭐했나?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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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핵 융합 반응을 통해 원소 한개 이상이 녹아 더 큰 원소를 만들어 내는 “퓨전 (fusion)”이 무국적인 음식을 만들어 내는것과는 달리, 하이브리드 음식은 각국 음식의 특징이 공존 하는것을 의미한다

[ii] http://terms.nate.com/dicsearch/view.html?i=1020742

[iii] http://cafe.naver.com/sobupri.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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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으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그 사이에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라던가,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 와 같이 쉽게 해답을 낼 수 없는 문제들이 있습니다. 한국의 문화 관련 뉴스를 접할 때면 항상 겪어야 하는 논쟁인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와 “세계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주장의 대립 또한 그런 것입니다. 전자를 옹호하는 쪽은, 한국의 문화가 세계인들에 의해 인정 받은 여러 사례와 함께, 세계의 유수 기업들이 유독 한국 시장에서만 이렇다 할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철수했던 사례들을 내세웁니다.

이와 반대로, 후자를 옹호하는 쪽은, 한국적인 것을 내세워 세계 시장에 도전했다가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하고 철수한 사례들과 함께, 국내에서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계 기업들의 성공 사례들을 열거 하며 대립 각을 세우지요. 물론, 이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면 가장 한국적인 것은 “김치”이고 가장 세계적인 것은 “Kimchi”라고 말하기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단지 한글인 김치를 영문 표기인 “Kimchi”라고 바꾼다고 해서 김치가 세계적이 되는건 아니지요. 실제로 국내의 많은 회사들이 세계화를 외치며 하는 것이 바로 “그럴듯한 영어 브랜드명”을 만드는 것인데,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 이름만 영문으로 표기한다고 갑자기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건 아닙니다.

Coloful Daegu, Dynamic Busan, Fly Inchon, It's Daejeon, Your Partner Gwangju, Ulsan for You, Happy Suwon, A+ Anyang 과 같이, 내실을 키우지 못하고 단지 슬로건만 국제 언어인 영어 단어를 붙인다 해서 단숨에 국제적인 도시가 된다는 생각 또한 조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것과 세계적인 것이 세계적인것 이라는 의견 중 어느 쪽의 의견이 타당한 것이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전략일까요? 정답은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입니다. 일단, 너무나도 추상적이라 쉽게 이해하기 힘든 “한국적” 이라는 것과 “세계적” 이라는 단어가 과연 무엇을 뜻하는지, 소화하기 쉽도록 풀어서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로, “한국적”이라 함은 유형의 모습을 가질 수도 있고, 무형의 모습을 가질 수 있는데, 한국의 미술 작품이나 건축 양식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함이 유형적인 예라면, 어른들과 술자리를 같이 할 때 몸을 돌려 술을 마시는 것과 같이, 한국인들 사이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독특함이 무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한국의 문화를 통해서만 찾을 수 있고,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세계의 다른 나라와 구별되는 “민족적” 요소가 바로 “한국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곳 한국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유함” 혹은 “독창성”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요소를 통틀어 오리지널리티 (originality)라 칭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계적”이라 함 또한 유형 혹은 무형의 모습을 가질 수가 있는데, 세계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장 차림이나 청바지에 티셔츠 등이 유형의 예라면, 처음 만나는 사람끼리 악수를 하는, 세계인들이 널리 공유하는 에티켓은 무형의 예가 될 수가 있겠지요. 따라서, 특정한 민족의 문화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닌, 세계 어느 곳에서도 쉽게 통용되고 사랑 받는 “보편성”과 “대중성”이 “세계적”인 것의 중요 요소라 할 수 있기에, 우리는 이를 통틀어 파퓰러리티(popularity)라 칭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발전하여, 민족적인 요소가 대중성을 통해 국경을 허물고 세계 여러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을 “세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어른들 앞에서 몸을 돌려서 술을 마시는 한국식 주도나, 한국 전통의 건축 양식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이 될 때, 우리는 한국의 문화가 “세계화 (globalization)”가 되었다고 할 수 있고, 세계의 주도와 건축 양식이 “한국화” 되었다고 바꾸어 말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에서, 현재 우리가 “세계화”라고 인식하는 대중문화의 뿌리를 찾아보면 미국이 상당한 양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청바지와 티셔츠로 대변되는 미국의 의상에, 제2의 공용어로 쓰이는 미국식 영어, 어디서나 쉽게 들을 수 있는 미국의 팝송, 그리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즐기며 스타벅스에 들러 카라멜 마키아토를 마시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 사실상 우리의 문화는 “미국화”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닌, 세계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현상입니다.(i) 

“세계화”의 가장 큰 위험성으로 지적되는 “문화의 종속화”는, 문화적 주체성이 약한 국가에 상륙을 하게 되면 현지 문화를 파괴하고 멸종 시켜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한국 문화 컨텐츠인 “한류”역시, 수입국과 건강한 교류를 할 수 있는 쌍방향의 것이 되어야만 하겠습니다.

“중국을 정복한 한류열풍” 이나 “한국 드라마 일본 열도 정벌”과 같은 자극적인 문구는, “반(反)한류”를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파리 8대학 유럽 연구소의 베르나르 카생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세계화와 국제화는 다를 뿐 아니라 상호 모순된 개념이다. 국제화에서는 시민들이 국내에서 집단을 형성하여 연대하고 나아가서 외국의 집단과도 다자적 시스템 아래서 협조하고 손잡는다. 또한 정부가, 적어도 민주국가에서는, 사회와 시민에 대해서 책임이 있다. 그러나 세계화에서는 시민은 없어지고 소비자만 존재한다. 또한 세계화에서는 의사결정 중심으로부터 시민을 완전히 분리하여 시민은 단순히 결정을 적용하는 대상일 뿐이다. 이러한 세계화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저항해야 한다. 국제화는 보편화의 한 단계로서 모든 인간사회 간의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다.” (ii)

그렇다면,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의 대립은 곧 고유성과 대중성의 대립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두 요소 모두에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게 될 경우에는 다른 한가지를 놓치게 될 수가 있는 거지요. 다시 말해, 오로지 “한국적”인 것만이 세계적이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경우, 대중성이 부족한 상태로 세계 시장에 선을 보이게 되면, 공급은 있지만 이를 원하는 수요가 없는 모습을 보이게 되어 십중팔구로 실패를 맛보게 될 수밖에 없지요.

한국의 문화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들이 개그 콘서트를 본다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물론, “대장금”과 같이 지극히 전통적인 한국적 소재로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무조건 “한국적”인 것만을 고집한다면 세계인의 공감대를 얻기는 힘들 것입니다. 한국 내에서도 대중에게 외면을 받고 있는 판소리를 지금 그대로 세계인들에게 선보이거나, 한국적 코미디를 소재로 해 국내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공감하기 힘든 영화를 그대로 수출 한다면 쉽게 성공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세계적”인 것만을 고집하며 독창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로 세계에서 유행하는 코드만을 쫓는다면, 모방 품이나 아류 작으로 전락해버릴 위험성이 크다는 겁니다. 만일 현대 자동차에서 요즘 유행하는 슬림한 디자인을 따라하기 위해 독일 아우디사의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하여 만들어 낸다면, 대중성은 얻겠지만 독창성이 없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들이 해외의 명품 제품들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모방해 내지만, 이는 모방에 그친 복제품일 뿐 일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두 축의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어 내어, 우리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 세계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중성도 포함하는 “국제화 (internationalization)”를 이루는 것입니다. 세계화가 국경을 파괴하며 국적불명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과는 달리, 국제화의 경우에는 각국의 국경과 고유의 문화를 유지한 채로 벌어지는 국가간의 교류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을 종주국으로 하는 스포츠인 축구가 영국을 뿌리로 하여 “세계화”가 되었다면, 국가들 개개의 개성이 없이 모든 국가가 영국식 축구 스타일을 따르는 “영국화”가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축구가 “국제화”가 된다면, 모든 국가가 자신들만의 개성을 살린 스타일의 축구를 하며 세계의 팀들과 겨루는 것이겠지요.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날의 축구는 세계인들이 즐기기는 하지만, “세계화”가 된 스포츠가 아니라, “국제화”가 된 것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브라질의 삼바축구, 프랑스의 아트 사커, 이태리의 카데나치오를 생각하면 각국의 팀들이 특색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또 하나의 예로, 우리 한복의 전통적인 디자인에 세계에서 유행을 타고 있는 기성복 스타일을 접목시켜 창조해 낸다면 이것은 “국제화”이지만, “미키마우스”와 같은 국적 불명의 캐릭터를 만들어내어 전세계인들에게 거부감이 없이 어디서나 통할 수 있게 만든다면 이것은 “세계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우리가 갖고 있는 소중한 “원석”인 한국적 문화 자원을 캐내어 발굴한 뒤, 가공과정을 거쳐 세계의 구매자들의 대중적인 기호에 맞는 “포장”을 하여 판매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한국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런 포장 없이 우리 것을 자랑스러워 하기만 한다고 해서 세계 시장에서 저절로 대중성이 생긴다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실례로, 일본 오리콘 차트 1위에 오른 가수의 곡을 작곡하여 화제가 되었던 한국인 작곡가 송영하씨의 성공 비결은 바로 “일본인들의 취향과 정서를 이해하면서 한국의 정서를 조화시킨 신선함” 이었고, 미국 시장에 진출한 원더걸스의 현지 프로모션을 맡고 있는 유명 기획사인 조나스 그룹 역시, 원더걸스가 추구하고 있는 복고풍 스타일과 음악은 미국의 아티스트에 의해 시도되고 있지 않는, “새로운 이미지”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원더걸스의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씨 역시, 미국에서 활동하는 원더걸스가 미국풍을 쫓기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활동하던 이미지를 살려 그대로 활동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미술계에서 또한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는데, 홍콩에서 열린 미술품 경매에서 한국의 작가들의 작품이 추정 가를 훨씬 뛰어넘는 고가에 팔리는 등 홍콩 미술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이들의 성공 비결은 바로 한국적 색채가 강한 작품들이었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젊은 팝 아티스트들인 권기수, 이동기, 신선미는 서구의 콜렉터들이 쉽게 이해하는 팝 아트 장르에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시켜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장동조 더칼럼스갤러리 대표에 따르면, 해외 콜렉터들은 서양 현대미술과 유사한 작품들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한국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작품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했습니다. 

