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13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5) 정우성의 "기무치", 클린턴은 1993년에 일본에서 벌써 먹었다.
로부터 이어지는 글입니다.
한국식 소고기 샐러드 덮밥 주세요!
요즘은 미국내의 한국 식당에서도 한식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어설픈 젓가락 솜씨로 김치를 집어 먹는 모습과, 상추에 고기와 야채를 얹어 쌈을 싸 먹는 모습을 보면 이제 한식도 우리만 즐기는 음식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예전에 한번 외국인들도 꽤나 많이 찾는 한식당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과연 외국인들은 어떠한 요리를 좋아할까 궁금해하며 메뉴 판을 펼쳐본 순간 또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 요리 명이 영문으로 표기된 것은 찾을 수가 없고 오히려 한국 요리를 영어로 풀어서 한국인들도 쉽게 이해 하기 힘들도록 설명을 해놓았던 것입니다. 표를 참고하여 과연 어떤 것이 어떤 한국 요리를 뜻하는 것일까 맞추어 보시기 바랍니다.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 |
한국식 소고기 샐러드 덮밥 |
(거꾸로)밥빔비 |
Korean Style Barbecue |
한국식 바비큐 |
비갈 |
Cold Noodle |
차가운 면 |
면냉 |
Boiled Ginseng Chiken |
푹 고운 인삼 닭 |
탕계삼 |
Marinated Beef |
양념된 소고기 |
기고불 |
Korean Hot Pancake |
한국식 핫 펜케이크 |
떡호 |
Korean Sushi Roll |
한국식 초밥 말이 |
밥김 |
현대 자동차가 280 마력을 뿜어내는 6기통 V6엔진을 장착한, 1갤런당 25마일을 달리는 고성능/고연비 스포츠카를 개발해내어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이 혁신적인 신제품에 현대 자동차는 어떠한 모델명을 붙여줄까 고민하다 모든 외국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델명은 붙이지 않고 대신 “Hyundai’s 280 Horsepower V6 Sports Car that runs 25 Miles Per Gallon (280마력 6기통의 갤런당 25마일 연비의 현대 스포츠카)” 이라는 장황한 설명문구로 제품을 마케팅을 합니다.
과연 이 스포츠카는 잘 팔릴까요? 그리고, 구매자들의 기억 속에 얼마나 오랫동안 남을 수 있을까요? 이렇듯, 모든 제품에는 그 제품을 상징하는 고유의 제품명이 있어야 하고, 그 후에 그 제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따라오는 것이 정석입니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Who are you? 라고 물었을 때 “My name is OOO”라고 이름을 먼저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 인데, 나를 상징하는 고유 명사인 이름을 먼저 알려준 후에, 나에 대한 설명을 하는게 상식적이지요.
예를 들면, “I am a 25 year old graduate student studying Economics (나는 25살의 경제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입니다)” 하지만 대뜸 나의 이름을 알려주지 않고 나에 대한 설명만 해준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무엇으로 기억할 수 있을까요? 헤어스타일? 그날 입었던 옷? 구두? 아니면 넥타이 색깔? 이렇듯, 나만의 고유한 이름이야말로 남들로부터 나를 구분하고 기억 속에 강렬히 각인 시킬 수 있는 브랜드인 것입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우리가 영어를 공부할 때도 단어 자체로 먼저 외운 뒤에 그것이 해당하는 의미를 기억하는 이치와 같은 겁니다.
우리가 “배가 고프고 허기진 상태”를 나타낼 때 “hungry”라는 대표 단어 하나로 표현을 하면, 상대방도 그 대표 단어를 통해서 의미를 이해하는 거지요. 따라서, 우리만의 독창적인 음식인 비빔밥의 특성을 거세시켜 버리고 무색 무취의 특성 없는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로 만들어 버린 게 얼마나 잘못 된 것인지 알아야 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수정과"를 "Sujeonggwa"가 아닌"Cinnamon Punch (계피 음료)" 그리고 "식혜"를 "Shikhye"가 아닌 "Rice Nectar (쌀 음료)"라고 표기하여 판매함으로 해서, 독점권을 포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것이지요.
