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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송에서 맞붙은 한국과 일본... 결과는?

retro! 2016. 9. 27. 07:52

"꽃보다 할배" "Better Laten Than Never".. 한국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美 리메이크 "쾌거"

 얼마전 미국의 방송국인 NBC "Better Late Than Never"의 제작 계획을 발표하자 한국의 언론이 떠뜰썩했던 적이 있다. 이유인 즉슨, 이 프로그램이 바로 한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었던 "꽃보다 남자"의 미국판 리메이크판이며, 한국 예능 방송 역사상 최초로 미국 방송에 정식으로 판권을 판매한 역사적인 쾌거라 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이들을 설레게 한 점은 바로 이 프로그램의 주 무대가 대한민국을 포함한 아시아가 될 것이라는 설정과, 이는 방대한 미국의 시청자들에게 한국을 제대로 소개 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8월말경 방송을 시작해 얼마전 시즌 종영의 팡파레를 울린 이 프로그램은, 첫 방송부터 인기몰이를 하며 높은 시청률을 기록,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4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첫번째 시즌을 통해 미국인 시청자들은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같은 미국 아저씨들이 아시아를 대리 체험하는 독특한 경험이 가능했다는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의견또한 많이 접할 수 있으니, 제작진의 기획의도 또한 충분히 전달 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를통해 한국은 어떠한 모습으로, 어떻게 미국인 시청자들에게 소개되고 보여졌을까?

 먼저 방송의 대략적인 개요를 살펴보자. 한국판 방송에서 4명의 노장 연기자들이 1명의 젊은피인 이서진을 짐꾼으로 대동 세계적인 관광 명소를 구석구석 누비며 떄로는 고초를 겪기도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여기서 얻은 영감들을 다시 자신들의 지난 삶을 비추어 보는 거울로 삼는다는 웃음과 감동이 함께 하는 설정이다. 미국판 리메이크또한 이러한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베테랑 배우인 William Shatner, Henry Winkler, 전 복싱 챔피언 George Foreman, 명 쿼터백 출신인 Terry Bradshaw "할배" 역할을 맡고 코미디언겸 배우인 Jeff Dye "짐꾼" 역할을 맡게되는 설정으로, 그들에게 생소한 아시아의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좌충우돌" 여행기를 찍는다는 것이 주된 스토리 라인이다.


포스터 두장이 방송 컨셉의 모든것을 알려준다 (출처 - NBC 홈페이지)


도쿄 - 현대적인, 재미있는, 기괴한

 

그리고 그들이 먼저 발을 내딛은 곳은 바로 일본의 수도 도쿄.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뒤덮인 휘황찬란한 야경과 함께 소개되는 도쿄를 방문한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동시에 횡단하기로 유명한 시부야 교차로 (필자 주 이곳은 헐리우드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Lost in Translation)도쿄 드리프트 (Tokyo Drift)의 촬영지이기도 하다)를 마주한다. 그 후에 방문한 곳은 신주쿠 역. 프로그램은 자막을 통해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기차역으로 소개한다. 그들이 기차를 타고 이동한 곳은 바로 캡슐 호텔. 일본이 그들만의 생활 방식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여 만들어낸 발명품으로 유명한 이곳에 5명의 미국인들이 신기해하면서도 즐거워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낸다. 캡슐 호텔에 체크인 한 후 방문한 곳은 야키토리 전문점. 이곳에서 일본산 맥주와 함께 야키토리를 즐긴다. 물론,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혐오식품에 가까운 식재료 또한 접하며 기겁하는 모습또한 빠지지 않는다. 다음날 방문한 곳은 바로 일본의 TV 방송국. 이곳에서 그들은 특별 게스트로 초대되어 다소 기괴하게도 보이는 토크쇼에서 춤을 추고 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화면이 바뀌어 소개되는 자막은 다음과 같다. 도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슐렝 3성 레스토랑들이 모인 곳으로, 이는 프랑스 파리보다 세배나 많은 수치. 그리고 그들은 한 레스토랑에 자리해 (일식이 아닌 서양식이다) 식사를 하며, 일본 문화가 가진 장점 타문화의 수용과 그들의 문화에 융합하여 재탄생 시키는 능력을 느끼게 한다. 식사를 마치고 해가 떨어질 즈음 화면은 도쿄의 상징은 도쿄 타워의 화려한 조명을 클로즈업 하며, 그 곳에서 야경을 즐기며 장난을 치는 5명의 모습을 담아낸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일본 하면 생각나는 또 하나의 아이콘 로봇을 주제로 한 레스토랑을 찾은 그들은, 로봇에 탑승하기까지 하며 독특한 경험을 하며 어린아이처럼 함박웃음을 짓는다. 여기서 끝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음날 또 날이 밝자 5명은 관광버스에 탑승, 가라오케를 흥겹게 부르며 어디론가 향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후지산 근교의 한 동산. 이곳을 힘겹게 오른 5명은 후지산이 바라보이는 그림과 같은 경치에 뷰티풀을 연방 내뱉으며 첫번째 에피소드를 마무리한다.