독특한 한국의 미를 현대 화법으로 표현해낸 권기수의 작품

권기수 화백의 작품

더불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금메달과 2009년 WBC에서의 준우승의 쾌거를 올린 한국 야구 대표팀의 스타일은, 야구 종주국 미국이 추구하는 장타 위주의 “빅볼”이나, 근대 한국 야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일본 야구가 추구하는 단타 위주의 “스몰볼”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오히려 두 요소를 혼합한 스타일에 “발야구”라는 기동력을 접목시킨 새로운 한국식 스타일 이었습니다.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업적을 이루어냈던 한국 축구의 스타일 역시, 세계 축구계에서 주를 이루는 유럽식 전술에, 한국팀 특유의 근성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독특하고 강력한“압박 축구”를 탄생시켜 내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세계적 강호인 이탈리아를 격파하고 8강에 올랐던 북한 축구대표팀이 선보였던 “사다리 전법”역시, 유럽식 전술에 자신들만의 특징을 접목시켜 대 성공한 사례라고 볼 때 있습니다.

북한의 8강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사다리 전법"



이를 통해 보듯이, 대중적인 문화에 대한 모방에서 그치지 않고, 나아가 대중성인 소재에 한국적인 특징을 입혀 “국제화”시킨 것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 야구 대표팀이 미국이나 일본 스타일의 야구를 무조건적으로 모방을 해 미국과 일본과 겨루었다던가, 한국과 북한 축구 대표팀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유럽의 축구 스타일을 모방하여 원조 유럽 팀들과 대결을 했다면 과연 이러한 업적을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요?

공을 가진 선수를 순식간에 3명이 에워싸는 한국 대표팀의 지칠 줄 모르는 압박과, 평균 165cm에 불과한 북한 축구 대표팀의 선수들이 서로의 어깨를 짚고 올라가 인간 사다리가 있었기 때문에 위대한 업적이 만들어 질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독창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체성”입니다.

우리가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맞는 백신은 사실 독감 균을 몸 속에 집어 넣어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내는 것인데, 만약 우리 몸 속의 항체가 나약하다면 소량의 병균에도 압도 당하여 몰살 할 수밖에 없겠죠. 문화 또한 마찬가지로, 외국의 문화를 받아 들여 토착화 시킨 후 우리 것으로 재탄생 시키는 과정에서, 항체 역할을 하는 현지의 문화가 주체성이 없다면,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문화에 의해 괴멸 당하게 되어버리고 마는 거지요.

인도 카레보다 더 유명한 일본 카레나, 이제는 정말 맛있는 파스타를 먹으려면 일본으로 가야 한다는 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탄탄한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자국의 문화를 통해 외국의 문화까지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본의 “모방을 통한 새로운 것의 창조”를 교훈 삼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보듯이, 드라마나 영화, 음악을 비롯한 한국의 모든 문화 콘텐츠가 독창성을 배제한체로 대중성만을 쫓아 모방품의 제작에만 그친다면, 그것은 모방을 통한 복제품의 제작에만 그칠수 밖에 없고, 원조를 뛰어넘는데 더욱 힘이 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 음악계에 진출한 한국 가수가 “완전한 현지화”를 표방하며 미국인처럼 행동하고 미국식으로 노래를 부르고 미국식으로 춤을 춘다면, 자신과 똑같은 스타일을 추구하는 수많은 미국의 아티스트들과의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여기에 남들이 못하는 어떠한 (한국적인) 요소를 통해 음악을 표현해 낸다면, 그는 그 위치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 입지를 탄탄히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출신 가수 K는 “미국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적으로 미국 음악을 소화해내는 가수”라는 평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독특한 잠수함 식 투구 폼으로 성공을 이루어냈던 김병현 선수가, 대중성을 쫓기 위해 그만의 투구 폼을 버리고 대중적인 투구 폼을 선택하여 정통파 투수가 되었다고 하면, 자연스레 그가 경쟁해야 하는 선수들의 수는 많아지고, 그만의 경쟁력도 줄어들게 되는 겁니다.

서구의 미인을 따라서 얼굴을 성형한 한국 여성보다, 한국적인 독특한 얼굴로 국제적 인기를 얻는 스타들을 봐도 이해 하기가 쉽지요. 따라서, 한국의 문화계에서도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돈이 되는” 대중적 컨텐츠만을 선택하여 비슷한 내용의 소재를 계속해서 생산해내는 “자기 복제”나, 일부 유명 한류 스타의 이름값에만 기대어 컨텐츠의 내실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면, 이른바 “한류”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 상품 인기는 쇠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만약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표방하며 만들어낸 "한류월드" 또한, 독창성을 배제한 체 미국의 문화를 모방하는 데에 그치면, 이는 명품을 모방한 복제품을 만드는 “헐리우드” 짝퉁 공장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iii)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검증된 트렌드에만 집중하지 말고, 경쟁국가들과의 싸움에서 돋보일 수 있는 독창적성이 포함된 컨텐츠를 개발해야만 합니다.


2009/08/2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0) 핫도그에 김치 얹어 먹는 미국인들?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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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한국적인것과 세계적인것에 대한 주제를 다룬 한국의 정체성 탁석산
(ii)
http://www.hani.co.kr/section-002009000/2000/002009000200002031744001.html
(iii)
2000년 전후로 대한민국의 드라마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가 대한민국 국외에서 인기를 끌게 되면서 생겨난 한류를 기반으로 한류의 세계화와 체계적인 육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될 복합단지이다. 경기도가 고양시 일산에 만들고 있는 문화관광 복합단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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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8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앞서 소개한 글 에서는 한복을 'Korean Kimono"로, 청와대를 'Blue House'로 빗대어 설명하게 될 경우에 한국의 고유한 문화 상품들이 일본이나 중국, 혹은 미국 문화의 아류작으로 인식 되어 버릴수 있는 위험에 대해 논해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심리학 연구를 토대로 해서 이러한 오류가 한국의 문화산업 전반에 어떻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지 보다 자세히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연상 네트워크에 불을 붙여라

이것이 왜 중요한지는 (2009/08/14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 외국인들에게 Korea는 왜 "싸구려 브랜드"가 되었나?)에서 소개해 드렸던 “연상 기억 네트워크 모델”을 떠올려 보시면 힌트를 얻을 수가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심리학의 “점화 이론 (priming effect)”을 통해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점화 이론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구성요소인 개념들간의 연관성과 그들간의 전체적인 연결 망 (network)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 된 것인데, 특정한 정보를 접하게 될 경우에 그와 연관되어 있는 기억들이 활성화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을 떠올리게 될 경우, 이 개념과 의미적으로 관련이 있는 “초콜릿”,”바닐라”,”충치”,”얼음”,”눈사람” 등이 동시에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를 일컬어 “개념의 활성화 확산 (spreading activation)이라고 하는데, 이를 판매자의 입장에 접목을 시킨다면, A상품을 접한 소비자가, 자사의 또 다른 상품인 B가 자연스레 연상되어 구매로 이어지길 바랄 것이고, 더 나아가 자사의 C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구상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실제로, 워튼(Wharton) 대학의 마케팅 교수인 Jonah Berger에 의하면,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접하게 되는 것들이 소비자의 구매 결정 과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그가 고안한 실험에서 개의 사진을 반복적으로 접한 실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빨리 Puma 브랜드를 인식 해내고 해당 브랜드의 신발에 더욱 호감을 나타 내었는데, 이는 개의 사진을 접함으로써 “개”의 개념과 연관성이 있는 “고양이”의 연관성이 활성화되고, 결과적으로 “고양이”와 연관성이 있는 “표범 (Puma)”의 개념을 활성화 시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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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개의 사진을 보는것만으로도 Puma 브랜드에 관련된 기억이 활성화 된다



물론, 개들 몇 마리를 본다고 해서 사람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Puma 신발을 사지는 않겠지만, 이 실험은 우리 주위에 있는 환경에서의 미묘한 암시(cue)가 어떻게 구매 심리에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 하는 예가 되겠습니다. Berger에 따르면,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제품을 쉽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 기억에 잘 남는 슬로건이나 문구들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을 하는 것보다, 제품과 환경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 내는 편이 판매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단 고리가 형성되면, 우리의 주변 환경이 알아서 자동으로 제품을 판매해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Berger는 미국 세제용품인 Tide(영어 단어로는 썰물 혹은 조수의 간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의 예를 들었는데, 해변의 파도를 보는 것만 으로도 Tide 제품에 대한 관심을 자극시킬 수 있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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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파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Tide'라는 단어가 활성화 된다



그리고, Berger와 Waterloo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Gerainne Fitzsimons의 조사에 따르면, 1997년 7월 4일 미국 우주 항공국 NASA가 화성(Mars) 탐사선인 패스파인더 호(Pathfinder)를 발사하고 난 후에 Mars Bars라는 캔디 제품의 판매가 급증 한 것을 알아냈는데. 재미있는 것은, 바로 이 Mars Bars라는 제품명은 “화성”을 의미하는 Mars가 아닌, 회사의 창립자의 이름에서 따온 Mars였다는 것이었으니, 뜻하지 않게 점화 작용의 도움을 받은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환경적인 암시가 기억의 활성화를 통해 특정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을 테스트 하기 위해 Berger와 Fitzsimons는 일련의 실험들을 진행 했습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미국의 할로윈 시즌 동안에 특히 많이 접하게 되는 “오렌지색”이 소비자의 특정 상품의 구매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서 144명의 구매자들에게 어떠한 캔디/초콜릿 제품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지를 물어 보았습니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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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기간에 많이 볼수 있는 "Jack-O-Lantern"


응답자중 절반에게는 할로윈 하루 전날 조사를 했고 나머지 반에게는 할로윈 1주일 후에 조사를 하였는데, 하루 전날 조사를 한 응답자들은 1주일 후의 조사 그룹에 비해 두 배나 많이 오렌지색에 관련된 제품들 (Reese’s 캔디와 Orange Crush와 Sunkist 음료수)을 먼저 기억해 냈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특정 색깔의 풍부함”과 같이 단순한 환경적 암시가 제품의 기억에 대한 가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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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이 지난 1주일 후에 오렌지색 제품을 두 배 이상 잘 기억해 내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29명의 대학생 실험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 집단에는 오렌지색 펜을 주고 다른 집단에는 초록색 펜을 주고, 그 펜을 이용하여 설문 조사지를 작성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접 종이에 문장을 적도록 함으로서 펜에서 나오는 특정한 색에 대해 노출을 시키기 했습니다.