간단한 예로 생각을 해 볼까요? 만약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새 핸드폰인 "옴니아"를, "옴니아"라는 제품명을 사용하지 않고 "휴대폰"이라고 홍보해서 판다면 어떻게 될까요?
휴대폰 매장에 들어간 한 손님이 "옴니아" 주세요 라고 하지 못하고 "휴대폰" 주세요, 라고 말을 함으로 해서, "옴니아"로만 연결되야 할 구매행위가, 수많은 "핸드폰" 경쟁자에게로 빠져 나가게 된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위의 사진에서 확인 할 수 있듯이, 우리의 "막걸리"를 "Makoli" 가 아닌 "Rice Wine (쌀로만든 과실주)"라는 표기를 함으로 해서 한국만의 제품인 "막걸리"로만 이어져야 할 구매행위가 일본, 중국, 혹은 다른 나라의 "Rice Wine"으로 빠져 나가게 될 수 밖에 없다는 말이지요.
삼성 휴대폰의 예처럼, 주류 상점을 방문한 미국인이, "막걸리"주세요 라고 말하지 못해, "Rice Wine"주세요 라고 하게 됨으로 해서, 한국의 "막걸리"가 아닌, 중국의 "Rice Wine" 혹은 일본의 "Rice Wine"을 구매하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할수 있는 것이지요. 도대체 우리는 어떠한 이유에서 너무도 소중한 독점권과 원조 효과를 스스로 날려버리고 있는것인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햄버거가 햄버거로 불리고 스파게티가 스파게티로 불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비빔밥은 “Korean Style Beef and Salad Bowl”로 불리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면 문제가 큽니다. 이런 식이라면, “대전에 사는 김미화씨”를 의미로 풀어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유명사 |
의미 |
영어 |
대전 (大田) |
한밭, 넓은 밭 |
Large Farm |
김미화 (金美花) |
경주 김씨, 아름다운 꽃 |
Gyungjoo, Beautiflul Flower |
이를 합하면, “Beautiful flower from Gyungjoo growing on a large farm (넓은 밭에서 자라는 경주 출신의 아름다운 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삼성, 현대, 쌍용은 각각 “Three Stars”, “Modernity”, 그리고 “Twin Dragons”로 표기하여야 하겠지요. Korea의 제품을 소비자들의 기억 속에 강력히 각인 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만의 고유한 제품명을 우선적으로 각인 시킨 후에 그 제품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야만 하는 겁니다. 단지 의미 전달만을 위해 풀어 쓰는 건 어리석은 일이죠.
그런 의미에서, 대전에 있는 한밭 대학교의 영문 표기는 “Large Farm National University”가 아닌 “Hanbat National University”가 맞는 표기인데, 실제로도 그렇게 쓰이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반대로, 얼마전 한국을 방문 했을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한국의 유명 한식 레스토랑의 간판에 한글과 일본어로는 그대로 업소 명을 표기한 후 영어로는 업소 명을 탈락시킨 후 커다랗게 “Korean Restaurant”이라고만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과연 이 식당은 영어권 손님들이 어떻게 다시 찾아 오기를 기대하는가 하고 의아해 했던 적이 있습니다.
영광의 특산품인 굴비를 "Gulbi"로 표기하지 않고 의미 설명인 "A dried yellow corvina"로 표기하고 있다
빙수를 "Bingsu"가 아닌 "Ice Flakes"로 표기하고 있는 한 제과점
하지만 이 규칙은 모든 한글 단어를 발음대로 표기하라는 것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한국 고유의 독창적인 것에만 한국어 발음대로 브랜드화 하라는 것입니다. 의미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명사에는 일반적 표기법을 따르는 것이 맞는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삼국사기”와 “청동기 시대”의 경우를 본다면, 삼국 사기의경우에는 세계사를 통틀어 한국에만 존재하는 고유한 역사 사료이기 때문에 브랜드화 하여 “브랜드 명 – 설명”의 형식을 따르는 “Samguk Sagi - Historical record of the Three Kingdoms of Korea: Goguryeo, Baekje and Silla” 로 표기 해야 합니다.
