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ING KOREA 브랜딩 코리아

세계속에서 심각하게 저평가된 한국의 브랜드 가치, 그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라!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막걸리, 꼭 "니고리 자케"로 수출해야 하나요?

retro! 2010. 2. 24. 01:54


미국에서 만난 반가운 막걸리, 그런데...


뉴욕의
Broadway 8th St에는 "Wines & Spirits"라는 대형 주류백화점이 있습니다. 비록 저는 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마침 학교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관계로, 수업이 없을 때 혹은 친구를 기다리며 시간을 때워야 할 때는 종종 이곳을 찾곤 합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빽빽하게 진열되어있는 와인들의 종류와 섹션의 규모에 놀라며, 어느덧 세계인의 식탁에 자연스럽게 올라가있는 와인의 인기를 실감하게 되지요. 한국에서도 불과 몇년전부터 와인 열풍이 불기 시작하여 와인관련 주도는 물론, 와인에 대한 역사, 감별법은 물론이고 이를 토대로 하여 소믈리에를 주제로하는 "떼루아"라는 드라마까지 탄생했을 정도니, 유럽의 와인 마케팅은 실로 지금 절정을 이루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것입니다.

물론, 우리에게도 사랑스러운 우리만의 술들이 있지요. 서민의 애환을 달래주는 친구같은 소주나, 비가오면 파전과 함께 한잔이 생각나는 전통 탁주인 동동주와 막걸리. 그리고 대표적인 과일주인 복분자주나 산사춘과 같은 제품들이 좋은 예지요. 더욱 재미난것은, 한국 문화, 특힌 한국 음식을 접해보거나 관심이 있는 외국 친구들이라면 소주의 맛을 잊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더군요.

더욱 가까운 예로,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얼마전부터 한국 막걸리 열풍이 불기 시작해 지금도 그 열기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일본 내에서 한국 막걸리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 이제는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들이 막걸리 시음 코스또한 큰 인기이며, 심지어는 일본 귀국시 한국의 막걸리를 구입해 가는 일본 관광객들또한 많다니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에 고무되었는지, 아니면 예전에 우리 김치를 일본이 "기무치"로 국제 식품 규격 위원회 Codex에 등록하여 빼앗길 뻔 했던 아찔한 기억이 되살아 나서인지, 우리 정부는 재빨리 막걸리의 세계화를 추진합니다. 한식 세계화의 일환으로 막걸리의 세계화를 외쳤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일선에 서서 외국의 귀빈들을 초대한 자리에서 와인이 아닌 막걸리를 같이 마심으로서 대대적인 홍보를 했었죠. (관련글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그렇다면, 전세계의 모든 술이 모여있는 미국의 주류 백화점에 진출한 우리 막걸리의 모습은 어떨까요?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 주류 섹션으로 발걸음을 옮긴 저는 경악을 금할수가 없었답니다.

 

사진 설명

 

  1. 우리술 막걸리를 일본식 탁주인 "니고리 자케 (にこり酒)"로 영문 표기, 브랜드화 하여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한 업체. 그리고 Pure Unfiltered Sake (거르지 않은 사케)라는 설명을 담고 있다.
  2. 그러나 뒷면에는 당당하게 "막걸리"라고 한글로 적혀있고, 하단에는 "Korean Traditional Rice Wine"라고 적혀 있으며 "Maggeolli"가 들어간 문구는 업체명인 "Pochun Maggeolli"뿐이다.
  3. 성분표를 보면, "포천 막걸리"에서 수출하고 있는 이 "니고리 자케"제품의 알코올 함유량은 6%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일본식 탁주인 "니고리 자케"는 사실 이보다 훨씬 도수가 높은 15% 이상이다. 따라서, 사실상 이 업체의 "니고리 자케"는 우리의 탁주인 막걸리에 가까운 것을 알수 있는데, 이를 토대로 한다면 사실 올바른 표기법은 "Maggeolli" "Pure Unfiltered Takju (거르지 않은 탁주)" 가 옳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그 후에 "Korean Traditional Rice Wine (사실상 Wine이라는 표현또한 논란의 대상이다)이 와야 한다.

