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도 관람했다는 이 행사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펼쳐지고 있는 정치적인 프로파간다 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영토의 전쟁이 아닌 정신을 침략하는 "문화 전쟁"에서, 졸지에 우리의 문화가 중국 문화의 일부가 되어버린 충격적인 사건을 놓고 우리는 또 한번 크게 분노할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이러한 결과를 자초하게 된 데에는 우리의 잘못이 크다는 것 또한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조차 아무도 한복을 입지 않고, 한글을 천시하며, 국사과목은 선택 과목이 되어버린 이 때에, 우리가 우리 것을 스스로 아끼고 지키지 않아왔던것에 대한 참담한 결과라는 것이지요.
중국이라는 도둑이 침략한 것을 탓할 게 아니라, 도둑이 제멋대로 침략할 수 있게 우리가 훤히 대문을 열어놓고 아무도 지키지 않아왔던 우리 자신을 자책해야만 할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이 사라져가고, 우리의 문화마저 희미해져가는 이때에, 우리의 정체성을 지탱하고 있는 뿌리째 뽑혀 버리면 우리의 미래또한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금 세대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특히나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세대마저 무너져 버리면 문화적으로 완전히 잠식당해 버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문화의 총 칼을 들고 맞서 싸워야할 이때,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의 문화인 한복을 통해 우리것에 대한 가치를 찾고 지키려는 21세기 新 영웅을 소개합니다.
한복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함께 한복을 입고 즐기며, 이를 통해 한복의 대중화를 꿈꾸는 동호회인 "한복 매니아 (http://cafe.daum.net/lovehanstyle)을 운영하고 계신 김연화씨를 소개합니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한복동호회 다음카페 “한복 매니아”의 카페지기인 김연화라고 합니다. 메이저 건설회사에서 기획업무를 하다가 퇴사해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페 소개
o 창설 계기
o 카페에서 그동안 진행해온 활동, 현재 진행하고 있는 활동,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활동은?
아직 한복이 하나도 없는 회원들도 많아서 한복을 장만하는 과정부터 한복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과 교류, 외출 등을 회원들과 의논 하에 즐겁고 유쾌하게 진행할 생각입니다. 제 생각은 거창하고 일회적인 이벤트성 활동보다는 진심을 가지고 소소한 것부터 하고, 자연스레 소개되다 보면 인식이 바뀌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o 그동안 있었던 에피소드
§ 힘들었던 일
처음 한복을 입고 싶다고 주위 지인들에게 이야기 하니 “유명해지고 싶냐?”고 하더라구요. 한복을 좋아하는 것이 특이해서 평소 한복을 입고 다니면 유명해 질 일이라는 것이 씁쓸했습니다. 저는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이 없고, 오히려 한복 입은 사람들이 좀 많아져서 제가 좋아하는 한복을 평범하게 마음껏 입고 다닐 수 있는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카페를 처음 만들어 봐서 홍보하는 일이 쉽지 않았고 한복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치마 저고리 뿐 아니라 신발이나 가방, 머리끈 하나도 없는 상태니까요.) 하지만 차근차근 구입하고, 한복을 입는 즐거움도 매우 크네요.
§ 아쉬웠던 일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가면서 마주친 사람들에게 “왠 한복? 괴짜, 가이드?” 소리를 들으면서 고궁에 갔지만 기사와 달리 할인혜택은 없었습니다.
혼자 한복을 입고 나간 첫 나들이에서 사람들의 냉랭한 시선과 한복을 즐길만한 최소한의 환경도 마련되어 있지 않는 것 같아 무척 아쉬웠습니다.
한복을 자랑스러워하고 세계화를 외치지만 우리가 입지 않는 한복을 소개한다는 것이 아이러니 하게 느껴집니다.
o 카페를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가까운 일본에서는 거리에서 기모노를 입은 사람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우리나라에는 그렇지 않죠.