반대로, 역사 박물관에서 한국의 고대사에 대한 유물들을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삼국사기와는 달리, 세계적으로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청동기 시대는 고유 명사가 아닌 일반적인 역사 용어입니다.
따라서,이에 대한 표현을 “Cheong Dong Gi Shi Dae”로 한국어를 그대로 표기를 한다면, 이것은 마치 외국인들의 출입이 많은 국제 공항의 화장실을 “Rest Room”이 아닌 “Hwa Jang Shil”로 표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청동기 시대와 같이 의미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명사는 국제 표기법을 따라 “Bronze Age”로 표기 되는 것이 옳겠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한국 불교 번역 영어 연구원의 장은화씨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 (無垢淨光大陀羅尼經)”의 표기가 문화재청의 “Mugujeonggwangdaedaranigyeong”이 아닌 “Great Dharani Sutra of Immacualte and Pure Ilumination”으로 표기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것은 쉽게 얘기해서, 한국이 상표권을 갖고 있는 제품에는 우리 고유의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여 모든 권리와 특혜를 누려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국제 기준의 일반 명사 표기법을 따라야 한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여러 일식당을 다녀 보아도 서로 표기법이 다른 것은 거의 본적이 없을 정도로 표기법의 규격 관리가 잘 이루어 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수많은 외국인들 또한 거리낌 없이 척척 일본어 단어로 메뉴를 주문하는 것을 볼 수 있었지요. 하지만 한국 요리라고 해서 못할 이유는 절대로 없습니다.
우리도 우리의 갈비를 설명할 때, 로마자 표기법 기준을 따라 갈비를 Galbi로 표기한 뒤에 marinated beef/short ribs in a Ganjang-based sauce (Korean soy sauce) – (간장 (한국식 soy sauce)을 토대로 한 양념에 재워진 소고기/갈비살)이라는 제품 설명을 포함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Galbi는 물론이고 또 다른 고유명사인 Ganjang을 포함시킴으로 해서 외국인들에게 또 다른 한국 브랜드를 동시에 홍보하는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가루비, 비빔바, 자푸채 주세요!
우리가 이렇게 가장 기초적이고도 핵심적인 문제에 소홀해 하고 있는 동안, 뉴욕 맨해튼의 인기 있는 일본 레스토랑 체인인 “규카쿠 (Gyu-Kaku)에서는 한국의 요리들이 버젓이 일본의 음식인양 표기되어 외국인 손님들에게 인기리에 팔리고 있습니다.i
만일 한국 음식에 대해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국인이 일식당인 규카쿠에 가서 Kalbi (글을 쓰기 얼마 전만 해도 일본식 발음인 Karubi로 표기 되어있었으나 현재는 바뀐 상태), Unagi Bibimba, Kuppa(국밥),Chapu Che (잡채) 그리고 Kimuchee(김치)를 처음 접했다면 이들 음식을 일본 것이라고 오인하기에 안성 맞춤이겠죠.
그리고 갈비와 기무치 맛에 반한 외국인들은 앞으로도 갈비와 기무치 생각이 날 때면 일본 식당을 찾는 기현상을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한국 식당에서도 일본 요리를 메뉴에 끼워 파는 곳이 있지 않느냐 라고 반문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렇다고 해서 일본측에서 항의를 받았다는 얘기도 전혀 들은 바가 없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일본의 요리들은 한국의 요리들에 비해서 월등히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국의 식당에서 Sushi와 Udon을 판들, 이미 이들 제품명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쉽게 일본 음식임을 간파할 수 있는 거지요. 따라서 일본은 그저 느긋하게 손 놓고 바라만 보고 있을 수가 있는 겁니다. 오히려, 일본 브랜드가 붙은 제품 그 자체를 홍보를 해 주는 쪽은 한국 식당측일테니 말입니다.