교토 - 카메라에 담긴 일본 전통미

 

첫번째 에피소드에선 일본의 현대를 보여주었다면 두번째 에피소드에서는 교토를 방문, 일본 전통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신칸센의 초고속 열차를 타고 5명이 도착한 곳은 바로 전통 게이샤 식당. 이곳에서 5명은 일본 전통 기모노로 옷을 갈아입고 경건한 모습으로 음식을 음미한다. 화면은 게이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내용들을 자막으로 설명하며 일본문화에 대한 시청자들의 이해를 지속적으로 돕는다. 생선머리를 담아 내온 국을 보며 당황하는 모습도 화면에 잡히지만, 사케를 즐기며 거하게 취한 주인공들이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하며 일본 문화를 즐기는 모습이 이어진다. 그 후 나른한 몸을 이끌고 료칸으로 이동, 전통 스타일의 침실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시 해가 뜨고 다음날. 료칸을 떠나 방문한 곳은 닌자와 사무라이가 수련하던 곳. 이곳에서 5명은 수리검 던지기를 연습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한다. 역시 화면은 닌자와 사무라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자막으로 내보내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5명은 그 후 한 고요한 사찰로 이동, 일본 불교의 정신인 Zen ()을 수양하는 체험을 한다. 물론, 사찰 방문에 맞추어 다른 기모노로 갈아입은 5명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킨다. 이 곳에서 주지승에게 혼이 나며 수양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주된 하이라이트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교토의 연등행사에 참석, 연등을 하늘로 날려보내며 소원을 빈다. 이때 기모노를 입은 수많은 인파들에 융화된 기모노를 입은 5명의 미국인들의 모습이 더이상 이채롭지가 않을 정도이다.