 

그렇다면, 이 "수출을 원하는 업자"는 어떤 실수를 한 것일까요? 이는 이전 글에서 소개해 드렸던 개념인 "시장 선점 효과"에 의한 것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막걸리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뛰어난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사케"로 홍보함으로 해서, "사케"에 익숙한 외국 애주가들을 목표하려는 계획이었겠지요.

이는, 비즈니스 후발주자들이 쉽게 빠지기 쉬운 유혹중의 하나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실제로, 인지도가 훨씬 낮은 기업이나 제품들은, 재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시장에서 이미 자리잡고 있는 기존의 제품들과의 유사성을 집중 부각하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에 진입하고 난 후에 차별화를 통한 브랜드 구축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에는, 영원히 아류작으로 남게 될 수 밖에 없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관련글 (3) 영어로 도자기는 China, 칠기는 Japan, 그럼 Korea는?)

우리 기업인 삼성이 "Korean Sony"라고 자신을 소개하여 시장에 진출한 후 브랜드 이미지 차별화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지금 그 결과는 어찌 되었을까요? 우리 막걸리를 "Nigori Sake"라고 소개하는 것은, 삼성 전자의 인기 핸드폰 모델인 "옴니아"를, 미국에 수출할때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때문에 "Samsung Iphone"으로 판매하는 것과 다를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일관성 없는 영문 표기법도 혼란에 한몫

사실,
 막걸리의 세계화는 출발 하기도 전부터 삐걱거렸습니다. 막걸리를 수출하기에 앞서 수출용 디자인을 제작하는 단계에서, 막걸리의 영문 표기가 업체마다 제각각이라 (Maccori, Makkoli, Makgeolli 등등) 상당한 혼선을 빚었기 때문이지요. 이전 글을 통해서 누누히 지적했듯이, 기업에서 생산하는 제품에는 고유한 브랜드명이 있어야하고, 이 브랜드명은 어느 곳에서도 동일한 표기법으로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지켜지지 못하기에, Pusan 에서 Busan 국제 영화제가 열리게 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는 것이고, 9개가 넘어 혼존하는 "독도"의 영문 표기법 때문에 "다케시마"로 통일하여 에너지를 모으는 일본에 비해 절대적으로 불리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말씀 드렸었습니다. (관련글 (4) "독도,톡도,독 아일랜드"가 "다케시마"에 힘 못쓰는 이유)

이러한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표기법을 지정하여, 이를 어느 업체에서도 일관성있게 지킬수 있도록 관리하는, 품질 관리와 꾸준한 모니터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요. 삼성이라는 제품이, Samsung, Samseong, Sahmsong, Semseng 이라는 식으로 제멋대로 규격없이 표기되어 전세계에 수출된다면 브랜드 정체성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 시킬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일본 음식들이 깔끔하게 통일되어 Unagi, Maguro, Wasabi 로 균일하게 사용되는데에 비해서, 한국의 음식들은 업소마다 표기법이 제각각인 문제점을 상기해 보더라도, 한국 음식을 접하는 외국인들에게 큰 불편함을 초래할수 있는것을 알수 있지요. 어제는 Bibimbap 을 먹었는데 오늘 이 식당에는 Peebim-Bob 으로 표기가 되어 있다면 곤혹스러울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따라서, Maccori, Makkoli, Makgeolli 등으로 기준없이 임의대로 표기되어 있는 표기법들을 하나로 정비하여 일관성있게 유지해 나가는 "브랜드 전략"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출품의 표기법을 고려할때, 우리 입장에서 "인지적으로 알맞은" 표기법보다, 외국인들의 "입에 알맞는" 표기법을 찾아내는 묘책을 찾아 내는 것이지요.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가 "떡볶이"를 우리 한글의 규칙에 1:1 대응하여 "Tteokbokki"로 표기할때, 이를 발음하는 외국인들은 십중팔구 '트티옥복키" 혹은 "테옥보키"등으로 발음 할수 밖에 없답니다. 이를 "떡볶이"로 읽는 사람은 전세계에 한국인들 밖에 없답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가 전략적으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문화 상품들에게는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발음하기 편한, 가능하면 원음에 가까운 절충점을 찾아 내는 것이지요.