한국 사람이 불고기와 김치를 즐겨먹는 것처럼 한복 입은 젊은이들을 길거리에서 봤을 때 전혀 어색하게 보이지 않는 그런 날을 꿈꾸고 있습니다.
카페 회원들이 올린 사진들, 이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이채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o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게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비밀 무기가 있는지? ^^
저는 카페 운영자이니까 이런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알리는 것과 한복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일로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는데 거부감이 없게 되길 노력해야겠죠. 한복이 [특별한 날에 입는(특별한 날에도 입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특별한 옷]이 아니라 그날 기분에 따라 미니스커트를 입고 스키니진을 입는 것처럼 한복도 입고 싶을 때 꺼내 입을 옷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o 젊은이들에게 던지고 싶은 메세지
한국 사람이 한복을 안 입으면 누가 입지요? 한복은 사라진 옷입니까? 사라질 옷입니까? 사라져야하는 옷입니까?
한복을 보기엔 예쁘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입기에는 비쌀 것 같고, 불편할 것 같고 고리타분해 보이거나 창피하다고 생각하고 계시진 않은가요.
한복은 가만히 놓고 구경하는 그림이나 도자기가 아니라 사람이 입는 옷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아름다운 한복을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지 모릅니다. 생각보다 한복을 실제로 입고 싶지만 남들의 시선 때문에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젊은이가 한복을 입는다는 것 자체를 독특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먼저 거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o 정부 및 관련 단체에게 바라는 점
공공단체의 한복 활성화 노력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복세계화추진위발족, 서울한복축제개최, 한복미인선발대회, 한복패션쇼 같은 행사가 있지만 대중들의 관심 밖이거나 관심이 있다 한들 이러한 이벤트만으로는 사람들로 하여금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실생활에서 입고 싶은 needs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고궁, 박물관 등 할인혜택도 좋은 시도인데 시행이 되지 않더군요.
사람들이 한복이 아름답지 않아 입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한복을 입을 환경과 인식이 조성되지 못한 분위기 때문입니다.
모델이 입은 한복은 보기에는 좋지만 내가 한복을 입을 이유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아무도 한복을 입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한복을 입을 때의 즐거움을 많이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민간에서부터 시작된 노력이 사람들의 공감을 사서 모임을 만들고, 모임이 커져 알려지면 좋겠지만 먹고 살기 바쁜 일반 사람들이 고상한 한복을 생활의 선 순위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관공서에서 먼저 축제라던가 하는 좋은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내고 만드는 사람과 입는 사람의 입장을 조율하여 제도와 지원을 하는 것이 보다 가시적이고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복활성화를 정치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전통문화를 살린다는 마음으로 디자이너의 발굴, 대중화를 위한 연구 및 지원, 한복을 쉽게 입을 수 있는 풍토조성 등을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통이란, 가치가 있기 때문이 지키고 아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켜내고 아껴왔기 때문에 그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 고유의 캐릭터를 보여주고자 마련했던 "뉴욕 할로윈 퍼레이드" [뉴욕] 할로윈 프로젝트] - "아니요, 이건 기모노가 아니라 한복이라고요..."
그중 한 외국인 여자 참가자가 했던 한마디가 바로 우리의 문제점을 너무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한복이라는 의상을 입게되서 너무 행복하다. 기모노는 알지만 한국 사람들이 한복을 입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이런 훌륭한 의상이 있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지난 여름내내 한국에서 일을하며 지냈던 외국인 참가자의 말입니다. 한국에서조차 한복을 보지 못하고, 이제서야 우연한 기회에 한복을 접하게 된 것. 아이러니하고 부끄럽지 않습니까?
우리것을 우리가 아끼고 지키려 하지 않는다면 그 누가 우리것을 아껴주겠습니까?
우리 뒤를 살아가게 될 우리의 후손들이 당당한 문화 자주국의 국민으로서 살아가길 원한다면, 모두 이 젊은이의 일침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네델란드에 계신 블로거 펨께님의 "장롱 속에 잠들고 있는 나의 한복을 보며"도 읽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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