젊음의 수도 서울, 전통적인 매력 소개되지 않아 아쉬워


총합 1 1/2의 에피소드를 할애하여 방송된 일본편에 이어, 그 다음주에는 바로 한국의 서울편이 방송되었는데, 과연 그 모습은 어떠했을까? 먼저 5명이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자 화면에 소개된 문구는 Seoul is the Youth Capital of the World (세계속 젊음의 수도, 서울). 자막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들은 클럽을 즐기는 청소년들. 그 다음 이어지는 자막은 One of the Worlds Most Modern Countries (세계에서 가장 현대적인 도시 중 하나), 그리고 In South Korea, KPOP is the #1 Dream Career (한국에서 꿈의 직업은 KPOP (스타가 되는것) 이라는 메시지. 그 후 화면에 잡히는 것은 한국의 대표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 Town. 이곳을 방문한 5명은 유명 걸그룹인 소녀시대를 만나고, 안무를 배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엉거주춤 우스꽝스러운 몸동작을 선보이지만, 결국엔 그들이 들어간 뮤직비디오를 만드는데 성공한다. 그 후 방문한 곳은 한 야시장. 이곳에서 그들은 낙지 먹기에 도전한다. 혐오식품에 가까운 낙지 먹기에 땀을 빼던 그들은 결국 이또한 즐거운 추억으로 카메라에 남게된다. 곧바로 화면이 전환되어 방문한 곳은 발의 각질을 먹어치워 피부를 관리해준다는 닥터피쉬 카페. 이곳의 어항에 발을 담그고, 다소 이상한(?) 기분으로 미용 관리를 받는 그들의 장난스러운 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그 후에 소개되는 곳은 바로 찜질방. 이곳에서 그들은 찜질방에서 소란을 떨며 베게싸움까지 펼치게 되는데, 그들을 제외한 모든 손님이 찜질방 전용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비해 그들은 한국에 도착 할 때 입었던 그 옷을 그대로 입고 있어, 제작진의 디테일한 구성이 아쉬운 대목이다. 그 옷 그대로 잠을 청한 후 방문한 곳은 판문점 초소를 그대로 복제한 세트장. 짐꾼인 Jeff Dye가 할아버지들을 놀래키겠다는 (물론 제작진의 대본이겠지만) 설정으로 이곳으로 데려 온 것이다. 긴장감이 흐르던 이 곳에서, Jeff Dye (제작진의 대본대로겠지만) 실수로 남북 군사경계선에 핸드폰을 떨구고,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된다. 이곳을 황급히 빠져나와 간 곳은 한 나이트 클럽. 카메라는 신나게 춤을추고 술을 마시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화면에 소개되는 자막은 다음과 같다. Seoul is Famous for Its Wild Life (서울은 와일드한 밤문화로 유명하다), Most Places Stay Open til 6 AM (대부분 가게들은 아침 6시까지 오픈한다).등이다. 이 곳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Jeff Dye가 이른바 한국 여성에게 부킹을 시도하려다 따귀를 맞는 장면이다. 역시나 설정이 의심되는 이유는 바로 Jeff Dye가 한국 여성에게 통역기를 통해 내뱉은 한국어는, 일반 한국인이라면 전혀 알아들을 수 조차 없는 말인데, 이 여성은 마치 음담패설이라도 들은 듣 화를 내며 (연기를 하먀) 따귀를 때리는 모습이다. 그 후에 방문한 곳은 성곽으로 둘러싸인 평원. 이곳에서 한국 전통 무인으로 분한 이들의 무술 연습이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가고, 5명은 언덕에 걸터앉아 성벽을 배경으로 담소를 나눈다. 이 와중에 뜬금없이 드론이 한대 등장, 도시락을 배달한다. 도시락은 다름아닌 구절판. 이를 어렵사리 먹으며 대충 에피소드는 마무리된다.



왜 보여지지 못했을까?

 