이러한 이유에서, 급한쪽은 한국입니다. 일본 요리의 막강한 인지도와 대중성을 타고 한국 음식을 일본 음식 메뉴에 같이 놓고 팔게 될 경우, 당연히 한국 식당이 차지 해 야할 시장 점유율을 눈뜨고 일본 식당에 빼앗기게 되고 마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우리가 일본 식당에게 반드시 Karubi, Bibimba, Kimuchee를 메뉴에 넣을 때는 “한국 요리”임을 밝히라 요구하고 “Karubi, Bibimba, Kimuchee를 한국 표기법인 Galbi, Bibimbap, Kimchi로 수정하라” 라고 강력하게 구속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이고, 일본 식당에서 자발적으로 그리 하여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본 음식인 스시와 사시미를 우리식대로 “초밥 (Cho Bap)”과 “홰 (Hoe)”라고 한국 브랜드를 표기해 판매한다면 일본측에서 반대를 하겠지만 법적으로 구속할만한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건 우리는 우리 것을 지켜내야 할 최소한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한 대가로 인지도 싸움에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냉면에 대해 상표 등록을 하지 않고 “Cold Noodle”이라는 중립 상표로 판매를 할 때 일본이 한발 앞서 “Reimen (레이맨, 냉면)”이라고 일본식 표기를 하고 일본 전세계 일본 식당에서 판매를 개시한다면 Cold Noodle은 Reimen이 대표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이 된장을 “miso”로 파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Korean bean paste (한국식 콩 소스)”라고 판매한다면 그 격차는 더욱더 커져만 갈 것입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갖고 세계 시장에 등록을 했다 하더라도 제품 홍보의 방법이 잘못되어있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의 아름다운 한복이 일본의 기모노를 홍보해주고 있다면 믿으실 수 있겠습니까?
한복이 “Korean Kimono”라고?
예전에 미국 TV의 한 채널에서 한국을 소재로 한 특집 방송을 하는 것을 설래는 마음으로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 관련 부정적인 뉴스의 홍수 속에서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관광 명소와 문화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겠구나 해서 시청을 하는 도중에 너무도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한국의 문화에 대해 취재를 하던 미국인 리포터가, 분홍빛 아리따운 한복을 보며 설명을 부탁하자, 그곳에 있던 한국인 한 명이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This is Hanbok, it’s Korean Kimono!” 라고 활짝 웃으며 대답을 했습니다. 한복을 "Korean Kimono"로 소개하고 있는 외국 패션 잡지
그 미국인 리포터는 “Oh, Kimono!”라고 하며 연방 “beautiful”을 외치며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웠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자존심 상할 이 장면은 사실 우리가 빠지기 쉬운 유혹의 하나입니다. 인지도가 낮은 제품이 이미 시장에서 뛰어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제품을 따라가기 위해서 하는 전략중의 하나가 바로 그 제품과의 유사성에 대해서 홍보 하는 것인데,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릴 수가 있으나, 차별화에 실패하게 될 경우에는 오히려 참담한 결과를 낼 위험이 크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한복”을 “한국식 기모노”라고 했을 때, 이 문장을 받아 들이는 청취자의 입장에서는 “한복”이 “기모노”라는 제품에 속하는 변형된 파생품중의 하나 혹은 아류작 이라고 인식하게 될 여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한국인 모두라면 당연히 알듯이, 한복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적인 색감과 디자인, 편의성은 분명 기모노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지요.
따라서, 한복을 설명할 때에는 “Hanbok – Traditional Dress of Korea/Korean Traditional Clothing” 으로 해야 옳은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의 기생은 “Korean Geisha”가 아닌 “Gisaeng - female entertainers/artists of Korea who work to entertain Yangbans and kings (기생- 한국의 양반과 왕족들을 즐겁게 해주었던 여성 엔터네이너겸 예술가” ) 가 되어야 하는 거지요. (중국에서도 한국식 기모노 (韩式和服) 라는 표현을 사용하고있습니다.)