이를 간파하여, 떡볶이 세계화 프로젝트는 "Topokki (토포키)" 를 공식 수출 표기법으로 지정하고 이를 일관성 있게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우리밖에 발음할수 없는 "Tteobokki"로 수출이 되었다면 우리의 발음과는 훨씬 동떨어진 우스꽝스러운 결과물이 나올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따라서, 로마자 표기법의 한계를 인정 하고, 구현해 내기 힘든 한국어 발음의 완벽성을 찾으려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것 보다, 보다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절충안을 찾아 내는게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이런 이유에서, “topokki”는 상당히 현명한 결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지요.

같은 맥락에서, 막걸리의 표기법을 Maggeolli 로 하여 "매기올리" 혹은 "마죨리"등의 우스꽝스러운 발음을 유도하는것 보다, "Makoli" 와 같이 간략화된 표기법과 원음에 가까운 발음을 동시에 잡을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세계인들의 입에 착착 붙어 발음하기도 쉽고, 또 부르기도 쉬우니 기억에도 오래 남을테니, 브랜드 인지도 구축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브랜드명을 제작할때는 꼭 짚고 넘어가야만 하는 요소입니다.

하지만 막걸리를 Korean Rice Wine 이라고만 부르는건 더 우스운 일

하지만 사실 이정도는 약과입니다. 이보다 더욱 큰 문제는, 발음상의 불편을 이유로 해서 고유 브랜드명을 포기하고, 의미적 해석 그 자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무슨 뜻인가 하면, "막걸리"가 발음이 어렵다는 의미에서 지레 겁을 먹고, "Rice Wine"이나 "Rice Beer"라고 설명하는 것이지요. 예전 글에서 소개해 드렸지만, 이는 마치 경주 김(金), 아름다울 미(美), 꽃 화(花)를 사용하는 "김미화"씨가 자기 자신을 외국인에게 소개할때, 발음이 어려울것이라는 불안감에 "제 이름은 Beautiful Flower from Gyungjoo"라고 풀어 소개 하는 것과도 마찬가지라는 것이지요. 김미화라는 고유한 브랜드를 탈락시키고 우스꽝스러운 의미적 해석을 장황하게 소개하는것, 생각하면 정말 우습지 않나요? (관련글 (6) 한복은 'Korean Kimono', 청와대는 'Blue House'?)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뉴욕의 유명 한식당에서는, 정체성을 거세당한 정체불명의 한국 음식이 팔리고 있습니다.

 

사진 설명 - 야채 잡채를 Vegetable Japchae 가 아닌 Pan-fried Clear Noodle with Vegetables, 떡볶이를 Topokki 가 아닌 Spicy Rice Pasta로 표기 하고 있는 뉴욕의 한 유명 한식당

이러한 것이 사소하다고 생각될수 있지만, 비즈니스의 세계는 실로 너무나도 냉혹합니다. 무슨 말인가 하니, 우리가 막걸리를 "Rice Wine"으로, 냉면을 "Cold Noodle"로 표기하여 브랜드명에 대한 특허권을 누리지 못할때, 일본이 재빨리 달려들어 막걸리를 "맛코리"로, 냉면을 "레이멘"이라고 재빨리 세계 시장에 알리고 일본 음식인것처럼 인지도를 높인다면,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먹으러 일본 식당을 찾게되는 웃지못할 기현상이 생길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외국친구들을 만나서 일본술인 "맛코리"를 먹으러 일본식 주점인 "이자카야"에 가자는 얘기를 듣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을까요? (관련글 막걸리 마시러 '이자까야' 가는 기분, 씁쓸해)



위 사진에서 보듯이, "수정과"를 "Sujeonggwa"가 아닌"Cinnamon Punch (계피 음료)" 그리고 "식혜"를 "Shikhye"가 아닌 "Rice Nectar (쌀 음료)"라고 표기하여 판매함으로 해서, 독점권을 포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지요.