그 후에, 여러 종류의 제품 사진을 보여주고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게 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되었는데, 질문 중 하나는 오렌지색 Sunkist soda와 초록색의 Lemon Lime Gatorade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오렌지색 펜을 사용한 집단과 초록색 펜을 사용한 집단은 서로 20%씩 더 오렌지색 제품과 초록색 제품을 선호했는데, 이를 통해서“특정 색깔에 대한 노출”이 그 색과 연관된 상품의 구매 호감도를 증가 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엇 보다 중요한 발견은 바로 이 개념의 “점화 효과”는 특별한 학습이 없이도 무의식 중에 작용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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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펜을 쓴 집단과 초록색 펜을 쓴 집단의 선호도가 달리 나타났다

따라서, 이러한 연결고리와 환경적인 암시를 잘 엮는 기업들의 경우에는 제품의 판매에 있어서 경쟁 기업보다 우위를 점할 수가 있습니다. 잘나가는 기업인 일본의 경우, “일본”을 생각하면 “스시”가 자연스레 연상되고, 이와 연관되어 “가라데”,”사쿠라”,”사무라이”등등이 자연스레 떠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소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인 Korea의 경우, 자사의 제품명 없이 냉면을 의미적 설명인 “Cold Noodle”로 표기 할 경우, “한국”,”비빔밥”,”태권도”로 연결되어야 할 연결고리가 “Noodle”과 강력하게 연관되어있는 “중국”,”만두”,”쿵푸”등의 엉뚱한 이미지 조각을 활성화 시킬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예로, 외국인들이 우리의 굿을 “Shamanistic ritual”로 접하게 된다면, “토속적” 이라는 이미지와 더욱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는 “아프리카 원주민-세렝게티 초원-사파리” 혹은 “뉴질랜드 원주민-키위-코알라”등의 엉뚱한 이미지 조각들로 연결시키게 할 수가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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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Korean Kimono"로, 김밥을 "Korean Sushi Roll"로 소개함으로 해서 한국 상품들간의 연결 망이 깨지고 일본의 연결망을 활성화 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마찬가지로, 타사 제품에 빗대어 홍보를 하게 될 경우에도, 파생품과 아류작이라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는 위험함은 물론이고, 한국 제품을 구매할 잠재적인 소비자들을 일본과 중국의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겁니다. “한복-태권도-김치-붉은악마-태권도” 등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연결 고리가, “한복 (Korean Kimono)-기모노-스시-스모-사쿠라-사무라이-닌자”로 이어지게 되어 결국 구매자의 이탈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일단 한번 한국의 연결 망을 이탈하여 빈틈없이 잘 짜여진 일본의 연결 망으로 들어가게 될 경우에는 다시 한국의 연결 망으로 들어올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에 관한 기억의 연결고리의 활성화를 통하여 한국산 제품의 소비를 최대화 하고 싶다면, 첫째로 제품을 상징할 수 있는 고유한 제품명이 필요하고, 둘째로 한국의 이미지 조각들에만 독립적으로 연결이 되는 제품명을 만들어서 불필요하게 다른 제품과의 이미지 고리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한식당 들은 거의 대부분이 한국을 연상시키기 쉬운 한국적인 업소 명을 붙이는 것이지요. 서라벌, 신라, 세종관, 우레옥, 금강산 등등, 해외 어디를 나가더라도 한식당 들은 한국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다듬어 져야만 기존의 소비자들을 한국의 연결 망에 묶어 두어 반복적인 구매가 발생하도록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단단하고 물샐 틈 없이 견고하게 연결되어있는 연결 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미지 조각들과 그것들을 연결해주는 연결 고리들의 수가 많아야 함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기업들은 자사의 브랜드와 제품들을 쉽게 연상시킬 수 있도록 로고와 심볼과 같은 상징물들을 만들고 가능하면 많은 회수로 소비자들에게 노출을 시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건물의 전광판이나 TV나 라디오 광고를 통해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좀더 좋은 광고 배치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 입니다. 그 결과, 우리가 막대기 로고를 보거나 마이클 조던을 보면 쉽게 나이키를 연상할 수 있고, 길거리에 있는 황금 아치나 로날드를 보게 될 때 자연스럽게 맥도날드를 연상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외국인들 또한 타지마할과 요가, 그리고 간디를 생각하면 인도가, 투우와 플라멩코, 그리고 돈키호테를 생각하면 스페인이, 버킹엄궁과 빅벤, 그리고 왕실근위병을 생각하면 영국이, 오페라 하우스와 코알라, 그리고 캥거루를 생각하면 호주가, 만리장성이나 이소룡, 혹은 팬더 곰을 보면 중국이, 후지산이나 복 고양이 (마네키네코 招き猫), 혹은 사무라이를 보면 일본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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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4 일본의 대표적 "마네키네코" (위), 영국의 왕실 근위병 (가운데), 호주의 오페라 하우스 (아래)



하지만 앞서 소개해드린 선진 5개국 설문 조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외국인들의 기억 속에는 한국을 대표할만한 이미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고, 그나마 있는 이미지들 또한 건물이나 캐릭터같이 구체적인 형상을 갖고 있는 이미지보다도 “경제 성장, 부지런한 사람들, 다이나믹함, 혹은 기술력[iii]”과 같은 추상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인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또한 한국에만 연결되어 있는 독립적인 이미지가 아니므로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약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는 쉽게 말해, 한국을 떠올리면 "느낌은 있지만 얼굴은 떠오르지 않는" 현상과도 같은 것이지요. 느낌은 있되 실체는 없는, 상당히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떠올렸을때 느낌만 있고 얼굴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그 존재감또한 그다지 강하지 않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특징을 나타낼만한 상징물들이 얼마나 있을까요? 있다면 이러한 상징물들이 한국을 알리는 데에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8) 이병헌이 닌자가 될수 밖에 없었던 진짜 속사정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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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할로윈에는 오렌지색 호박 (pumpkin)을 사용하여 만든 장식품인 “Jack-O-Lantern”을 많이 접할수 있다.

[ii] http://knowledge.wharton.upenn.edu/article.cfm?articleid=1927

[iii] 국가브랜드위원회와 지식경제부는 2009년 7월 13일 코트라가 산업정책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 독일, 베트남 등 25개국의 4천214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가브랜드 이미지 조사에서 `한국 하면 기술력이 연상된다'는 응답이 전체의 12.0%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다.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1&cid=302839&iid=139940&oid=001&aid=0002761175&ptype=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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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한국식 소고기 샐러드 덮밥 주세요!



요즘은 미국내의 한국 식당에서도 한식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어설픈 젓가락 솜씨로 김치를 집어 먹는 모습과, 상추에 고기와 야채를 얹어 쌈을 싸 먹는 모습을 보면 이제 한식도 우리만 즐기는 음식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예전에 한번 외국인들도 꽤나 많이 찾는 한식당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과연 외국인들은 어떠한 요리를 좋아할까 궁금해하며 메뉴 판을 펼쳐본 순간 또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요리 명이 영문으로 표기된 것은 찾을 수가 없고 오히려 한국 요리를 영어로 풀어서 한국인들도 쉽게 이해 하기 힘들도록 설명을 해놓았던 것입니다. 표를 참고하여 과연 어떤 것이 어떤 한국 요리를 뜻하는 것일까 맞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

한국식 소고기 샐러드 덮밥

(거꾸로)밥빔비

Korean Style Barbecue

한국식 바비큐

비갈

Cold Noodle

차가운 면

면냉

Boiled Ginseng Chiken

푹 고운 인삼 닭

탕계삼

Marinated Beef

양념된 소고기

기고불

Korean Hot Pancake

한국식 핫 펜케이크

떡호

Korean Sushi Roll

한국식 초밥 말이

밥김

 


현대 자동차가 280 마력을 뿜어내는 6기통 V6엔진을 장착한, 1갤런당 25마일을 달리는 고성능/고연비 스포츠카를 개발해내어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이 혁신적인 신제품에 현대 자동차는 어떠한 모델명을 붙여줄까 고민하다 모든 외국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델명은 붙이지 않고 대신 “Hyundai’s 280 Horsepower V6 Sports Car that runs 25 Miles Per Gallon (280마력 6기통의 갤런당 25마일 연비의 현대 스포츠카)” 이라는 장황한 설명문구로 제품을 마케팅을 합니다.


과연 이 스포츠카는 잘 팔릴까요? 그리고, 구매자들의 기억 속에 얼마나 오랫동안 남을 수 있을까요? 이렇듯, 모든 제품에는 그 제품을 상징하는 고유의 제품명이 있어야 하고, 그 후에 그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따라오는 것이 정석입니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Who are you? 라고 물었을 때 “My name is OOO”라고 이름을 먼저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 인데, 나를 상징하는 고유 명사인 이름을 먼저 알려준 후에, 나에 대한 설명을 하는게 상식적이지요.


예를 들면, “I am a 25 year old graduate student studying Economics (나는 25살의 경제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입니다)” 하지만 대뜸 나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나에 대한 설명만 해준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무엇으로 기억할 수 있을까요? 헤어스타일? 그날 입었던 옷? 구두? 아니면 넥타이 색깔? 이렇듯, 나만의 고유한 이름이야말로 남들로부터 나를 구분하고 기억 속에 강렬히 각인 시킬 수 있는 브랜드인 것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가 영어를 공부할 때도 단어 자체로 먼저 외운 뒤에 그것이 해당하는 의미를 기억하는 이치와 같은 겁니다.


우리가 “배가 고프고 허기진 상태”를 나타낼 때 “hungry”라는 대표 단어 하나로 표현을 하면, 상대방도 그 대표 단어를 통해서 의미를 이해하는 거지요. 따라서, 우리만의 독창적인 음식인 비빔밥의 특성을 거세시켜 버리고 무색 무취의 특성 없는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로 만들어 버린 게 얼마나 잘못 된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수정과"를 "Sujeonggwa"가 아닌"Cinnamon Punch (계피 음료)" 그리고 "식혜"를 "Shikhye"가 아닌 "Rice Nectar (쌀 음료)"라고 표기하여 판매함으로 해서, 독점권을 포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지요.

간단한 예로 생각을 해 볼까요? 만약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새 핸드폰인 "옴니아"를, "옴니아"라는 제품명을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이라고 홍보해서 판다면 어떻게 될까요?