만약, 삼성 전자가 “Korean Sony”라고 소개되거나, 박지성 선수를 “Korean Nakata Hidetoshi”라고 소개 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김밥이 “Korean Sushi Roll”이라면? 삼성 전자는 일본 기업 Sony와 유사하다는 이미지만을 부각시킬 뿐 삼성 전자만의 특징이나 장점을 설명할 기회를 스스로 져버리는 것이 되겠죠? 그리고, 2개의 심장을 가졌다는 우리의 박지성 선수를 일본의 축구선수 나카타 히데토시에 비유를 하는 것으로 설명을 한다면, 박지성 선수만이 갖고 있는 스타일과 장점들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김밥은 일본의 “말이”와는 다른 독창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한국의 음식인데, 외국인이 보기에는 “일본 음식 종류의 하나”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큽니다. 비슷한 예로, 외신에 청와대를 소개할 때 종종 쓰이는 “Blue House”라는 단어 또한 왠지 미국의 “White House”에 빗대어 표현 하는 것 같아 왠지 쑥스러운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 (다행이도 요즘에는 "Cheong Wa Dae"라고 고유명을 브랜드화 하여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에 소홀한 결과로, 한국의 문화가 일본이나 중국의 것 혹은 그의 파생품 정도로 소개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실제로, KBS 드라마 “황진이”를 소개한 한 외국 블로그는 “Gisaeng: Korea’s version of the geisha (기생: 한국판 게이샤)”로 표기를 했고, 또 다른 블로그에서는, 단풍 나무 아래에서 한복을 입고 있는 한국의 여성의 모습을 “Oriental Woman in traditional Korean Kimono with Japanese Maple Tree (한국 전통의 기모노를 입고 일본 단풍나무와 포즈를 한 동양 여성)” 이라고 소개할 정도니, 외국인들의 생각 속에 “동양 전통의상=기모노”라고 인식이 되어있다는 것을 옅볼수 있습니다.
위의 사례들에서 보듯이, 우리만의 고유 명사에 대한 소극적인 홍보로 인해 생긴 제품명의 부족 문제와, 이로 인해 야기된 낮은 한국의 인지도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물론, 한국어의 영문 표기가 일본어의 단순한 언어 구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어렵고, 한국의 문화가 일본이나 중국의 문화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는 문제 때문에 설명하는데 어렵다는 것 또한 인정합니다. 일본 전통 음식명인 "와쇼쿠"를 브랜드화 시킨 것과 일본어를 브랜드화 시킨 "요코소 재팬"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지 외국인들이 생소한 한국 단어를 불편해 하거나 자세히 설명해야 하는 불편함 하는 때문에 “외국인들을 쉽게 이해시키려는 목적”으로 한국의 고유 명사를 버리고 설명만으로 의미 전달을 하거나, 다른 것에 빗대어만 설명을 한다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이 우리에 대해서 무엇을 알게 될까요? 가부키와 사무라이에 대해서는 잘 아는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굿판을 “Shamanistic ritual (토속신앙적 행위)”라고 하거나 마당놀이를 “Farmer’s dance (농부의 춤)”으로 풀어서 알려준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우리는 미국의 조지 워싱턴과 같은 건국인인 단군 할아버지 아래에서 일본의 기모노와 비슷한 의복인 한복을 입으며 일제 강점기를 통해 고통을 겪은 아시아의 유대인이고, 미국의 남북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었으나 중국의 초고속 성장과 비슷한 케이스의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아시아에 있는 일본과 중국과 유사한 나라이다. Chinese New Year와 유사한 새해의 명절에는 한국판 스모인 씨름을 즐기고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한국식 스파게티라고 할 수 있는 칼국수가 있다.”라고 다른 나라의 것들에 빗대어서만 표현을 한다면 과연 한국에 대해서 무엇을 기억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애초에 한국의 태권도가 생소하고 발음하기 힘들다는 이름 하나만으로 “Korean martial arts (한국 무예)” 혹은 “Korean Karate (한국식 가라테)” 라고 알렸으면 지금쯤 태권도가 이 정도의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을까요? 