간단한 예로 생각을 해 볼까요? 만약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새 핸드폰인 "옴니아"를, "옴니아"라는 제품명을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이라고 홍보해서 판다면 어떻게 될까요?

휴대폰 매장에 들어간 한 손님이 "옴니아" 주세요 라고 하지 못하고 "휴대폰" 주세요, 라고 말을 함으로 해서, "옴니아"로만 연결되야 할 구매행위가, 수많은 "핸드폰" 제조사에게로 빠져 나가게 된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우리의 "막걸리"를 "Makoli" 가 아닌 "Rice Wine (쌀로만든 과실주)"라는 표기를 함으로 해서 한국만의 제품인 "막걸리"로만 이어져야 할 구매행위가 일본, 중국, 혹은 다른 나라의 "Rice Wine"으로 빠져 나가게 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지요.

삼성 휴대폰의 예처럼, 주류 상점을 방문한 미국인이, "막걸리"주세요 라고 말하지 못해, "Rice Wine"주세요 라고 하게 됨으로 해서, 한국의 "막걸리"가 아닌, 중국의 "Rice Wine" 혹은 일본의 "Rice Wine"을 구매하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수 있는 것이지요. 도대체 우리는 어떠한 이유에서 너무도 소중한 독점권과 원조 효과를 스스로 날려버리고 있는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다음의 예를 통해 한번 생각해 볼까요?

자동차 가게를 찾은 김철수씨가 딜러에게 묻습니다.

김철수 : "자동차" 보여주세요
딜러: 네, 토요타, 미쓰비시, 혼다, 크라이슬러, 벤츠, 렉서스, 비엠더블유, 현대가 있습니다.
김철수 : 와, 자동차 종류가 참 많군요.
딜러: 네, 요즘 토요타와 혼다가 참 잘나간답니다.
김철수: 혼다로 할게요.

그리고,

김철수: "현대 자동차 제네시스" 보여주세요
딜러: 네, 여기 "현대 자동차 제네시스" 있습니다.
김철수: 네, 제가 찾던게 이거네요. 이걸로 할게요.

-위의 경우에서 보듯이, 현대 자동차에서 "제네시스"라는 고유 제품명을 사용하지 않고 "자동차"라는 고유명이 없는 일반적인 (generic)한 제품을 기억함으로서 "현대 자동차 제네시스"를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엉뚱하게 다른 회사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현상을 초래할수 있겠죠.

쉽게 말해, "제네시스"는 현대 자동차에서 만드는 고유한 제품이므로 현대 자동차를 통해서만 구입할수 있지만, "자동차"는 이에 해당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수십곳이 되니 현대 자동차 입장에서는 절대로 말도 안되는 마케팅 방법이겠죠.

그럼 이번 경우는 어떨까요?

주류 백화점에 간 미국인 제임스씨

제임스: "Rice Wine"좀 사려고 하는데요?
점원: 네, 저희는 일본 "Rice Wine", 중국 "Rice Wine", 태국 "Rice Wine", 몽고 "Rice Wine", 한국 "Rice Wine"이 있습니다.
제임스: 예전에 마셨던 "Rice Wine"이 어디것이었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중국산 이었던거 같기도 하고, 그냥 중국산 "Rice Wine" 주세요!

그리고,

제임스: "막걸리" 주세요.
점원: 네, 한국 주류 섹션에 가시면 됩니다.
제임스: 아, "막걸리"가 여기 있네.

마지막으로,

뉴욕의 아시아 식품점인 한아름 마트를 찾은 토마스.

토마스: Cinnamon Punch (계피 음료) 있어요?
한인점원: 계피 음료? 그게 뭐더라...
토마스: 무슨, 빨간색이 나는 매콤한 맛의 음료였어요
한인점원: 매콤한 맛이라...저기 일본 식품 섹션 한번 가보세요.
토마스: 아, 여기 뭐 비슷한게 있네. 이것으로 해야겠다.