휴대폰 매장에 들어간 한 손님이 "옴니아" 주세요 라고 하지 못하고 "휴대폰" 주세요, 라고 말을 함으로 해서, "옴니아"로만 연결되야 할 구매행위가, 수많은 "핸드폰" 경쟁자에게로 빠져 나가게 된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우리의 "막걸리"를 "Makoli" 가 아닌 "Rice Wine (쌀로만든 과실주)"라는 표기를 함으로 해서 한국만의 제품인 "막걸리"로만 이어져야 할 구매행위가 일본, 중국, 혹은 다른 나라의 "Rice Wine"으로 빠져 나가게 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지요.

삼성 휴대폰의 예처럼, 주류 상점을 방문한 미국인이, "막걸리"주세요 라고 말하지 못해, "Rice Wine"주세요 라고 하게 됨으로 해서, 한국의 "막걸리"가 아닌, 중국의 "Rice Wine" 혹은 일본의 "Rice Wine"을 구매하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수 있는 것이지요. 도대체 우리는 어떠한 이유에서 너무도 소중한 독점권과 원조 효과를 스스로 날려버리고 있는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햄버거가 햄버거로 불리고 스파게티가 스파게티로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비빔밥은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로 불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면 문제가 큽니다. 이런 식이라면, “대전에 사는 김미화씨”를 의미로 풀어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유명사

의미

영어

대전 (大田)

한밭, 넓은 밭

Large Farm

김미화 (金美花)

경주 김씨, 아름다운 꽃

Gyungjoo, Beautiflul Flower

 

이를 합하면, “Beautiful flower from Gyungjoo growing on a large farm (넓은 밭에서 자라는 경주 출신의 아름다운 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삼성, 현대, 쌍용은 각각 “Three Stars”, “Modernity”, 그리고 “Twin Dragons”로 표기하여야 하겠지요. Korea의 제품을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강력히 각인 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만의 고유한 제품명을 우선적으로 각인 시킨 후에 그 제품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야만 하는 겁니다. 단지 의미 전달만을 위해 풀어 쓰는 건 어리석은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대전에 있는 한밭 대학교의 영문 표기는 “Large Farm National University”가 아닌 “Hanbat National University”가 맞는 표기인데, 실제로도 그렇게 쓰이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반대로, 얼마전 한국을 방문 했을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한국의 유명 한식 레스토랑의 간판에 한글과 일본어로는 그대로 업소 명을 표기한 후 영어로는 업소 명을 탈락시킨 후 커다랗게 “Korean Restaurant”이라고만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과연 이 식당은 영어권 손님들이 어떻게 다시 찾아 오기를 기대하는가 하고 의아해 했던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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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특산품인 굴비를 "Gulbi"로 표기하지 않고 의미 설명인 "A dried yellow corvina"로 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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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를 "Bingsu"가 아닌 "Ice Flakes"로 표기하고 있는 한 제과점



하지만 이 규칙은 모든 한글 단어를 발음대로 표기하라는 것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한국 고유의 독창적인 것에만 한국어 발음대로 브랜드화 하라는 것입니다. 의미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명사에는 일반적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삼국사기”와 “청동기 시대”의 경우를 본다면, 삼국 사기의경우에는 세계사를 통틀어 한국에만 존재하는 고유한 역사 사료이기 때문에 브랜드화 하여 “브랜드 명 – 설명”의 형식을 따르는 “Samguk Sagi - Historical record of the Three Kingdoms of Korea: Goguryeo, Baekje and Silla” 로 표기 해야 합니다.


반대로, 역사 박물관에서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유물들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삼국사기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청동기 시대는 고유 명사가 아닌 일반적인 역사 용어입니다.


따라서,이에 대한 표현을 “Cheong Dong Gi Shi Dae”로 한국어를 그대로 표기를 한다면, 이것은 마치 외국인들의 출입이 많은 국제 공항의 화장실을 “Rest Room”이 아닌 “Hwa Jang Shil”로 표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청동기 시대와 같이 의미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명사는 국제 표기법을 따라 “Bronze Age”로 표기 되는 것이 옳겠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한국 불교 번역 영어 연구원의 장은화씨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 (無垢淨光大陀羅尼經)”의 표기가 문화재청의 “Mugujeonggwangdaedaranigyeong”이 아닌 “Great Dharani Sutra of Immacualte and Pure Ilumination”으로 표기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것은 쉽게 얘기해서, 한국이 상표권을 갖고 있는 제품에는 우리 고유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여 모든 권리와 특혜를 누려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국제 기준의 일반 명사 표기법을 따라야 한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일본 식당에 가보면 언제나 감탄을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점입니다. 메뉴상의 정말 소소한 것조차 일본식으로 그대로 표기가 되어있는 것을 자주 접했는데, 우리가 잘 먹는 우나기(Unagi,장어),이카(Ika,오징어),마구로(Maguro,참치) 등은 물론이거니와 양념류인 와사비(Wasabi,고추냉이), 쇼유(Shoyu,간장)까지도 일본식 그대로 표기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여러 일식당을 다녀 보아도 서로 표기법이 다른 것은 거의 본적이 없을 정도로 표기법의 규격 관리가 잘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수많은 외국인들 또한 거리낌 없이 척척 일본어 단어로 메뉴를 주문하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하지만 한국 요리라고 해서 못할 이유는 절대로 없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갈비를 설명할 때, 로마자 표기법 기준을 따라 갈비를 Galbi로 표기한 뒤에 marinated beef/short ribs in a Ganjang-based sauce (Korean soy sauce) – (간장 (한국식 soy sauce)을 토대로 한 양념에 재워진 소고기/갈비살)이라는 제품 설명을 포함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Galbi는 물론이고 또 다른 고유명사인 Ganjang을 포함시킴으로 해서 외국인들에게 또 다른 한국 브랜드를 동시에 홍보하는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가루비, 비빔바, 자푸채 주세요!


우리가 이렇게 가장 기초적이고도 핵심적인 문제에 소홀해 하고 있는 동안, 뉴욕 맨해튼의 인기 있는 일본 레스토랑 체인인 “규카쿠 (Gyu-Kaku)에서는 한국의 요리들이 버젓이 일본의 음식인양 표기되어 외국인 손님들에게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i

만일 한국 음식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이 일식당인 규카쿠에 가서 Kalbi (글을 쓰기 얼마 전만 해도 일본식 발음인 Karubi로 표기 되어있었으나 현재는 바뀐 상태), Unagi Bibimba, Kuppa(국밥),Chapu Che (잡채) 그리고 Kimuchee(김치)를 처음 접했다면 이들 음식을 일본 것이라고 오인하기에 안성 맞춤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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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갈비와 기무치 맛에 반한 외국인들은 앞으로도 갈비와 기무치 생각이 날 때면 일본 식당을 찾는 기현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 식당에서도 일본 요리를 메뉴에 끼워 파는 곳이 있지 않느냐 라고 반문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일본측에서 항의를 받았다는 얘기도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일본의 요리들은 한국의 요리들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국의 식당에서 Sushi와 Udon을 판들, 이미 이들 제품명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쉽게 일본 음
식임을 간파할 수 있는 거지요. 따라서 일본은 그저 느긋하게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수가 있는 겁니다. 오히려, 일본 브랜드가 붙은 제품 그 자체를 홍보를 해 주는 쪽은 한국 식당측일테니 말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급한쪽은 한국입니다. 일본 요리의 막강한 인지도와 대중성을 타고 한국 음식을 일본 음식 메뉴에 같이 놓고 팔게 될 경우, 당연히 한국 식당이 차지 해 야할 시장 점유율을 눈뜨고 일본 식당에 빼앗기게 되고 마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우리가 일본 식당에게 반드시 Karubi, Bibimba, Kimuchee를 메뉴에 넣을 때는 “한국 요리”임을 밝히라 요구하고 “Karubi, Bibimba, Kimuchee를 한국 표기법인 Galbi, Bibimbap, Kimchi로 수정하라” 라고 강력하게 구속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이고, 일본 식당에서 자발적으로 그리 하여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본 음식인 스시와 사시미를 우리식대로 “초밥 (Cho Bap)”과 “홰 (Hoe)”라고 한국 브랜드를 표기해 판매한다면 일본측에서 반대를 하겠지만 법적으로 구속할만한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우리는 우리 것을 지켜내야 할 최소한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 대가로 인지도 싸움에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냉면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하지 않고 “Cold Noodle”이라는 중립 상표로 판매를 할 때 일본이 한발 앞서 “Reimen (레이맨, 냉면)”이라고 일본식 표기를 하고 일본 전세계 일본 식당에서 판매를 개시한다면 Cold Noodle은 Reimen이 대표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이 된장을 “miso”로 파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Korean bean paste (한국식 콩 소스)”라고 판매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더 커져만 갈 것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갖고 세계 시장에 등록을 했다 하더라도 제품 홍보의 방법이 잘못되어있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의 아름다운 한복이 일본의 기모노를 홍보해주고 있다면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한복이 “Korean Kimono”라고?


예전에 미국 TV의 한 채널에서 한국을 소재로 한 특집 방송을 하는 것을 설래는 마음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 관련 부정적인 뉴스의 홍수 속에서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관광 명소와 문화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겠구나 해서 시청을 하는 도중에 너무도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한국의 문화에 대해 취재를 하던 미국인 리포터가, 분홍빛 아리따운 한복을 보며 설명을 부탁하자, 그곳에 있던 한국인 한 명이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This is Hanbok, it’s Korean Kimono!” 라고 활짝 웃으며 대답을 했습니다.

그 미국인 리포터는 “Oh, Kimono!”라고 하며 연방 “beautiful”을 외치며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웠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자존심 상할 이 장면은 사실 우리가 빠지기 쉬운 유혹의 하나입니다. 인지도가 낮은 제품이 이미 시장에서 뛰어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제품을 따라가기 위해서 하는 전략중의 하나가 바로 그 제품과의 유사성에 대해서 홍보 하는 것인데,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릴 수가 있으나, 차별화에 실패하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참담한 결과를 낼 위험이 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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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Korean Kimono"로 소개하고 있는 외국 패션 잡지



예를 들어, 우리가 “한복”을 “한국식 기모노”라고 했을 때, 이 문장을 받아 들이는 청취자의 입장에서는 “한복”이 “기모노”라는 제품에 속하는 변형된 파생품중의 하나 혹은 아류작 이라고 인식하게 될 여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한국인 모두라면 당연히 알듯이, 한복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색감과 디자인, 편의성은 분명 기모노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지요.

