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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에서 심각하게 저평가된 한국의 브랜드 가치,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라!

우리가 아는 한국, 그들이 아는 Korea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retro! 2009. 8. 13. 22:23

2009/08/17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4) "독도,톡도,독 아일랜드"가 "다케시마"에 힘 못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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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 배우 정우성씨가 일본의 티비 프로그램에서 김치를 "Kimchi(ee)"가 아닌 "Kimuchi"로 표기 한 것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벌써 이 전에도 논쟁의 주제가 되었던 김치와 기무치의 관계는, 단지 한국식과 일본식의 표기법상의 차이가 아니라, 사실은 우리의 것을 호시탐탐 노리는 일본의 속셈이 고스란히 나타난 것이고, 우리의 것을 지키는데 소홀한 우리의 안일한 자세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기도 합니다.

작은 한일전 – 김치/기무치 전쟁
 

불과 10여 년 전인 1997에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인 Codex 에서는 또 하나의 한일전이 벌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다름아닌 “김치”의 규격화를 놓고 한국의 “김치”와 일본식 김치인 “기무치”가 대립했던 것인데요, 우리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기가 찰 일이지만 일본은 이것조차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 일본의 “기무치’를 국제 표준으로 등록을 하려 했었습니다.

다행히도, 고추, 마늘, 파, 생강 등의 양념 배합 방식과 동태, 생 새우, 굴 등 해물, 그리고 젓갈을 넣고 숙성, 발효시키는 과정이 파프리카를 넣어 고추 색깔을 낸 일본 기무치와 전혀 다른 것임을 설명하여, 2001년부터 일본이 김치를 수출할 때 ‘Kimchi’로 표기하도록 하여 사실상 우리의 김치가 국제 표준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왜 이러한 현상이 발생 한 걸까요? 우리 또한 이 일이 있기 전에 김치를 규격화 하여 등록을 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김치는 손맛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규격화는 힘들다며 묵살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일본은 1993년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 했을 당시에도 기무치를 일본음식으로 소개하고 대접하며 치밀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었지요. 이는 마치 지금도 무조건 독도를 일본 영토라 우기며 호시탐탐 빼앗아 갈 기회를 노리기 위해 철저히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일본의 모습과도 같지요. 전화위복이라 했던가요? 오히려 일본으로 인해서 우리 김치가 국제 규격으로 등록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만, 우리가 벌써 했어야 하는 일을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허둥지둥 대처하는 모습에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습니다.

김치는 우리가 이겼지만, 벌써 일본은 김치를 제외한 다른 식품들의 국제 표준화에 박차를 가해 간장은 “shoyu”, 그리고 된장은 “miso”로 등록하는 계획이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고 합니다. 단지 일본 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인 네슬레가 우리의 김치 조리법에 대한 특허를 보유 하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것을 지키는 방어의 목적을 넘어, 규격화의 필요성은 한국의 문화를 전파 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데, 우리가 “손맛”에 집착하고 있는 만큼 한식이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는 데는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외국인 요리사들이 일본이나 중국 식당을 운영 하는 경우라던가 일식이나 중식을 토대로 하여 퓨전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많이 접할 수 있지만, 외국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이라던가 한식을 토대로 하여 퓨전 요리를 만들어 내는 경우는 거의 접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큰 원인 또한 기준이 되는 규격이 없어, 조리법의 비 표준화에 일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의 음식에 비해서 표준화와 계량화가 되어있지 않고 애매모호한 기준인 “손맛”을 통해 조리 방식을 전달하는 이유로 인해 외국인들이 한식 조리법을 배우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더 많은 외국인들이 다양한 종류의 한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어, 외국의 한식당은 교민들이나 유학생들 위주로 상대하는 영세형 식당들이 주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식은 한국인들의 손맛으로만 요리할 수 있는 “비밀스러운 요리”라는 폐쇄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나, 한국 음식에 대한 자세한 조리법을 표준화하여 한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외국인들이라면 누구나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고 여러 환경에서도 변형하여 즐길 수 있는 개방적인 자세를 가져야만 합니다. 그리하여, 한국 요리와 한국산 재료를 토대로 한 창의적인 요리들이 전세계 가정의 주방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리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지요. 현대 자동차가 개발한 독자적인 엔진 기술을 현대 자동차에만 장착하여 사용하기보다 세계의 자동차 회사들에 기술을 수출하여 로열티를 받으면서 훨씬 더 높은 수익을 얻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정우성씨의 기무치 발언으로 시작해서, 보다 근본적인 논란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일련의 사례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모두들 느끼셨겠지만,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에는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만 합니다. 우리의 것을 세계에 알리고, 일본과 같은 다른 나라가 빼앗아 가지 못하도록 굳건히 지켜내는 노력이 필요한데,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는 쉽게 해결 될 문제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수 있는 사소한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신경쓰는게 어떨까요? 한국내에서 천대받는 우리의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사랑받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이러한 생각이 듭니다.

2009/08/17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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