1.5 편의 분량을 할애하여 만든 일본편과 1편 전체를 할당받은 한국편은 "재미"라는 주제로 놓고 본다면 표면적으로 보기에 큰 차이는 없어보이지만, "관광"이라는 렌즈로 들여다 본다면 두 에피소드간의 차이가 시사하는바는 크다. 먼저, 미국 방송에 의해, 미국의 제작진들에 의해, 미국의 시청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에 일본과 한국이 나란히 등장했다는 것은, 일본과 한국의 관광 경쟁력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라는 것이다우리가 평가하는 우리의 관광 자원과, 미국인들이 평가하는 우리의 관광 자원은 어떠한 것일까? 이를 통해 우리는 우리만의 관광 경쟁력을 가늠해 볼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우리가 앞으로 취해야 할 전략이 무엇인지 또한 고민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일본편과 한국편을 평가하자면, 일본편은 현대와 전통 양면을 두루 아우루는 구성이 돋보인다 할 수 있다. 도쿄의 화려함과 독특함을 큰 줄기로 한 일본편은, Fun, Exciting, Unique, Modern 이라는 이미지가 추출될 수 있다. 교토편은 더욱 긍정적이다. 전통을 주제로 한 에피소드는, 기모노를 입고 일본 문화를 존중하는 5명의 이방인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Traditional, Respect, Calm이라는 이미지가 추출 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이다. 한국은 어떠할까? KPOP Modern, Fun이미지를, 클럽이 Young, Fun의 이미지를 주는데에는 성공적이지만, 아쉽게도 이정도가 전부이다. 일본편에 비해서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들이 전혀 부각되지 않았고 (사실 위에서 소개한 전통 무예와 성벽은 수원화성에서 촬영된 것이나, 일본편과는 달리 이에 대한 설명은 전혀 방송에서 이루어 지지 않았다. 구절판 또한 마찬가지. 드론이 내려놓고 간 이 구절판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언급이 없는 그저 이름없는 한국식 간식일 뿐이다). 미국 시청자들이 한국편을 접하고 얻는 한국 관광에 대한 이미지는 어떠한 것일까? 아무래도 술을 실컷 마시고 밤새 놀 수 있는 그런 곳으로 밖에 인식이 되지 않으리라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 프로그램은 한국 제작진이 만든 프로그램도 아니고, 한국 홍보를 위한 프로그램도 아니기에 비판의 대상이 되는것은 합당치 못하다. 미국 제작진은 철저히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내용들로 방송을 꾸미는 것이 최대 목표였을테니까 말이다. 방송의 흐름과 요소들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절대적으로 미국인들이 궁금해하고 관심있어하는 분야들만을 선별하여 만든, 어떻게 보면 그들의 오리엔탈리즘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인들이 일본에 갖고 있는 동경 기모노, Zen (), 도쿄의 화려함과 기괴함, 후지산 등, 이미 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이미지들이기에 제작진은 반드시 이들을 넣어야 한다고 생각 했을것이다. 이와 더불어 일본을 먼저 방문하고 한국에 도착하는 동선을 감안한다면, 이미 일본에서 보여준 것들을, 다시 한국에서 보여주는 것은 그 재미가 반감 되리라 고심한 결과물이라고도 이해 할 수 있을것이다. 일본의 도쿄 타워를 보여줬으니 남산 N타워를 목록에서 지우고, 일본의 사찰을 방문했으니 한국의 템플스테이또한 중복되는 아이템이라 생각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래서 미국 제작진들이 선정한 것이 바로 젊음의 도시 서울이라는 컨셉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관광 브랜드, 결론은 포지셔닝이 성패 가른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의 저자 Al Ries Jack Trout, 모든 브랜드는 각각의 대표적 키워드가 있고, 이는 소비자들의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게 한다고 주장한다. 볼보는 안전성, BMW퍼포먼스, 벤츠는 럭셔리”… 그렇다면 한국의 관광 브랜드는 어떠한 포지셔닝 전략을 취해야 할까? 결론을 내기 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몇년 전 발표한 국가브랜드지수의 결과를 인용해보자한다. 연구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갖고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 중, 과학, 현대문화, 유명인의 지수에 비해 전통문화 관련 지수는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를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질문 하나. 만약 당신이 미국인이라면, 젊음이 넘치는 흥겨운 클럽과 운치있는 술집을 위해서는 어느곳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할까? 뉴욕, 스페인, 싱가폴, 홍콩, 대만, 방콕 등 서울 외에도 많은 대답이 나올 것이다. , 그렇다면 온천욕을 즐기고 전통 료칸을 만끽하고 싶다면? 일본 밖에 떠오르지 않을것이다. 이를 통해 보듯, 현대적인 요소와 더불어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우리의 원천 자원인 전통적인 관광 자원을 적극 개발, 균형있는 관광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것이 장기적으로 해쳐나가야할 우리의 과제라 할 수 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