따라서, 한복을 설명할 때에는 “Hanbok – Traditional Dress of Korea/Korean Traditional Clothing” 으로 해야 옳은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기생은 “Korean Geisha”가 아닌 “Gisaeng - female entertainers/artists of Korea who work to entertain Yangbans and kings (기생- 한국의 양반과 왕족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여성 엔터네이너겸 예술가” ) 가 되어야 하는 거지요. (중국에서도 한국식 기모노 (式和服) 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있습니다.)

만약, 삼성 전자가 “Korean Sony”라고 소개되거나, 박지성 선수를 “Korean Nakata Hidetoshi”라고 소개 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김밥이 “Korean Sushi Roll”이라면? 삼성 전자는 일본 기업 Sony와 유사하다는 이미지만을 부각시킬 뿐 삼성 전자만의 특징이나 장점을 설명할 기회를 스스로 져버리는 것이 되겠죠? 그리고, 2개의 심장을 가졌다는 우리의 박지성 선수를 일본의 축구선수 나카타 히데토시에 비유를 하는 것으로 설명을 한다면, 박지성 선수만이 갖고 있는 스타일과  장점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김밥은 일본의 “말이”와는 다른 독창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한국의 음식인데, 외국인이 보기에는 “일본 음식 종류의 하나”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큽니다. 비슷한 예로, 외신에 청와대를 소개할 때 종종 쓰이는 “Blue House”라는 단어 또한 왠지 미국의 “White House”에 빗대어 표현 하는 것 같아 왠지 쑥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 (다행이도 요즘에는 "Cheong Wa Dae"라고 고유명을 브랜드화 하여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에 소홀한 결과로, 한국의 문화가 일본이나 중국의 것 혹은 그의 파생품 정도로 소개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KBS 드라마 “황진이”를 소개한 한 외국 블로그는 “Gisaeng: Korea’s version of the geisha (기생: 한국판 게이샤)”로 표기를 했고, 또 다른 블로그에서는, 단풍 나무 아래에서 한복을 입고 있는 한국의 여성의 모습을 “Oriental Woman in traditional Korean Kimono with Japanese Maple Tree (한국 전통의 기모노를 입고 일본 단풍나무와 포즈를 한 동양 여성)” 이라고 소개할 정도니, 외국인들의 생각 속에 “동양 전통의상=기모노”라고 인식이 되어있다는 것을 옅볼수 있습니다.

위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우리만의 고유 명사에 대한 소극적인 홍보로 인해 생긴 제품명의 부족 문제와, 이로 인해 야기된 낮은 한국의 인지도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어의 영문 표기가 일본어의 단순한 언어 구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어렵고, 한국의 문화가 일본이나 중국의 문화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는 문제 때문에 설명하는데 어렵다는 것 또한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지 외국인들이 생소한 한국 단어를 불편해 하거나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 하는 때문에 “외국인들을 쉽게 이해시키려는 목적”으로 한국의 고유 명사를 버리고 설명만으로 의미 전달을 하거나, 다른 것에 빗대어만 설명을 한다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우리에 대해서 무엇을 알게 될까요? 가부키와 사무라이에 대해서는 잘 아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굿판을 “Shamanistic ritual (토속신앙적 행위)”라고 하거나 마당놀이를 “Farmer’s dance (농부의 춤)”으로 풀어서 알려준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우리는 미국의 조지 워싱턴과 같은 건국인인 단군 할아버지 아래에서 일본의 기모노와 비슷한 의복인 한복을 입으며 일제 강점기를 통해 고통을 겪은 아시아의 유대인이고, 미국의 남북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나 중국의 초고속 성장과 비슷한 케이스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아시아에 있는 일본과 중국과 유사한 나라이다. Chinese New Year와 유사한 새해의 명절에는 한국판 스모인 씨름을 즐기고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한국식 스파게티라고 할 수 있는 칼국수가 있다.”라고 다른 나라의 것들에 빗대어서만 표현을 한다면 과연 한국에 대해서 무엇을 기억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애초에 한국의 태권도가 생소하고 발음하기 힘들다는 이름 하나만으로 “Korean martial arts (한국 무예)” 혹은 “Korean Karate (한국식 가라테)” 라고 알렸으면 지금쯤 태권도가 이 정도의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미국 사람들 누구나 “Taekwondo”는 “태권도”로 알고 발음하는 것을 보면 안도감이 들고, 애초에 한국의 문화에 자긍심을 갖고 태권도를 전파한 한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 일본 관광 홍보 문구인 “Yokoso Japan (요코소, ようこそ,어서오세요)”와 일식 그 자체의 이름을 브랜드화 시킨 “Washoku - Try Japan’s Good Food (와쇼쿠, 和食(일본음식), 일본의 좋은 음식을 맛보세요)를 보면, 그들이 어떻게 세세한 곳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데, 한국도 충분히 “Ososeyo (어서오세요)”와 같이 한국적인 특징을 살린 문구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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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음식명인 "와쇼쿠"를 브랜드화 시킨 것과 일본어를 브랜드화 시킨 "요코소 재팬"


일본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세계 어린이들 사이에서 엄청난 유행을 일으켰던 장난감인 “다마고치”를 비롯해, 성인들이 즐기는 숫자 퍼즐 게임인 “수도쿠 (數獨) ” 역시 일본식 단어가 그대로 브랜드화되어 전 세계인들에 의해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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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퍼즐인 "수도쿠" (위) 와 "다마고치" (아래)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게임을 수출했다면 다마고치는 “버추얼 펫(virtual pet, 가상 애완동물)” 이나 “넘버 퍼즐 (number puzzle)”정도의 이름으로 판매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극명한 예로, 미국의 한 잡지에 실린 일본의 축제 홍보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매년 리틀 도쿄에서 열리는 “Nikkei Games”라는 일본인들의 일종의 운동회 성격의 행사를 소개하는 이 한 문단의 기사가 일본 문화 홍보의 정석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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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행사중의 하나인 Gyoza Eating Championship (교자 먹기 대회)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행사 명 부분에 Japanese dumpling (일본식 만두)이 아닌 고유 일본어 표기법인 Gyoza를 적어 넣고, 그 후에 설명을 통해서 Gyoza가 Japanese dumpling임을 알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로, 음악 행사를 소개하는 문장에서 또한 taiko drums (타이코, 일본의 전통 북)를 소개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일본어인 domo arigato (도모 아리가토, どうも ありがとう 대단히 감사합니다)를 소개 함으로서 외국인들에게 일본의 음식과, 전통 문화, 그리고 일본어에 대한 호감도와 친근감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레 높이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내에서 한국의 추석을 기념하는 축제 행사가 상당수의 미국 사이트에서 “Chus(e)ok Festival”이 아닌 “Korean Harvest Day Festival (한국 추수 축제) 혹은 “Korean Thanksgiving Day (한국 추수 감사절)”로 소개되고 있는 것에 비교했을 때 더욱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도 일본인들의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초고속 철도가 한국적인 브랜드 명을 뒤로하고 KTX (Korea Trail eXpress)라는 영어 브랜드 명을 선택한 것은 자국의 언어로 브랜드 명을 만든 프랑스의 떼제베와 일본의 신칸센의 경우에 견주어 봤을 때 진한 아쉬움이 남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구절판을 영문 고유명사-의미로 표기해놓은 모범 답안의 좋은 예시



(2009/08/20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7) 한국을 떠올리면 기모노와 스시, 가라데가 생각난다?
에서는 이러한 비유적 설명으로 인해 한국을 생각하면 일본의 기모노와 스시가 떠오르게 되는 기현상에 대해 논해보겠습니다.)


이 글과 관련된 글인 2009/08/26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새만금, "Golden Area"로 창씨개명 당할판 도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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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뉴욕 일본식당에 '가루비' '차푸채'… " 미주 조선일보 http://www.chosunilbousa.com/life/linfo.cfm?upccode=ch20021DA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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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4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1) 외국인들에게 Korea는 왜 "싸구려 브랜드"가 되었나?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우리가 아는 한국, 그들이 아는 Korea


15살 한창 순수한 나이에 미국에 와서 겪은 것은 문화적 충격뿐만이 아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중대한 고뇌였습니다. 한국에서 자랑스럽게 교육 받아왔던 단일민족으로서의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선조들이 남겨주신 찬란한 문화유산들, 지구상의 언어 중 유일하게 창제된 날이 기록되어 있는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언어표기법인 한글! 그리고 수많은 외침을 겪으면서도 굴하지 않고 언제나 굳건히 이 땅의 주인으로 살아온 우리 민족의 승리의 역사, 왜(倭)국에까지 선진 문물을 전하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우리 선조들, 웃어른을 공경하고 동방의 예의지국이라 불리는 백의민족, 이에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우리를 동방의 등불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때 일제 강점기로 인해 치욕을 겪으며 우리의 말과 이름 그리고 문화를 말살 당할뻔 했으나 우리 민족의 강인함으로 지켜내었던 것, 그리고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인해 동족 상잔의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는 초고속 성장을 이룬 저력의 나라 대한민국! 냉전의 시대에 세계의 화합을 내세워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회라는 평을 들었던 1988년 서울 올림픽! 아시아의 4마리 용 중에서 단연 돋보이던 대한민국. 이제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서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대한민국!

세계 역사 수업에 쓰이는 두꺼운 교과서를 받아 들고 설래는 마음으로 맨 뒷장 색인을 펼쳐 보았습니다. Korea를 찾기 위해서였죠. China가 있는 C 섹션을 먼저 훑어보니 그 양이 꽤나 많아 보였습니다. Japan이 있는 J 섹션도 물론 그만큼 많은 양을 차지 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이 그만큼 못하겠느냐 하는 마음에 K 섹션을 펼친 순간 실망감이 밀려왔습니다. China와 Japan과 비교했을 때 너무나도 초라한 양은 둘째치고, 그나마 한국 관련 내용이라는 것은 중국의 속국으로 묘사되어있는 우리 나라와, 한반도 북쪽의 상당 부분이 중국의 영토와 같은 색으로 칠해진, Sea of Japan의 왼쪽에 위치한 너무나도 이상한 한반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일본의 지배하에 있었던 얘기가 비중 있게 소개된 데 비해, 가장 최근의 이야기는 Korean War를 겪은 나라로 설명 되어 있었던 것뿐이었습니다. 국내에서 배웠던 측우기, 금속활자, 팔만대장경 같은 문화 유산에 대해서는 왜 일언 반구도 없으며 우리 부모님들께서 피땀을 흘리며 이루어내신 한강의 기적이 대해서는 왜 단 한 줄의 설명도 나와있지 않았던 것인지…… 어린 마음에 쉽사리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자존심도 상하고, 이 교과서를 통해 한국에 대해 배우는 미국 친구들이 한국인인 저에 대해 그렇게 생각 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지요.