미국 사람들 누구나 “Taekwondo”는 “태권도”로 알고 발음하는 것을 보면 안도감이 들고, 애초에 한국의 문화에 자긍심을 갖고 태권도를 전파한 한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현재 일본 관광 홍보 문구인 “Yokoso Japan (요코소, ようこそ,어서오세요)”와 일식 그 자체의 이름을 브랜드화 시킨 “Washoku - Try Japan’s Good Food (와쇼쿠, 和食(일본음식), 일본의 좋은 음식을 맛보세요)를 보면, 그들이 어떻게 세세한 곳에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는데, 한국도 충분히 “Ososeyo (어서오세요)”와 같이 한국적인 특징을 살린 문구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일본의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세계 어린이들 사이에서 엄청난 유행을 일으켰던 장난감인 “다마고치”를 비롯해, 성인들이 즐기는 숫자 퍼즐 게임인 “수도쿠 (數獨) ” 역시 일본식 단어가 그대로 브랜드화되어 전 세계인들에 의해 불리고 있습니다.
숫자 퍼즐인 "수도쿠" (위) 와 "다마고치" (아래)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게임을 수출했다면 다마고치는 “버추얼 펫(virtual pet, 가상 애완동물)” 이나 “넘버 퍼즐 (number puzzle)”정도의 이름으로 판매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극명한 예로, 미국의 한 잡지에 실린 일본의 축제 홍보 기사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매년 리틀 도쿄에서 열리는 “Nikkei Games”라는 일본인들의 일종의 운동회 성격의 행사를 소개하는 이 한 문단의 기사가 일본 문화 홍보의 정석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첫째로, 행사중의 하나인 Gyoza Eating Championship (교자 먹기 대회)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행사 명 부분에 Japanese dumpling (일본식 만두)이 아닌 고유 일본어 표기법인 Gyoza를 적어 넣고, 그 후에 설명을 통해서 Gyoza가 Japanese dumpling임을 알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로, 음악 행사를 소개하는 문장에서 또한 taiko drums (타이코, 일본의 전통 북)를 소개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일본어인 domo arigato (도모 아리가토, どうも ありがとう 대단히 감사합니다)를 소개 함으로서 외국인들에게 일본의 음식과, 전통 문화, 그리고 일본어에 대한 호감도와 친근감을 거부감 없이 자연스레 높이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내에서 한국의 추석을 기념하는 축제 행사가 상당수의 미국 사이트에서 “Chus(e)ok Festival”이 아닌 “Korean Harvest Day Festival (한국 추수 축제) 혹은 “Korean Thanksgiving Day (한국 추수 감사절)”로 소개되고 있는 것에 비교했을 때 더욱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서도 일본인들의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 볼 수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초고속 철도가 한국적인 브랜드 명을 뒤로하고 KTX (Korea Trail eXpress)라는 영어 브랜드 명을 선택한 것은 자국의 언어로 브랜드 명을 만든 프랑스의 떼제베와 일본의 신칸센의 경우에 견주어 봤을 때 진한 아쉬움이 남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구절판을 영문 고유명사-의미로 표기해놓은 모범 답안의 좋은 예시
(2009/08/20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7) 한국을 떠올리면 기모노와 스시, 가라데가 생각난다?
에서는 이러한 비유적 설명으로 인해 한국을 생각하면 일본의 기모노와 스시가 떠오르게 되는 기현상에 대해 논해보겠습니다.)
이 글과 관련된 글인 2009/08/26 - [세계에 한국을 알리자!] - 새만금, "Golden Area"로 창씨개명 당할판 도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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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뉴욕 일본식당에 '가루비' '차푸채'… " 미주 조선일보 http://www.chosunilbousa.com/life/linfo.cfm?upccode=ch20021DA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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