그리고,

토마스: "수정과" 있어요?
한인점원: 3번 섹션에 가시면 됩니다.
토마스: 아, 여기 "수정과"가 있네.

이를 통해 볼수 있듯이, 제품을 팔 때 고유한 제품명이 없다면 쉽게 장악할 수 있는 시장 점유율은 고스란히 유사품에게 빼앗기는 것이라고 할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느끼셨겠지만, 막걸리를 포함해 현재 추진중인 한국 문화의 세계화 전략의 성공을 위해서는 아주 기초적이고도 기본적인 사항들의 정비가 시급합니다. 수출 전용 매뉴얼을 만들어 모든 이들이 따를 수 있는 규칙을 만들고, 이에 부합하지 않는 수출품들은 걸러낼수 있도록 하는 검증 시스템또한 구비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여러가지의 브랜드명이 서로 혼란스럽게 얽히고 섥혀서 브랜드 인지도에 큰 데미지를 입히게 되며, 이것으로 모자라 우리의 제품이 일본이나 중국의 것으로 인식되게 되어, 정작 일은 우리가 해놓고 돈은 일본과 중국이 챙겨가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생길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무턱대고 제품을 수출하려는 근시안적인 행정 보다,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보았을때 잘 팔릴수 있도록, 포장재질을 현지 취향에 맞도록 맞춘다던가, 브랜드명을 좀더 전략적으로 간소화하여 합리적인 표기법을 찾아 일관성 있게 유지하려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원칙들을 한 문단으로 정리해보면,

1. 한국 고유의 문화 상품을 수출시에, 고유 명사를 그대로 브랜드화 하는것을 목적으로 한다
2. 발음하기 편하고 표기법이 간략하며 가능한한 외국인의 발음에 맞는 표기법을 찾는다(Topokki, Makoli)
3. 브랜드명이 정해지면, 현지 언어로 번역된 설명문을 제작한다
4. 모든 제품에 일관적으로 브랜드화하여 적용하고 모니터링 한다

막걸리의 경우에는, "Makoli"와 같이 발음하고 간략한 표기법을 만들어, 브랜드화 하여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마케팅 노력에 최선을 다 해야만 합니다. 위의 "시장 선점 효과"에서 예를 들었듯이, 일단 시장을 대표하는 하나의 제품이 확고한 위치를 잡게 되면, 후발 주자는 따라가기가 힘에 벅찰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니고리 자케" 혹은 "Rice Wine"이라는, 잘못된 브랜드명을 버리고 "Makoli"로 따라 잡아야 합니다. 그래서, "Makoli 하면 일본이나 중국이 떠오르지 않고 오직 한국만이 떠오를수 있도록 확고히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미 고려 인삼이 "Korean Ginseng"으로 널리 알려진 지금, 뒤늦게 "Insam"이라는 우리 브랜드로 시장에 뛰어든 한국 담배 인삼공사의 노력또한 힘이 들지만 격려해 주어야만 하는 행동임을 알수 있는 것이지요.


사진 설명: "한글 고유 명사 직접 브랜드화 - 의미 설명"의 원칙을 충실히 따른 뉴욕의 한 식당의 모범 사례

실로 간단하고 기본적인 위의 원칙을 지킴으로 해서, 세계로 수출되는 우수한 한국 문화 제품의 정체성 확립과 보존은 물론이고, 이로 인해 이와 연결되어 있는 수많은 관련 한국 문화 산업들 또한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서로 지원 사격을 해 주어야만 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번 "니고리 자케" 문제를 통해서 보더라도, 전장의 가장 최전방에서 보다 확고한 정체성과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할 책임자들이 오히려 한국 문화의 세계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느낌에 진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문화, 한식의 세계화는 갈 길이 험하고 멉니다. 하지만, 문화에 대한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고 조금만 더 먼저 세밀히 계획하고 더 세계적인 시야를 갖고 문제에 접근 한다면, 이제 세계인들이 한국의 멋과 맛을 즐기는 것도 먼 미래가 아닐 것입니다.

*본 내용은 '칼럼형 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