이것은 비단 미국의 일부 지역 일부 학교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닙니다. 이 교과서의 내용은 단순 실수가 아닌, 미국 교실 대부분에서 접할 수 있는, 아니 접해야만 하는 팩트(fact), 즉 사실이 되어버린 내용들입니다. 게다가 미국뿐만이 아닌 세계 전역에서 이러한 오류와 왜곡들이 발견되고 있으니 그 문제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미국의 한 교과서는 “1600년대 초부터 중국이 한국을 300년 동안 지배했다”라고 기술하고 있으며, 호주의 한 교과서는 “35년간 일본의 강점기 동안 한국이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한국은 여전히 독재국가에 머물러 있는가 하면, 중국어를 사용하며 말라리아가 창궐한다”라고 소개한 교과서도 있었습니다.  반만년에 이르는 역사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일방적으로 주변국으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기만 한 민족으로만 묘사되어 있답니다. 이미 예상 하셨듯이, 동해는 “Sea of Japan”으로 표기가 되어있는 것이 거의 대다수이고, 논란의 대상인 독도는 아예 표기가 되어 있지도 않고, 되어 있는 경우에는 일본령 으로 표기 되어 있는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이렇듯이, 한국에 관한 내용은 지금의 한국의 모습과는 너무도 차이가 나는 5-60년대의 모습을 담고 있기도 하고, 다른 많은 내용들 또한 한국의 모습을 왜곡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데, 이는 해당 국가에서 벌써 10 ~ 30년 전의 한국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관련글 2009/08/15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한글 홍보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해운대 티셔츠")


현대 자동차의 눈부신 발전속도에 비해서 아직도 일반 소비자들은 현대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는 80년대 엑셀에 머물러 있다고 말씀 드렸고, “업데이트” 과정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80년대에 머물러 있는 오래된 이미지를, 너무나도 확연히 변한 2000년대의 이미지로 갱신하는 과정은 많은 시간을 소요하기 때문입니다. 겨우 20여 년의 역사와 8개 안팎의 자동차 모델을 갖고 있는 한 회사의 이미지 갱신 과정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데, 비교 할 수도 없을 만큼 오래된 역사와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문화유산과 역사적 사건들을 갖고 있는 한 국가의 이미지를 갱신하는 데에는 얼마가 걸릴지 쉽게 가늠하기가 힘이 듭니다.

이에 비해 일본은 1957년부터 정부와 민간단체가 철저한 계획 아래 침략국가의 이미지를 바꾸는 노력을 했고, 그 결과 동아시아 역사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외국교과서에 대해 정부가 직접 개입을 할 경우 내정간섭이나 외교문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벌써 25년 전부터 민간단체를 만들어 꾸준히 노력을 해온 결과의 산물이라는 겁니다. 


요코의 이야기를 믿는 미국 어린이들


하지만 이것은 교과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 큰 이슈가 되었던 “요코 이야기 (영제 So Far From the Bamboo Grove)”를 기억하실 겁니다. 문학이라는 미명하에 일제 강점기의 피해자인 한국인들을 가해자로 둔갑시키고, 이도 모자라 포악한 호색한으로 그려내었던 것에 대해서 국민 모두가 분노 했었습니다. 다행히도 미국 내 의식 있는 한인 동포 여러분들의 노력하에 요코 이야기를 퇴출 시키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만약 이 책이 계속하여 교재로 사용되었으면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되었을지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실제로,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진 책 속의 내용들에 대해 작가는 당당히 실화라고 주장하였는데 , 역사관이나 국제관이 명확히 잡히지도 않은 외국의 어린 아이들이 이 야기를 접한 후에 우리 한국인들에 대해서 얼마나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을 것이며, 과연 이 아이들이 다음 세대의 주역이 되었을 때 피해자인 우리 한국인들에 대해서 얼마나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되었을까요? 가해자인 일본에 대해서 동정심을 갖고 오히려 우리 한국에 대해서 반감을 갖게 되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면 정말로 너무나 우습고도 분한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상상이 잘 안돼신다고요? 그럼 심리학자 Loftus가 Braun과 Ellis와 함께 했던 기억의 왜곡에 관한 실험을 한번 보시길 바랍니다. 이 실험에서, 디즈니랜드로의 여행에 관련된 가상의 광고를 제작하여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 주었는데, 이 광고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디즈니랜드로의 여행 중에 벅스 버니 (만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내용 이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이 이 광고를 접하게 한 후에 그들의 어렸을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디즈니 랜드에 가본 적이 있는가를 물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떠한 캐릭터들을 만나 보았는가를 기억해내도록 했는데, 16퍼센트의 참가자들이 디즈니 랜드에서 벅스 버니를 만났다고 기억했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이상한 점을 못 느끼시겠죠? 하지만 문제는 바로 이 벅스 버니 캐릭터는 디즈니 랜드의 소유기업인 월트 디즈니의 캐릭터가 아닌, 워너 브라더스의 캐릭터 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벅스 버니는 디즈니 랜드에 절대로 있을 수가 없다는 말이죠. 게다가, Loftus의 학생이기도 했던 Grinley가 더욱 자세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러한 기억의 왜곡 현상은 거짓 정보를 접하는 빈도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 냈습니다.

간단히 거짓 광고를 보여주는 횟수를 높인 결과 기억의 왜곡률은 현격하게 높아졌고, 무려 62퍼센트의 피실험자들이 벅스 버니와 악수를 한 기억을 떠올렸답니다. 그리고 46퍼센트의 피실험자들은 벅스 버니를 껴안아 보기까지 했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기억이 얼마나 쉽게 왜곡될 수 있는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요코 이야기를 감명 깊게 읽은 어린 아이들이 왜곡된 내용들을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볼 수가 있는 거지요. 이처럼 문화란, 딱딱한 문체의 교과서와는 달리, 영화와 소설 같은 친숙한 장르로 우리에게 부담 없이 다가와 우리의 정신세계에 깊숙이 침투하여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입니다. 그 침투력이 얼마나 강력하면 21세기는 총,칼의 전쟁이 아닌 문화 전쟁이라고 까지 했겠습니까? 하지만 지금 우리는 외세의 침략에 맞대응 할만한 마땅한 무기조차 하나 없는 실정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왜곡의 이면에는 우리들의 잘못도 있습니다. 유태인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의 대표작인 “쉰들러 리스트”를 기억 하실 텐데요, 독일 나치의 잔혹한 만행과 유태인의 비애를 생생히 그려낸 이 작품을 통해 세계인들은 나치의 만행을 성토하고 유태인의 아픔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나치의 잔악함을 전 세계에 고발한 쉰들러 리스트



이렇듯, 영화를 통해서 진실한 역사를 알고 있는 세계인들은 행여나 어떤 이가 나치를 옹호하는 망언을 한다면 한 목소리로 그를 비판할 수가 있는 겁니다. 우리에게는 왜 쉰들러 리스트가 없을까요? 조폭 영역다툼을 소재로 하는 영화나, 연인이 남매로 밝혀지고 기억상실증 환자가 정신을 찾았다 잃었다를 반복하는 그런 오락적 컨텐츠에만 열광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합니다. 홀로 외로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목놓아 울며 외롭게 시위하는 정신대 할머니들께서 이 세상을 떠나고 나시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때만 되면 나오는 일본의 망언에 대해 우리가 아무리 국내에서 광분을 하고 일장기를 태우며 비난을 한들, 자세한 속사정을 모르는 제 3세계 인들이 보았을 때에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 “요코 이야기” 세대가 자라나서 일본의 만행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낸다면 그때 우리는 얼마나 부끄럽고 당황스러울까요? 우리 세대의 의식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기수가 되어 앞장을 서야만 할 텐데,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우리의 인재들이 역할모델로서 힘을 보텐다면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유명 한인 여배우 샌드라 오씨가 정신대 문제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활동을 했던 것이나 , 역시 미국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김윤진씨가 정신대 피해 할머니 문제를 미국에 소개하는 다큐멘터리의 나레이션을 노 개런티로 맡아 참가한 것이 좋은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교실 밖에도 제대로 된 Korea의 모습은 없다


다시 미국의 학교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간신히 왜곡의 바다에서 벗어나게 된 학생들은 교실밖에서는 한국에 관해 좀더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요? 평소 체육 수업을 같이 듣는 한국 친구인 재혁이로부터한국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던 개구쟁이 미국인 중학생 제임스는 머리 속이 혼란스럽습니다. 오늘 수업시간에 배운 한국의모습은 재혁이가 자주 들려주었던 오천년에 가까운 한국의 역사 이야기, 옛 한국 조선을 침략했던 왜의 침략을 막아낸 신비의 전투함거북선과 신출귀몰한 병법의 이순신 장군 이야기, 그리고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룬 한강의 기적과 어디에서나 TV를 볼 수 있는DMB 이야기와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재혁이는 분명히 일본의 나쁜 군인들이 한국사람들을 괴롭히고못살게 굴었다는데 가여운 요코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누구 말이 맞는 것인지 알쏭달쏭 하기도 합니다.

