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 [이렇게 생각한다] 닌자 옷 입은 한국 대표 캐릭터?
2012.1.27
우리나라 우체국에서 발행해 큰 인기를 누렸던 '뽀로로 우표'에 이어 '한국의 캐릭터' 시리즈로 '뿌까와 친구들'을 선정해 우표로 제작 판매한다고 한다. 이 주인공들은 한국의 토종 애니메이션 업체에서 제작해 해외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며 지난해 로열티 수익만 150억원이 넘었다. '영문 우표 소식지(Korean Stamp Review)' 등을 통해 전 세계 우취인에게도 소개된다고 하니 명실공히 '국가대표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그들의 일면을 살펴보면 뭔가 이상하다. '국가대표'를 자청하는 이들의 모습은 치파오를 입은 중국 소녀, 일본 닌자, 소림사 승려 등 일본과 중국의 캐릭터로 가득하다. 중국인들조차 자국에서 제작한 캐릭터로 오인해 자부심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한국 캐릭터 산업의 저력과 역량을 증명해냈을 뿐, 진정 한국을 대표할 만한 한국적 콘텐츠를 제작해 내는 데엔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인의 손으로 제작한 한국산 캐릭터가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혁명적인 일이지만 더욱 중요한 한국적 캐릭터를 개발하는 데에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제작하는 우표에는 '한국산 캐릭터(Korean Made Character)'라는 애매한 문구를 붙이고 나온다고 한다.
우리의 전통 문화를 재해석해 개발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문화 전쟁에서 우리의 입지는 줄어들 것이다. 정작 우리의 문화와 전통의 맥을 잇는 장인들은 굶주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강국에 이어 문화강국으로 도약고자 하는 꿈은 한낱 일장춘몽이 될 수밖에 없다.
[강우성 '세계를 향해 바로 서라' 저자, 前 뉴욕대 대학원 한인학생회 부회장, 파워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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