교과서가 오래되어서 그런 건가 하고 출판연도를 보니 오히려 최신판인 2009년 증보 개정 신판이었습니다. 마침 방과후 활동계획이없었던 호기심 많은 제임스는 내친김에 짬을 내어 도서관에 들려 한국에 관한 서적을 찾아보려 합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키워드에“Korea”를 넣자, 생각보다 훨씬 적은 30여권의 한국 관련 책들이 화면에 떠오릅니다. 한국 전쟁관련 서적이 주를 이루고,일제 강점기의 한국에 관한 책들이 몇 권, 한국의 전래 동화 번역본이 한 권, 중국이 한국 문화에 끼친 영향에 관한 책 몇 권이전부였을 뿐입니다. 그나마 가장 최근 서적인 한국의 현대 사회를 그린 서적은 1993년 것이 전부였고, 한국관련 관광 가이드북서적은 “기타 아시아”섹션에서 캄보디아, 태국 등 사이에 초라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가상의 미국인 중학생 제임스의 이야기가 특히나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 제가 십여년전 겪었던 실제 이야기이고, 아직도이러한 현실이 거의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前국정 홍보처 해외홍보원장 유재웅 을지대 교수에 의하면, 12개국 24개주요 도서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서, 도서관당 불과 평균 538부 정도의 한국 관련 자료를 구비하고 있었고, 그것 또한외국어로 된 자료는 32%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의 국가가 서로 앞다투어 도서관 내에 “자국 전용공간”을확보하며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모습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를 생각하면, 세계 학계에서 한국학이차지하는 위상은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학문보다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듣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독일의 예를 한번 볼까요? 독일의 미술 대학 도서관에서 역시 한국과 관련된 변변한 미술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있어봤자 이미 너무나 오래되어버린 6,70년대의 책자 몇 권이 전부라고 합니다. 그에 비해 역시나 일본과 중국관련 책자는 양적질적으로 상대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한국 유학생들의 기증 행사와 요구로 몇 권의 카탈로그를구비하는 변화를 주었지만, 6,70년대에 정부 차원의 기금조성을 통해 외국 도서관에 적극적으로 자국 문화를 홍보한 일본의 경우와극명한 대비가 되는 사례입니다.  우리가 수백년전에 일본에 문화를 전파해주고 미술을 비롯한 각종 예술기법에 지대한 영향을끼쳤다고 한들, 그것을 입증할 자료가 전무한 시점에서 이것은 단지 우리들끼리 하는 자위에 불과한 것일 겁니다.

실제로, 해외의 유명 박물관을 방문한 한인들에게 항상 듣는 이야기는 일본과 중국의 전시관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한국 전시관의규모와 자료의 양에 울화가 치민다는 것입니다. 앞서 요코 이야기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문화를 통한 역사 왜곡 또한 무시할 수가없는 요소입니다. 2007년에는 일본의 야마토왜[大和倭]가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부지역에 진출하여 백제•신라•가야를 지배하고,특히 가야에는 일본부(日本府)라는 기관을 두어 6세기 중엽까지 직접 지배하였다는 일본 설화인  “임나일본부설”을 토대로 한 대형두루마리 족자가 미국 샌프란 시스코의 아시아 박물관에 전시되어, 총영사관을 비롯한 한인들의 항의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

임나일본부설을 토대로 제작된 족자. 일본 장수 앞에 무릎 꿇고 있는 신라 왕의 모습이 처량하다



이 번 사례를 통해서도 우려되는 점은, 균형 잡힌 자료를 접하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왜곡된 자료를 접하는 외국인들 또한 왜곡된시각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13m의 길이에 달하는 대형 족자 안의 왜군 장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신라왕의모습은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보였을까요?

이렇듯이, 6-70년대의 한국의 모습과 2000년대의 한국의 모습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 야할 연결 고리가 부족하다는 사실은 쉽게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동네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서도 한국에 관련된 서적을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이고, 이는 일본과 중국과관련된 서적들이 꾸준히 세계의 여러 언어로 번역이 되어 소개되는 것에 비교하면 너무도 참담한 현실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더욱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일부의 장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한국에 관한 서적에 대한 총체적인 문제라는 것 입니다. 가장 피부에와 닿는 예로서, 한국을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북의 절대 부족함을 들 수가 있는데, 한국 관련 관광 가이드북은 서점에서 찾기가너무나 힘들고, 혹시나 있다 해도 그 내용이나 양이 초라하기 그지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일본, 중국, 태국, 인도, 홍콩 등의 국가들을 소개하는 서적들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심지어는 지역별로 세분화 되어 있기도합니다. 2008년 미국 서점에 진열된 여행관련 서적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의 명소를 추천하는 테마 여행집에서는 한국은완전히 배제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2003년에 뉴욕타임스에서 발행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당신이 죽기 전에 꼭가봐야 할 1000곳”이란 책에는, 중국의 관광지 16곳과 일본의 관광지 8곳이 꼽혔으나 한국은 단 한곳도 포함이 되지 못했다고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는 것을 보았을 때 상당히 의아한 일이 아닐까 합니다.

비슷한 예로, 세계 각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서적들의 경우에도 일본, 중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들의 자료들은 조리법에 대한설명이 상당히 자세하고 양질의 자료 사진도 포함되어 있는데 비해, 한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서적은 그 가지 수가 극히 적고, 있다한들 내용과 맞지 않거나 상당히 오래된 사진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허다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적극적인홍보가 부족했던 데에 있는데, 단적인 예로서, 국내 2만 7천 개의 출판사 중에 외국어로 된 도서를 단 1권이라도 출판한 곳은29개에 불과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제를 다시 한번 현대 자동차의 입장에서 상상해 보도록 해보겠습니다. 이곳은 2012년 세계 최대의 자동차 쇼가 펼쳐지는미국의 디트로이트의 전시관입니다. 수만 명이 넘는 방문객과 자동차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이 행사는, 세계의 자동차 회사들이 최신형모델과 미래형 컨셉트카를 통해 자신들의 최신 기술과 능력을 뽐내는 마케팅의 장 입니다. 관람객들의 시선이 가장 먼저 머무르는무대의 정 중앙의 부스에는 벌써 일본의 렉서스와 인피니티, 그리고 혼다와 마즈다가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고, 양 옆쪽으로는미국의 캐딜락과 크라이슬러, 그리고 포드 자동차 가 부스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뒤쪽으로는 중국의 자동차 회사인 치루이 자동차와베이징 자동차의 부스가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부스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이번 모터쇼에는 렉서스가 7개의 신차 모델을 선보이고,최신 기술을 집약한 미래형 컨셉트카를 4대 내놓았습니다.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참가하는 오토 쇼의 모습



이어 인피니티와 혼다, 그리고 마즈다가 합하여 신차 23대와 8대의 컨셉트카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뒤질세라 미국의 자동차회사들 또한 32개의 신차와 5개의 컨셉트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어떨까요? 비록 2개의 회사들만이 참가를 했지만 6개의신차와 1개의 컨셉트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5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 자동차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현대 자동차는 독립 부스조차 제대로마련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이제 보니 혼다와 치루이 자동차의 전시 부스에 조그마하게 자리를 빌려서 차량을 전시하고 있네요?게다가 이게 무슨 일입니까? 아직도 80년대 모델인 엑셀 두 대만을 달랑 전시하고 있습니다! 현대 자동차 앞에는 아무도 관심을가져주지 않는 모습이 처량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 현대 자동차의 역사를 써놓은 홍보 자료에는 “1970년부터일본의 토요타 자동차의 기술에 의존하여 성장을 이루었고 아직도 90%이상 토요타의 기술력에 의지한다.”라고 엉터리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게다가, 미국인 관람객은 현대 자동차를 보고서는 일본산인지 중국산인지 헷갈려 하더니, 지나가던 한국 관람객이 한국자동차 회사라 귀띔을 해주자 비웃음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이내 발걸음을 돌려 다른 전시장으로 옮겨갑니다.

물론 가상의 상황이었지만 한국의 대표 기업이 이렇게 푸대접을 받으며 일본산인지 중국산인지조차 알리지 못하고 80년대의 구식차량을 전시하며 비웃음을 사고 있다면 기분이 어떠하시겠습니까? 한국인으로 얼굴도 못 들고, 부끄러움 때문에 아마 당장 현대자동차의 홍보 부에 항의 전화를 하려는 분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한국의 자화상입니다. “2009년 북미올해의 차”를 수상한 현대 제네시스와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된 타우 엔진, 그리고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현대 자동차의 컨셉트차량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80년대 차량인 엑셀을 전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인 것을 알면서도, 최첨단을 달리는한국의 과학과 정보통신기술, 그리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한국이, 제대로 된 홍보 공간 하나 없이 6-70년대의 자료를아직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것 일겁니다.

물론 요즘 학생들은 인터넷으로 자료 검색을 한다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은 무대만 바뀌는 것일 뿐인터넷상에서도 양질의 한국 관련 자료를 얻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전 세계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정보를 제공하는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 대해 들어 보신적이 있을 겁니다. 전세계 누구나 아무런 제한 없이 내용을 열람할 수 있고저작권이 없어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하여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인데, 2008년 5월 현재 253개의 언어로 구성이되어있습니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에 관한 자료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이 온라인 백과서전에 한국어로 된 표제어는 2009년6월에서야 비로소 10만개를 넘어섰는데, 이는 위키피디아 등재 단어 수 상위 언어 순위에서 27위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에불과합니다. 전세계 8위에 해당하는 34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 를 보유한 대한민국으로서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것이지요.

한국에 관해 자료를 얻으려는 학생들은 영어나 중국어 혹은 일본어로 제공되는 정보를 통해 자료를 얻어야 할 수밖에 없고, 이로인해 또다시 사실과 다르게 왜곡 되어있는 정보를 접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서 악순환은 반복되는 것입니다.지금도 세계 최대의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Youtube에도 한국에 관한 악의적인 비하 자료가 너무나도 많이 넘쳐납니다. 한국의 역사가 날조된것이라는 주장부터, 한국내의 사건들을 악의적으로 편집하여 혐오 여론을 조장하기도 합니다. 2002년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이태리대표팀과의 경기에서 레이저 포인터를 이용해서 선수를 방해했다는 내용의 동영상 또한 버젓이 사실인양 편집되어 올라와있습니다.

일본인이나 중국인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비하 영상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며, 더욱 심각한 것은 이렇게 왜곡된 자료들이 영어로제공되어 전세계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감 없이 받아 들일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소수의 목소리가 다수의 목소리로 보일 수도 있는인터넷의 맹점을 이용하여 한국을 비하하고 다른 나라와의 다툼을 부추기기도 하는 행위 또한 버젓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한국의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도 한국인으로 행세하며 이간질 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니,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하여무조건 한국인으로 믿어서도 안될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의식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인 반크(Vank, VoluntaryNetwork Agency of Korea)와 같은 민간 단체들이 나서서 하나 둘 힘을 모아 곳곳에 산재해있는 왜곡과 오류를수정하는데 힘쓰고 있지만, 그들만의 힘으로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산 같아 보입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적극적인 홍보 부족을 문제점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바로 이번 사례는 정부차원의 홍보 부족을넘어서, 일반인들의 참여정신 부족을 문제로 꼽을 수가 있습니다. 3400만 명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민간 차원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한 꾸준한 정보 제공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과연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세계 8위의 인터넷사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한들, 대다수의 사용자들이 TV오락 프로그램 다운로드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데에만 그 에너지를소비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21세기의 문화 전쟁에서 우리는 세계에서 8번째로 강력한 무기와 군사를 보유하고도 제대로쓰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 방울의 폐수를 중화 시키는 데에 수백 리터의 물이 필요로 한 것을 생각해보면, 왜곡된 자료 하나를 중화 시키려면 엄청난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국가 브랜드 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 하나인 “인터넷에 한국경치 사진 올리기”는 한국의 인터넷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좋은 시도인데, 많은 한국 네티즌들이 한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사진들을 인터넷에 올림으로 해서 세계인들이 한국에 관한 사진을 검색했을 때 아름다운 이미지를 접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구상입니다.


TV와 영화 속 Korea의 괴상한 모습


그 렇다면 이제부터, 일그러진 Korea의 이미지 조각들을 갖고 성장한 외국인들의 눈에 보이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알아봐야할 텐데요, 아무래도 이것을 가장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의 스케치북을 보는 것 일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한번쯤은 타인의 시선에서 그려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직접 생각하던 이미지와 많이 달라서 당황했을 경험이 있을 테니까요. 내가코가 이렇게 생겼었나? 내 눈이 이렇게 작았나? 입은 또 왜 이렇게 크게 그려놨을까? 등등,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던 자신의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본적이 있을 겁니다. 이 경우에서 보듯이, 우리 또한 그들의 시각에서 그려진 그림을 통해 그들이갖고 있는 솔직한 Korea의 이미지가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자, 그러면 이제 그들의 스케치북을 한장한장 살펴보도록 할 텐데요, 왠지 그렇게 아름답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허탈한 마음으로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온 제임스는 얼마 전 한국을 배경으로 한 헐리우드 영화가 있었던 것을 생각해내고, 가까운비디오 가게에 가서 DVD를 대여해 옵니다. 과연 헐리우드의 영화에서는 한국의 모습을 제대로 그리고 있을까요? 제임스가 가장먼저 감상해본 작품은 007 시리즈의 하나인 “Die Another Day (2002)” 입니다. “악의 축”의 하나인 북한이세계를 위협하는 신무기를 개발하려고 하자 제임스 본드가 그것을 막기 위해 맞서 싸운다는 설정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에서 한국의수도 서울을 연상시키는 곳은 마치 60년대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제임스 본드와 본드 걸이헬리콥터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에서는 너무나도 가난하게 분장된 한국인 농부 두 명이 소 달구지를 끌고 가는 모습은 마치 6.25동란 직후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 별반 소득이 없었던 이번 영화를 뒤로 하고, 이번에는 조금 오래된 영화인 “FallingDown (1993)”을 감상해 봅니다.

이 영화에서도 한국인에 관한 부정적인 묘사를 찾을 수가 있었는데요, 마이클 더글라스가 주연으로 출연한 이 작품에서, 한국인이주인으로 있는 한 상점에 등장한 주인공이, 야구 방망이를 들고 가게 안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고 맙니다. 그 이유인 즉슨 바로 불친절한 한국인 주인이 자신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는 것이었는데, 실직으로 인해 억압되어 있던 감정이 하필 그곳에서 한번에폭발해 버린 것입니다. 영화의 흐름 전개상 어쩔 수 없는 장면이었지만 그 곳에 한국인의 모습이 놓여져 있다는 것이 마음을 아프게합니다.

그렇다면 프랑스 영화인 “택시 (1998)” 에서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있을까요? 이 영화에서 한국인들은 일밖에 모르는기계처럼 묘사가 되는데요, 택시 운전사로 등장하는 두 명의 한국인들은 트렁크 안에서 잠을 자면서 서로 번갈아 택시 운전을 하는설정으로 출연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한국 관련 작품인 “레모 (1985)” 에서도 국적불명의 한국 무술 인이 등장하는데,중국식 옷과 베트남 식 삿갓을 쓴 이 인물은 “신안주” 라는 무술을 범죄 조직과 싸우는 뉴욕 경찰에게 전수해 줍니다. 어쨌든영화 작품에서도 한국에 대한 제대로 된 이미지를 얻을 수가 없었던 제임스는 DVD를 끄고 TV 방송으로 채널을 돌립니다.

"레모"에서 괴상한 한국인 무술 고수로 나오는 캐릭터의



마침 제임스가 좋아하는 드라마인 “Lost”가 방영 중인데요, 극중에서 한국인 커플인 “Jin”과 Sun”의 결혼식 장면이방영되고 있습니다. 이 커플의 결혼식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한 사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 건물의 아름다움에 매료 당한제임스는 과연 이 건물이 한국의 어느 사찰인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이 사찰은 일본의유명 사찰인 평등원 (平等院, 뵤도인)을 그대로 본떠 하와이에 제작해놓은 복제판 이었습니다 . 제임스는 다시 헷갈려 합니다.이상하다, 분명히 재혁이는 한국 불교가 일본의 불교와 건축 양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했는데, 한국사람들은 오히려 일본 사찰앞에서 결혼식을 올리네? 한국에서도 저런 모습이 흔한 걸까? 혹시 재혁이가 거꾸로 가르쳐 준 건 아닐까?

일본 사찰을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 (위)과 드라마 속에 묘사된 한강대교의 모습 (아래)


엎친 데 덮친 격이라, 저녁 시간에는 6.25 동란의 미군 야전병동을 배경으로 한 고전 시트콤 “MASH”가 방영을 합니다.6.25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한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 작품 속의 한국과 한국인들 모두 지금의 모습과는 거리가있습니다. 물론 이 작품은 당시의 상황을 실제적으로 고증하려 했던 옛 작품이라는 데에서 위안거리를 찾을 수 있겠지만,2000년대인 아직도 50년대의 상황을 배경으로 한 시트콤이 방영이 된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 걸림돌이 될 수있겠죠.


어떠세요? 제임스의 눈에 과연 한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볼품없고 매력 없는 나라로 보였을까요? 수도인 서울은 너무도 초라해보이고 또한 북한의 위협 때문에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추고 살수 없는 나라. 게다가 사람들은 여유도 없이 일만 하느라 바쁘고외국인들에게는 바가지를 씌우는 불친절하기까지 해 보이니, 그 누구인들 한국에 오고 싶겠습니까? 그런데, 도대체 헐리우드의 영화감독들은 우리의 모습을 왜 이렇게 왜곡하고 부정적으로 묘사했을까요? 모두다 한국에 대해서 악감정만을 가지고 있는인종차별주의자라서 그럴까요? 물론 한국인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데에는 어느 정도 사실적인 요소도 포함이 되어있을 수도 있다고생각합니다. 1992년 LA폭동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한/흑 갈등을 통해 왜곡된 이미지들을 접할 수도 있었을 테고, 또한정말로 주위에서 지독스레 일만 하는 한국인들을 봤을 수도 있었을 테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더 큰 이유는, 그들 또한 어려서부터 한국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접하며 자라왔기 때문일 겁니다. “You arewhat you eat”을 다시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불량 왜곡품의 권장량을 훨씬 넘게 섭취해온 지금 주류 세대들이 배에 탈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불량 왜곡 정보에 그들만의 풍부한 상상력까지 겹쳐지니 그 결과물은 우리가 보기에 참담할정도이지요. 만약 그들이 한국에 대해 올바르고 긍정적인 정보를 접하며 성장했다면 오히려 한국을 호의적인 모습으로 묘사했을겁니다.

실제로, 해외홍보원이 2001년 미국의 조그비 (Zogby International)와 한국 연세대학교 언론 연구소에의뢰하여 선진 5개국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을 대상으로 한국과 관련해 떠오르는 연상에 대해 조사한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제시한 연상

지적 빈도수

경제적 번영/부흥

36

자동차

29

한국전/전쟁

29

공산주의/독재/부패/억압

24

궁핍/가난

23

올림픽

20

갈등/소요/학생데모/불안정

17

민주주의

14

미국의 동맹국

14

산업/제조/공장

13

월남전

11

주한미군

11

한국전 가족과 퇴역 군인들

10

 

일본과 유럽인이 제시한 연상

지적 빈도수

전쟁/북한과의 갈등

690

좋은 음식

206

월드컵/올림픽/스포츠

198

경제적 발전

197

제조/산업/소비재

153

한국의 문화와 국민에 대한 좋은 생각

133

불안정/사회적 불안/마찰

105

일본과의 나쁜 관계

101

통일

75

일본과의 좋은 관계

74

가난

62

민주화와 자유

59

인권침해

50

국가발전

49

관광

35

서구화/미국의 영향권

34

교과서 문제로 인한 일본과의 마찰

32



이 와 같이, 우리는 왜곡된 정보 하나가 장기적으로 얼마나 큰 악영향을 만들어 내는지, 정보의 섭취부터 재생산까지의 과정을 통해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이렇게 일방적으로 왜곡된 내용을 접하며 성장한 세계 어린이들의 머릿속에 흉측하게 일그러진Korea의 이미지가 생겨나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곡된 이미지 조각들을 붙여 만들어진 한국에 관한 이미지는 이렇지 않을까? 중국, 일본, 북한 사이에서 구분하기 힘든 특징과 그 위에 여과 없이 덧칠해진 미국 문화로 인해 정체를 알아보기 힘든 괴상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왜냐면, 부숴지고 모양이 뒤틀려버린 퍼즐 조각들을 모아서 올바른 그림을 완성시키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아마아이들의 머릿속에 한국의 이미지는 이렇게 그려져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 악순환의 과정은 정점에서 멈추는 직선의 것이 아니라원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나서서 그 원을 끊지 않는 한은 영원히 반복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쯤에서 여러분들께서는 궁금해 하실 겁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홍보를 전혀 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입니다.그렇습니다. Korea라는 회사에서 생산되는 제품들 중에는 태권도나 김치같이 세계에서도 인기 있는 우리의 긍정적인 문화 수출품들이있는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분명히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우리만의 문화 수출품들이 도대체 왜 세계의소비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지, 왜 우리 제품들의 인지도는 현저히 떨어지는지 우리는 이제 세계시장의 분석 함께 우리 문화수출품들의 제작/유통/조달 과정을 추적 해봐야겠습니다.

2009/08/16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3) 영어로 도자기는 China, 칠기는 Japan, 그럼 Korea는?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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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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